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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1호] 나는 열정이 시든 청년이기를 거부한다!
노정협   2010-03-29 23:57:47, 조회:1,995, 추천:185
나는 열정이 시든 청년이기를 거부한다!



지난 3월 10일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 한 장의 대자보가 붙었다. 고려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김예슬씨가 학교를 자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20대. 그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과 좌절감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그 20대의 한 가운데에서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남은 믿음으로.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 한다)

현재 대학진학률이 80%가 넘는다. 이미 대학은 예전과 같이 소수의 엘리트들만의 학교가 아니다. 다만 전체 대학이 서열화 되고 명문대라고 불리는 대학들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특별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 변했을 뿐이다. 대학생들 대부분은 부모가 돈이 많거나 재벌이 아닌 이상 아무리 명문대를 나와도 졸업 후에는 취업을 해야만 한다. 거의 모든 대학생들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한해 천만 원 씩이나 되는 등록금을 내고 스펙을 쌓고 있지만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가 된지 오래다. 취업은 고사하고 대학 다니면서 빌린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며 각종 아르바이트에 찌들어버린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해야 할 공부는 많다. 사시, 행시, 공무원 시험 등등. 그리고 각종 자격증들을 따려면 말 그대로 고시원에 틀어박혀 공부만 해야 한다. 대학 졸업자중 자신의 전공에 맞는 곳에 취업하는 이가 몇 명이나 될까? 대학을 나와 남는 것은 이력서의 학벌, 학력, 대학 이름뿐이다.


정부는 알바 알선업소?

청년 실업이 심각해지자 이명박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청년 인턴제인데 초반에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이 청년 인턴제가 이제는 미달 사태에 이르고 있다. 애초부터 하는 일이 단순 보조 업무인데다 인턴이 끝난 이후 아무런 이점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제는 근무기간이 10개월에서 5개월로 줄고 하루 근무시간도 2시간이 줄어들면서 100만원 안팎이었던 월급이 이제는 70만원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자 신청 인원이 미달됨은 물론 일하고 있던 인턴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정부가 나서서 갖가지 알바들을 알선하고 있는데 노동부에서는 직장체험,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멘토링 사업이 그것이다. 직장체험은 말 그대로 노동부에 신청한 회사와 청년들을 연계시켜 주는 사업이다. 나이가 맞고 몇 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연계가 가능한데 중요한 것은 직장체험을 하는 청년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연수생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최저임금, 근로기준법을 적용을 받지 못한다. 최소 일주일에 20시간 이상을 해야 하는데 몇 시간을 일하든 월급은 40만원으로 최저임금수준이다. 멘토링 사업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와 청년들이 1:1로 멘토링를 하는 사업이다. 학습지도나 상담을 해주는 역할을 맡고 한 명당 한 달에 9만원으로 과외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처럼 청년층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각종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마치 정부가 청년들에게 아르바이트를 알선해주는 알선소 역할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는 청년실업에 대한 근본원인을 해결할 생각이 없다. 공황으로 늘어난 청년실업에 대한 한시적인 대안만 내놓을 뿐 오히려 근본원인인 자본에 의한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나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청년 노동조합 청년 유니온
    
얼마 전 정규직, 비정규직, 취업준비생 그리고 불안정한 취업상태 또는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조합인 청년 유니온이 결성되었다.

청년유니온은 커뮤니티 유니온을 지향합니다. 커뮤니티 유니온이란 여성노조와 같은 일반 노조를 지향함을 뜻합니다. 즉 기업별 노조가 아닌 지역, 직종 등의 공통성을 중심으로 취업자를 비롯한 불안정 취업자, 실업자 등 청년노동자의 개별 가입이 가능한 노동조합입니다. 또한 청년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청년 세대의 문화 정서적 교류를 통해 청년들의 연대를 도모하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청년유니온이란?, 청년 유니온 카페)

역시나 이명박 정부는 청년 유니온의 노동조합 신고를 반려했다. 이유는 청년유니온의 주된 설립 목적이 정치활동에 있고 구직 중인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다수 포함돼 있어 노동조합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공무원이라서, 전교조는 선생님이라서,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차 주인이라서 노동조합은 안 된다고 하는데 청년 노동자와 실업자들은 말해서 뭐할까? 청년들이 나서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모였는데, 이명박 정부는 이 조차도 불법노조로 몰아가고 있다. 노동부와 이명박 정권이 주장하는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이 얼마나 허구적이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청년들이여, 세상을 바로 보자!

44만원세대, 88만원세대, 이태백 이라는 말들은 청년층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하고 있다. 청소년 알바로 최저임금도 못 받는 44만원 세대, 성인이 되었다고 최저임금은 주는데 비정규직이라 88만원 세대, 이십대 태반이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반실업자 상태거나 일자리가 없는 실업자라 이태백이라고 불리는 청년들. 청년 시절은 열정과 낭만을 간직한 아름다운 시절이 아니라 먹구름으로 가득 찬 불운한 시절이 되었다. 청년들에게 장래희망은 있지만 꿈은 없다. 12년간 교실에 갇혀 장래희망을 위한 명문 대학을 가고 대학에 가서는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다. 청년이라 명령받아야 하고, 청년이라 저임금이고, 청년이라 비정규직이어도 된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가 지금 이사회에서는 버젓이 통용되고 있다.

김예슬씨의 자퇴 선언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명문대라고 불리는 학교를 과감히 자퇴할 수 있는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어떤 이들은 자퇴하면 뭐가 바뀌냐고 반문하지만 선언의 내용처럼 대학이란 탑은 세상이란 탑은 꿈쩍도 하지 않겠지만 조금의 균열은 낼 수 있었다. 무엇이 바뀌냐고 반문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그 균열에 다시금 힘을 준다면 바뀔 수 있다고 말이다. 청년들이여! 이제 굴레가 되어버린 청년이라는 빈껍데기를 깨고 나와 세상을 바로 보자! 그들의 투쟁이 아니라 나의 그리고 우리의 투쟁임을...<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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