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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4호] 노동자 민중을 공황의 제물로 하려는 G20 정상회담
노정협   2010-06-30 07:55:43, 조회:1,633, 추천:172

노동자 민중을 공황의 제물로 하려는 G20 정상회담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가 6월 27일 마무리되었다.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 화두는 ‘국가의 재정건전성’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서 폐막하는 날 발표된 ‘정상선언문’에는 선진국들이 재정적자를 2013년까지 최소한 절반으로 축소하고, 2016년까지 정부채무비율을 안정화 또는 하향추세로 전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금 당장 경기부양책을 축소하는 데에 반대했지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정상들은 재정건전성 강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결국 이들의 요구가 반영되어 재정건전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선언문이 채택되었고, G20 참여 국가들을 그룹별로 나누어서 정책대안을 제시한 IMF 프레임워크 관련 보고서에 합의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캐나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일본, 한국은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되어 사회안전망과 기반시설 증대 등의 내수확대 정책이 권고되었고, 미국, 영국, 호주 등은 선진 적자국으로 분류되어 성장 친화적인 재정 건전성 정책이 권고되었다. 이 외에도 중국,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는 신흥 흑자국으로 사회안전망 구축, 기업정책 개혁, 유연한 환율제도 등의 금융시장 개발이 권고되었고,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공, 터키, 기타 EU 국가는 신흥 적자국으로 성장과 고용을 공고히 하기 위한 효율을 다지고 시장규율 확립, 기반시설 개선 등이 권고되었다.(6월 28일 「이투데이」G20 “한국 등 선진흑자국 내수 확대해야” 참조)

그러나 G20 회의가 구속력이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안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재정확대 정책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던 국가들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긴축재정에 들어갔을 때 더블딥에 이르게 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 결과를 두고 유럽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들을 내오고 있다. 이는 그만큼 유럽 경제 상황이 아직도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고 판단한 부르주아 기구들은 IMF가 작년 10월에 201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가 올해 4월에는 4.2%로 상향 조정하는 등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들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유럽의 상황은 여전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연상시키고 있다. 남유럽의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헝가리의 디폴트 가능성까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2010년 내내 자본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유럽의 현재 경제 상황을 점검해보자.  


그리스발 유럽 경제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리스에 대한 금융지원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EU가 결국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패키지를 합의했다. 이는 약 8,600억 유로에 달하는 규모이다. 구제금융 규모가 애초에 450억 유로가 거론되다가 5월 3일에 1,100억 유로로 확대되었고, 5월 10일에 추가 7,500억 유로로 확대된 것이다. 이렇게 불과 한 달 사이에 20배에 달하는 구제금융이 결정된 것은 그만큼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의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로써 전 세계 자본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아직 구제금융 규모만 결정된 채 실행에 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구제금융 지원액 중 4,400억 유로의 경우에는 각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그리스발 경제위기 때에 그리스를 아예 유로존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입장까지 제출되는 등 남유럽에 대한 구제금융을 놓고 각국의 입장은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각국 의회의 승인 여부도 확실치 않으며, 승인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지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구제금융의 실제 지급까지 넘어야 할 산이 첩첩으로 쌓인 가운데 대부분의 남유럽 국가들이 당장 3/4분기에 대규모의 국채만기가 도래하는 등 여전히 남유럽 경제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리스의 경우에도 2013~2014년에 걸쳐 700~800억 유로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며 2012년에만 전체 이자 지급액이 GDP의 7.5%에 이를 것으로 IMF는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남유럽 경제 회복의 불투명성으로 유럽경제 전체에는 아직도 암울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또 다른 뇌관이 된 동유럽경제

