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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3호] 공황과 소부르주아의 상태
노정협   2013-02-28 23:56:36, 조회:1,998, 추천:173
  
공황과 소부르주아의 상태  



공황의 여파와 ‘비참한 사람들’

공황의 여파는 어디를 먼저 때리는가? ‘사회적 약자’와 ‘취약층’을 먼저 때린다. 이것을 계급적 관점으로 보면, 공황은 노동자계급 중 미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실업자, 준실업자들인 불안정 노동자층 같은 노동자계급의 취약층에게 가장 가혹한 고통을 가한다. 계층별로 보면 청년들과 장년층에게 더 가혹하고,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간다. 자본가들은 공황이 닥치면 임시직, 일용직을 가장 먼저 정리해고 하고, 반대로 경기회복기에는 임시직, 일용직을 가장 먼저 채용한다.(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 브리핑 2003년 1월 통계에서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자본주의 공황은 이러한 노동자계급 주변부, 취약층을 먼저 때리고 나서는 그것을 근거로 조직된 노동자, 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임금조건, 복지를 공격한다. 자본은 일상적으로는 정년퇴직 등으로 자연감원 된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노동유연화, 노동강도 강화, 노동통제 강화 같은 일상적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된 노동자들의 힘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킨다. 그러다가 마침내 공황이 심화될 때에는 위장된 정리해고의 일종인 희망퇴직을 통해 전면적 저항을 가로막고 그리고 나서 전면적 정리해고를 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집중적인 공세의 시기에도 자본은 그 중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분리하여 먼저 때리고 나서 노조의 대응력에 따라 이 공격을 전반적으로 확대해 들어간다.

결국 공황은 경제법칙에 의해 자본 스스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공황으로 인한 심각한 삶의 파괴는 자본에 집단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황은 단순한 자본주의 경제현상이 아니라 노자간의 계급투쟁의 문제인 것이다.

공황의 여파는 노동자계급뿐만 아니라 지배계급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먼저 자본가 계급에게도 공황은 자기들끼리의 경쟁을 격화시킨다. 이 경쟁을 통해 다수 자본은 파국을 맞이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소수 자본을 중심으로 자본이 재편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본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핵심 관건은 누가 더 가혹하게 노동자계급을 공격해서 이윤을 높이는가에 있다.

공황은 노동자계급 내부의 취약층 뿐만 아니라 특히 도시의 자영업자 같은 소부르주아 하층도 가혹하게 때린다. 이미 언론에서도 ‘자영업푸어 대란’, ‘위기의 자영업’, ‘자영업자 부채 급증’이니 하며 이들 소부르주아 하층들에게 집중되는 파산과 빈곤에 대해 연일 떠들어대고 있다.

부르주아가 소부르주아의 삶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이들이 ‘사회적 불안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2013년 1월 현재 650만 명에 달하는 도시 소부르주아가 집중적으로 파산하게 되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는 부르주아 체제의 위기로 돌변할 수밖에 없다. 부르주아는 노동자계급 내부를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소부르주아들을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여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을 고립시켜왔다. 그런데 소부르주아가 대대적인 파산과 빈곤으로 인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불만을 폭발시킨다면 부르주아 체제의 안녕은 끝장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부르주아 지배계급이 이들 자영업자에게 쏟는 관심은 아주 각별하다. 그 각별함은 부르주아 선거 때 빛을 발한다. 부르주아 후보들은 너나없이 선거 때만 되면 앞 다퉈 영세상인들을 찾아가서 재벌들의 횡포에 맞서 ‘골목 상권 보호’를 외친다. 재벌의 시장 장악을 막고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는 핵심 공약으로 ‘경제 민주화’를 들고 나온다. 방송 카메라는 영세상인들을 찾아가서 따뜻한 표정을 짓고 거기에 몇 가지 상품들을 사거나 먹는 부르주아 정치인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부르주아 정치가 자신을 희화화하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그러나 부르주아 정치인들이 다녀가고 선거놀음이 끝난 자리에서 소부르주아에게 남아 있는 것은 극심한 빈곤뿐이다.

통계청의 사업체 기초통계조사에 따르면 전체 사업체는 304만6958개이다. 이중 소상공인 사업체는 267만5270개로 전체의 87.8%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소상공인들은 약 60%가 이익이 없거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익이 발생해도 100만원 이하 수준이다. 더욱이 소상공인의 약 60%가 월평균 매출액은 400만원 이하로 임대료 및 인건비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조길종 전국소상공인단체 연합회 연구소장, [경제시평] 소상공인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내일신문, 2012.07.06.)

