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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04년 계급투쟁 평가와 과제 토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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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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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31 18:43:11, 조회:2,268, 추천: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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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04년 계급투쟁 평가와 과제 토론회
1. 토론 스케치와 발제문 요약
지난 12월 18일에는 노정신 주체로 송년회가 열렸다. 1부는 2004년 ‘계급투쟁 평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2부는 송년 뒤풀이로 새로운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는 50여명의 동지들이 모여서 활발한 투쟁평가와 이후의 투쟁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결속력을 다졌다.
이 날 토론회는 노정신 편집위원회에서 주 발제를 맡아서 민주노조운동 전체의 1년 평가를 하고, 보조발제는 궤도파업 평가, 현자 비정규직 투쟁 평가, 철도투쟁 평가, 기아 화성 비정규직 투쟁평가의 순으로 진행됐다. 발제를 마친 뒤 3개조로 나누어 조별토론을 진행했다. 조별토론 결과는 각 조별로 발표를 했다.
각각의 발제문을 요약해 보겠다.(전체 원문은 공식 발제문을 참고하길 바란다) 편집위원회의 주발제에서는 사회적 합의주의가 2004년 투쟁 전반을 관통했다고 평가했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구체적인 투쟁에서는 ‘교섭주의 전략’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노동자 계급의 핵심적인 투쟁을 패배로 돌아가게 했다. 자본은 올해 ‘고임금론’과 ‘대공장 이기주의’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대공장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임금인상율을 낮추고, 이 여세를 몰아 곧바로 파견법 개악 시도를 했다. 투쟁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 조건으로 올해 투쟁은 끊임없이 분출했으나 이 투쟁을 지도할 수 있는 혁명적 지도력의 부재로 인해 투쟁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혁명적 전투파는 고립과 패배감을 떨쳐버리고 개량주의, 관료주의자들에 맞서 대중적 지도력을 갖추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첫 번째 보조발제는 도시철도와 서울지하철 노조를 중심으로 궤도 파업 평가였다.
궤도공투 지도부는 공동요구-공동투쟁-공동타결을 내세우면서 공동의 투쟁계획을 제출했으나 실제 파업돌입시기를 일치시켜낸 것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공동투쟁은 진행되지 않았다. 각 단사는 파업돌입 직전까지 개별교섭을 벌이고 파업돌입 직전 양보안을 제출했다. 궤도공투본은 사회적 합의주의 흐름에 노골적으로 기대면서 “이번에는 합법파업이다”라며 교섭을 통한 압박전술로 일관하다가 정권이 직권중재를 내리자 밀려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과정에서 전투파 활동가들은 개별교섭 허용과 양보안 제출 비판, 연단점거를 통해 지도부의 투쟁회피를 폭로했으나 일부 민주파 활동가들은 “준동하는 어용 앞에서 투쟁하는 지도부를 흔들면 안된다”는 논리로 이를 비판했다. 이번 파업에서 공투본, 궤도 집행부의 행보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집행부 논리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파 활동가들과 구별정립하면서 전투파 활동가들은 독자적인 힘과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두 번째 발제는 04년 임단협 투쟁과 불법파견 투쟁을 중심으로 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평가’였다.
정규직 노조집행부에 의한 비정규직 처우개선 요구는 한편으로는 긍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주체로 세워내지 못하고 의존감을 높이게 만든 측면도 있다. 현자노조의 처우개선 요구는 통상임금 80% 인상마저 실종시켰고, 그나마 2,3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소외시켰다. 2,3차 노동자들은 이 투쟁에서 결사적으로 임하고 승리를 쟁취했다. 지난 12월 9일 불법파견 보도 이후 이 투쟁이 핵심으로 부상되면서 비정규직 노조는 각 사업부 출퇴투, 간담회, 설명회, 라인대회, 보고대회, 노동부 항의방문 등 활발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자노조는 이러한 모든 투쟁을 불법파견 판정 이후로 미루면서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자본은 이러한 틈새를 이용하여 비정규직 투쟁 주체들에 대한 고소고발, ‘집회금지가처분’ 소송까지 내며 대대적 탄압을 준비하고 있다. 불법파견 투쟁은 주체들의 확고하고 견고한 투쟁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 또한 정규직 노조의 연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승리의 단초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세 번째 발제는 12월 2일 전야제를 끝으로 투쟁을 마무리 한 “철도 특단협 투쟁을 평가한다”였다.
어용노조에서 민주집행부로의 전환 이후에 치른 몇 차례 투쟁에서 철도노조는 완전히 패배했다. 현장은 패배주의에 빠졌고 쑥대밭이 되었다. 지난 6.28 파업의 패배 이후 비정규직 확대와 인력부족, 노사합의 불이행 등 청의 구조조정과 탄압에 맞서는 지부 차원의 투쟁이 계속됐으나 철도노조는 특단협의 ‘일괄타결’에 집착하며 투쟁을 회피했다. 특단협 관련 교섭이 거듭될수록 청은 자구안이라는 구조조정안을 던졌다. 그럼에도 현장단위의 개별적인 투쟁이 계속될 뿐 조합은 현장의 불만과 요구를 조직하지 않았고, 양보 교섭안으로 일관했다. 이것의 결과가 또 다시 12월 2일 파업 전야제의 잠정합의와 파업철회로 나타났다.
