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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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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0 20:50:51, 조회:2,349, 추천: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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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정치신문59호(통합 71호)입니다.
의회주의에 기초한 선거연합인가?
통일전선에 기초한 계급동맹인가?
노조 말살 기도와 철거민 학살, 언론악법 도입, 4대강 사업의 강행 등 이명박정권 2년 동안의 집권 기간은 노동자민중에 대한 탄압은 물론이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파쇼적 폭력을 강화하는 과정이었다. 이명박정권의 이러한 파쇼적 탄압에 맞서 반한나라당, 반이명박 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참여 경선을 통한 범야권 단일 후보 선출과 공동 지방선거까지 제안하고 있다. ‘희망과 대안’ 등 시민단체들은 민주진보개혁진영의 결집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에 선거연합을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선거연합은 단순히 올해 지방선거만이 아니라 2012년 대선에서의 선거연합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벌써부터 그러한 주장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내에서도 민주대연합이냐 진보대연합이냐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 양당도 야 5당과 시민사회 단체 4개 모임이 모인 이른바 ‘4+5 모임’에 참여하여 지방선거 공동 대응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 이전에 진보신당 등 진보진영과 통합하고 이것을 기초로 민주대연합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지방선거 전에 통합을 하는 것은 선거공학에 불과한 것이고, 민주대연합 보다는 한미-FTA 반대 같은 문제를 중심으로 진보진영의 가치의 연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신당도 민주당과의 연합선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진보신당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우리는 단일화에 응할 자세가 돼 있다. 우선 우리가 제안한 정치 강령에 얼마나 동의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선거 공학적으로 보면 민주당이 수도권 광역단체장 한 곳, 호남 한 곳 정도를 포기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진보신당이 민주대연합의 키를 쥐느냐 마느냐는 민주당 등 민주·개혁 진영에 달렸다’라고 말했다”(시사IN, 2010년 1월 25일, 민주대연합 딜레마에 빠진 진보 진영).
이 말은 정치강령에 대한 동의를 바탕으로 하는 가치의 연합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한 곳과 호남 한 곳 정도를 포기한다면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선거공학 운운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아무리 양보한다 하더라도 노선이 같지 않으면 선거연합을 할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진보신당의 당원이기도 한 홍세화는 한겨레 칼럼에 발표한 최근 일련의 글에서 보다 솔직하게 민주대연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오늘 스스로 민주를 표방하는 세력이라면 적어도 ‘연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민주의 자격이 없다고 말해야 할 만큼 엄중한 때라는 점을 지방선거가 있는 2010년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한겨레 09년 12월 12일, 홍세화칼럼, 민주-반민주 대립구도와 오늘).
“비판적 지지의 망령이 다시 찾아왔다고 말한다면, 한나라당 독주 구도에서 비판적 지지가 올바른 지지의 형태라고 말해야 한다. 뭉침의 열매를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민주당 세력이 차지하고 진보에 돌아올 몫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이 애당초 지킬 기득권이 없는 진보의 몫이라고 답해야 한다”(한겨레 2010년 1월5일, 홍세화칼럼, 흔들어라, 한나라당 독주 구도를)
“우리에게 제기되는 것은 연합의 조건이 아니라 승리의 조건, 더 정확히 말해 극우·수구와 한 덩어리인 가짜 보수세력에게 패배를 안겨줄 조건인 것이다”(한겨레 2010년 1월24일, 홍세화칼럼, 강력한 참칭 보수에 맞서야)
홍세화의 이러한 입장은 적극적인 민주대연합선거로 보수를 참칭하지만 극우와 수구에 다름 아닌 이명박정권에 맞서야 한다는 말이다. 홍세화는 이것이 현실적으로 민주당을 강화할 것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애초에 빼앗길 기득권도 없는 진보진영의 무능력한 실력의 문제라는 것이다. 홍세화는 민주대연합이 현재의 역관계에서 민주당을 강화할 것이고 이것이 비판적 지지를 강화할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대연합으로 보수도 아닌 수구우익 정권을 무너뜨리게 된다면 그것이 역사의 진보라는 것이다.
대중투쟁을 중심에 세워야 한다!
이명박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당을 포함하는 민주대연합인가?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진보대연합인가? 이것이 아니면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계급 대 계급의 전선을 구축해야 하는가? 계급 대 계급 전선이 노동자계급이 중심이 되어 독점자본의 대리인인 이명박정권에 맞서는 전선이라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전선의 중심축이다. 계급 대 계급 전선에 의하면 민주당 역시 자유주의 부르주아 세력으로서 독점자본을 대변하는 세력이기 때문에 타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계급 역관계에서 민주당은 당장 타도의 대상은 아니다. 현재 주된 타도의 대상은 파쇼적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이다.