소부르주아는 어떤 측면에서는 노동자계급 내의 취약 계층보다도 더 극심한 빈곤에 시달린다. 영세자영업자의 3분의 1이 적자거나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 이하에 그치고 있고, 이들 절대 다수가 소규모 자본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과 사채시장에 평균 1억 원 정도의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다. 이들은 보통 신용과 담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채시장에서 고금리로 부채를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소자본은 거대 상업자본에 의해 쫓겨 다니면서도 소득 중 상당 부분은 은행이자로, 지주에게는 임대료로, 또 남은 것은 국가에 세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마치 은행, 지주, 국가가 이리떼처럼 달라붙어 소자본이라는 양떼의 살점을 떼 가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부르주아는 보통 노동자계급의 노동시간보다도 더 긴 장시간 영업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퇴직금도 없고 80% 이상은 국민연금도 가입하지 못하여 노후 생활기반이 전혀 없다. 영세상공인들의 파산이 속출하고 이것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자 고용노동부는 2012년부터 자영업자 폐업 시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수급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서 그것마저도 제대로 수급받기가 쉽지 않다. 까다로운 수급조건의 관문을 뚫고 고작 몇 개월 동안 최소 77만원에서 최대 백십오만 원 정도 지급받는 실업급여로 어떻게 생존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영세 자영업자 2-30%의 생존율이 1년 미만이라 수급 조건을 갖추기도 전에 파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비참한 사람들’은 영화 속, 1800년대 초중반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다. 자본주의 대공황 격변 속에서 감내하고 있는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의 삶 자체이며, 우리 사회 주변에 널려 있는 일반적 삶이다. 지옥과 같은 삶이다. 삶이 지옥이라면 죽음은 지옥 보다는 나은 미지의 세계다. 그래서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병들고 외롭고 배고프고 빈곤한 삶이 소부르주아를 괴롭히고 있다. 지옥이 있다면 자본주의 자체가 지옥인 것이다.

반면 자본가들은 물론이고 이번 박근혜 정권뿐만 아니라 역대 모든 자본가 정권 고위 관료들의 추악한 범죄와 사기, 폭력, 악랄한 노동자 착취로 점철된 재산축적사, 자본축적사를 보라! ‘노블리스 오블리제’? 저들 지배계급의 추악한 면모가 도덕적으로 타락한 지배계급 일부에 한정되어 있고, 도덕적으로 타락하지 않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지배계급 인사가 과연 존재하는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지배계급의 추악한 타락상과 범죄상이 자본축적과 재산축적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달라붙는 악행임을 은폐하고 인격과 도덕성이 결여된 일부의 문제인 것으로 사태를 호도하기 위한 말이다.

지배계급 인사들이 누리는 거대한 부와 권력은 사회 절대 다수 사람들의 삶을 짓밟고 그들의 굶주림과 고통 위에서 형성된 것이다. 저들 지배계급은 자본주의에서 호사스런 천국의 삶을 살고 있고, 저들에 의해, 저들을 위해 절대 다수가 지옥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특히 자본주의 공황의 심화에 따라 노동자계급뿐만 아니라 소부르주아 하층의 삶은 점점 더 추락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부르주아의 사회적 관심이 요란스러운 만큼 소부르주아의 빈곤이 왜 갈수록 깊어지고, 필연적으로 몰락해갈 수밖에 없는지 근본적인 원인은 철저하게 은폐되고 있다.


대자본의 소자본 축출과 그 생존 조건

최근 발표된 자영업자 관련한 통계는 자영업자가 처한 실태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보여준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둔화에도 작년 신규 취업자수는 전년에 비해 43만7천명 증가했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일자리가 감소했지만 2010년 이후 3년 연속 일자리가 꾸준히 늘었다. 작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3년 만에 가장 낮은 2.0% 성장에 그쳤다. 그럼에도 고용 증가세가 나타난 것은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노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든 고령층이 늘어남에 따라 불경기에도 통계상 일자리 수는 늘어나는 경기와 고용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고용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신규 취업자수는 작년보다 13만∼15만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 격화로 자영업자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자영업자에 딸린 고용자가 줄어들어 신규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는 것이다. ...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운데 1명 이상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자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작년 10월에는 2만명이 줄어 2011년 6월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다. 이후 11월 1만3천명, 12월 4만6천명 등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강종훈 신재우 한혜원 기자, <자영업ㆍ中企 고용 찬바람…"저임금 일자리도 없다"> 연합뉴스, 2013/02/07

