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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8호] 아랍에서 진정한 혁명의 길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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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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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2:02:06, 조회:7,899, 추천: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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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서 진정한 혁명의 길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아랍의 봄’을 노래한다. ‘아랍의 봄’에 대한 찬사는 어느덧 ‘아랍의 여름’과 ‘아랍의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발전해 간다. 우리에게 순환하는 것처럼 보이는 봄, 여름, 가을, 겨울도 매번 똑같은 것이 아니듯 인류의 역사는 단지 순환하지 않는다. 변화 발전한다. 이렇게 볼 때, ‘아랍의 봄’은 단지 ‘아랍 민주화’라는 좁은 의미가 아니라,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힘차게 굴리기 시작한 아랍혁명이 기어코 인류발전의 최고수준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그러한 발전의 가능성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은 ‘아랍혁명’의 역사의 흐름을 살펴볼 것이고 아랍혁명을 거역하는 미국-유럽제국주의에 균열의 조짐에 대해 주목할 것이며, 이 아랍혁명을 발전시킬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전위의 필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아랍혁명’, 막을 수 없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투쟁의 전개과정 : 이집트, 튀니지, 예멘, 이스라엘까지
리비아와 시리아의 특수한 상황을 예외로 한다면 투쟁은 튀니지와 이집트에 이어 바레인, 예멘의 반정부투쟁으로 번져가고 있으며, 알제리, 모로코, 요르단을 비롯하여 여러 아랍 국가들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아랍의 전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 거대한 역사의 현장에서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이 어떻게 활약했는가?'에 대한 영웅담을 아직 접하지 못하고 있는 자본주의사회 언론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TV나 부르주아 언론을 통해서라도 알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노동자계급정당과 혁명전위가 미처 준비되지 못했을지라도 어느 혁명, 어느 봉기에서든 노동자들과 민중들이 다수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아랍의 반란은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민족주의로 치장을 한 채 실질적으로는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을 착취해 왔던 독재국가권력에 대한 반란이며 또 한편으로는 세계공황 속에서 가난과 실업상태로 더 갈 곳이 없어져 버린 빈곤집단, 실업자, 노동자들의 반란인 것이다.
아랍의 각 봉기의 현장에는 노동자들과 민중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뚜렷한 조직, 전략, 지도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다. 그리고 단숨에 국가지배계급을 바꿔내고 있는 지금 이시기는 거대한 모순의 폭발의 시기이며 역사의 비약의 시기인 것이다.
‘아랍의 봄’ 이후의 상황은 어떠한가?
‘아랍의 봄’ 이후 구지배세력의 잔존세력들이 재등장하고 있다. 튀니지에서 구지배세력들이 다시금 대중들의 구세주로써 그들 자신들을 드러내고 있고,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의 뒤를 이어 새 군부정권의 지도자로 무바라크정권 하에서 20년간 국방장관을 했던 탄타위가 되었다. 이것은 마치 한국의 1987년 민주화투쟁 이후 전두환정권이 물러나고 노태우정권이 들어선 것과 비슷한 양상처럼 보인다. 이집트에서 구지배계급의 잔재세력으로 구성된 이집트군 최고위원회(SCAF)가 국가를 통제하기 시작한 이후 많은 혁명적인 요구들과 대중의 요구들은 지연되거나 실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 민중들은 혁명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는다. 무바라크 이후 그와 큰 차이가 없는 군사정부가 들어서서 무바라크의 정책을 계속 이어가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이집트 민중들은 무바라크 정권 붕괴 이후 6개월이 넘도록 개혁은 고사하고 시민혁명 과정에서 수천 명의 시민을 학살한 군과 경찰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조차 늦어지고 있는 게 대해 가장 큰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더구나 임시정부를 이끌고 있는 SCAF가 다시 구체제 인사들을 중용하고 9월로 예정됐던 총선을 연기하기로 하는 등 과거 회귀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 민중들은 그들의 2월 혁명의 결과를 이전 독재자의 계승자가 가져가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또 다시 거리로 나서고 있다. 12,000명의 이집트 시민들은 무바라크 재판을 위한 즉결 군사재판소를 