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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6호] 死대강의 눈물
노정협   2010-09-02 06:40:52, 조회:1,723, 추천:173
死대강의 눈물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으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교각에서 4대강 죽이기 반대 고공농성을 벌이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3명은 고공농성 41일만에 다시 세상으로 내려왔다.

팔당에서 여주에 이르는 50리 강변에는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세 개의 보가 건설된다. 폭염과 비속에서 목숨을 걸고 점거농성을 벌였던 이포 바벨탑 현장에서는 강바닥을 파헤치는 준설 작업이 한참이다. 법정 홍수기간 (6월 21일~ 9월 20일)에는 모든 하천 공사를 중지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전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이명박 정권은 그 기간에도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속전속결로 빨리 공사를 진행해버리면 누가 막을 수 있겠냐는 식이다. 4대강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이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미 공사가 30% 이상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서 4대강 사업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논리 아닌 논리로 맞서고 있는 판이다.

사실상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이 없기 때문에, 시간을 끌수록 진실이 알려지고 반대여론에 부딪힐 것이 뻔하다는 것을 저들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건설자본, 토목자본의 이익을 위한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이명박 정권의 입장에서는 강행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거짓말도 계속 하면 진실이 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기 위해 ‘수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들고 나왔다. 나쁜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정부가 예전에 했던 주장과는 상반된다. 2010년 8월 27일자 오마이뉴스는 "건강하다던 4대강, 왜 1년 만에 돌연사 했나"라는 기사에서 이 점을 꼬집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4대강의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2008년 환경부 백서에서 발표한 바 있다.

"1997년 이전까지 악화 추세에 있던 4대강 주요 지점의 수질이 4대강 대책 추진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여 한강은 I급수에 근접하고 있으며, 낙동강은 안정적으로 II급수를 유지, 금강과 영산강도 I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전국 하천 194개 구간의 목표수질 달성률이 1994년 13.8%에서 2005년엔 42.3%로 향상되어 전반적으로 물관리 대책으로 인해 수질이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08 환경백서> 356쪽

"또한 국토부가 2008년 발간한 <물과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UN의 수질평가 자료를 인용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질은 세계 제8위라고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강은 결코 죽어있는 것이 아니고 수질지수로 볼 때에 스웨덴, 미국, 프랑스, 독일보다 더 양호한 수준이다."

"이처럼 정부가 낸 보고서에서 살아있다고 발표했던 4대강이 갑자기 2009년 6월 8일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이 발표되면서 죽은 것으로 바뀌었다. 이후 정부의 홍보자료는 4대강은 죽어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2년 말까지 22조 원을 투입해 '돌연사'한 4대강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엄청난 속도전을 펴고 있다."


2008년 환경부가 낸 자료에서는 4대강이 살아있었는데, 2009년 국토해양부에서는 4대강이 죽어서 '4대강 살리기'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1년 사이에 정부는 자신이 했던 주장을 스스로 번복하고 있으니 누가 정부의 보고서를 믿을 수 있겠는가? 수질이 나쁘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기 위해 국민에게 한 첫 번째 거짓말이다. 여기까지는 우리를 속이기 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가 정말 가관이다.

이명박 정부는 죽어가는 4대강을 살리기 위해 4대강 본류에 보를 건설하고 대규모 준설을 하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수질개선과 홍수방지를 위해서라 한다. 그러나 4대강 본류는 홍수피해지역도 아니고 홍수는 주로 강의 지류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청계천과 같은 큰 어항을 만들어서 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천 바닥에 모래를 걷어내고 보를 건설해 물을 확보하면 수질이 개선된다는 논리이다.

강바닥에 있는 모래와 자갈은 물을 정화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래와 자갈은 천연 하수처리장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준설작업으로 이 모래와 자갈을 걷어내면 수질정화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서 물을 가두고 수질개선을 하겠다고 한다.

강물이 흘러야 맑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 명쾌한 진리를 부정하고 국민을 속이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4대강 홍보자료를 만들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만든 4대강 홍보책자를 보면 4대강은 1석 7조의 다목적 사업이다. 물 확보, 홍수 방어, 생태복원, 수질개선, 일자리 창출, 녹색성장, 친수여가 활성화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서 정부는 국민에게 다음과 같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강물은 흐르지 않고도 맑을 수 있다?! 고인물이 맑다?! 이것이 지금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에게 하고 있는 거짓말이다. 그것도 학계와 환경전문가들, 막대한 예산을 동원해서 말이다.