특단협 과정은 현장 활동가들의 무기력, 무능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철도노동자회가 중심이 된 서울지방본부는 ‘객관적이고 사실을 전달하는 수준’과 ‘판단은 조합원이’를 반복하며 본조를 견제하고 비판할 ‘대중조직으로서의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 현장회는 선전사업 중심 이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다. 합의안 이후 공사화 전환과정에서 철도노동자에 대한 공격 앞에서 현장의 분노를 조직하여 즉각적인 투쟁을 벌이고 노동자 투쟁의 원칙을 지키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네 번째 발제는 ‘04년 기아자동차 화성 비정규직 투쟁평가 및 과제’다.
04년 ‘노동해방을 향한 기아자동차 화성비정규직 현장투쟁단’의 과제는 업체투쟁의 조직과 확대, 전공장적 투쟁을 조직하여 비정규직 투쟁 주체를 발굴, 확대, 강화하고 정규직, 비정규직 공동투쟁을 통해 계급적 단결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표 하에 진행된 핵심 투쟁은 세화실업과 신성의 투쟁이었다. 정규직노조의 투쟁 방기 속에 세화의 임금체불에 맞서는 투쟁을 중심으로 하청업체 순회교육, 현장순회 선동, 천막농성 투쟁에 돌입했고, 마침내 세화와 신성은 공동 잔업거부 투쟁을 전개하였다. 세화투쟁은 마무리 과정에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임금착복 폭로, 세화 투쟁 주체의 형성, 현투단으로의 조직성과를 가져왔다. 신성의 공동잔업 거부투쟁은 세화투쟁을 전공장적으로 쟁점화하고 노조와 원청을 교섭으로 끌어들였다.
임단협 투쟁 이후 신광과 보성에서 투쟁이 전개되면서 노동자회가 결성되었고 PDI공장 성원실업에서는 원청의 일방적인 라인속도 증강 계획에 맞서 정규직 대의원과 보전 정규직이 참여하는 ‘PDI비정규직 공동대책위’가 구성되어 투쟁을 전개한 결과 인원확충 쟁취로 작업환경 조사 후 시행조치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현투단의 과제는 조직된 현투단 업체를 강화하고 미조직 업체를 조직하여 전체 비정규직 투쟁을 강화하는 것이다. 화성에서의 불법파견 투쟁은 현자와 다르게 불법파견을 인정받기 어려운 조건과 고령노동자가 대다수인 조건 등으로 인해 전공장적인 쟁점화와 전면적 투쟁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법적조건에 의존하지 않고 자본의 비정규직 확대기도를 폭로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전술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투쟁을 조직해나가야 한다. 현투단은 업체투쟁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공장적인 쟁점화와 투쟁을 조직화해야 한다.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2. 패배주의를 딛고 어떻게 전투적 지도력을 확보할 것인가?
발제에 이은 조별토론은 3개조로 나누어서 현장 활동가들의 당면한 투쟁과 전망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조별 토론은 한국노총 어용 사업장에서 활동하는 동지들이나 지역노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지들, 노골적 어용 대공장 사업장과 협조주의적인 집행부 하에서 활동하는 동지들의 조건들이 다르기 때문에 핵심 과제에 대한 집중점은 약간씩 다르게 진행됐다.
어용 사업장에서 노조 민주화를 추진하는 활동가들이 규율과 계급적 내용을 확보함으로써 민주파의 집행부 장악 이후에 협조주의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럴 때 만이 민주파의 집행부 장악 이후에 자본의 회유와 협박, 매수공작에 의해 자본의 편으로 또 다시 넘어가는 악순환을 막아내고 전투적 활동가 층을 두텁게 형성하여 현장을 진정한 해방의 거점으로 장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활동가들은 자신의 투쟁경험과 교훈, 오류 등을 반드시 분기별로 평가하고 다른 지역 활동가들과 평가를 공유하여 향후 실천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한다.
협조주의 집행부 하에서 활동하는 동지들은 노사협조주의를 폭로, 타격하고 대중적 지도력을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 지를 중심으로 토론을 했다. 현재 많은 사업장에서 민주파의 이름을 내건 협조주의 집행부의 타협과 패배로 인해서 노동자들의 패배주의는 깊어지고 있고, 자본의 힘은 강화되고 있다. 현장조직은 노조 중심의 활동에 갇혀 있으면서 협조파 집행부와의 관계에서 2중대로 전락하고 있다.
