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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호] 중국 경제는 자본주의의 뇌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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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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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9 08:07:08, 조회:2,325, 추천: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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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동 사망 30주년을 맞아 그를 회고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주목적은 모택동 개인의 일생에만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모택동 사망 이후 개혁, 개방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 경제를 조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는 전세계의 관심과 이목을 끌고 있다. 1978년에 중국이 본격적인 개혁, 개방 경제를 표방했을 때만 해도 중국의 경제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볼 것인가, 자본주의로의 전환으로 볼 것인가의 논쟁이 활발했었다. 그러나 약 30여년이 흐른 지금, 이러한 논쟁은 불필요하게 되었다. 적어도 운동 진영에서 중국 경제를 사회주의로 보는 시각은 거의 사라졌으며, 자본가계급에게도 중국은 ‘죽의 장막(Bamboo Curtain)’을 걷은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될 뿐이다. 오직 중국만이 자신들의 경제체제를 ‘사회주의 시장경제’라고 명명하면서 중국 인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그들이 여전히 ‘사회주의’라는 타이틀을 고수하는 것과는 반대로 중국 내에서는 온전한 자본주의체제 구축을 위한 법제도 정비 작업이 한창이다. ‘공유재산과 사유재산에 대한 평등 보호를 구현한다’는 명분 아래 실질적으로는 사유재산에 대한 엄격한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물권법’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물권법은 2002년 12월 23일 전인대에서 초안이 작성되어 현재 5차 심의까지 마친 상태이다. 또한 중국 정부에 의해서 자본가계급이 적극적으로 육성되고 있으며, 이미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는 때를 즈음하여 중국 공산당은 자본가들의 입당을 공식적으로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전세계의 관심은 중국의 체제를 규정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본주의로 들어선 중국이 세계 자본주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파급력에 있다. 등소평은 개혁 초기에 20세기 말까지 중국의 국민 소득을 4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중국은 1995년에 이미 그 목표를 실현했다. 그러나 그들의 목표가 예상보다 빨리 실현된 만큼, 중국의 경제는 이미 성장을 넘어서 예상보다 빨리 경기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초국적 자본의 결집체가 되어버린 중국의 경제가 흔들리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독점자본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주던 시기는 지났다. 이 글에서는 이미 이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를 통해서 자본가계급의 잔치가 머지않아 종말을 고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1. 중국의 급속한 자본주의 체제로의 편입과정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모택동 사후 화려하게 복권한 등소평에 의해서다. 당시까지 중국 지도부는 이른바 ‘잡초론’ - 사회주의의 잡초를 심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이론 - 을 지도적 이념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모택동 사후 곧바로 ‘잡초론’은 등소평의 그 유명한 ‘고양이론’ - 검은 고양이나 흰 고양이나 쥐를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이론 - 으로 대체되었다. 1978년 12월에 열린 중국 공산당 제11기 3차 중앙위원회에서 이 명제가 정식으로 중국 지도부의 지도적 이념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렇게 공산당의 암묵적 동의 하에 70년대 말에 사영기업이 등장하게 된다. 중국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사영기업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도시 곳곳에 등장한 사영기업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승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개혁 이전까지 중국의 지배적인 경제 형태는 국영기업과 집단기업이었다. 그러나 사영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그 비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중국 지도부는 처음의 암묵적 승인에서 더 나아가 이후 사영기업의 설립을 대대적으로 권장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도시에만 제한적인 것은 아니었다. 등소평은 농촌에서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집단 노동방식인 ‘인민공사’ 제도를 폐지하고 가정 단위로 농민들에게 토지경작 권리를 부여하는 ‘가정책임경영제’를 실시하였다. 사실상의 ‘개인농’ 제도를 부활시킨 것이다.
이렇듯 중국지도부는 국내적으로는 도시와 농촌의 지배적인 경제제도를 바꾸고 주식시장과 시장거래를 활성화시켰으며 대외적으로는 적극적인 외자유치 정책을 전개하였다. 특히 1992년에는 5개 경제특구에 국한되었던 우대조치를 사실상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외국인 투자는 급속히 증가하였다. 그 결과 2003년에는 535억 달러로 외국인 투자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였으며 현재에도 세계 3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국의 위치에 있다. 또한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06년 5월말 현재 9,25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이렇게 확보한 외환과 중국노동자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중국 지도부는 수출 위주의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중국의 대외 수출액은 1994년에서 2003년까지 10여 년 동안 1천 2백 10억 달러에서 3천 6백 50억 달러로 3배가량 증가하였다.
