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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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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30 21:54:19, 조회:5,667, 추천: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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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SJM마저 빼앗긴다면…
- 7.27 용역깡패 노동현장 유혈만행 … 현대차그룹-정권 금속노조 죽이기 -
박점규(금속노조 전 비정규국장,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자동차부품 업체인 만도와 에스제이엠(SJM)에 용역깡패 2천명이 난입해 조합원들을 폭행하고 직장폐쇄를 때린 ‘7.27 용역깡패 노동현장 유혈폭력 만행’은 완성사와 부품사가 사전에 철저하게 기획하고, 이명박 정권이 비호해 실행된 사건이 분명하다.
7월 27일 새벽 4시 곤봉과 헬멧, 방패로 완전무장한 용역깡패 250여명이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의 에스제이엠 공장에 들이닥쳐 농성 중이던 150여명의 조합원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며 공장을 장악했다. 살인흉기인 자동차부품을 던지며 퇴로도 없이 자행된 만행으로 머리가 깨지고, 허리뼈가 부러지는 등 34명이 다치고, 10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또 다른 1천5백 명의 용역깡패들은 8시간 파업을 벌이고 휴가를 떠난 만도의 문막, 평택, 익산공장에 들이닥쳐 농성 중인 노조 간부들을 몰아내고, 공장을 점거한 후 직장폐쇄 공고를 때렸다. 이들은 컨테이너로 공장을 틀어막고 합법적인 간부들의 출입마저 완전히 봉쇄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29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유혈사태를 법과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려는 기업들이 공모하여 대규모 사병을 동원, 공권력의 묵인, 방조 아래 민주노조를 말살할 목적으로 공격적 직장폐쇄를 감행하고, 노동자의 생명까지 위협한 조직적인 폭력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는 모두 현대기아차 등 거대 완성차기업들의 부품업체에서 일제히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전에 모의한 기획탄압 의혹이 짙다”며 “금속노조의 합당한 요구와 투쟁의지를 꺾고, 민주노총으로 이어지는 파업의 고리를 끊어낼 목적과 더불어, 노동현장에 공포와 혼란을 조장해 복수노조 육성 등 어용화를 획책할 속셈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만도와 에스제이엠은 현대와 기아자동차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대표적인 부품회사이며, 금속노조의 핵심사업장이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에스제이엠 지회는 현재 현대와 기아차지부의 요구사항인 주간연속2교대를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생산 공정에 비정규직이 없는 공장이고, 지난 10년 동안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모범적으로 투쟁을 해왔던 노조다. 생산시설 외주화를 추진하고, 해외공장 생산품을 국내로 들여와 납품하려고 했던 자본에 맞서 외주화 중단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파업을 해왔다.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2003년 현대, 기아 등 자동차 4사보다 먼저 주 40시간 노동을 쟁취하고, 금속노조 중앙교섭에 참여해온 금속노조의 핵심 사업장이다. 현대기아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가 대부분 비정규직 공장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만도는 비정규직이 소수이고, 정규직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장이다. 한라자본이 만도를 인수하면서 주식을 대가로 무쟁의를 하기도 했지만, 올해 평택과 문막공장 외주화 중단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완강한 파업을 벌여왔다. 만도지부는 7월 3일부터 매일 2시간 파업과 잔업, 특근거부를 해왔고, 7월 23일부터 고품질운동과 2시간파업, 27일 전면파업을 벌여 현대기아차 납품 물량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
금속노조의 자동차부품 노동자들은 파업을 통해 현대, 기아 등 완성차 라인을 중단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금속노조의 핵심 사업장으로 △중앙교섭 참가 △비정규직 사용 금지 △노조전임자 노사자율 △노동시간 단축(주간연속2교대) 등 주요 요구들을 쟁취해왔다. 자동차 부품회사가 집중되어 있는 금속노조 경주, 충남, 경기지부 등은 이런 힘을 통해 지역연대파업을 만들어내고,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의 투쟁에 앞장서 왔다.
2008년 7월 현대차에 자동차시트를 납품하는 이명박 큰형 소유의 다스 자본도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통해 완성차 라인이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자,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어용노조를 탈퇴하고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이때부터 정권과 자본의 대응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0년 3월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에 대한 전격적인 용역깡패 투입과 직장폐쇄, 조합원 선별복직과 복수노조 등 민주노조 파괴 공작이 시작됐고, 상신브레이크, 케이이씨, 유성기업 등으로 이어졌다.
