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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4호]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 노동자의 미래를 좌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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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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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2 15:14:21, 조회:2,430, 추천: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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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속2교대제 투쟁,
노동자의 미래를 좌우한다!
8월 19일, 울산 현대차 공장 본관 앞에는 대의원 및 활동가 100여명이 모여 교섭장을 막고 교섭하러 들어가는 위원장을 저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전 날 밤 벌어진 ‘주간연속 2교대제 의견접근안’을 거부하는 항의농성이었다.
대의원들은 ‘현장 가서 할 말이 없다. 현대차뿐만이 아닌 전체 노동자의 수십 년을 좌우할 주간연속 2교대제를 이렇게 합의할 수는 없다’며 재협상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지부장은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의 뜻을 물으면 될 것이 아니냐, 일단 들어가서 교섭해 봐야 한다.’라며 피해가기에 급급했다.
이 날 대의원들의 항의로 교섭은 중단되었다. 이에 각종 언론에서는 ‘노동조합 내 분열로 교섭 중단, 현장 조직 간의 세력다툼’ 운운하며 일부 강경 대의원들의 과도한 행동 정도로 이야기하며 온전한 주간연속2교대제 쟁취 투쟁의 정당성을 깎아내려 하였다.
그러나 주간연속2교대제는 수년전부터 완성차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변화시킬 주요한 쟁점이었고 대공장뿐만 아닌 전체 노동자들의 삶이 걸린 주요한 문제였다. 이러한 사안에 대한 일방적인 의견접근안에 항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18일 당시 합의된 주간연속2교대제 의견접근안은 현장조합원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누가 봐도 허탈한 것이었다.
- 현재의 10+10을 생산량 변동 없이 8+9으로 변경
- 월급제 시행은 주간연속 2교대 시행 시점의 생산량 보전과 연계해 총액임금을 보장
- 생산량 확보와 향후 신차 투입 및 생산라인 변동 시에도 생산량 유지를 위한 물량조정과 인원배치 협의를 위해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 내 ‘M/H(시간당 투입인원) 개선위원회’를 구성
- 전주시범공장 2009년 1월 중, 10월1일 전 공장 주간연속 2교대 시행
‘실질임금 삭감 없고, 노동강도 강화 없고, 고용불안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쟁취하겠다던 노동조합의 말은 공문구가 되었다. 사측의 생산량 연계 논리를 인정해 주면서 조삼모사 식으로 노동자들을 생산량의 노예로 만드는 내용이다. 8+9 시간제로 실질적인 야간노동 철폐가 무색해졌다. M/H 개선위원회 등으로 세부사항을 만들어 가겠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의 개선위원회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통해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유연성을 강화하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시행 시기 관련해서도 이미 기존에 합의된 내용조차 미루며 아직 준비가 안 되어있다는 사측의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가서도 준비가 안됐다는 사측의 말에 또 다시 양보하고 미뤄줄 것인가?
이러한 의견접근안은 현장 대의원과 노동자들에 의해 거부되었고, 노조는 교섭 잠정 중단을 선언해 불을 끄려했다. 그러나 집행부는 ‘올해 합의하고 나서 M/H 개선위를 구성해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안되면 총파업투쟁을 벌일 의도였다’, ‘근무형태가 변경되면 물량보충을 위해 UPH(시간당생산대수)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당장은 인원보충이 힘들지만 M/H개선위를 통해 이후 8-8로 가는 초석 마련하겠다’ (20일 지부 기자간담회에서)고 말하며 여전히 사측이 그려주는 회사의 현실에 사로잡혀 노동자의 현실은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공장증설 등 설비투자를 통한 물량보전 입장을 폐기한 지부의 태도에서부터 주간연속2교대제를 단지 자본과의 협상과 타협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알 수 있었다.
첨예한 계급대립 속에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임에도 노동조합은 적당한 타협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오히려 의견접근안을 반대하는 대의원들에게 ‘결과를 두고 조합원들에게 물어서 판단하자’며 노동자 민주주의를 조합주의적으로 왜곡하고 조합원들의 고용불안과 패배감 뒤에 숨으려 했다. 협상과 타협에 야간노동철폐의 염원을 맡길 수는 없다.
주간연속2교대제 쟁취는 피어린 노동시간 단축 투쟁역사의 연장선에 있으며 그것도 압축적이고 집중적인 형태의 노동시간 단축투쟁이다. 야간노동은 주간노동의 1.5배 2배 정도 노동 강도가 강화되기 때문에 노동자에게는 실질적인 노동시간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도 심야노동 1.5배, 야간잔업에 대해서 2배를 달아주며 노동력을 훼손시켜가면서 야간착취를 독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 40시간 노동제 시행 과정을 경험으로 제대로 싸우지 못하면 실질 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야간, 특근을 통해 임금을 보존할 수밖에 없고, 노동 강도가 강화되어 심야노동 철폐의 의의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현대차에서의 주간연속2교대제는 현대차 결과에 따라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예정인 기아차, 대우차 등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완성차 대공장뿐이 아닌 부품사 전체, 더 나아가 심야노동에 허덕이는 이 땅의 노동자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교대제 변경이 중앙교섭 요구안에도 포함되었지만 금속노조는 중앙교섭 성사 자체만 매달리면서 ‘실행위원회를 운영하자’는 내용 없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주간연속 2교대제 투쟁은 단지 노동시간 문제가 아닌, ‘노동자의 힘으로 실질적 노동시간 단축, 야간노동철폐를 쟁취할 것인가? 아니면 주간연속2교대제마저 자본의 유연성 강화와 구조조정의 수단이 되어 자본이 가라면 가라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꼼짝없이 일해야 될 것인가?’의 갈림길에 있다. 때문에 자본에서는 사활을 걸고 전문가들을 끌어들여 연구하고, 외국의 사례를 들이밀며 현장에는 끊임없이 물량보전이데올로기, 국제경쟁력강화, 해외이전 등의 논리를 유포하여 당장은 어렵다며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
노동자의 삶이 걸린 심야노동 철폐 요구에 대해 자본은 생산성 향상으로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한다. 게다가 일부 부서에서의 심야 상시 야간조 요구로 끔찍한 주야교대제를 유지하여 물리적 시간의 끝까지 노동시간을 연장하려 한다. 비정규직 상시 야간조를 시장수급상황 변화에 따른 물량변동에 따라 언제든지 비정규직 노동자를 내쳤다가 받아들이는 형태로 사용하여 노동의 유연화를 완성하려 한다. 현대차 지회 또한 상시야간조에 대해서는 양보하고 있지 않지만, 비정규직에 대한 내용이 빠진, 비정규직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자본은 호시탐탐 주간연속2교대제를 통해 비정규직차별을 고착화하고, 언제든 비정규직을 교대제 개편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의 희생양으로 삼으려할 것이다.
야간노동은 자연적 한계 최대치까지 노동시간을 연장하여 착취를 강화하려는 자본주의의 야만이 낳은 재앙이다. 야간노동은 고대 노예사회나 중세 사회에서도 이처럼 보편화되지 않았다. 인간은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자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대공장에서의 심야노동 철폐투쟁은 자연의 질서를 어기고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야만적인 자본주의 작동방식에 파열구를 내는 투쟁이다. 이 투쟁은 자동차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의 미래가 달린 거대한 투쟁이다. 이 투쟁의 거대한 의의를 자각하자! 생산성 향상을 통한 양보교섭이 아니라 ‘실질임금 삭감 없고, 노동강도 강화 없고, 고용불안 없는’, 여기에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야간노동 철폐 투쟁의 위대한 원칙을 다시 아로새기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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