반면 전투파 활동가들은 고립 분산적으로 존재하면서 대중적인 지도력을 거의 갖추지 못하고 있다. 소수로 존재하는 전투파들은 선전과 비판 중심의 활동에 갇혀 있고 구체적 행동을 조직해내지 못하고 있다. 또 선전에 있어서도 현재 현장 활동가들의 계급의식을 타락시키고 있는 사회적 노동운동론 같은 운동의 쟁점에 대한 깊이 있는 폭로와 비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의 상태와 역사성에 따라 약간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현장상황이 이와 유사하다.
일단 전투파의 실력과 조건에 맞는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제출하고 실천투쟁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전투파는 지부, 대의원, 본부 단위에서의 활동을 강화하면서 투쟁의 모범을 만들어내서 권위를 획득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부장연석회의 등 현장간부 간 정례회의를 통해 공동투쟁을 확산시키면서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본부나 지부 단위를 전투파가 장악하면 비판, 압박, 폭로를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본조 협조주의 집행부를 투쟁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해야 한다.
오랜 어용 사업장의 굴레를 벗어난 사업장에서는 민주파가 집행부를 장악했으나 협조주의로 일관하면서 어용 대 민주의 구도는 희석됐다. 현장조직은 노조 중심의 공식일정과 투쟁에 갇혀있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투쟁시기에는 “파업집행부를 비판하면 어용의 준동에 힘을 실어준다”는 논리로 협조파 집행부의 타협과 기만을 폭로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파업이 패배하면 현장은 패배주의에 휩싸이고 자본의 통제는 강화되면서 ‘파업무용론’ 같은 어용들은 준동은 나름의 정당성을 갖추게 된다. 파업이 형식적이고 관료적으로 진행되면서 새로운 활동가가 배출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파 현장조직은 여전히 선거 시기가 되면 집행부 장악에 힘을 쏟으면서 당선되면 노조 간부의 역할에 묻혀서 협조파 집행부의 한 구성원으로 전락된다. 아니면 민주파의 타협과 무능력을 등에 업고 노골적인 어용이 집행부를 장악하여 현장은 끝없는 침체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악순환과 굴레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전투적 지도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전투파 활동가들은 이러한 지도력을 확보하기 위해 당면한 현장 내에서 각종의 구조조정과 합의사항의 파기 등 자본의 공세에 맞서 회피하지 않고 주저 없이 맞서야 한다. 자본은 모범적인 투쟁을 벌이는 지부, 지회, 부서 단위의 투쟁을 총공격하여 본 떼를 보여서 타 현장단위의 패배감을 확산시키면서 전체 현장을 장악해 들어간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현장단위 투쟁에 사활을 걸고 투쟁해서 승리하여 전체 현장의 승리감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여 한다. 이 과정에서 투쟁하지 않는 집행부나 현장 활동가들의 기회주의, 보신주의를 끊임없이 대중들한테 폭로해야 한다.
파업의 시기에는 관료적 지도부가 위로부터 내리꽂는 지침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역동성을 자극하여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역동적인 파업의 과정에서만이 노동자 대중들 사이에서 새로운 활동가들이 배출될 수 있다. 파업의 역동성과 전투성이 무한히 발휘될 때 기존의 관료주의에 찌든 노조의 틀과 형식을 과감히 넘어서는 파업위원회가 등장할 수 있다.
오늘날 비정규직 투쟁은 협조주의에 빠진 정규직 중심의 운동에 활력과 혁신의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 거점을 강화하고 비정규직 투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현장 내에서 자본의 지배력에 파열을 낼 수 있는 투쟁이 비정규직 투쟁이다. 비정규직 투쟁을 통하여 전체 운동을 혁신하고 관성과 조합주의에 빠지지 않은 새로운 전투파 대오를 발굴해내야 한다.
우리는 대중조직을 혁명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협조주의자들은 대중조직의 운영원리를 무차별적이고 몰계급적으로 전체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으로 둔갑시켜서 자신들의 투쟁회피와 양보, 타협을 합리화 한다. 노동자들의 투쟁의식은 불균등하다. 가장 선진적인 노동자들의 이해를 중심에 두고 대오를 강화하면서 동요하는 중간적 노동자들을 끌어들이고 자본 측 노동자들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전투파 활동가들 중에서도 정치적 전망을 가지고 있지 않은 활동가 중에는 투쟁의 패배 이후에 피로감과 절망에 사로잡히면서 활동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경우가 많다. 대중의 패배주의가 심화되고 현장이 침체돼 있는 가운데 끊임없이 헌신성과 치열하게 현장을 조직하는 것이 투쟁이 올라가는 시기에 투쟁에 동참하는 것보다 몇 배나 어렵다. 들쭉날쭉 하는 활동을 하면 대중들에게 신뢰감 줄 수 없다. 혁명적 전망 하에 끝없는 헌신과 희생, 선도적인 투쟁으로 지도력을 갖춰나가는 길 외에 편한 우회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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