먼저 자영업자의 증감은 한국 공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국에서 공황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2007년 말에서 2008년에 촉발되어 2009년까지 악화일로에 있었다. 그러다가 국가가 재정을 쏟아 부어서 경기부양책을 쓰고 파산한 자본을 구제하는 등의 적극적 개입으로 2010년에는 일시적으로 회복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국가의 공황 대책에 의해 일시적으로 회복 양상을 보였지만 그것은 공황을 근본적으로 극복한 것이 아니었다. 공황의 심화 정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잠시 뒤로 유예한 공황은 다시 새로운 공황 그것도 부채위기와 더불어서 더 극심한 공황을 준비하는 것에 불과했다. 2011년에는 다시 경기가 하락하다가 2012년에는 2%의 저성장으로 추락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는 2013년에는 낮은 성장과 기업 파산 증가, 고실업, 극심한 부채 위기 등 벌써부터 공황이 다시 극심해지는 양상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2009년까지는 공황의 심화일로에 따라 일자리가 급감하고 실업자가 늘어났다. 2010년부터는 일자리가 다시 늘어났다. 2012년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조차도 ‘고용대박’이라고 하여 2%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일자리의 증가는 자영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자영업자의 증가는 2009년까지 심화된 공황으로 인해 발생한 희망퇴직자들을 비롯한 퇴직자들과 정리해고자, 청년 실업자들이 대거 자영업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통계상 일자리가 대폭 늘어난다고 해도 그것은 실업자 감소의 결과가 아니라 실업통계에 잡히지 않던 구직포기자 같은 실망실업자들과 정년 퇴직자, 주부들이 생존을 위해 자영업에 대거 뛰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에 불과하다. 자영업자 고용에는 보통 가족 무급 종사자들도 포함되는데 이들 역시 실업률 통계를 낮춰주고 고용률은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자영업자는 3년여 급증하다가 2012년 10월부터 또 다시 급감하고 있다. 집중적으로 몰려들었던 자영업자들의 파산이 다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회장 김경배)가 전국 소상공인 1599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경영상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6%가 체감경기를 `어렵다`고 답했다. 최근 1년간 경영수지를 묻는 질문에 40.5%가 적자라고 답했고, 51.9%는 현상유지라고 대답했다. 흑자는 7.6%에 불과했다. 사업 분야별 경쟁상황은 `대기업의 진입이 있다`는 응답이 48.5%였다. 또 소상공인 44.7%는 자신이 속한 업종이 소상공인 간 `과잉 경쟁상태`라고 답했다. 대기업이 진입한 업종 소상공인 중 78.7%는 대기업 진입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소상공인 폐업·철수·파산이 증가했다는 응답도 77.2%로 나타났다.(권건호 기자,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어렵다'..대기업 때문?, Etnews, 2012.03.26)

자영업자 파산의 가장 큰 이유는 재벌과 거대 상업자본이 생산, 유통, 소비 전 영역으로 무차별적으로 전통적인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 상업 대자본들은 할인점에 이어 치킨점, 빵집에 이어 하물며 떡볶이, 콩나물, 꼬치구이점까지 진출하면서 기존 ‘슈퍼’와 소상공인들을 파멸시키고 있다. 자영업자 파산이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소상공인 내부적으로 경쟁이 격화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특수하게 소상공인들은 지주들이나 이전 상가주인에게 임대료 말고도 시설비용, 자릿세, 영업비용을 근거로 권리금이라는 명목으로 추가로 비용을 분담하는데 이는 소부르주아 내부의 경쟁격화에 따라 벌어지는 일이다. 소상공인들의 파산이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공황으로 인한 실업, 정리해고, 임금삭감 등으로 인해 노동자계급의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자본에 의한 독점 강화가 소부르주아를 집중적으로 파산시켰다면, 수년간 나타났던 소부르주아의 증가는 이러한 대자본에 의한 소자본의 축출이라는 자본의 집중 법칙을 거스르는 일인가? 농촌 소부르주아인 농민들은 자본주의 발전에 따라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 도시 자영업자들은 대자본과의 경쟁, 소자본 간 경쟁 격화로 점차적으로 줄어들지만, 이것이 소부르주아 계급 자체의 소멸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비교적 작은 자본은 대공업이 산발적으로나 불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는 그러한 생산분야로 몰려든다. 여기의 경쟁은 적대적인 자본들의 수(數)에 정비례하고 그 크기에 반비례해 격렬해진다.”(맑스,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 자본론 Ⅰ하, 김수행 역, 비봉출판사, 2008년 2월, 855쪽)

대자본이 사업을 확장하게 됨에 따라 소자본은 프랜차이즈처럼 대자본 밑으로 투항해서 생존을 이어가거나 대자본과의 경쟁에 밀려 이리저리 쫓겨 다니며 대자본이 미처 진출하지 못한 산업이나 확고하게 장악하지 못한 산업으로 몰려들어서 생존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파산은 더 늘어난다. 소자본이 진출할 수 있는 산업 영역이 제한돼 있는데 반해, 실직자들이 퇴직금을 가지고 소자본 영역으로 뛰어들고, 청년 실업자들이 진출하고 대자본과의 경쟁에서 파산한 중소자본이 소자본으로 뛰어들면서 ‘적대적인 자본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경쟁은 격화된다. 소자본은 또한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자본진출이 수월하다. 이로 인해 소자본 내부 경쟁이 더 쉽사리 격화된다. 실제 도소매, 음식업, 숙박업종에 소자본 진출이 급증하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반면에 파산도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부르주아의 계급적 처지와 해방의 조건

