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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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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12:51:32, 조회:2,259, 추천: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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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업종 구조조정의 광풍이 시작되었다!
2009년 한차례 마무리 된 채권단과 채권은행의 기업구조조정이 올해 4월부터 다시 시작된다. 작년 주요 구조조정 대상이었던 건설, 조선, 해운 3개 업종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올해 시작되는 구조조정에 여전히 주요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조선강국은 공황으로 위기에 몰렸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초호황으로, 작년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왔던 대형조선사들 또한 이와 같이 계속되는 공황의 여파로 이번 구조조정에서 조선 빅4사 중 1개가 퇴출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공황으로 인한 신규 발주 저조와, 발주 취소, 선박 인도 연기가 줄을 이으면서 계속 이어질 것 같던 호황을 위해 과잉으로 도입한 도크와 선박제조 시설들은 흉물스럽게 서있고, 바다에는 인도가 연기된 선박들이 여기 저기 떠있다.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던 건설. 조선. 해운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점 구조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 조선업계도 전세계적으로 수주잔량이 줄어드는 와중에 저가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둔화했다 …… 국제 조선. 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34척에 총 62만4천285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2009년 12월 실적(72척에 139만9천386 CGT)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기업 구조조정 바람 다시 분다, KBS뉴스, 2010.02.17)
금융위기는 전체 산업 물량의 감소로 이어졌고 해운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해운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선박의 수주 물량은 급감했고 이미 만들어진 선박의 인도도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로 작년 구조조정 심사에서 중소조선업체 7개가 워크아웃과 퇴출대상으로 판단되었고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심사에서 합격점을 받은 조선자본도 계속되는 공황 속에서 안심할 수 없기에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전초전
지난 12월 11일 한진중공업 자본은 일방적으로 희망퇴직 시행공고를 내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서 18일 전 사원 30% 구조조정 감축 및 설계부분 분사관련 공문을 발송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의 근거로 든 것이 선박 수주부진으로 인한 경영악화이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한진중공업의 2009년도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1,056억, 조선부문 가동률도 신조선의 경우 86.6%, 특수선은 110%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이는 수주부진으로 인한 경영악화가 아니라, 자본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피해를 조선 노동자들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노조의 이 주장은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공장이 잘 돌아가는데 구조조정이 웬말이냐고 주장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앞으로도 일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줌으로써 다가올 구조조정에 대한 현재의 투쟁을 회피할 빌미를 줄 수도 있다. 현재 한진자본은 30% 구조조정을 철회한 상태지만 이미 하청의 구조조정과 410여명의 희망퇴직으로 계획된 구조조정의 1차 목표치는 완료된 상태라 볼 수 있다. 이번 희망퇴직과, 30% 구조조정 통보는 미래에 있을 엄청난 구조조정의 전초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구조조정의 전초전은 한진 뿐만 아니라 조선업종 전반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사업부의 노동자들을 나머지 5개 사업부에 분산하는 전환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오종쇄 집행부는 회사측의 전환배치안을 합의 해주고 이를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합의에 조합원들의 반발은 크게 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강제 전환배치가 아닌 자율적인 자기 의사에 따른 전환배치인 데다가 힘든 조선사업부에서 노동강도가 약한 나머지 사업부로의 불이익이 없는 전환배치이기 때문에 불만은커녕 오히려 서로 가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정규직 노동자들 800여명 이상이 전환배치 되고 있고 정규직 활동가들은 여기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일부 활동가들은 지금 보다 노동조건이 나은 사업부로 자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중공업 활동가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큰 문제는 조합원들이 전환배치가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것을 인식 못하는 것이다. 사측은 이번 1차 전환배치를 하면서 여러모로 이득을 봤는데 실제로 희망 사업부의 인원이 예상 인원보다 많을 경우 임의적으로 전환배치하면서 자신들의 계획대로 전환배치를 성공시켰고 앞으로 있을 전환배치를 용의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결국 2차, 3차 전환배치로 손해는 보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SLS 조선 등 워크아웃을 신청한 조선업체와 대부분의 조선업체는 물량감소로 전환배치를 진행하고 있고 임금 삭감을 하거나 아예 임금 자체가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조선업종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노조의 대응은 미약하기만 하다.