한편 중국정부는 지난 전인대에서 “개혁 개방이 중국의 운명을 결정한다”면서 국민경제사회발전 11차 5개년 규획안(11.5규획)을 찬성 2815표, 반대 50표, 기권 21표로 통과시켰다. 외국인 투자정책의 ‘질을 제고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기조는 변함없는 것이다. 올해 6월말 중국의 실제 외자 이용액은 6508억 달러로 모두 200개 국가 및 지역과 세계 500대 기업 중 약 470개 기업이 중국에 투자했으며 외국인이 설립한 R&D 기관도 750곳이 넘는다. 유엔무역개발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은 초국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치가 가장 높은 나라로 여전히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중국에는 여전히 거의 모든 초국적 자본들이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으며, 그 양상도 질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다. 중국은 1980년대에는 외국 합작파트너를 통한 기술 습득을 우선했고, 90년대 초중반에는 기술 이전 조건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기술과 시장 맞바꾸기 전략을 구사했다. 그리고 현재에는 R&D 확대 등으로 독자 기술역량을 제고한다는 기치 하에 초국적 자본으로 하여금 중국 진출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기술역량 제고 전략과 초국적 자본의 중국 본토 시장을 노린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결합하면서 초국적 자본들의 중국 투자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수출기지 육성 차원을 뛰어넘어 아태지역본부 설립, R&D 등 현지기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모토로라는 “중국에 뿌리 내릴 것이며, 중국을 고향으로 간주하고, 진정한 중국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렇듯 중국은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초국적 자본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초국적 자본들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국내자본들과 초국적 자본들간의 M&A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초국적 자본과 중국 국내 자본들 간의 결합이 강화될수록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와 더욱 긴밀한 사슬고리를 형성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2. 중국발 경제위기 신호탄
중국은 여전히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자본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자본 연구 집단들마저도 회의적이다. 중국이 이미 투자 과열에 따른 경기 과열 상태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작년 중국정부는 형식적으로나마 투자 억제정책을 시행했지만 2005년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이 26%를 기록하는 등 중국은 최근 3년간 투자증가율이 계속 25%를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연구기관들은 중국의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어니스트 앤 영(E&Y)이 1000여 명의 기업 정책 결정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을 가장 투자하고 싶은 ‘3대 지역’으로 꼽은 응답자는 각각 41%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하락했다.
이는 중국이 더 이상 자본가계급에게 예전만큼의 황금알을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전, 통신, IT 등은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다. 이들은 경쟁적으로 가격 할인에 돌입했다. 그 결과 노키아 단말기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04년에 전년 동기비 72% 증가했으나 매출액은 12% 증가에 그쳤고 이윤은 오히려 5% 감소했다. 도시바, 마쓰시타, NEC, 지멘스 등은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철수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2000년~2004년 동안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145.1% 증가했으며 이 중 승용차 생산량은 281.2% 늘어났다.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 자본들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21개시의 자동차 기업 수는 2443개에 달한다. 중국의 완성차 생산능력은 550만 대이며, 2007년에 생산능력은 1500여 만 대를 웃돌 전망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이미 공급부족에서 공급 과잉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실제로 2003년 생산 성장률은 36.69% 늘었으나 판매 성장률은 34.5%에 그쳤으며 그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2000년 이래 세계 완성차 메이커들은 여전히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실상 과잉 생산은 중국에서만의 현상도 아니며, 아직까지 이를 대체할 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국 본토 내에서의 시장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중국 내의 빈부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시장에서 팔릴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은 불안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생산의 무정부성과 이에 따른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은 중국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도요타와 포드, 폭스바겐은 모두 향후 중국 내 생산능력을 대폭 증가하기 위한 공장 증설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2010년까지 자동차 연 판매량을 100만 대로 늘릴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구조조정 속도 또한 빨라졌다. 2002년 중국 자동차 완제품 시장에는 신제품 90종이 출시됐고, 이 중 38종이 승용차였다. 2003년에는 중국 승용차 시장에만 62종의 신제품이 출시됐다.
이들 자본 간의 경쟁은 중소자본 간의 통합을 가속화시키면서 자동차산업의 재편을 가져오고 있다. 2000년 중국 자동차산업 생산퍈매량에서 5대 기업의 생산과 판매량은 각각 전국의 43.9%, 44.8%를 차지했다. 이후 2004년에는 각각 68.83%와 70.13%를 차지했다. 향후 수년 내에 중국 자동차 산업은 대기업과 5대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도태될 것이며, 초국적 자본들 간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이미 초국적 자본과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중국 토착 자본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중국 승용차시장의 과반수를 점유했던 폭스바겐의 시장점유율은 20%대로 하락했다. 이들은 언제 이탈할지 모르는 폭주기관차에 자신들의 몸을 의탁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 과잉 상태에 있는 것은 자동차 산업만이 아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현재 이미 13개 산업부문에서 생산능력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렇듯 생산과잉 상태가 심각해지자 중국은 여러 가지 투자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각 지방 정부는 경쟁적으로 외자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에도 투장 억제 정책을 표방했고, 성장률을 8%로 잡고 있다. ‘반독점법’도 입법 추진 중에 있다. ‘반독점법’은 중국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을 막론하고 단일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50%가 넘을 경우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며 조사결과 해당 업체가 시장 독점지위를 이용해 불합리한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드러나면 최고 연간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벌금을 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반독점법 제정은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자본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시장경쟁체제 구축을 위한 것이다. 거대 독점자본의 횡포가 자유로운 자본 간의 경쟁을 가로막기 때문에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점자본의 출현은 자본주의 발전의 필연적인 산물이다. 