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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1호] 철도노동자, 다시 전선에 서다! 철도노동조합, 정기 단협 투쟁 돌입!
노정신   2005-12-30 19:30:55, 조회:1,985, 추천:267


[현장기고] 철도노동자, 다시 전선에 서다

철도노동조합, 정기 단협 투쟁 돌입!

- 철도 현장활동가



철도노동자가 다시 한번 전선에 선다. 2003년 4.20 정기 단체협약 이후, 2005년은 새롭게 단체협약을 갱신해야하는 해다. 공사로의 체제전환을 준비하는 2004년 12. 3 특별단체교섭이 있었지만 철도 노동자는 공사의 거짓말 즉, “공사로 바뀌면 임금이며, 노동조건이 좋아진다”는 말이 장밋빛 환상이었음을 뼈아픈 체험을 통해 깨달았다.

선진활동가들은 계속 조합원들에게 경고를 보냈지만 눈앞에 진행되는 현실 앞에서 철도노동자는 그저 따라가기만 하였다. 그 결과 임금은 삭감되어 편법으로 수당을 나누어 지급하는가 하면, 주어진 지정휴무는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쉴 수 없는 날, ‘좀 더 비싸게 몸을 파는 날’이 되었다. 계속된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멈출 줄 모르고, 오히려 사측의 경영 이념을 타고 더욱 세차게 불어대고 있다.

특별단체교섭 찬반 투표, 조합집행부 신임투표, 임금협약 찬반투표 등 조합의 원칙과 당면한 과제를 엄중히 따지는 자리에서 조합원들은 아주 ‘관대하고 낙관적인’ 판단을 내렸다. 조합원들에게 거듭된 경고는 막연한 기대감과 근거 없는 낙관에 묻혀버렸다.

각종 투표 때마다 집행부는 패배를 숨기며, 투표에서 이기기 위한 발언을 해왔다. 그런데 현재 “임금이 보전되었다거나 노동조건이 좋아졌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도 없다. 지난 특단협이 지지부진하고 잘못되었다는 것, 임금 협상이 조합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사실이 공공연한 자리에서 거론되고 있다. 선진활동가들의 정당한 활동이 ‘단결의 파괴 행위’로 매도되던 몇 달 전 에 비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실감케 한다.

조합 내의 내홍, 유전개발에 따른 비리로 인한 경영진 교체 등의 이유로 뒤늦게 시작된 정기 단협은 쟁의행위 투표를 계기로 투쟁의 국면으로 전환되어 다시 한번 철도노동자이 전선에 서도록 만들고 있다.


철도공사, 자본의 본성을 드러내다  

철도청 시절 정원 감축은 공무원 총정원제와 연동되어 전개되었다. ‘작은 정부’ 운운하면서도 자신들의 방패막이인 공권력과 경찰력을 끊임없이 증가시키면서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쉬지 않고 지속되었다.

2003년 6.28 투쟁의 패배 이후 약화된 조직력을 비집고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도입한 이래 3,00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배치되었고, 조합은 조금씩 우리 밥을 내주고 있었다. 비정규직의 조직화 과제로 조합가입이 진행되고 있으며, 단협의 주요한 과제로 비정규직 문제가 제출되었음은 비정규직의 문제가 철도에서 주요 사안이 되었음을 드러낸다.

지금까지 철도 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속적으로 전개됐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이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다. 새마을호 여승무원 투쟁,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철도매점 투쟁, 현재 진행되는 고속열차 여승무원 투쟁 등은 직접고용 비정규직의 조직화와 더불어 구조조정이 낳은 결과물이다.

공사전환 후 공사는 노골적으로 철도노동자에 대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 예전 철도청 시절이 그야말로 소싯적 구조조정이라면 지금의 구조조정은 대규모로,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인 ERP 도입과 구축, 신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용역, 직무진단을 통한 인원 재배치, 조직개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 되었다. 이러한 ‘경영혁신’의 처음부터 끝은 ‘철도노동자에 대한 공격’이다.

우선, 인적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직무진단과 ERP를 도입하여 인원 및 자원을 관리하며, 이에 걸맞은 조직 형태로 조직을 개편한다. 조직개편의 골은 ‘00지사제’ 형식으로 지사간 경쟁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경쟁관계는 노동자간 경쟁체제인 연봉제의 도입에서 극에 달한다.

물론 이 과정을 원활히 이끌어내기 위해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고, 입맛에 맞는 조합집행부를 구성해야 한다. 당연히 집행부는 노사협조적인 집행부로서 구조조정의 하위 파트너가 될 것이다. 협조적인 집행부와 함께하는 구조조정은 외주화, 역 무인화, 대매소화, 1인 승무 등 직종과 지역의 구분이 없는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단적인 예로 중장기적 계획에 의한다면 시설물 관리 및 개보수를 맡고 있는 건축분야의 경우 전원 외주화로 계획되어 있다. 1만 명 감축계획은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이윤의 논리를 따르면서 3만 명 중 1만 명 감축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계획은 뻔하고 진부한 것이다. 이미 사적 자본인 사기업에서 시도되고 활용된 것이다.

이제 공기업 구조조정의 선두주자인 철도에서 시행되면서 ‘모범적인’ 사례로 궤도는 물론 공기업 전체에 확대될 것이다. 아니 이미 다양한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철도노동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가 비정규직 직원이 되거나 일터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를 돌파하기위한 투쟁을 어떻게 단호하고, 철저하게 전개할 것인가이다.

이미 철도노동자는 심각성과 투쟁의 이유를 분명히 깨닫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단협의 가장 주요한 과제로 ‘구조조정 분쇄’를 제기했으며, 우리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다”로 답했다. 그래서 이번 정기 단협 투쟁은 노사간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 것이다.


철도노동자, 신발 끈을 고쳐 메다  

6차례의 본교섭, 7차례의 실무교섭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장대한 ‘구조조정과 경영 혁신의 과제’를 가진 공사측은 아무런 답을 줄 수 없었다. 11월 8일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하였으며, 16-18일의 쟁의행위찬반투표에서 총 조합원 24,838명 중 23,194명(투표율 93.38%)이 투표하였고, 17,447명(재적대비 70.24%, 투표자 대비 75.22%)이 쟁의행위에 대해 찬성했다. 조합원들은 공사의 공격에 역대 최고의 쟁의행위 찬성율과 결의대회 최고의 참석, 높은 투쟁열기로 화답하고 있다.

7대 핵심요구안 (공공철도/해고자 원직복직과 원상회복/온전한 주5일제 근무체계 개편/인력충원/공무원 연금 불이익 보전/상시적 구조조정 저지/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중 가벼이 할 것이 없으며 상호 연관되지 않은 요구안도 없다. 이 7대 요구안과 세부안들이 백화점식 나열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요구안은 철도노동자의 힘과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철도공사는 이미 자신의 야심 찬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본사의 슬림화를 위한 현장배치를 시작하였고, 단협 개악이란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렇기에 쟁의발생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연대투쟁, 임금협상과 연계, 민주노총 총파업과 일정배치 등 다양한 전술이 일각에서 나오지만 이것이 지금 싸워야 할 때 싸움을 뒤로 미루는 투쟁회피의 근거가 되서는 안된다.

조합원들은 타협적 집행부가 더 이상 “현장 동력 없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높은 투쟁의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지난 투쟁 과정에서 노사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던 집행부를 아래로부터의 투쟁열기를 모아서 딴 짓거리를 못하게 막는 것이다. 철도 내 활동가들은 대동단결론에 빠져서 예상되는 집행부의 투쟁회피에 침묵하지 말고 미리부터 타협의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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