점거하고 법원의 재판 비공개 조치에 항의하며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수천 명의 이집트 젊은이들이 가자-이집트 경계에서 이스라엘군이 5명의 이집트군인을 죽인 것에 대해 SCAF의 대응을 요구하며 항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젊은이들은 무바라크정권 때 가자봉쇄를 유지하던 비공식적인 정책들에서 양 나라의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수천 장의 서류를 발견했다. SCAF는 항의하는 젊은이들에게 대대적 단속과 장기간의 수감으로 악명 높은 ‘응급안전법’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대부분의 정치정당들, 사회운동가들, 주요 대통령 후보자들은 응급법이 폐지되지 않고 선거일이 공표되지 않으면 수백만이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는 두 나라는 바레인과 레바논이다. 반정부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하는 바레인 수니파 정권을 지지하기 위해 걸프연안 아랍국들을 소집한 사우디는 “바레인을 지키기 위해서 이란, 그리고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아랍권에 관한 국내 언론의 관심이 리비아에 쏠려 있었던 사이 예멘에서 무려 7개월에 걸친 반정부시위가 계속돼 왔다. 33년 째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을 옹호하는 정부군이 기관포에 로켓포까지 동원해서 시위대를 공격했지만 이미 많은 병사들이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반정부세력에 합류해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살레 대통령 측이 조기선거를 제안하며 권력이양 협상을 제안한 상태지만 이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며, 예멘에서도 내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터키에서도 분리 독립을 주장해온 쿠르드 반군에 대한 터키군의 공격으로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쿠르드족 반군 게릴라 90~100여 명이 숨졌다.
이렇듯 아랍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은 제국주의자들과 자본가계급들의 기대와는 달리 반복되는 역사와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거부하며 스스로 주체가 되어 착취와 억압이 없는 사회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랍혁명이 이스라엘 민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아랍혁명은 이스라엘 민중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3일 약 45만 명의 이스라엘 시민들이 높은 물가인상에 반대하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경제개혁을 요구하면서 사회변화운동을 지지하는 시위를 했다.
이스라엘 민중 전체가 770만인데, 이전에 이 정도의 규모로 시위가 있을 때는 대개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이슈가 주된 것이었지만 이번 투쟁은 이스라엘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실업률과 사회불평등의 증대로 인해 민중들의 항의가 폭발한 것이며 특히 이스라엘의 중산층마저 높은 세금부담과 군대징집에 대한 부담 등으로 불만이 있었다. 이스라엘의 경제와 사회구조는 이미 미국을 닮아가고 있어 점차 불평등이 증가하고 사회보장제도가 붕괴하고 있다.
이스라엘 노동자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 다음으로 낮은 생활수준과 군사화된 사회의 비용분담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의 거대한 전쟁비용은 1980년 말에 와서 경제에 많은 부담을 주기 시작했고 복지체계에 타격을 주고 가난한 집단에서 부유한 집단으로 소득을 이전시켜 결국 이스라엘은 엄청난 불평등사회가 되었다. 샤론의 시대에, 2000년 고기술 경제의 주식시장이 붕괴했고 임금, 일자리 삭감으로 공공분야의 노동자들이 해고되어 전체 고용의 약 40%가 감소되었다. 이에 2002년에 이스라엘 노동연맹은 총파업을 했다. 그러나 2004년에는 공공부분에 대한 정부지출 또한 삭감되었다. 많은 이들이 가난에 빠졌고 이스라엘 내의 아랍노동자들의 상황은 분명 악화되었다.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거의 25%에 육박하고 집 없는 사람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2003년부터 샤론이 악명 높은 삭감을 할 때마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 주요 거리에 있는 정부빌딩 근처에서 영구텐트촌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운동은 2011년 7월 학생 텐트 점거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이스라엘 중간계급의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되면서 그동안 안전과 외교문제에 갇혀 있던 이스라엘 민중들이 경제투쟁에 나서 이스라엘에 새로운 국면을 연 의미가 있다. 