이번에는 동유럽이다!
올해 초 내내 전세계 자본과 국가를 공포에 빠뜨린 남유럽 ‘PIIGS' 국가들의 경제위기가 그리스에 대한 대규모의 구제금융안이 통과되면서 한 숨 돌리자마자 이번에는 동유럽에서 폭탄이 터져 나왔다. 지난 6월 4일 헝가리 빅토리 오르반 총리의 대변인인 페테르 스지자르토는 기자회견에서 “(헝가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라면서 “국가 디폴트 가능성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고 했다. 정부 차원에서 디폴트가 공식적으로 거론된 것이다. 기자회견 이후 유럽 경제는 요동쳤다.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가 그렇듯이 헝가리의 경우 서유럽은행들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른다. 헝가리의 실질적인 디폴트가 남유럽의 강펀치로 아직도 휘청거리고 있는 유럽경제를 K.O 시킬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디폴트가 언급된 이후 곧바로 유로 가치는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바로 다음날 헝가리 정부는 디폴트 가능성은 과장된 것이고 “헝가리의 경제 상황은 안정적이며 올해의 재정적자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동안 남유럽 경제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 부르주아 기구들은 동유럽의 경우에는 대부분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고 이미 IMF 구제금융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 상황이 동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헝가리 사태를 계기로 동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유럽의 경제위기가 국가 재정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면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당시 외국자본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이미 한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동유럽의 경제위기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채 잠복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다뉴브강의 아르헨티나?’라는 기사를 통해서 “동유럽의 현 상황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1년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가 한꺼번에 밀려드는 형국이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지금 동유럽의 경제는 2008년의 금융위기 직격탄과 국가재정적자라는 이중의 악재가 겹쳐있는 것이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남유럽 보다 경제회복이 더욱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또한 IMF의 구제금융으로 상대적으로 긴축재정 정책을 시행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동유럽 국가들의 전체 채무규모는 1조 2127억 달러에 달하며 오스트리아(2321억 달러), 이탈리아(1606억 달러), 프랑스(1410억 달러), 독일(1393억 달러) 등이 동유럽의 채권을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헝가리 사태는 G20의 정상들이 현재의 경제위기 타개책으로 제시했던 긴축재정이 획기적인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가져오지 못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 또한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재정긴축에 따른 더블딥의 공포

이렇게 아직 불안정하기만 한 유럽의 경제 상황에서 강력한 긴축재정을 위해서 이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안은 증세와 복지의 축소, 노동자계급에 대한 생존권 박탈 등이다. 남유럽 국가들의 구체적인 재정긴축안을 살펴보면, 그리스의 경우 공기업을 민영화하고 공공부문의 노동자 임금을 12% 삭감, 공공사업을 축소하기로 했으며, 연금지출 억제를 위해 은퇴연령을 61세에서 65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3월에 부가가치세율을 19%에서 21%로 인상한 이후에 또다시 23%로 추가 인상할 것을 결정했으며, 주류와 담배세, 유류세 등 간접세도 1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포르투갈은 공기업 및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을 축소하고 공공부문 노동자의 임금을 4년간 동결하고 신규채용도 동결하기로 했으며, 부가가치세와 개인소득세 및 법인세를 인상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의 임금을 5%삭감하고 2011년에는 동결하기로 했고, 공공부문 노동자 13,000명을 감원하기로 했으며, 연금 지급액을 동결하고 육아 복지수당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긴축재정의 부담은 온전히 노동자 민중에게 돌아가고 있으며, 이에 맞서 각국에서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다시 불붙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긴축재정이 자본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강력한 긴축재정 조치는 실물경제에 대한 투자를 감소시킬 수밖에 없는데 유럽 총투자의 경우 1.9% 감소하고, 민간소비는 0.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이들 남유럽 국가들이 강도 높은 재정긴축 조치를 발표한 이후, 유로지역의 회사채 발행은 2010년 3월 583억 달러에서 4월에 285억 달러로 급감했다. 스페인의 경우도 지난 5월 20일 긴축재정조치를 발표했지만 오히려 시장의 불안은 확대됐다. 경기침체에 따른 더블딥의 공포가 국가재정악화에 대한 우려보다 더욱 컸던 것이다.