정부가 2009년 6월8일 발표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보면 총 사업비는 22조2494억 원이다. 몇 달 전 13조8776억 원에서 8조 원 가량 늘었다. 공사 과정에서 또 수 조원의 예산이 늘어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 막대한 예산 낭비뿐만 아니라 이 돈을 들여서도 한번 망가진 강을 복원하기란 더욱 어렵다는 사실이다. 4대강 사업이 끝나면 우리의 강토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정부는 강바닥에 쌓인 더러운 퇴적물을 준설한다고 하지만 골재채취 등으로 낙동강은 10년 전에 비해 95% 이상 구간에서 하천바닥이 더 낮아졌다(박창근, 4대강 정비사업의 실체는 무엇인가?). 강의 수심이 깊어지면 흐르는 강이 아니라 수심이 깊은 저수지가 된다. 흐르는 물에 사는 모든 생명체들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또한 4대강 사업을 하게 되면 낙동강은 11개의 호수로 바뀐다. 낙동강에는 옥수보, 하회보, 구담보,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보, 달성보, 합천보, 함안보 11개의 보가 설치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낙동강은 강이 아니다. 강원대 김범철 교수는 보 설치로 “강은 사라지고 호소(湖沼 : 호수, 늪지 및 습지) 11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법은 “호소나 저수지는 수문학적 평균 체류시간은 7일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수질오염에 관한 환경기준’ 중 ‘생활환경기준’에서 “천연호소 및 저수량이 1천만 톤 이상이며 체류시간이 4일 이상인 인공호수”를 호소라고 규정한다. (민주노총 자료, 4대강 바로알기) 즉, 물의 정체시간이 길어지면 그것은 강이 아니라 호소로 분류된다. 흐르지 않으면 더 이상 강물이 아닌 것이다.


나일강의 교훈

세계 어디에서나 강은 대지의 젖줄이다. 고대부터 강은 생명의 근원지였다. 4대 문명은 모두 강 유역에서 발생하였다.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물은 생명이 성장하고 꽃피우는데 꼭 필요하기에 '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초에는 강 유역의 비옥한 땅에서 농경생활을 시작했던 인간은 이제는 물을 좀 더 합목적적으로 이용하게 위해서 물을 가두고 모아두게 되었다. 그것이 ‘댐’이다. 댐 건설로 인간은 홍수를 막고 물을 이용하기가 쉬워졌다. 그런데 이 '댐'이 결코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일강의 아스완 댐의 사례는 흐르지 않는 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여준다. 다음은 부산일보에 이자효 씨가 이집트 여행에 다녀온 감상을 적은 글이다.

이집트는 나일강이 준 선물이라고 한다. 나일강은 여름이면 범람했다.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된 홍수는 상류의 흙을 옮겨와 강유역의 토양을 옥토로 만들고 많은 이로운 광물질을 배출하면서 농경의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농업이 주는 풍요로움과 많은 나일강물은 고대 이집트 문명을 배태한 어머니였다. 그러나 현대에 오며 강 주변에 거주 인구가 늘고 목화 재배지와 농경지를 보호할 필요성이 커지자 댐 건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1889년에 시작한 공사는 우여곡절 끝에 1970년에야 완공되었다. 그 동안 아부심벨 신전을 비롯한 24곳의 문화재가 옮겨졌다. 그러나 그 밖의 귀중한 고고학적 유산은 물 아래로 자취를 감추게 됐고, 묻혀 있을지도 모를 문화유산의 출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아스완댐의 최대 이점은 홍수 조절과 발전이다. 이집트 사상 처음으로 전국의 모든 마을에 전기를 제공하게 됐다. 그러나 그 대가 또한 혹독한 것이었다.

나일강에서는 수영을 하지 못한다. 벌레가 피부를 뚫고 인체로 들어와 혈관을 타고 다녀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홍수로 인해 토양이 비옥해졌다는 것은 옛날 얘기가 됐다. 강이 자연적으로 배출하던 광물질은 없어졌다. 되레 염도가 높아진 강물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지중해 연안 어업은 실적이 급락했다.-4대강 개발과 환경문제, 부산일보 이자효


나일강은 여러 국가를 걸쳐 지중해로 흘러들어가는 국제하천이다. 이집트와 수단, 에티오피아, 콩고, 우간다, 르완다, 케냐, 탄자니아, 에리트레아, 브룬디 등 10개국이 나일강을 공유하고 있으며 강 유역에 인구밀도가 높다. 그에 따라 강을 둘러싸고 물 분쟁이 있어왔다. 강의 상류지역 국가가 댐을 건설하여 개발하면 하류 지역 국가가 강물이 모자라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강을 어떻게 이용하는가는 나일강에 인접한 국가들에게 삶과 직결된 문제인 것이다.

