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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6호]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이제 파업을 결단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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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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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11:03:18, 조회:5,073, 추천: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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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이제 파업을 결단할 때!
사내하도급법 추진과 현대차 비정규직 1,485명 집단해고!
지난 5월 30일, 새누리당이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사내하도급법안’을 제출했다. 비정규직 당사자에게 ‘정몽구 보호법’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불법파견을 합법으로 바꾸는 자본의 도깨비 방망이다.
10여일이 갓 지난 6월 11일, 현대차 자본은 7월 12일까지 1,485명(사측 자료: 울산 1,286명, 전주 87명, 아산 112명)에 달하는 2년 미만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집단해고하고 직고용 한시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통보했다. 개정 파견법에 따라 8월 2일 이후에는 불법파견 판정 시 근속과 무관하게 직접고용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차 자본이 1,485명을 불법파견 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비정규직을 오히려 집단해고하고 직고용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해서 불법파견의 죄를 덮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이 일하는 혼재공정에서 비정규직을 강제전환배치하고 비정규직 공정블록화를 통해 진성도급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자본과 정권은 불법파견을 합법화하고 투쟁을 무력화하겠다는 계급적 의지를 사내하도급법 제정과 집단해고 통보를 통해 단호히 드러내고 있다. 10년이 넘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5일 공장점거파업투쟁을 통해 현실화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의 희망이 그 투쟁의 불길을 채 피워보기도 전에 무력화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1천5백여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집단해고와 불법파견 은폐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아내기 위한 실질적인 투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규직 지부는 원.하청 노동자의 단결을 얘기하며 1사1조직을 제안해 왔다. 그러나 정작 이번 사측의 정면도발에 대해 계약해지 중단 공문을 발송하고 홍보물을 낸 것 외에는 실질적인 대응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해고당할 것인가, 단기계약직 알바라도 할 것인가”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는 2년 미만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현실적 대안은 무엇인가?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지회로 집단가입해서 정규직 지부와 함께 해고를 막고 정규직 쟁취하자!”는 기조 아래 비정규직지회와 함께 전면적인 조직화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공동으로 계약해지 당사자들과 만나는 집단 간담회를 조직하고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 2년 미만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집회를 조직하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강행할 시, 비정규직지회의 파업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할 것임을 선포하고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
그런데 원.하청 노동자가 단결해 싸우자던 1사1조직의 정신은 도대체 어디로 날아간 것인가!
1사1조직 논란 속에서 잃은 것
올해 2월 23일 현대차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대법원 최종판결이 나고, 오랫동안 공백이던 울산 현대차비정규직지회에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현장은 다시금 달구어지기 시작했다.
2010년 25일 공장점거파업의 성과와 한계를 교훈 삼아 올해는 반드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투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3지회의 의지가 모아지고 있을 때, 갑작스레 1사1조직 논란이 시작됐다. 4월 10일 비정규3지회는 “원.하청 공동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비정규직3지회로 집단가입시키고 원.하청 공동투쟁을 전개하여 그 성과를 바탕으로 조직 통합 논의를 진행하자”는 상식적이고도 올바른 공동의 입장을 제출했다.
4월 25일 현대차 원하청 연대회의에서 불법파견특별교섭 6대요구안을 확정했고, 이 과정에서 현대차지부가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요구에서 “모든”을 삭제할 것을 주장했으나, 비정규직 3지회는 타협하지 않고 계급적 요구인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요구를 지켜냈다. 또한 비정규직3지회 통합대의원대회를 통해 공동요구, 공동파업투쟁을 힘차게 결의해 냈다.
그러나, 5월 들어 현대차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으로 1사1조직 추진 방침을 발표했고 지속적으로 3지회의 결단을 요구했다. “정규직화 투쟁 승리해서 정규직 되면 그냥 현대차 지부 조합원 되는 건데, 지금 이 시점에서 웬 1사1조직이냐”는 어느 조합원의 말처럼 1사1조직의 시작은 희망보다는 불길한 그림자로 현장에 다가왔다.
우려했던 대로 현대차지부는 1사1조직의 첫 번째 전제로 지부가입 대상만을 조직화 대상으로 하겠다면서 원.하청 노동자의 단결이라는 1사1조직의 기본 정신에 맞지 않게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조직화대상으로, 가입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기아차에서 진행된 1사1조직의 가장 큰 폐단 중 하나는 1차 하청 노동자만을 조합원 가입 대상으로 제한한 것이었다. 현재 기아차지부는 2, 3차 하청 노동자는 물론이거니와 기아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으로 투쟁했던 이동우 조합원에 대해서도 지부 조합원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1차 하청 계약직 노동자가 제출한 조합원 가입서도 반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지부가 추진하는 1사1조직의 두 번째 전제는 단일조직은 단일투쟁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1사1조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조직통합 이후 비정규직 단위의 독자적인 교섭권, 쟁의권, 체결권을 인정하는가의 문제이다. 정규직, 비정규직이 단일 조직의 조합원이 된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의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같은 정규직지부의 조합원이지만 동일한 단협을 적용받는 것도 아니다.