사실 그동안 자본주의 국가들이 국가 재정상태가 계속 악화되는 것을 알면서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출구전략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던 것은 이러한 더블딥의 우려 때문이었다. 남유럽의 경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EU와 IMF의 강력한 긴축재정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한 실행 여부를 부르주아들조차 여전히 완전하게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더블딥에 대한 공포 때문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조차 G20 정상회의에서 긴축재정조치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실물경제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실업률이 유로 지역의 실업률인 10%에 이르고 있다. 또한 설비가동률은 70% 초반 수준으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의 78%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설비가동률이 아직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실물경제가 여전히 침체 상황인 가운데 미국의 2010년 재정적자 규모는 GDP 대비 10.6%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향후 5년간 총 5.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년 하반기 세계경제의 明과 暗”, 2010. 6. 2 삼성경제연구소 참조)

미국의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구속력이 없는 G20의 긴축재정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G20 정상회의에서 이를 강력히 제기한 유럽이 긴축재정조치를 실행할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도 마찬가지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신흥 흑자국으로 분류된 중국의 경우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2009년 하반기 이후 내수부문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여전히 재정확장 정책을 취하고 있고 2010년에도 약 3조 위안의 경기부양 재정정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유럽의 실물경제가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경우에는 중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유럽연합 통계처인 Eurostat가 발표한 ‘2010년 경제성장률 예상 자료’에 의하면 대표적인 서유럽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 모두 경제성장률이 각각 1.2%, 네덜란드는 1.3%에 그치며, 남유럽 국가인 그리스는 -3.0%, 포르투갈은 0.5%, 스페인은 -0.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다. 이렇게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유럽으로의 수출이 24.5%에 달하는 미국과 19.1%에 이르는 중국의 수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부분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출을 통해 경제력을 이어간다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이는 대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경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의 동반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긴축재정 조치에 따른 각국의 입장이 서로 상이하고, 그 실행 여부가 개별 국가마다 다르더라도 최소한 이를 지지한 유럽지역에서의 강력한 긴축재정 조치는 그나마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일부 자본주의 국가들에게 또 다른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팔리지 않는 상품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해볼 때, 국가 재정의 확대나 축소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불과 1년 전에 G20 회의에서는 당시 경제위기의 해결책으로 대규모적인 경기부양책을 제출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본주의 국가의 정상들이 그러한 대규모적인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제위기의 대책으로 긴축재정을 제출하고 있다. 이들의 해결책이 1년도 안되어서 더욱 심화된 경제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유럽국가들은 더블딥의 공포를 떠안은 채 강력한 긴축정책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긴축재정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남유럽의 경제위기와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동유럽의 경제위기 상황 앞에서 주요한 실험대에 오를 것이다. 자국의 노동자 민중을 쥐어짜서 국가 채무를 줄인다 하더라도 유럽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개별 국가들의 경제 위기 상황이 닥친다면 결국 구제금융으로 인해 또다시 국가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긴축재정으로 인한 자국 실물경제의 악화와 함께 같이 죽을 수는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나간 구제금융으로 불어난 국가채무가 이번에는 유럽 선진국들의 경제를 강타할 것이다.

오는 11월에는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G20 정상회의 기간 내내 격렬한 노동자 민중 투쟁이 전개되었다. 현지 경찰 측에 따르면 700명 이상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실제로는 더 많은 투쟁 대오가 연행되었을 수 있다.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각국에서는 자본만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진행해 왔다.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된 남한의 경우에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이유로 각종 노동악법을 도입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경기부양책의 경우에도 이러한데 강력한 긴축재정은 대대적인 노동자 민중의 수탈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자본주의 공황의 책임은 자본가계급이 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당연한 것을 요구하기 위해선 어떠한 양보도 거부하고 자본의 긴축재정 공세에 맞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남한의 노동자 민중은 지금부터 11월 G20 정상회의에 맞선 대응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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