1992년 3월 10일 경향신문이 기획연재로 다룬<죽어가는 지구촌 충격의 환경르포>기사에서도 나일강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나일강 분노에 스핑크스 운명의 위기” "아스완댐으로 허리 잘린 후 심한 부식"

“감자칩 부스러지는 소리낸다” “이집트진주 필래 사원 절반 수장됐다”


나일강에 아스완 하이댐이 건설되면서 인류 최고의 문명 이집트 유적이 파괴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아스완 하이댐이 건설된 이후 스핑크스의 풍화 속도가 빨라져 언제 완전히 부서질지 모를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카이로 대학 환경학과 교수 압둘 모디알코시 박사의 설명을 인용하자면 "5천~6천 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이집트의 유적들이 세계 어느 곳보다 비교적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건조한 사막기후 때문이다. 그런데 아스완하이댐이 건설되면서 나일강 계곡과 델타지역의 지하수면이 급상승. 모세관 현상으로 유적들의 돌틈 사이로 물이 파고들고 산성물질을 머금은 공기 속 먼지들이 유적 표면에 달라붙어 산화침식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같은 거대 문화유적이 댐 건설 뒤 수장 된 것뿐만 아니라  풍화작용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주의 깊게 읽어보지 않으면 풍화작용으로 인한 문화유적의 파괴가 댐 건설과 무슨 상관인가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한층 심도 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강물의 풍화작용에는 물리적인 작용과 화학적인 작용이 있다. 물리적인 풍화작용은 흔히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물리적인 작용에 의해서도 암석은 풍화되지만, 그 속도가 느리다. 그런데 물에 염도가 높아지면 화학적인 풍화작용이 빨라지게 된다. 나일강은 댐 건설로 인해 물의 염분이 높아지고 그 영향으로 주변의 토양과 공기마저도 산성화되고 있었다. 그 결과 이집트가 오랫동안 자랑해왔던 피라미드와 같은 고대 문화유적들이 수장되지 않고도 산화침식작용에 의해 부서져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물이 흐르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나일강의 자연환경에 이와 같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그것이 문화유적의 파괴라는 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4대강 공사로 단양 쑥부쟁이, 물고기 등 수많은 동식물이 죽어가고 있으며 생태계가 파괴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생태계 파괴 문제가 우리의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가 그 문제는 환경운동가들 또는 생태주의자들의 관심사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생태계 파괴는 멸종 동식물의 문제만이 아니라 결국에는 생태계의 최고 수혜자, 먹이사슬의 최고 단계에 있는 인간의 삶을 파멸시킬 문제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집트의 나일강은 당장의 눈앞의 필요와 이익에 의해서만 자연을 개발할 것이 아니라 자연의 보존과 개발을 함께 하는 것이 인간이 살 길임을 시사한다. 게다가 나일강이 10개국에 거쳐 있는 거대한 강인데 비해 남한의 강들은 그보다 훨씬 작은 강이라고 볼 때 강의 생태계가 파괴 된다면 그 피해는 몇 십 년이 아니라 훨씬 더 가까운 미래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건설자본과 토목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얼마나 근시안적인 4대강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인가?!


4대강 반대투쟁과 민주당의 기회주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정부의 22조 예산으로 강 준설과 보를 건설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강변 주위에 고수부지를 개발하는데 민자사업을 유치하고 건설자본이 땅 투기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또한 강변에 아파트를 빽빽하게 세우는 계획 역시 빠질 수 없다. 현재 전국적인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 분양가도 제대로 못 받는 아파트가 많은데도 또다시 개발을 위해 건설자본과 토목자본의 숨통을 틔워 줄 목적으로 이번엔 4대강을 걸고 나온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이 사업을 위해 국민에게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민주당도 이제 4대강 사업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민주당 박지원 대변인은 “필요 없으면 없애고, 꼭 필요하면 규모를 조정할 수도 있다” 며 “무조건 반대, 무조건 찬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보 건설은 중단하되, 준설을 최소화 하고 공사시기를 조정하고, 관련 예산의 축소 및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를 논의할 국회 내 4대강 사업 국민 검증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박근혜는 당연히 "4대강 살리기 대통령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박근혜, 한나라당 사이에는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팽팽하게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 찬성과 약한 찬성, 절차적 동의과정, 좀 더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자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 사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사업인 줄 알면서도 말이다! 왜냐하면 민주당 역시도 건설자본, 토목자본이 그들의 계급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결국 4대강 사업이 단순히 한나라당의 정책이 아니라 지배계급 모두를 위한 땅 투기 사업이며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할 금수강산을 파괴하는 자본의 폭력임을 끝까지 폭로하고 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 계급 뿐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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