여러 세대동안 순응주의자의 틀 속에 갇혀 있었던 유대교 이스라엘 민중들이 아랍의 투쟁열기에 영향을 받아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도 이렇게 민중들의 투쟁이 증가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며 그들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이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이스라엘 활동가들과 시위자들은 이번 투쟁이 ‘비정치적’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고착화된 국경문제에 대해서는 현안으로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아직도 지배계급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스라엘 활동가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 국민의 민족주의를 이용하여 대중 시위의 초점이 된 경제적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이 투쟁이 ‘비정치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오히려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정치적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스라엘 민중과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평화와 안전’을 내세웠던 이스라엘 자본가계급과 정부에 눌려 그들의 착취당하는 계급적 문제를 밖으로 표출시키지 못하고 항상 팔레스타인 현안에 의해 왜곡되어 왔음을 볼 때, 이번 투쟁에서 생존권의 문제가 논의의 핵심주제로 되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에 이주해온 유대인들은 사회주의 활동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1차 대전까지만 해도 유대인 활동가들은 노조원, 사회주의자, 공산당원 이었으며 억압하는 정권과 맞서 투쟁하는 오랜 전통과 민족주의에 대하여 투쟁하던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유대 이주민들이 ‘시온주의자’로 반동화 됨으로써 그들의 반세기 동안 지속되었던 종교적 분파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항한 사회주의 운동은 개량주의 지도력에 의해 단 몇 년 사이에 헛된 것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정책은 항상 팔레스타인 현안과 연관된 일로 국한되어 왔으며, 이스라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계급문제는 정치적인 시류에 의해 가려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과 함께 유대계 이스라엘인들과 아랍계 이스라엘인들 사이의 분열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통치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이스라엘 민중들의 투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스라엘 지배체제에 일정한 파열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발전임에 틀림없다.
이스라엘 민중들은 정치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민중들은 더 적극적으로 경제적인 투쟁을 지속할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학살하고 탄압하는 이스라엘의 지배계급을 몰아내고 ‘이스라엘’ 전체에 덮힌 오명을 벗어버려야 한다. 그리하여 양쪽 민중들에 다리를 놓고 양쪽 지배계급을 몰아내고 평화로운 공동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2. ‘아랍혁명’을 거역하는 미국-유럽제국주의와 그 균열의 조짐
‘인도주의’의 외피를 쓴 제국주의자들
튀니지와 이집트에서는 제국주의의 추종자들인 지배계급의 무자비한 대응이 오히려 체제를 전복시키기에 이르게 했다. 그러나 리비아에서 제국주의 세력은 피의 ‘인도주의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 세력들은 아랍의 제국주의적 질서가 변화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제국주의 세력에게 목표는 석유뿐만 아니라 아랍세계에서 제국주의적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제국주의 세력의 가장 안정적인 기둥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도 있다. 제국주의자들은 아랍에서 아라비아반도의 해안을 따라 아랍에미리트와 수탄국가들 즉 오만, 아랍에미리트공화국, 콰타, 쿠웨이트 등의 통치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같은 이유로 아랍지역에서 제왕역할을 하며 제국주의와 관계를 맺고 있다. 아랍에서 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자들인 지배계급은 아랍민중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들만의 이익을 쫒고 있다.
현재 민중들의 봉기가 진행 중인 예멘은 1994년 이래 정권이 미국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나 무장반군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란과 제국주의 사이에서도 게임을 하고 있다. 그 자체가 팔레스타인에서 지역적인 권력-중개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제국주의 열강은 아랍의 친제국주의 국가 통치자들의 지지를 얻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 형식을 빌어서 리비아에 발 빠르게 공중폭격을 했다. 리비아 반군은 2월 27일 유엔결의와 유엔의 군사적 지지를 요구했다. NATO는 3월 8일 ‘비행금지구역(No fly zone)’의 선포를 요구했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1973호 UN안보리결의문을 통과시켜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했다. 공중전이 시작되자 프랑스가 먼저 공격했다. 서방의 ‘인도주의적 개입’은 결국 대화를 불가능하게 했다. 2월 28일 데이비드 카메룬이 비행금지구역을 제안했을 때 어떤 대화나 외교정책도 없었다. 오바마는 커다피를 퇴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영국, 프랑스, 요르단, 콰타로부터 온 특수부대들은 마지막으로 카다피 정권을 쫒는 반군을 돕기 위해 트리폴리와 주변도시로 진격했다.
