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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호] 원직복직 투쟁의 원칙-전해투위원장 이호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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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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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1 01:07:17, 조회:2,415, 추천: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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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직복직 투쟁의 원칙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 위원장 이호동
원고청탁을 받고 글을 쓸까말까 고민을 좀 했다.
당연한 원칙을 재확인하는 글이 지면을 낭비하거나 이 글을 읽을 독자들의 눈을 무익하게 어지럽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투쟁의 현장에서 ‘원직복직의 원칙’을 무너뜨리려는 자본의 거센 공세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이에 대항하는 해고자의 원칙을 강조하는 것은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판단에서 글을 쓰기로 했다.
사실 전해투 정책위원으로 복무했던 동지의 원고청탁이었기 때문에 쉽게 거절하지 못한 측면도 있음을 고백하며 졸고의 양해를 바란다.
자본으로부터 해고되어 원직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 즉 해고자에게 있어서 ‘복직’의 의미는 무엇인가?
당연히 부당해고를 원천 무효화시키고 꿈에 그리던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복직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떤 투쟁과정과 절차를 거쳐서 쟁취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해고자에게 있어서 복직은 굴복과 투항의 결과가 아닌 치열한 투쟁의 산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값진 운동적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해고자들은 단순 복직만이 아닌 ‘원직복직’을 가슴 절절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체제를 살아가는 노동자에게 해고는 사실상의 사형선고에 가깝다. 생명의 위해를 가하는 것은 생존의 조건을 박탈하는 물리적 폭력에 의해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그리고 대체수단이 없는 물적 조건을 박탈하는 것은 당사자와 가족들에게는 사실상의 목줄을 죄는 행위이다.
노동자에게 있어서 원직복직이 절박하고 목숨을 담보한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하다.
자신이 일하던 현장에서 사유를 불문하고 비자발적으로 일손을 놓게 된 노동자들은 원직복직을 향한 다양한 투쟁의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그러나 노동자의 계급적 원칙을 고수하면서 당당하게 복직하는 경로는 쉽지 않다.
부당해고를 원천 무효화시키는 것은 자본에게 있어서 자기 결정의 번복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쉽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제도적, 법적 결정을 통해서 부당해고로 인정이 되거나 임단투 등의 합의과정에서 마지못해서 복직발령을 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 자본과 정권은 법과 제도의 개악을 통해 해고는 자유롭게, 부당해고에 대한 처벌은 경하게, 해고된 노동자에게는 복직을 포기하게 만드는 금전보상제를 도입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란 이름으로 해고의 일상화, 비정규 고용의 일반화는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자본의 입장에서 해고된 노동자의 사업장 재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금전보상제는 대단히 매혹적인 제도이다.
그러나 민주노조 건설과 투쟁과정에서 해고된 동지들에게 금전보상제는 ‘저승길의 노자돈’과 같은 것이어서, 생전(?)에 받아서는, 원직복직과 맞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해고자 운동이 확립한 원칙이다.
자본이 ‘복직의 포기’와 ‘금전의 지급’사이에 교환가치를 산정하는 데 해고자가 등가든 부등가든 합의를 하는 것은 노동자 정신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순히 원직복직의 포기라는 결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투쟁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자본의 부당해고장을 굴욕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이다.
해고 후의 복직 투쟁과정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대자본 투쟁의 전 과정을 그들이 지급하는 오만한 떡고물에 팔아먹고 전면 부인하는 자기 기만행위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생계를 포함한 온갖 어려움에도 투쟁의 끈을 놓지 않고 원직복직의 그날을 그리며 치열하게 투쟁하는 수많은 해고자들이 있다.
그들이 포기의 방법을, 투항의 방법을 몰라서 그렇게 긴 세월을 투쟁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투쟁의 정당성을 포기하지 않는, 노동자의 자존심을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바보이기 때문에 투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는 총회 결의를 통해서 부당해고에 대한 ‘제도적 확인사살’인 금전보상제를 단호하게 거부하기로 했다.
해고자의 복직원칙은 ‘원직복직’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원직복직’은 그 어떠한 대체수단도, 굴욕적 조건도, 수용하지 않는 것이다.
피눈물을 흘리며 나왔던 현장의 문을 당당하게 열어젖히고 되돌아가는 것이다.
원직복직!
해고자에게는 원직복직만이 자본의 부당해고에 대한 명예회복이고, 삶의 기본적 조건을 재확보하는 유일무이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 하루라고 할지라도 원직복직, 그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
민주노조운동의 자존심을 걸고, 노동자계급의 자존심을 걸고 전국의 해고자들은 오늘도 ‘원직복직 투쟁의 길’을 간다.
투쟁!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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