자동차 부품회사의 특성상 용역깡패 투입과 직장폐쇄는 절대 단독으로 실행할 수 없다. 자동차 부품 납품이 중단될 경우 부품사 자본은 막대한 손해배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2011년 유성기업에서 발견된 노조파괴 시나리오 문서는 현대차그룹이 깊숙이 개입해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발레오만도에서 에스제이엠까지 용역깡패 노동현장 습격이 벌어진 사업장은 모두 비정규직이 없고, 금속노조의 결정에 따라 모범적으로 투쟁해왔던 핵심사업장이다.
용역깡패 난동의 배후는 정권과 재벌
이제 공장탈환 투쟁과 총파업을 할 때다!
용역깡패 노동현장 유혈사태의 배후는 이명박 정권이다. 이명박은 지난해 유성기업 파업에 이어 올해 에스제이엠과 만도의 파업에 대해서도 ‘연봉 9천만 원 파업’이라며 공격했고, 불법이 명백한 직장폐쇄 신고와 용역깡패의 폭력만행에 대해 묵인했다. 경총과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 재벌 신문들은 ‘연봉 9천만 원 황당한 파업’이라며 만도지부를 비난했다. 정권과 총자본이 사전에 철저하게 기획한 만행이었다.
만도 평택공장에 투입된 경비업체 ‘지원가드’는 지난 18일 한국경비지도사동우회 인터넷 카페에 “노사분규 현장에 대규모 경비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깡패들에 대한 채용공고를 내고 월 480만원의 임금과 1~6개월의 근무예정기간을 알리며 열흘 전부터 용역깡패 투입을 준비했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제보를 통해 7월 26일 전국에서 용역깡패들이 서울로 모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무기력하게 대응했다. 만도지부의 경우 휴가 파업을 중단하고 조합원들을 공장으로 모아 용역깡패를 막아내야 했음에도 조합원 소집을 철회하는 등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공장을 빼앗기고 말았다. 7월 27일 폭력만행 사건 이후 에스제이엠 공장 앞에 5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현장을 유린한 용역깡패와 폭력사주를 한 자본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그런데 만도지부는 공장을 탈환하더라도 지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분노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28일-29일 오진수 평택 지회장과 김일수 문막 지회장이 사퇴한데 이어 만도지부 집행부는 7월 29일 무기력하게 총사퇴를 결정했다.
2010년 3월 발레오만도가 용역깡패에 짓밟혔을 때 당시 전국의 노동자들이 경주로 모여 온 몸으로 싸웠다. 발레오만도가 무너지면 이는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사활을 걸고 싸움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3년 동안 전국의 노동현장은 자본의 사병 용역깡패들에 의해 잔인하게 유린당했다.
금속노조는 “정상적인 임단협 교섭 중에 용역깡패를 투입하여 폭력으로 노동자의 신성한 삶의 터전인 현장 침탈을 감행한 일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며 “금속노조는 8월5일, 민주노총은 8월 중순 긴급 비상투본회의를 개최하여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총력투쟁을 결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4사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산별노조 전환으로 2007년 1월 위력적으로 출범한 15만 금속노조는 대의원 현장발의로 결정한 6월 말 한미FTA 반대 총파업 이후 무기력한 투쟁을 벌여왔다. 2008년 촛불, 2009년 쌍용차, 2010년 타임오프와 현대차 비정규직 25일 점거파업, 2011년 김진숙 지도위원 309일 고공농성과 희망버스 투쟁에 금속노조는 위력적인 연대파업을 벌여내기는커녕 투쟁의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2012년 여름, 만도와 에스제이엠에 대한 용역깡패 만행은 현대차그룹이 지휘하는 총자본과 말기의 이명박 정권이 벌이는 금속노조 죽이기의 최종판이다.
금속노조에게 선택의 길이 없다. 금속노조는 전 조합원에게 비상시국을 선포하고, 전국의 조합원들을 모아 짓밟힌 공장을 기필코 탈환해야 한다. 8월 5일 금속노조 투쟁본부 회의에서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등 완성차지부들은 심야노동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함께 금속노조 현장 용역깡패 철수를 요구하며 즉각 총파업을 결의해야 한다. 현장의 활동가들이 나서서 공장탈환과 총파업을 요구해야 한다. 악랄한 총자본과 무덤으로 가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 맞서 지금 결사항전하지 않는다면 금속노조는 역사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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