NATO의 리비아 폭격은 잔인했다. 이것은 국제적인 범죄 공격이다. NATO는 공중폭격으로 반군의 길을 터주었으며 반군이 트리폴리의 공급선을 끊고 시민들을 고립시켜 물, 음식, 의약품, 연료 등을 고갈시키게 만들도록 도왔다.
오바마는 국내 문제가 있기에 전면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카메룬, 사르코지, 베를루스코니가 카다피에 대항하여 공격했는데 그들은 워싱턴에 복종하는 개처럼 행동했다. 오바마는 미제국주의의 문제를 드러내는 길을 택하기 보다는 국내여론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즉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 후유증과 이라크에서 군대철수문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군사개입은 국내에서 그의 신임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또한 미국이 나서게 되면 미국이 제국주의 세력의 총지휘자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동의 개입으로 상당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4월 초에 이미 오바마는 비밀로 CIA에게 리비아로 가서 반군들의 물질적, 전략적, 기술적인 지원을 하라고 명령했다.
제국주의 열강들은 튀니지나 이집트도 아니고 왜 리비아에 개입했는가? 이것은 단지 리비아 반군의 요청에 의해서만은 아니다. 가장 명백한 것은 첫째, 리비아가 세계 3위 석유산유국이라는 것이다. 리비아가 석유산유국이었기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가 즉각적인 개입을 한 것이고 내전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이탈리아는 리비아와 석유생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둘째, 리비아에 개입함으로써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인민들에게 경고를 하는 것이다. 결국 제국주의자들의 목적은 리비아에서 그들의 질서를 공고히 재천명하려는 것이었다.
제국주의 개입이 리비아민중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것은 민중들의 죽음과 파괴이다. 제국주의세력은 리비아에 대량살육의 폭력을 가했다. 아프리카 이주자들, 특히 흑인 리비아인들에 대해 엄청난 폭력을 가했다.
서방언론들은 카다피정권을 대신해서 리비아 민중들의 대안으로써 리비아 반군지도력을 옹호했다. 제국주의세력은 리비아에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정부를 세우고자 한다.
제국주의세력이 아랍을 침공하고 수탈한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서방세력들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주의의 외피를 쓰고 군사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1990년-1991년에 발생했던 걸프전은 표면적으로는 사담 후세인으로부터 쿠웨이트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것이었지만 본질은 미국의 주도하에 미국의 질서로 세계를 재편하려는 의도였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은 이라크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자행되었는데 걸프전쟁과 유사하다고 하여 제2차 걸프전쟁이라고 불리고 있다. 911 테러이후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부시가 국내에서의 하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고자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전세계적인 운동으로 벌였던 것인데 표면적으로는 탈레반의 억압적인 통치로부터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을 목적으로 표현되었다. 이렇게 볼 때 노동자계급운동은 제국주의 개입을 반대하고 그들의 ‘인도주의’라는 미명하에 숨겨져 있는 침략적 야욕을 드러내야하고 즉각적인 개입 중단을 요구해야 하며 중동에서 서방제국주의 군사세력이 철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아랍에 미국-유럽 제국주의 지배의 균열의 조짐
미국-유럽 제국주의가 아랍을 지배하게 된 계기는 석유자원을 그들의 부로 가져가고 자본주의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미제국주의는 이스라엘을 핵심으로 삼고 나머지 다른 아랍국가들을 그들의 지배구도에 넣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아랍의 국가들은 동심원의 맨 바깥에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이란 등 정권과 국민 모두 미국을 싫어하는 국가들이, 그 안쪽 동심원에는 요르단, 사우디, 이집트, 모로코 등 친미 성향의 정권이 있지만 국민들은 반미 성향인 국가들이, 동심원 가장 가운데에는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같이 상대적으로 정권과 국민 모두 친미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강고한 지배구도가 아랍혁명을 계기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아랍의 혁명이 사회의 낡은 구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유럽 제국주의 세력은 튀니지와 이집트 반란이 일자 구지배세력을 지지했고 구지배세력이 무너져버리자 뒤늦게 리비아 반란에 개입하면서 그들의 지배적인 힘을 만회하고자 했다. 미국은 예멘에서 대중들의 반란에 직면한 살레 독재정권을 지키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역사는 이미 낡은 지배구조를 갈아치우며 흘러가고 있다.