민주당 역시 근본적으로 노동자계급에 적대적인 정치세력임이 분명하지만 현재의 구도에서는 미디어법 반대, 4대강 반대, 집시법 개악 등 광범위한 민주주의 투쟁 전선에서 일시적으로 제휴할 수 있는 세력이다. 다만 노동자계급은 민주당과의 일시적 제휴에 있어서 계급적 자주성과 독자성을 분명히 해야 하며 민주당의 자유주의 부르주아적 한계를 철저하게 인식하고 끊임없이 폭로해야 한다. 민주당을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제휴의 세력으로 하여 한나라당을 고립시키고 부르주아 정치세력 내부의 분열을 촉발시키되 동시에 이들의 반민중성과 반노동자성을 폭로해야 하는 것이다.
이명박의 파쇼적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명박과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계급, 계층이 결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 시기 제기되는 민주대연합이냐 진보대연합이냐는 설정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선거중심의 연합, 그것도 자유주의 부르주아 정당인 민주당을 강화시킬 것이 분명한 선거연합이기 때문이다. 홍세화는 한나라당과 이명박만 무너뜨리면 그것이 다시 비판적 지지로 민주당을 강화시킨다 하더라도 선거연합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독자성과 자주성을 무너뜨릴 것이며,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열망까지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패배에만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전위정당 건설에도 장벽으로 다가올 만들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자주성과 독자성이 무너진다면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과 단결력, 조직력도 무너질 것이기 때문에 설사 선거에서 승리한다 해도 선거 승리의 대가로 가장 중요한 것을 내던지는 과오가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방선거에서의 선거연합은 2012년 대선에서 자유주의 부르주아와의 공동정부 구성으로 까지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부르주아와의 선거연합을 끊어내지 않는다면 노동자계급은 영원히 정치적으로 조직되지 못하고 자본가 정당의 들러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정권은 파쇼적 요소가 강화되고 있지만 선거나 의회 자체를 거부하는 전면적인 파쇼화로 나아가지는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정권에 맞서는 전선이 선거연합이라는 의회주의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명박정권에 대한 중간심판의 성격을 지니는 지방선거라는 선거일정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선거의 결과에 따라 권력관계가 재편될 것이고 노동자계급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공세 정도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후를 분명히 하고 경중을 가려야 할 것은 선거에서의 승리 여부도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대중투쟁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선거는 활용의 대상이지만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없다면 그것 자체로는 부르주아 지배질서를 근본적으로 약화시키거나 깨뜨릴 수 없다. 부르주아 선거 일정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대연합이나 진보대연합이나 의회주의에 갇힌 개량주의적 흐름에 불과하다. 선거연합이 중심이 아니라 대중투쟁을 중심축으로 하면서 선거공간을 활용하는 전선의 이동과 발상의 근원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회주의에 기초한 상층 개량주의 세력의 선거연합이 아니라 통일전선을 강화해야 한다. 통일전선의 중심은 노동자계급 내부의 통일전선의 강화인데 그것은 독점자본이 지배하는 부르주아 계급질서를 깨뜨리기 위한 목표로 진행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 통일전선을 중심에서 이끌 전위당이 없는 것이 최대의 약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조건과 역량을 가지고 통일전선을 강화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실업자와 취업 노동자 등 노동자계급 내부의 아래로부터의 통일전선을 강화해야 한다. 한진중공업과 대우조선, SLS조선 등 조선산업 전반에 몰아치는 구조조정과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말살공세, 공기업 선진화를 빌미로 한 공기업 구조조정과 단협해지 공세에 맞서야 한다. 또한 화물연대와 함께 3차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철도노조의 투쟁이 고립되지 않도록 엄호투쟁을 강화하고 노조활동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노동법 시행에 맞서는 전국적인 총파업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이러한 투쟁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개량주의 정당과의 상층 통일전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의회주의 선거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상층 통일전선에서 부르주아 정당과의 몰계급적인 선거연합을 추진하는 것을 막아내고 개량주의 정당이 선거중심이 아닌 대중투쟁에 참여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 제한적으로 후보전술을 쓸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정리해고 철회를 내걸고 투쟁하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 후보를 경기지역에서 후보로 내세워서 정리해고 반대 슬로건을 내걸고 전체 진보진영이 결집하는 선거투쟁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전술을 쓰지 못한다면 선거 공간에서 각 후보들에게 정리해고 반대와 원직복직 공약을 내걸게 하고 선거 공간을 활용한 선전선동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선거공간을 활용하는 투쟁은 한진중공업 등 구조조정 투쟁을 하고 있는 사업장의 지역에서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대중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통일전선을 기반으로 해서 투쟁 전선을 공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민과 소상인 등 독점자본의 지배 하에서 생존권이 공격당하고 파산하고 몰락하는 소부르주아 중하층과의 계급동맹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지난 해 용산 철거민 문제는 합의가 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정권과 자본에 의한 무차별적인 도시 개발과 철거정책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도심 개발정책으로 인해 생존의 터전이 파괴당하고 있는 철거민들과의 연대와 저곡가 정책과 한미-FTA로 생존권이 말살당하고 있는 농민과 파산당하고 있는 소상인과의 계급동맹으로 이명박정권에 맞서야 한다.
선거에 대한 몰계급적인 환상을 경계하고 대중투쟁을 강화하자! 개량주의자들의 부르주아 정당과의 연합을 폭로하고 선거공간을 투쟁의 장으로 활용하자! 이것이 우리의 전술이 되어야 한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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