따라서 중국이 자본주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금융시장 개방까지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작년의 억제책이 실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의 투자 억제책 역시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자본가계급의 염원처럼 중국의 성장은 세계자본주의의 구원이 될 것인가? 상황은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대중 무역적자 심화를 가져오고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최대 무역적자 대상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94년 295억 달러에서 05년 2016억 달러로 10년 사이에 7배 정도 증가하였다.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 EU 등은 반덤핑 제소, 위안화 평가 절상 압력 등으로 중국에 대하여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 의회는 위안화 절상 압력책으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하여 보복관세 27.5%를 부과하는 법안을 상정한 바 있다. 전경련의 “차이나 리스크 평가와 영향” 중 3부 ‘중국시장의 기회와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에서는 향후 5년 동안 중국에는 기회와 위협이 공존한다면서 “중국은 그 산업구조의 취약성으로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가 그 기회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중국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여, 이것이 다시 우리에게 위협으로 다가오는 형국이다”라며 고백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 또한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불안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2006년 예정되어 있는 금융시장의 개방이 본격화되면 중국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중국은 2006년 1월 현재 34개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56억 4천만 달러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이후 100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것은 중국경제 또한 금융위기에 따른 위협에 전면적으로 노출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미 현재 중국은 부실채권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금융체제는 은행 중심인데 기업의 차입구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3%에 달한다. 따라서 투자과열에 따른 거품이 붕괴되고 은행의 부실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그 파급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며 중국 일국 내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국유상업은행의 독점구조에서 이의 경영상태가 악화될 경우 전체 금융체제와 실물경제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일 것이다. 이미 국유상업은행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유기업의 2005년 1~9월 기간 중 적자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6% 증가한 1532억 위안에 달했다.
이렇듯 중국은 세계 경제에 있어서 이미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금융시장 개방에 따라서 단순히 실물경제 위기에 따른 위기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 공황 상태도 올 수 있다. 금융시장의 개방은 중국 경제의 거품을 상당기간 더욱 확대시킬 것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전경련은 중국의 투자 열풍을 배경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의 중국사업 중 상당수는 곤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한 편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하면서도 자신들이 제시하고 있는 투자처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3. 격화되고 있는 노동자 인민들의 투쟁
일국 내에서의 자본주의 성장이 언제나 노동자계급의 피와 땀을 기반으로 해왔듯이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을 최악의 자본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중국 내에서는 도시와 농촌 간에 소득격차가 확산되고 있으며, 기업 구조조정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일례로 2005년 중국의 지니계수는 국제적 경계수위인 0.4를 초과한 0.45에 달하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자 농민들의 투쟁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시위는 1994년 1만 건에서 2004년 74000건, 2005년 87000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루 평균 200건이 넘는 시위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시위가 연 17%씩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공안당국의 설명이다. 이 중 직접적인 노동자 투쟁은 2005년 31.4만 건이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0.5% 증가한 것이고 직접 투쟁에 참여한 노동자 수만 74만 명에 이르고 있다.
투쟁이 급증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자본주의 모순에 따른 빈부 격차 확대이다. 특히 도농간의 격차가 상당한데, 양 계층의 소득차는 1981년에는 240위안에 불과했으나 2004년에는 7238위안으로 급증했다. 도시와 농촌간의 소득이 동일해지기 위해서는 향후 17년간 농촌 소득증가율이 도시의 2배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이 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노동사회보장부 소득연구소장 쑤하이난은 수년 내에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중국의 도농 격차는 2020년 이후 수습이 거의 불가능한 적색 경보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시 내의 빈부격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국가통계국은 도시 최상위 층의 소득은 취하위 층의 11.8배(1996년에는 4.2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상위 10%가 도시 부의 45%를 차지하며 하위 10%는 1.4%에 그친다고 밝혔다. 아시아개발은행의 ‘허베이성 경제발전전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과 톈진 주변에서만 272만 명이 한 달 수입이 2만원 안팎인 극빈층에 속한다. 보고서는 이들 빈민과 대도시 주민들 간의 생활 격차는 50년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사회문제 전문가 3인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 현재의 삶에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이 2억 명에 달하며 이 중 3200만~3600만 명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극도의 불만계층’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자본주의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내놓은 해고를 엄격히 하는 ‘신노동계약법’은 이미 중국 국내외 자본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자본가계급의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쟁이 거세어질수록 자본주의의 모순이 집약적으로 표출되면서 모든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는 노동자계급의 투쟁 또한 더욱 격화될 것이다.
단적으로 신노동계약법보다 중국 정부와 자본가계급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글의 서두에서 밝힌 ‘물권법’이다. 이는 중국의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좌파학자인 베이징대 법학과 궁센텐 교수는 물권법 제정이 논의되기 시작한 2001년부터 ‘헌법과 사회주의 기본원칙에 위배되는 물권법 초안’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개진했다. 그는 물권법 초안이 ‘사회주의 공공재산은 신성불가침하다’는 조항을 저버리고 ‘사유재산은 신성불가침하다’는 정신으로 바꾸려 한다며 이는 “걸인의 지팡이와 소수 부자의 자동차를 평등하게 보호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자본주의의 기만적인 평등을 법제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중국의 참모습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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