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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4호] 해외 자동차 노동자들의 파탄 난 삶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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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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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9 09:37:55, 조회:2,164, 추천: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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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월간 전경련 10월호에는 “극적인 노사합의 이룬 미국 자동차 산업”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극적인 노사합의’란 9월 26일 체결된 GM과 UAW(전미자동차노조) 간의 노사협약안을 말하는 것이다.
이 노사협약안에 의하면 그동안 GM자본이 지불하던 퇴직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의료비를 이번에 새로 신설하는 ‘퇴직자 의료비펀드(VEBA)'에서 부담하기로 되어있다. GM자본은 펀드의 출연기금만 내면 의료비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것이며 펀드의 운영은 UAW에서 담당하게 된다. 이번 협약으로 GM은 약 510억 달러에 달하는 의료비 부담을 70%의 비용만으로 충당하게 되었다.(이 밖에도 UAW는 신규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비핵심 직무의 노동자들에게는 현재의 시간당 28달러 임금보다 대폭 낮은 시간당 18달러 임금을 지불하는 2중 임금제를 적용하는 대대적인 임금삭감안에도 합의하였다.)
퇴직자 및 퇴직을 앞둔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복지가 이후 전망이 불투명한 펀드에 맡겨지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자 UAW는 복지를 양보한 대신 북미공장에 GM이 추가 투자한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에 고용안정을 이룬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GM을 비롯한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는 지난 시기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왔고, 그 속에서 이러한 고용안정 협약서는 휴지조각으로 전락해왔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여전히 미국의 자동차 노동자들은 이번 협약이 고용안정의 대가가 아니라 복지까지 내어주는 대대적인 개악안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진
2000년 중반 들어서면서 미국 빅3업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5년 이들 업체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10년 전(73.1%)에 비해 56.9%로 급감하였고, 2005년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은 정크본드(직역하면 ‘쓰레기 같은 채권’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서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한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수준으로 추락하였다. GM은 2005년에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심각한 경영위기는 비단 2000년대 얘기만은 아니다. 1990년대에도 이들은 심각한 위기상태에 직면했다. 자본이 위기의 탈출구로 삼은 것은 거대 자본간의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였다. 그 결과 GM과 포드는 각각 15개와 8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지만 규모의 확장은 곧바로 이윤의 확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부실의 심화만 가져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GM과 포드의 사례이다. GM은 대우차, 스즈키, 이스즈, 후지중공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피아트의 지분 100%까지 인수하였지만, 경영실적 악화로 피아트 자동차의 지분을 포기하기도 하였다. 포드 또한 아스톤 마틴, 재규어, 볼보, 랜드로버 등을 인수하였지만 지금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에 처해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자본 내에서조차 인수합병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성적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시 자본으로서는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경쟁업체가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생산규모의 확장을 꾀하면 다른 업체 또한 동일한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대량의 상품 생산에 따른 상대적인 원가비용 경쟁에서 살아남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본 간의 경쟁은 필연적으로 이윤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 결과가 지금 미국 빅3의 몰락인 것이다. 자본 간의 끊임없는 경쟁과 이에 따른 생산력 팽창, 그 결과에 따른 이윤율 하락의 폐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돌아갔다.
노동조합의 양보교섭이 초래한 파괴적인 구조조정
2006년은 미국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적자에 허덕이던 미국 빅3는 2005년 말부터 경쟁적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GM이 2005년 11월 회생계획(Turnaround Plan)을 발표했다. 그 주요내용은 2008년 말까지 북미 지역의 12개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직 노동자 3만 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북미공장 생산능력을 100만대 감소시키겠다고 하였다. 또한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복지비도 10억 달러 감축하며, 매출액 대비 인건비 등을 포함한 고정비 비율을 2005년 34%에서 2010년 25%까지 낮춘다는 실질적인 임금삭감 계획을 밝혔다.
포드도 2006년 1월 ‘Way Forward'라는 이름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2008년까지 6개 공장을 폐쇄하여 북미공장 생산능력을 현재의 26%인 120만대 감소시키고, 이후 2012년까지 북미 지역 8개 공장을 추가로 폐쇄하겠다는 내용이 그 핵심이다. 이 구조조정 계획에는 당연히 인원감축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2006년 1/4분기 말까지 사무관리직 4000명을 포함하여, 2012년까지는 북미 지역 생산직 노동자 2만 5천~3만 명이 해고될 예정이다. 또한 복지부문에서 연간 의료비를 8억 5천만 달러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미국 빅3의 하나인 다임러크라이슬러 또한 6개 공장의 폐쇄와 3만 7천 명의 인원 감축, 일부 공장의 부품조립 외주화, 내장부품 공장 매각 또는 외주화 등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노사정 사회적 합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었던 폭스바겐 또한 ‘포모션(ForMotion)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장폐쇄, 모듈화 확대 등을 포함하여 2008년까지 전체 노동자 33만 6천 명의 6%에 해당하는 2만 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이 그토록 칭송했던 2004년의 노사정협약(2011년까지 감원을 실시하지 않고 해외 생산을 확대하지 않는 대신 노조가 20%의 임금삭감, 58세로 정년 단축, 노동조건의 개악을 양보한 협약)은 이처럼 현실에서 갈기갈기 찢겨졌다.