중소자본가와 절대 다수인 소부르주아의 계급적 차이는 전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임노동자를 고용하고 점차적으로 자본축적을 해나가는데 비해, 후자 중 절대 다수는 보통 1-3인 정도의 임노동자를 고용하는데, 그중에는 가족 무급 종사자도 포함돼 있고 소부르주아 자신도 직접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부르주아 하층은 자본축적을 통해 중소자본가로 점차적으로 계급상승을 하지 못한다. 이들은 대다수 파산하거나 용케 파산을 면한다 하더라도 소득을 가지고 은행 원금 일부와 이자를 갚고, 임대료,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소득은 소비하기에도 벅차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본축적은 꿈도 꾸지 못한다. 소부르주아 중층, 상층으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은 높아지고 안정적으로 된다. 그러나 변호사, 전문의 등 소부르주아 상층 역시도 대자본과의 경쟁에서 점차적으로 상대적 안정성을 잃어가고 있으며, 일부는 대자본에 프롤레타리아로 고용되기도 한다.  


자본주의에서 계급은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으로 점차적으로 단순해지지만 이것이 소부르주아 계급 자체의 전면적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황의 격화에 따라 더욱 극심하게 대자본과의 경쟁에서 탈락하고 파산한 중소 자본가 일부, 노동자계급의 일부로부터 소부르주아는 끊임없이 충원되기 때문이다. 또 끊임없이 충원되는 수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몰락하기 때문이다.

중간 규모 기업이 대자본을 상대로 벌이는 투쟁은, 약한 부대가 직접적이고 양적으로, 지속적으로 없어지는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전투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없어졌다가는 다시 급속히 등장하고 다시금 대산업의 힘에 의해 없어지는 소자본의 주기적인 제거라고 생각해야 한다.(로자 룩셈부르크, 사회 개혁이냐 혁명이냐, 김경미 . 송병헌 옮김, 책세상, 2002년 1월 1일, 36쪽)

이점에서 소부르주아 계급은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경향과 추세 속에서도 단선적으로 몰락하는 계급이 아니라 나날이 충원과 축출을 거듭하며 격동하고 있으며 대단히 불안정한 위치에 처해 있다. 로자의 말을 빌리면 “소자본이 새로운 생산 부문을 이용할 기회를 누리는 기간이 계속 줄어”들고, 그리하여 “생존 기간이 지속적으로 단축되며”, “이 계급 전체의 경우 사회의 신진대사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이다.

부르주아가 소부르주아에 대해 보이는 상투적인 관심과 동정, 정책적 고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자본의 몰락과 불안정성은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이다. 소자본이 중간 수준의 중소자본, 더욱이 대자본으로 계급상승을 한다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의 끔찍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소부르주아는 노동자계급에 비해 저항의식과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심지어 자신의 열악한 계급적 처지와 다르게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대해서 경원시하거나 집요하게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소부르주아의 불안정한 계급적 처지에도 불구하고 소수지만 노동자를 고용하여 자본가로 존재하기도 하는 이중적인 처지와 고립분산 되어 있는 업무가 이들을 노동자계급과 분리시키고 보수적 이념을 가지게 하는 배경 중 하나다. 더욱이 이들은 자신들의 파산에 대해 일부는 대자본과 저항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철거민 조직이나 노점상 조직이 존재하지만 소부르주아는 투쟁 경험도 대단히 부족하다. 그러나 주로 영세상인들로 구성된 용산 철거민들은 국가와 자본이 결탁하여 어떻게 철거민들을 학살하고 또 이들의 투쟁을 범죄시하고 적대시 하는지를 투쟁을 통해 경험했다.

소부르주아는 계급상승의 가능성은커녕 현실에서는 파산하면 노동자 계급의 취약층인 일용직, 계약직 등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에 노동자계급 중에서도 실직자나 퇴직자들이 대거 소자본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노동자계급과 소자본이 교차하는 삶을 영위하면서 계급적 경계선이 쉽사리 무너지고 대자본에 의해 무참하게 삶이 박살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계급과 소부르주아는 단일한 계급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노동자계급과 소부르주아는 강력한 계급동맹을 통해 독점자본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맞서 생존권을 지켜내야 한다.  

소부르주아 계급은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자본주의와 맞서 싸워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으로 몰락하거나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계급적 처지와 조건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 오직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이 중심이 되는 사회적, 집단적 생산 체제에서 노동자계급의 일원으로 참여할 때만이 소부르주아의 처지는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노/정/협>
한심해
2013-03-02 | 12:22:47 댓글 지우기
어쨋거나 자기가 자기 자신의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으면 "소부르주아"인 것 맞다. 반프롤레타리아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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