하청의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번 한진중공업의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통보로 조선업의 구조조정이 이슈화 되었지만 아직 까지 전체적인 조선 업종의 위기는 부각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도 이미 따놓은 수주물량으로 원청의 작업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안팎으로 구조조정은 미래에 있을 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아직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수주량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에서 이미 따놓은 수주량은 각 조선자본의 남은 시한부 인생이 얼마인지를 나타내 주고 있을 뿐이다. 현재는 대부분 2년 정도의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인도 연기가 줄을 이어 위험한 상태에서 조선자본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태인 것이다.
첫 번째 구조조정의 타겟은 바로 하청이다. 조선업은 초호황기에 늘려놓은 막대한 생산설비를 감당하기 위해 하청을 기존의 몇 배로 불려 놓았지만 공황으로 이 과잉된 설비들을 감당할 수 없었고 당연하게 하청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중공업 하청은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태풍 앞에 등불처럼 소리 소문 없이 구조조정 당하고 있고 그 실태를 파악조차 하기 힘든 상태이다. 다만 그나마 조직되어 있는 현대중공업 하청지회의 사례로 비춰 볼 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전체 중공업 하청의 구조조정 실태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사례 발표에 나선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이승렬 부지회장은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적인 임금삭감이 진행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승렬 부지회장은 "지난해 하청노동자들은 임금이 동결됐고 업체별로 약 10%의 인원, 대략 2000명이 해고됐다"고 밝혔다. 또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하청노동자들은 또 다시 기본급 10%, 수당 50%가 삭감되고 토요유급 4시간이 폐지됐다. 액수로는 70만원이고 잔업 특근이 사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100만원 가까이 삭감된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산업 정리해고, 해법은 싸우는 것이다", 울산노동뉴스, 2010-02-25)
현중 하청 노동자들은 엄청난 임금 삭감을 감내하면서 다른 사업장으로 옮겨가기도 하지만 아직 집단적인 투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계약해지와 퇴직금 체불에 맞서 사장실을 항의방문 하기도 하고, 수십 명씩 모여서 자체 대응을 모색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아직 퇴직금을 받기 위한 법적 대응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하청 사장은 항의한 노동자들을 표적으로 계약해지를 일삼고 있다. 현중 하청 노조에 개별적으로 면담을 하는 하청 노동자들도 있지만 아직 그것이 투쟁으로 조직되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부터 조선업종 총파업을 준비해야 한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압박은 일단 중단되었다. 하지만 희망퇴직으로 이미 410명의 원청 노동자들이 해고나 다름없는 퇴직을 했고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이보다 몇 배나 진행되었을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사측의 1차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되었기에 한동안 잠잠하겠지만 그리스 등 주요 해운국가들이 공황의 여파로 무너지기 일보직전이고 다른 유럽 국가들에 지속적으로 파급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해운, 조선자본의 공황은 한동안은 지속될 것이다. 이처럼 공황의 여파가 지속될 경우 자본은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들고 나올 것이다. 이는 다른 조선자본도 마찬가지다.
금속노조 조선분과는 ‘조선소구조조정분쇄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하고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지만 한진중공업의 희망퇴직을 전부 막아내지 못했고 무엇보다 하청에 대한 구조조정은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후 있을 전면적 구조조정에 힘없이 쓰러질 수밖에 없다. 일차적으로 하청에 대한 구조조정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이미 투쟁력의 반 이상을 상실하는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하청에 대한 구조조정을 투쟁본부 차원에서 막아내야 한다. 또한 이번 한진중공업의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의 전초전을 단사적 차원의 투쟁으로 막아낼 것이 아니라 투쟁본부차원의 전면적인 투쟁으로 대응하고 막아내야 한다. 즉 조선자본 단사차원의 일상적 구조조정을 조선업종 노동조합의 전면대응으로 하나하나 막아내면서 원,하청 공동투쟁의 기풍과 각 단사별 투쟁이 아닌 공동 투쟁으로 단결투쟁의 기풍을 만들어가면서 앞으로 다가올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이겨낼 총파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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