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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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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01:51:21, 조회:7,847, 추천: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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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사상>3호를 읽고(2)
야간 노동은 죽음이다!
유성기업 영동지회 노안부장 육영수
1. 야간노동의 철폐는 장기간의 투쟁을 통해 이루어졌다
노동자의 사상 3호에는 야간노동의 철폐가 장기간의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에서는 18세기 이전에 자본은 노동일을 강제로 늘리려 노동자들을 탄압했다 하지만 1790년에서 1950년 사이에 하루노동시간 제정을 위한 노동자 계급의 치열한 투쟁으로 미성년자와 부녀자의 하루 노동시간을 10시간으로 규제하고 교대제를 폐지하는 공장법이 1853년에 만들어지고 전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었다. 프랑스에서는 1848년 2월 혁명이래 노동일을 단축하기 시작하여 모든 작업장과 공장에 대해 무차별적 노동일에 대해 제한하는 혁명을 이룩했다. 미국에서는 1880~1890년에 걸쳐 각 직종과 지방에서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는 투쟁이 시작되었고 1886년 5월 1일 15만의 노동자가 참여하여 메이데이 총파업이 시작되었다. 1917년 러시아의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나 최초로 8시간노동이 확립하면서 8시간 노동을 위한 국제노동운동이 시작 되었다. 1917년 이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는 투쟁이 격화되었고 1919년 ILO가 설립되고 8시간 근무제를 제1원칙으로 정하는 세계적 기준이 제시 되었다.
2. 야간노동 철폐투쟁과 노동시간 단축투쟁의 의미
야간노동은 우주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이다. 지구가 태어난 지 40억년이 되었고 지구 탄생 이후에 지구의 자전은 처음부터 현재까지 진행되어 오고 있다. 지구의 모든 생물은 이 지구의 자전 운동으로 밤과 낮의 교차의 자연현상에 맞게 생체리듬이 맞추어져 있다. 매나 독수리 등은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 쉰다. 물론 낮과 밤을 바꾸어 사는 동물이 있다. 박쥐, 올빼미 등이 있는데 이들은 밤에는 사냥을 하고 낮에 잠을 잔다. 낮에 활동을 하든 밤에 활동을 하든 야생 동물은 활동할 때와 잠잘 때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고 자연현상에 맞게 살아가고 있다. 인간도 우주의 섭리에 따라 낮에 일하고 밤에 자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식물들은 낮에 성장을 하고 밤에는 쉰다. 이런 식물들에게 밤과 낮을 바꾸어 놓는 경우가 있다. 깻잎 비닐하우스에서는 밤에 불을 켜서 밤에도 깻잎이 계속 성장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꽃이 피지 않고 열매도 맺지 않는다.
내가 사는 시골 마을에 가로등이 처음 설치 된 후 발생된 일이다. 길가에 논이 있는데 가을이 되면 가로등 밑에만 벼가 익지 않는다. 2년을 지켜보던 논주인은 벼가 익기 시작 할 때면 가로등을 꺼 버렸다. 그랬더니 벼가 익어서 수확을 할 수 있었다. 가로등을 켤 때는 0%의 수확이 있었고, 가로등을 끄니 100%의 수확이 있었다.
이런 현상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구에 있는 모든 생물은 밤과 낮의 지배를 받고 밤과 낮의 생체리듬에 맞게 살지 않으면 안 되고 밤과 낮의 생활을 바꾸면 우리의 몸에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 심야노동은 모든 인간의 사회적 활동을 가로막고 인간관계를 파괴 한다
야간 노동자는 야간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해서 잠만 잔다.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이 아빠와 이야기하고 놀고자 한다. 하지만 야간노동자는 잠을 자야 하니, 아이에게 “밖에 가서 놀아라, 잠을 자야 하니 안방에 들어오지 마라, 조용히 해라”라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장벽을 치고 살아야 한다.
친인척 모임, 친구 모임 등 각종 모임은 즐겁다기 보다는 졸림을 참고 자리를 지켜야 하는 부담스러운 자리이다. 운동, 종교, 정치활동 등도 많이 부담되어 참여가 어렵다.