아랍의 반란이 계속해서 독재자들을 내몰고, 낡은 구조를 무너뜨리고 더 좋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면서 미국의 정책은 낡아빠진 정책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미국의 정책을 그들의 국가정책으로 삼았던 이집트, 예멘 등의 독재자들과 함께 미국의 아랍민중에 대한 낡아빠진 식민지정책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아랍민중은 더 이상 미제국주의자들이 지어낸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공포 속에 갇혀있지 않는다. 아랍에서 미국의 낡아빠진 알카에다 모델은 먹혀들지 않는다.
이제 자신들의 요구를 너무나도 무시당해왔던 수백만의 아랍대중들이 더 이상 낡은 제국주의 정책과 독재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일어서지 않았는가?
3. 아랍에서 진정한 혁명의 길은 무엇인가?
아랍혁명으로 아랍의 사회지형이 변화되고 있다. 아랍민중이 깨어나고 있으며 사회공동체가 살아나고 있다. 이집트에서 혁명 전에는 단지 4개의 독립적인 노동조합이 있었으나 88개의 새로운 노동조합이 생겼고 이집트독립노동조합연맹 (EFITU)에 250,000명이 회원이 생겼다. 또한 튀니지노동총동맹(UGTT)에는 회원수가 35%가 증가하여 현재 7십만 명이 되었다.
튀니지, 이집트에서 시작된 반독재 민주화투쟁은 기존의 아랍민족주의와 이슬람근본주의의 유리벽에 갇혀있던 대중들을 거리로 나오게 함으로써 새로운 질의 혁명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다. 놀라운 것은 아랍민중들의 불굴의 정신이다. 그들은 지배계급의 총칼에 결연히 대항하고 있다. 인간은 그들에게 맞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아랍민중들은 이번 아랍혁명을 통해 이 교훈을 얻었다.
한편 튀니지, 이집트 혁명은 낡은 지배체제를 완전히 바꾸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렸으나 구정권의 잔재세력들이 다시금 지배세력으로 등장하고 있어 대중들의 요구도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아랍의 혁명이 발전해 나가는 길은 정치적 힘의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튀니지와 이집트에서도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반민중적인 지배계급에 대해서 결연히 투쟁해 나가야할 혁명주체세력이 필요하다.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힘을 낼 수 있는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지도력이 필요하다. 이집트에서의 경험은 아랍세계에서 민중의 힘없이 국가기구를 해체하는 게 불가능 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자본가계급의 사적소유와 노동착취를 폭로하고, 전체 국가기구에 대항하고, 자본주의적 사회구조에 대해서 대항할 수 있는 집단은 노동자계급밖에 없다. 아랍혁명의 물결에서 이 힘은 정권의 독재와 억압적인 성격에 반대를 해오고 있다.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항의의 물결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대중의 전위로써 노동자계급이 조직되어야 한다.
아랍혁명은 이제 한 차원 더 높은 변화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아랍지역에서 왜곡된 민족주의에 고착되어있는 부르주아 독재주의를 과감하게 벗고, 종교적 분파주의를 벗어던지고, 지금까지 억압받았던 대다수의 노동자계급과 민중이 반제 반자본의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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