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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5호] 억압과 통제수단 집시법 투쟁과 해방의 자유를 쟁취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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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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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2 01:06:44, 조회:2,649, 추천: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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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과 통제수단 집시법
투쟁과 해방의 자유를 쟁취하자!
지난해 9월 집회와 시위의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10조 야간 옥외 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21조 제2항에 반하기 때문에 헌법 재판소(이하 헌재)에서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헌재는 판결과 동시에 2010년 6월까지 잠정적용을 명했다. 불합치 판결은 났지만 2010년 6월까지 잠정적용이 되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야간 옥외 집회로 재판중인 사건들의 무죄와 유죄 판결로 혼란스러워 졌고, 검찰은 야간 옥외 집회 관련 공소를 수백 건씩 취소했다.
이 논란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6월까지 계속 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집시법 10조가 자동실효 되기 전에 집시법 개정으로 야간 옥외 집회를 규제하고 싶었던 여당과, 자본, 보수 언론들은 야간 옥외 집회가 허용되면 365일 24시간 집회와 시위가 벌어져 치안이 불안해 지고 온갖 폭력이 난무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떠들었다. 동시에 여당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악안을 발의했다.
이 논란은 지난 6월 국회까지 이어졌고 6.2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여당은 쉽게 개개악안 처리를 강행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잠정적용 시한이 끝나면서 야간 옥외 집회가 전면 허용 되었다. 하지만 개악이 연기 되고 야간 옥외 집회가 허용 된지 한 달이 지난 지금 허용 직후를 제외하고는 야간 옥외 집회에 대한 뉴스와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얼마 전 한겨레 등의 언론에서 나온 기사를 보면 한 달이 지난 지금 야간 옥외 집회 허용으로 여당과 보수 언론이 우려했던 사회적 혼란은 전혀 없었고, 다만 실제 집회를 막기 위한 유령집회와, 대응집회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1만 3000 건의 집회 신고 중 집회가 열린 것은 200여건 정도 밖에 안 되고 진행된 집회도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소규모로 조용히 진행되었다. 야간집회 허용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한다는 여당과 보수 언론의 논리는 집시법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아니라 자본주의 지배질서를 유지하고 통제하기 위한 목적임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야간집회의 허용에도 불구하고 집회가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조용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이것이 야간집회 허용의 근거라고 말하는 소부르주아 언론의 대응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 대신에 자발적으로 굴종하고 내면적으로 알아서 규제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집시법에는 이중 삼중으로 집회와 시위를 규제하는 독소 조항들이 있어 이것을 바꾸지 않는다면 야간 집회가 허용 된다 해도 여전히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없는 것이다.
집시법을 허가제로 만드는 독소 조항
집시법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하는 법률이라고는 하지만 현행 집시법을 보면 보장을 위한 법률이 아니라 규제를 위한 법률이라고 봐야한다. 또한 야간 옥외 집회 금지 조항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집시법은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에 가깝다.
첫째로 집시법 5조에는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 통고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직접적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라는 것의 판단은 오로지 관할경찰서장에게 맡겨진다. 또한 12조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 또한 관할경찰서장의 자의적 판단에 맡겨져 있다.
둘째로 8조 3항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 또는 시위의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는 2개 이상의 신고가 있는 경우 그 목적으로 보아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면 뒤에 접수된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제1항에 준하여 그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를 통고할 수 있다.” 라고 명시 되어 있는데 야간 옥외 집회 허용 후 한 달 동안 신고 집회의 단 1.5% 만 실제 집회였다는 것을 볼 때 이 조항이 엄청나게 악용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학습지, 동희오토, 행신동 세대위 등의 장기 투쟁 사업장들에서는 집회하는 시간보다 집회 신고를 하기위해 경찰서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다. 용역과 구사대를 경찰서에 상주시키고 매일 집회 신고를 하면서 집회장소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가로 막는다. 신고한 집회 시간은 아예 집회를 하지 않던지 교통질서 캠페인과 같은 형식적인 시간 때우기를 한다. 동희오토의 경우 캠페인을 빌미로 큰 팻말을 들고 나와 농성장을 둘러싸 아예 보이지 않게 하는 등 더욱 악질적으로 집시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거주지역, 학교, 군사시설 등의 지역에서는 거주자나 관리자가 시설이나 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집회나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등의 장소 100m 이내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확성기 등의 기계나 기구로 일정 소음 기준 이상의 소리를 못 내게 하는 등의 제한 규정을 두고 이를 어기면 집회를 금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모든 판단과 금지 명령의 권한은 관할경찰서장의 자의적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어 현행 집시법은 사실상 관할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집회를 할 수 있는 허가제인 것이다. 이미 관할경찰서장의 결정 권한을 남발해 수많은 집회를 금지하고 있고 이 결정들은 일선 경찰들의 자의적 판단과 정부의 방침 등을 근거로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역으로 금지 통보 남발을 막기 위한 조항이나 규제는 전무한 상태다. 또한 집회를 봉쇄하기 위해 유령집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규제도 하지 않는다.
집시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자!
집시법의 목적은 명확하다. 바로 집회 및 시위의 규제!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한 한나라당은 친서민 정책, 서민 정당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뒤로는 어떤 일들을 할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이제 야간 집회를 막기 위해 특정시간 야간 옥외 집회 금지 개악안을 강행시키고 더불어 집회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마스크 금지 법, 집회 및 시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집회 주최자 및 주최단체에 집단 소송을 가능하게 하는 집단 소송제 등의 개악안도 쏟아낼 것이다.
집시법이 원래부터 이런 내용은 아니었다. 수년 동안 정부는 집시법의 내용을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보장이 아닌 규제를 위한 조항들로 채워 넣었을 뿐이다. 수년간 이루어진 집시법 개악이 이제 우리의 목을 조르고 있다. 그나마 헌재의 불합치 판결로 야간 옥외 집회가 허용 되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다시 개악안이 통과되면서 금지될 가능성이 많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집시법에는 야간 옥외 집회 금지 조항뿐만 아니라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독소 조항들이 존재한다. 야간 옥외 집회 금지 조항도 단순히 헌법과 반하기 때문에 헌재가 알아서 불합치 판결을 낸 것이 아니라 촛불이라는 거대한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불합치 판결을 받아 낸 것 이다.
법은 노동자투쟁의 전진과 민주주의 투쟁의 확산에 따라 변화된 힘의 관계를 반영하여 전진적인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 집시법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 보장이 아니라 질서와 통제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자본과 정권에 저항하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전선이 지속적으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활발하게 타오를 때 민주주의 투쟁의 전선도 확장됐다. 개악된 집시법의 억압과 통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과감한 노동자 투쟁을 전개하자. 노동자계급이 앞장서서 무너져 내린 투쟁전선을 복원하고 민주주의 투쟁의 전선을 확장하자! 두려워 말고 집시법을 벗어나자!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때 법을 바꿀 수 있다. 투쟁으로 집시법 개악을 막아내고 완벽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쟁취하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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