혹시 야간 일이 끝나고 다음날 낮에 시내에 볼 일을 보러 나오면, 아는 사람들이 “어 저 사람은 좋겠어! 야간에 돈 벌고 주간에 볼일 다보고...... 오늘 결근했나? 왜 회사에 가지 않고 돌아다니지? 요즘 해고가 유행인데 해고 되었나?”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취급을 한다. 야간 노동자는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4. 유성기업에서 어떤 일이? : 과로사 등 심야노동으로 인한 구체적 질병 사례 및 통계
그동안 유성기업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야간노동으로 사망해갔다. 우선 영동지회를 보자. 故이덕중 조합원의 과로사를 보면, 故이덕중은 1999년 10월경 주, 야간 교대 근무를 15년 이상 해오던 조합원이었다. 금요일 야간근무 마지막 날 퇴근 하는 버스에서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했고 목적지에서 함께 내리던 조합원이 보니 故이덕중이 계속 자고 있어 흔들어 깨웠으나 일어나지 못하고 이미 사망해 있었다. 故이덕중은 사망 전 3개월간 월 90시간의 장시간 잔업을 했다. 부검결과 심장이 보통의 사망자보다 비대해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과로사로 승인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조합에서는 앞서 죽은 자에 대한 대책으로서 노동시간 축소와 노동 강도 완화를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며 심야 노동 철폐 투쟁을 시작했다.
두 번째로 故이상엽 조합원의 돌연사(과로사)이다. 故이상엽은 2002년 9월 4일에 입사했고, 주조부 RC-8에서 작업했다. 나이는 만28세였고, 가족관계는 부인, 아들(6세), 딸(18개월)이 있었고, 어머님(58세)이 계셨다. 故 이상엽은 2007년 11월 24일 04시에 과로사로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조합원들은 (나이, 근무 연수, 부서) 등을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가 심야노동으로 인해 죽을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 또한 심야노동을 철폐 하자는 적극적인 현장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게 만들었다.
최근 유성기업 아산공장의 야간 노동자 사망사례를 보면, 2009년 故김동암이 11월 심장마비(간장 질환이 있었음)로 사망했고, 2010년 故조왕운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으며, 2010년 23년 간 심야노동을 했던 故김진호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또한 2011년 故장순묵은 야간근무에 대한 부담이 많았었는데, 근골격계 산재불승인 후 지병이던 우울증이 악화되어 스스로 목을 매 자결했다. 이외에도 각종 암으로 10여 명의 동지들이 정년퇴직 이전에 사망했다.
앞서 이야기한 벼의 이야기와 노동자를 비교 한다면 벼는 가로등 불빛 때문에 수확이 0%였다면, 노동자들에게 0%는 곧 죽음이다. 죽음이 현실이 되고 있다.
5. 자동차노동자, 심야노동에 고통 받는 노동자에 바라는 한마디
현대, 기아차 노동자들은 남한 노동자들의 길을 여는 역할들을 해왔다. 하지만 야간노동철폐에 관해서는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말려들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물량 부족을 자본이 원하는 만큼 해주고 급여와 연말성과급으로 금전적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돈과 노동자의 생명을 바꾸는 것이다.
심야노동으로 인해 이미 사망한 노동자 동지들의 영혼은 지금 살아있는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돈이냐, 생명이냐?” 돈은 현재 우리의 배를 불리고 집을 키우고, 새 자동차를 주지만 병든 육체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생명은 어떻게 보상 받을 수 있을까? 자동차 사업장들에서의 노동자들이 일부 현 집행부의 반 노동자적 생각들을 알고 현장에서 활동 하고 있다. 노동자의 올바른 생각을 갖춘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선출되고 지도자로 선출되어야 한다.
자동차 노동자와 더불어 버스, 철도, 간호사, 간병 노동자, 항공, 발전, 야간경비 노동자들도 심야노동의 폐해를 조합원들에게 적극 알려내고 투쟁함으로써 남한 전체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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