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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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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5 18:47:53, 조회:2,331, 추천: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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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현대중공업 노조 비리사건을 바라보는 <청년노동자>의 입장
현중<청년노동자>오영성 의장
(이번 글은 현중 노조 비리사건에 대해 총사퇴와 비리 척결을 요구하면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활동가들 중 <청년노동자>의 오영성 동지 인터뷰를 요약해서 싣게 되었습니다.)
이번 비리사건에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습니다. 2002년 김덕규 집행부 때 노동조합 창립기념품 관련해서 노조 사무국장의 비리로 인해 13대 집행부 전원이 사퇴하면서 현중 민주노조운동은 10년 이상 후퇴했습니다. 2002년 이후 깨끗한 노조와 투명한 노조를 외치면서 <노민투>라는 회사측 어용세력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어용은 비리척결을 외치면서도 뇌물을 상납 받아 왔기 때문에 어용세력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청년노동자>는 이번 비리사건에 대해서 엄청난 분노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한테 물을 게 아니라, 활동하는 모든 사람의 책임이어야 하지만 그렇다 해도 <노민투> 등의 어용 세력은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2003년 최윤석 집행부 때 노조가 운영하는 위탁업체 입찰과정에서 나타난 비리도 단순히 한두 사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반적인 집행권, 감사권, 운영권을 갖고 심지어 노조를 좌지우지 하는 세력, 그 절대 권력이 조합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힘인가? 아니면 절대 권력에 대한 절대 부패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16대 김성호 집행부는 즉각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렸습니다. 그런데 아주 우습게도, 노민투에서 5년간 의장을 해온 백상구라는 사람을 조사하는 조사위를 노민투의 조직원인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맡았으니, 노민투의 실세를 어떻게 조사할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집행부의 진상조사위는 믿을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에서 정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사건이 진실로 밝혀질 경우에는 노민투 집행부는 조직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청년노동자의 입장이고, 그렇게 만드는 것이 현장활동가의 역할입니다.
또한 우리 청노는 2002년 강호동 비리 사건 때도 김덕규 집행부 총사퇴를 주장했듯이,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이 ‘민주’라 할지라도 비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대위 구성 과정과 활동가들의 태도
비대위를 구성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청노의 대표로서 “이렇게 비대위를 꾸려서 무엇하나. 때려치우자”라는 마음이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현중 노조를 이끌어 왔던 전노회 현장조직에 대한 믿음이 허물어지면서 ‘이것은 아니다’라는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런 생각을 들게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우리에게 알린 사람이 전노회 의장이었고, 현중노조의 민주세력은 분과동지회를 운영하면서 연합형태를 취하고 있었는데 분과동지회연합 차원에서 분과동지회를 비상소집하면서 전노회 집행위와 운영위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리 사건의 전모를 청노와 분과 동지 대표들에게 알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벌써 한겨레신문과 잡지를 구입하기 위해 380만 원 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으며 이번 비리사건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거창하게 시작한 사건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검찰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딜레마에 빠졌고 차라리 “언론이나 방송 내용을 가지고 조합원들에게 알리는 정도가 맞다”라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비대위 구성 약속을 어기며 3주의 기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활동가들 역시 “하면 뭐하나, 우리에게 남는 게 없다. 남는 게 없는 투쟁을 할 필요가 없다”라는 모습을 보였고, 우리는 이를 그냥 지켜 볼 수가 없어 자체 홍보물과 현장투쟁을 결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자체 제작한 홍보물을 분과동지회 차원에서 같이 뿌려주기로 했으나 대다수의 전노회 활동가들은 결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청노는 독자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투쟁만 외치는 ‘생각 없는 조직’으로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원하는 것은 대단한 투쟁과 성과가 아닙니다. 단지 할 수 있는 만큼, 홍보물을 뿌릴 수 있으면 뿌리고, 출근투쟁이나 중식투쟁을 할 수 있으면 함께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자는 게 주장이고 입장인데 그것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후 있을 5.31선거 또는 자체적 문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입니다.
현장 조합원들의 움직임과 상태, 비대위의 활동 방향
4주 만에 어렵게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150~200명 규모의 분과동지회연합 차원에서 실제 출범식에 결합한 인원은 약 35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분과동지회연합이 총회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투쟁에 조직적 참가는 없다, 개별적으로 할 사람은 해라”라는 결정을 하는 바람에 막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대위가 출범 했으니 조합원에게 뭐든 할 수 있는 역할을 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투쟁을 준비하겠습니다.
비리 사건이 터지고 나서 현장 조합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묻기 시작하다가 일주일이 지나자 관심이 수그러들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후 청노의 자체 유인물이 나가기 시작 하면서 현장이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청노가 진실을 알린다는 선배 조합원들의 믿음과 신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막대한 현중 자본과 어용세력의 조직적 움직임 때문에 “어떤 놈이 올라가도 해 먹는 거 아니냐, 누구면 어떠냐” 하는 식의 냉랭한 반응들도 있습니다.
끝으로 청년노동자 의장이 아닌 개인 활동가로서 볼 때 현중 노조만이 아니고 대기업 노조의 문제는 계속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리에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대기업 노조 자체의 새로운 탄생, 또는 노조의 피를 토하는 반성이 없이는 이런 비리 사건은 또 생길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다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 중에 중소기업 노조, 하청 노조의 열악한 재무 상태, 즉 조합비 하나 제대도 거두지 못하고 각종 투쟁에서 벌금과 압류를 받으면서 어렵게 투쟁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하청 노조의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에 자산 백억이 넘는 돈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하고 있는 대기업 노조를 보면 이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대기업 단사의 비리 문제는 한 단위의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노동운동의 후퇴를 부르고, 활동가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고 발전시키지 못하게 하는 고리를 끊어 버릴 방안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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