이러한 완성차 자본의 구조조정은 부품사까지 영향을 미쳤다. 미국 빅3의 경영난은 400개 이상의 부품업체를 위기로 몰고 갔으며 2005년에 미국 자동차 애널리스트 협회는 미국 부품업체의 30%가 6개월 이내에 폐업 또는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하였다. 특히 GM 부품업체인 델파이는 미국지역 공장을 44개에서 6개로 줄이고, 사무직의 40%, 전체 노동자의 25%를 정리해고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하기도 하였지만 결국 파산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자동차 자본의 폭력적인 구조조정은 어느 날 갑자기 자행된 것은 아니었다. 이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004년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주당 노동시간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연장하였고 노조는 이에 동의하였다. 그 당시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번 협약은 다른 기업들에게 모델이 되면서 독일 경제 강화에 기여하는 ‘상식의 승리’”라고 반겼다. 그러자 폭스바겐도 자사의 경영위기를 ‘워크 쉐어링’(구 서독 공장의 실적이 저조하자 1993년에 도입된 주당 28.8시간 노동형태)의 탓으로 돌리면서 그 결과 약 3만 명의 잉여인원이 생겼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폭스바겐도 다임러크라이슬러처럼 추가수당 없는 노동시간 연장을 통해 추가이윤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처럼 자본은 몇 년에 걸쳐서 차근차근 구조조정 공격을 자행하였고, 노동조합은 그 때마다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것을 내어주는 양보교섭 기조를 굽히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장은 자본에게 장악되었고, 노동자들은 더 이상 노동조합을 신뢰하지 않았다. 노동조합이 무력화되자 이제 자본은 최소한의 합의조차도 지킬 이유가 없어졌으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용안정협약을 파기하면서 대대적인 인원삭감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을 들이민 것이다.
완성차 자본의 경영위기가 무차별적인 생산 확장으로 인해 자본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면, 현재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생존권 파괴는 자본에 끊임없이 양보해 온 노동조합이 초래한 결과이다.
위기의 탈출인가? 위기의 재생산인가?
완성차 자본들은 구조조정 계획과 함께 위기탈출 방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 핵심은 모두 생산성 향상이다.
GM은 이후 유연생산시스템을 확장시키고, 신 글로벌 플랫폼 계획을 통해서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포드 또한 생산성 향상 계획을 밝혔는데 2010년까지 북미공장 생산라인의 75%에 일본식 유연생산시스템을 도입하여 1개 라인에서 3~4종의 차량을 생산하는 등 생산성을 40% 증대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 또한 유연생산시스템을 통해 기존보다 생산량을 43% 증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는 2005년에 유연생산시스템에 의해 생산된 차량이 전체 생산량의 1/3을 차지했었으나 2007년에는 75%로 상승시킬 계획이다.
이처럼 자본은 구조조정 계획에서는 현재의 생산량을 대폭 축소시키겠다고 하면서도 위기의 극복방안으로는 다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생산량의 복구 또는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스스로도 경쟁 격화에 따른 과잉생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탈출구가 없는 자본으로서는 당장의 노동자에 대한 공격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다시 과잉생산의 전쟁터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 내에서도 이것이 진정한 위기탈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144개국에 회원사를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종합 재무, 회계, 자문 그룹인 KPMG가 전 세계 자동차업계 경영진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들의 87%는 파산 위험이 지속될 것으로 응답했다.
또한 미국 빅 3가 국내 판매 부진으로 인해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중국, 인도 등 소위 신흥시장이다. 그러나 이들 신흥시장의 전망은 자본의 희망과는 달리 밝지 못하다. 이미 국내브랜드 자체 생산에 들어간 중국은 2005년 초에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과열 경쟁으로 자각적 구조조정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으며 2006년에는 중국 내 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에 따른 대량 실업의 발생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제 완성차 초국적 자본은 자기들끼리의 경쟁은 물론, 중국 토착자본과의 경쟁관계에 놓여있다. 이들이 초기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투자한 거대자본을 얼마만큼 회수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1970년대와 1980년대, 그리고 1990년대에 이어 또다시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에 놓여있다. 그러나 그 원인이 자본주의 생산체제의 무정부성에 따른 과잉생산에 있듯이 이들이 위기 타결책으로 내놓는 방안은 일시적인 비용절감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끊임없는 자동화 경쟁에 따라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가격은 나날이 치솟고 있지만, 그것의 효용가치는 경쟁격화에 따라 더욱 빨리 떨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 빅3의 공장폐쇄조치는 자신들의 생산력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파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또다시 생산성 향상 경쟁을 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위기탈출이 아니라 또 다른 더욱 심화된 위기의 재생산이 될 것이라는 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질 것이다.
