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CC노조]투쟁은 원칙이다.
투쟁없이 쟁취없다!!
한원CC노동조합 경기보조원 조합원들이 하는 일은 골프 캐디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드라마로도 다뤄진 적 있는 골프 캐디. 이들의 삶은 정말 드라마에서처럼 신데렐라의 삶일까?
“계약서를 쓰고 교육을 받고 나면 A+부터 D까지 등급이 매겨져요. 손님들이 와서 A+만 찾으면 D는 자연스럽게 며칠 후 해고되는 거죠.”
“‘얼굴이 못생겼다, 대답을 잘 못한다, 행동이 느리다….’ 등 손님들의 불평 한마디라도 마스터에게 올라가면 그날로 바로 해고예요.”
“멀리서 날아온 골프공에 맞아 눈핏줄이 터지거나 관절이 다쳐도 모든 것이 다 내 책임이고 내 돈 들여 치료해야 해요. 특수고용직이라서 보험같은 것이 없거든요.”
“수십킬로의 골프가방을 짊어지고 떨어진 공을 주우러 산으로 늪으로 들로 34만평의 골프장을 하루에 12시간씩 12킬로 이상을 걸어요. 남자들 공사판에서 노가다 한다고 하지요? 우리는 골프장에서 막말로 진짜 노가다해요. 요즘은 자동화가 많이 되었다고 하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아요. 손님들을 위한 자동화는 있지만 우리들을 위한 자동화는 없어요.”
“캐디 일당이 센 줄 아시잖아요? 그렇지도 않아요. 연봉으로 따지면 2500정도 밖에 안되는 거예요. 비 많이 오는 한 여름철, 춥고 눈 오는 겨울은 골프장에 손님들이 별로 안와요. 그럼 일거리가 없는 거죠. 비수기에는 아르바이트를 더 해야 먹고살 수 있어요.”
“작년 초에도 정년이 47세에서 42세로 줄었는데, 용역업체로 넘어가면서 정년을 35세로 줄여버리겠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어요. 정말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1. 한원CC노조 투쟁경과
작년 7월부터 시작되었다.
2004년 7월 5일 마스터가 사업자 등록증을 가지고 나타나서 별다른 설명 없이 ‘자치회규약’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백지에 서명하라고 했다. 그 이전부터 용역으로 전환한다는 소문이 돌던 상태라 경기보조원들은 ‘용역서명 아니냐’고 물었지만 ‘내가 너희를 용역으로 팔겠냐. … 서명하지 않으면 일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결국 148명의 경기보조원 중 40여명을 제외한 사람들이 서명을 했고 며칠 후 회사는 그 백지서명 용지가 용역업체 이직 합의 서명이었다고 우기며 용역화를 단행하고는 7월 9일 서명을 거부한 40여명을 집단해고했다.
한원CC노동조합은 부당한 해고에 항의하며 사내집회, 천막농성, 집회 등 투쟁을 진행했다. 투쟁 과정에서 철야농성 중이던 조합원 20여명에게 용역깡패 40여명을 동원해 집단폭행을 가하고, 탄압에 항의하는 여성조합원을 차에 매달고 70여미터를 질주하는가 하면, 공업용 칼을 늘 갖고 다니면서 사내에 붙여놓은 현수막이나 대자보를 보는 족족 잘라버리는 등 탄압이 극에 달했다.
현재 한원자본의 하성수 회장을 직접 만나 ▲ 용역전환 철회, ▲ 해고된 조합원 전원 원직복직, ▲ 손배가압류 취하, ▲ 사측 주도로 이뤄진 폭력사태에 대한 치료비 배상 등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3월 9일부터 서울시 서초동 한원본사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 중에 있다.
2. 경기보조원 용역전환 이전에 이미 한원CC노동조합에 경기보조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한원CC노동조합은 단체협약도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산하 노동조합 중 가장 잘되어있다고 하던데, 사측이 용역전환을 그렇게 일방적으로 단행할 수 있는 것인가?
한원CC 사측과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은 잘되어있다. 단체협약에는 용역화 도입 시 반드시 합의하도록 되어있고 어떠한 경우에도 부당노동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사측이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도발하는 작태는 이번만이 아니었다.
작년 1월 사측이 일방적으로 정년을 47세에서 42세로 낮추겠다고 통보하면서 47세가 넘는 14명을 해고조치한 적이 있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경기보조원 68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한원 사측은 협약상 노조조합원으로 인정되어온 경기보조원을 일방적으로 용역화 했다. 또한 경기보조원이 용역화되기 전에 골프 코스 관리, 사무직 부분이 차례로 용역업체로 넘어가는 과정이 있었다. 이번 경기보조원 마저 용역업체로 넘기려는 사측의 일방적인 시도에 처음으로 투쟁이 이렇게 터진 것이다.
3. 교섭진행상태는?
작년 7월 23, 26일 그리고 8월 3일을 마지막으로 교섭은 진전이 없다. 서울로 상경투쟁을 하면서 민주노동당 중앙 차원에서, 한원cc 노동조합차원에서 대표이사를 만나 한 두차례 대화를 한 정도가 다다. 사측은 핵심요구안에 대해 절대불가 입장이다. ‘용역화는 철회할 수 없으나 자치회사(용역업체)로 복귀하는 것은 막지 않겠다’, ‘손배가압류 철회는 고민해보겠다’ 정도이다. 재고할 가치가 없는 답변이다.
4. 앞으로의 투쟁방향은?
비굴하게 노예로, 탄압받으며 사느니 제대로 한 판 붙어보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각이다. 3월 24일 집중집회를 강고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날 많은 연대 바란다.
(한원 CC노조 부위원장 임미옥 동지 인터뷰)
1. 3월 15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장소에 왔었다고 들었다.
대의원대회 시작 전에 한원CC노동조합 투쟁보고를 하기로 되어있어서 갔었다. 이미 갔을 때는 대의원대회를 진행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2. 3월 17일 민주노총 17차 중앙집행위 회의에서 이수호 위원장 직권으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공식적으로 재개하겠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의원대회를 통해 승인받겠다는 기만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런 입장을 낸 줄 몰랐다. 정말 그런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쟁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도 정부에서 추진하는 법안이 어떤 의도와 내용인지는 안다. 그런 법안을 폐기시켜내려면 힘있는 투쟁없이는 되지 않는다. 정규직보고 비정규직하라는 법안을 막아내지 못하면 우리같이 힘들게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더욱 더 설 자리를 잃는다. 정말 거리에 나앉아야 한다.
민주노총 집행부에서 사회적 대화를 그렇게 강행하는 모습이 오히려 대의원대회에서의 그러한 모습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 투쟁을 조직하고 싸워야할 때다.
이 한 마디만 하고 싶다. 투쟁은 원칙이고 투쟁없이 쟁취없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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