1사1조직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 형식과 내용에 따라 원.하청 노동자가 단결해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고 비정규직 투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기아차의 사례에서 그런 것처럼,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던 기존 비정규직 노조를 파괴하고 철저하게 정규직 지부의 통제 하에 놓이게 하는 독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1사1조직의 대원칙은 조합원 가입 대상을 제한하고 비정규직 단위의 투쟁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원.하청 노동자의 단결이라는 정신에 맞게 실질적인 공동투쟁을 전개하고 그 실천 과정에서 쌓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비정규직을 보다 확대해서 조직하고 투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원.하청 공동으로 조합원 집단가입 운동을 대대적으로 진행코자 했던 비정규직 3지회의 애초 계획은 집단조직화가 1사1조직과 연동돼야 한다는 현대차지부의 입장 속에서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묶여 있다. 7월 3일 쟁의발생 결의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1사1조직 안건을 상정하고 추인 받는다는 계획은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결국 상반기 조합원 조직 확대를 통해 조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은 1사1조직 논란 속에 시간만 허비한 채 유실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올해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투쟁 승리의 관건은 “파업투쟁의 성사와 이를 통해 노동자 투쟁의 확산과 사회적 연대를 얼마만큼 확장시켜 내느냐”에 달려있다. 비정규직 조합원 대중이 투쟁을 둘러싼 정세를 면밀히 진단하고 투쟁계획과 승리의 전망을 함께 그려내고, 구체적인 현장실천을 통해 조직력과 투쟁력을 복구 강화하여 파업투쟁의 주체적 역량을 최대한 키워내야 할 시기에 1사1조직 논란은 이를 저해하고 내부의 분열과 혼란만을 가져왔다.
이제는 파업을 결단할 때!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든’이 갖는 계급적 의미와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비정규직의 정규직 되기 운동”이 되는 순간, 내부의 분열과 갈등은 필연적이다. 현대기아자본의 힘도 막강하거니와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리전이나 다를 바 없는 이 투쟁의 성격 상, 작게는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넓게는 9백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를 안고 투쟁할 때만이 확고한 노동자 단결에 기초해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를 조직하여 자본과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1사1조직 가입대상과 조직화 대상에 있어 모든 사내하청을 포괄해야 한다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해냈다.
“불법파견 뭉개는 직고용과 공정분리 중단하라! 일괄제시안에 중단입장 없다면 교섭은 결렬!”(불법파견 특별교섭 속보, 6월 19일)이라는 입장을 제출하고, 2년 미만 사내하청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조직하는 등 이들을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투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가 선언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부단한 현장실천과 함께 보다 강도 높은 실천적 투쟁들이 함께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울산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주) 사측 탄압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2012년 임금단체교섭 조기 조정신청을 금속본조에서 어렵게 승인받아 6월 27일 쟁의조정 신청, 7월 5일 주야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파업투쟁 일정을 밟아가고 있다.(너무도 정당한 사유에도 불구하고 금속노조 위원장과 사무처장,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지회의 조기 조정신청 승인을 강력히 반대했다. 원하청 공동교섭과 투쟁을 하는데 지회가 먼저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1천5백에 가까운 비정규직이 집단해고 당하고 투쟁이 무력화 될 위기에 처했는데 아무런 계획도 대응도 없는 현대차지부만 바라보고 있으란 말인가! 그들이 우려하는 것은 비정규직지회의 독자적인 파업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2012년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투쟁의 핵심은 이제 비정규직3지회 투쟁 주체들이 독자적인 파업투쟁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냐에 달려 있다. 현대차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자본의 선전포고장이 되어버리고 비정규직 1천5백여 명이 집단해고 당할 처지에 있는데도 정규직지부가 어떠한 투쟁계획도 의지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1사1조직이나 조합원 집단 조직화 계획에 기대는 것은 스스로 투쟁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화물, 건설 파업투쟁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평택항, 광양항, 포항의 물동량이 대부분 중단되고 부산항의 적치율 또한 60-70%로 높아졌다. 또한 대구 건설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대구지역 20여 현장이 멈춰 섰다. 급기야 새누리당 조차도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설 정도로 대선을 앞두고 이 투쟁이 정권에 위협이 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얼마 전 잠실 교통센타 고공농성 투쟁을 전개했던 버스 노동자들은 농성 6일차 만에 승리를 쟁취하고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투쟁 주체들의 목숨을 건 단호한 투쟁의지와 수많은 지지 트윗으로 보인 사회적 연대의 기운이 사측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단호하게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때, 벼랑 끝에 선 노동자 민중은 자신의 분노를 사회적 연대로 폭발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그 준비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투쟁을 통해 목적의식적으로 사회적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사내하청 파업투쟁이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의 뇌관과 기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내하도급법 저지,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요구를 내걸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단호한 파업투쟁을 전개할 때, 총파업 투쟁과 사회적 연대투쟁은 자본과 정권을 위협하고 승리의 희망을 목도하는 거대한 바다로 우리들 앞에 출렁이게 될 것이다.
이제는 확고하게 파업을 결단할 때다. 주저하지 말고 파업을 조직하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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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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