계속되는 대공장의 양보교섭
위에서 살펴본 자본의 위기에 노동조합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비단 해외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금속노조에서는 산하지부의 임금인상 타결 순위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금속노조 산하 19개 지부 중에서 현대차지부가 59,419원으로 12위, 기아차지부가 55,257원으로 15위, 대우차지부가 63,349원으로 8위, 쌍용차지부가 50,000원으로 17위를 기록했다. 가장 강성노조라고 불렸던 금속의 자동차 사업장들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현대차와 쌍용차는 올해 임금인상투쟁을 무쟁의로 마무리하기까지 했다. 대우차나 기아차 또한 자본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하는 파업투쟁을 전개하지 않았다. 기아차지부의 경우 잠정합의안이 1차에서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실질적인 투쟁배치도 하지 않은 채 교섭만으로 2차 잠정합의안을 내서 가까스로 가결된 바 있다. 이들 완성차 사업장들이 상대적으로 지역지부 산하의 중소사업장보다 나은 조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투쟁조차 하지 않은 채 무쟁의로 임금인상을 마무리한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양보교섭이라 할 수 있다. 자본의 경영위기 논리에 정면대응하지 못하고, 알아서 굴종한 것이다.
“회사가 어려운데 파업까지 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경영위기 이데올로기는 IMF 이후 대공장 투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정면 돌파하지 못하는 것은 회사가 어려우면 우리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자본에 종속된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단 고용만 보장받으면 임금이나 복지는 양보할 수도 있다는 양보교섭 이데올로기이다. 노조 관료들이 어쨌든 몇 푼이라도 임금이 인상됐다고 강변하는 것은 해마다 노동부가 발표하는 실질임금인상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자본의 통계 앞에서조차 무력해진다.
우리는 앞에서 미국 빅3의 완성차자본이 처음부터 정리해고 구조조정을 들이밀지는 않았다는 것을 살펴봤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고용보장의 약속만으로도 노동조합의 양보를 이끌어냈었다. 그야말로 손안대고 코푸는 식의 상시적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것이다.
이것은 지금 우리의 상황과 같다.
국내 완성차 자본은 작년에 쌍용차를 제외하고는 2000년대 들어서 대대적인 인원삭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자행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현장노동자들은 오래 전부터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현대자본의 경우, 수출량이 급증하자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자본의 경영흑자가 국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이나 복지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빅3도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임금비용이 저렴한 지역으로의 공장 이전협박을 노조에 대항하는 강력한 무기로 휘둘렀다. 이러한 자본의 협박에 UAW나 독일금속노조는 지속적으로 현재의 고용안정 약속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자본의 생산성 향상은 자동화율의 증가와 함께 일정 규모의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의 필요에 의한 신규인원은 인원삭감된 자리를 대신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로 채워지고 있다. 현재 포드는 41개 공장 중 33개 공장노조는 주4일 10시간 근무와 초과근무수당 없는 주말근무는 물론 비정규직 채용에 합의했다.
지난 시기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에 합의해왔던 것이 바로 대공장노조의 현실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노조의 동의 하에 자본은 외주화, 모듈화를 확대하고 있다. 해마다 고용안정협약은 체결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 동일하게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도 무너지고 있다. 무쟁의를 대단한 성과인양 선전하는 노동조합 앞에서 현장에서도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어용의 세력이 커지고 있다.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지금의 UAW의 상황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자본의 구조조정에 지속적으로 합의해 온 결과 UAW의 조직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UAW는 2007년 3월 기준으로 1970년대에 비해 조합원 수가 1/3로 줄었으며 이후에도 2008년, 2012년까지의 자본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8만 명의 조합원이 추가로 감소될 것이다. 자본의 인원삭감 공격은 노동시간 연장이라는 절대적 노동조건 악화는 물론 생산성 향상에 따른 항상적인 노동조건의 개악 및 복지축소는 부차적인 문제로 떠넘기게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당장의 고용문제만이라도 지키겠다는 논리는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면서 절대적인 고용불안을 낳게 했다.
이러한 재앙과도 같은 현실에 비해 자본가는 어떠했는가?
전 세계 완성차 자본은 구조조정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구조조정 전문가를 영입했다. 보잉사에서 영입된 포드의 앨런 멀럴리 사장 겸 CEO는 노동자들의 삶이 파탄 나는 상황에서도 4개월 일한 대가로 약 364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외에도 보잉사를 그만두면서 보상금 및 스톡옵션 보전액으로 1천 100만 달러를 받으면서 4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약 360억 원을 챙겼다.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 톰 라소다 또한 작년 한 해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가져갔다. 이것이 노동자와 자본가의 현실이다.
국내 완성차노조들이 지금과 같이 자본과의 정면 대응을 회피하고 양보교섭만으로 일관한다면 곧 자본은 자신들의 본성을 드러내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자행할 것이다. 지금, 자본은 조금씩 조금씩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면서 노동조합이 무력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지금 자행되는 것이 자본의 구조조정인 것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조건 개악, 비정규직 채용을 통한 노동자 분할 통치, 외주분사화 확대, 모듈화 확대 등 지금 자행되고 있는 자본의 상시적인 구조조정에 총력 대응하는 것이다. 그 길만이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켜내고, 현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 당장의 고용안정에 매달리는 것이 곧 이후의 고용불안을 가져온다는 것을 명심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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