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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3호] 유럽연합과 부르주아 국제주의의 파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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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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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23:54:20, 조회:2,484, 추천: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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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과 부르주아 국제주의의 파산
하나의 유럽, 유럽합중국은 유럽 부르주아의 오랜 숙원이었다. 유럽 부르주아의 1951년부터 50여 년 동안의 오랜 숙원은 2009년 12월 1일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는 것으로 해서 정치, 경제 통합체로 거듭났다. 리스본 조약으로 마침내 유럽통합이 완료되자 ‘하나의 유럽’, ‘로마제국 부활’, ‘제2의 르네상스 열리다’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유럽연합의 ‘미니헌법’으로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자 수만 명의 유럽인들이 불꽃놀이를 하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축제분위기이 빠졌다. 유럽연합은 UN에 EU의 지위를 바티칸이나 팔레스타인 같은 ‘준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국가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럽통합의 흐름을 보며 네그리 같은 자율주의자들은 유럽연합이 국민국가 간 갈등을 초월하는 제국의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유럽통합을 지지하기도 했다. 조정환은 “전지구적 주권질서’가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태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조정환, 「“제국주의는 죽었다, 21세기는 지구제국 시대」”, 2007년 9월 3일)며 제국주의의 종말을 선언하기도 했다. 조정환에게 남은 것은 이제 반제국주의 투쟁이 아니라 “투쟁하는 다중의 지구적 네트워크의 길을 열어감에서 전지구적 주권질서의 실재성을 보지 못하는 제국주의 정치학을 넘어서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다.”라는 다중론이었다. 조정환 같은 자율주의자들에게 유럽연합은 기존의 국민 주권국가가 약화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국민국가의 약화와 초국가 단위로의 변모는 기존 국민국가의 영토성을 해체하고 주권을 약화시킨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유럽통합에 대해 그 동안 유럽연합 내에서 과거 권력을 독점하였던 국민국가에서 다양한 층위의 행위자로 권력이 이동하고 있다. 정해진 영토 내에서 대내외적으로는 최고의 권위이자 대외적으로는 타 국가와의 경쟁 속에서 자신을 주장할 능력인 주권을 갖고 있는 ‘딱딱한 껍질의 단위체(hard-shelled unit)였던 국민국가는 국경을 가로지르는 지구적 관계망이 발달해서 영토성(territorialiy)이 점차 해체되고 주권적 속성도 약화되고 있다. 국민국가가 독자적으로 지었던 주권은 이제 초국가기구의 지역 등과 같은 상이한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홍익표 극동문제연구소, 유럽연합과 국민국가 관계의 변화)
이러한 주장대로라면 기존의 국민국가는 약화되거나 초국가 기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국가권력을 타도하는 정치혁명 전략도 의미가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제국주의 대신에 나타난 초국가권력이 국가 간 갈등과 대립, 제국주의 전쟁을 없앨 것이라는 주장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제2 인터내셔날의 기회주의자인 카우츠키에 의해서도 비슷하게 제기되었다.
“국제 카르텔은 자본의 국제화의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것 가운데 하나이며, 자본주의 아래서 여러 국민들 사이의 평화를 기대할 가능성을 주는 것이다.”(카우츠키)
카우츠키는 독점자본 간의 카르텔(독점자본 간 기업연합)이 대외정책으로까지 확장되어 초제국주의의 국면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카우츠키는 “이 초제국주의, 곧 초월제국주의 국면이란 곧 전 세계 제국주의들 간의 투쟁이 아닌 연합의 국면이고, 자본주의하에서 전쟁이 종식되는 국면이며 ‘국제적으로 연합한 금융자본에 의한 세계의 공동착취’가 일어나는 국면을 말한다.”고 했다. 카우츠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레닌은 “이러한 현실-경제적.정치적 조건의 다양성, 발전 속도에 있어서 여러 나라의 심각한 불균형,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폭력적인 투쟁-을 ‘평화로운’ 초제국주의라는 카우츠키의 어리석은 우화와 대비해 보라...다른 것들에 대립되는 하나의 제국주의적 연합이든 아니면 모든 제국주의 열강들을 포괄하는 전반적 동맹이든 그것들은 모두 전쟁과 전쟁 사이의 하나의 ‘휴전’ 이상의 것은 결코 될 수 없다.”(레닌, 제국주의론)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유럽통합, 자본주의 카르텔의 국제적 형태
유럽합중국 주장은 부르주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사회민주당 내에서도 논란이 되었다. 이 유럽합중국 슬로건은 1915년 경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군주제의 혁명적 전복을 통해 유럽 합중국을 건설하자는 주장으로 나타났다. 레닌은 이 주장이 정치혁명으로 반동적인 절대국가들을 타도하고 사회주의 혁명 국가들의 연합인 유럽 합중국을 건설하자는 주장이므로 정치적으로는 그 자체로 문제가 없는 슬로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주의적 유럽합중국이라는 주장은 자본주의 하에서 불가능하거나 반동적인 슬로건이고 사회주의 하에서도 공산주의의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완전한 승리와 국가의 총체적인 소멸을 가져오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구호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 주장은 “단 한나라의 나라에서 사회주의의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잘못 해석될지도 모르며, 또한 이러한 하나의 나라와 다른 나라들 사이의 관계들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레닌, 유럽합중국 슬로건에 대하여, 레닌과 사회주의 혁명, p. 8, 조권일 옮김, 태백)라고 비판했다.
레닌은 사회주의 혁명 이후에도 “민족간의 자유로운 연합은 뒤처진 국가들에 대한 사회주의 공화국들의 다소 장기적이고 완강한 투쟁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사회주의 혁명 이후에도 처음에는 사회주의 대국과 소국과의 불균등한 발전이 있을 수 있는데 자칫하면 이 슬로건이 사회주의 소국의 자주성과 자결권을 침해하여 사회주의 국가 간의 관계들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레닌의 유럽합중국 슬로건에 대한 분석과 비판은 오늘날 유럽연합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반동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기회주의 세력의 비판에 있어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
“제국주의의 경제적 조건-즉 ‘선진적’이고 ‘문명화’된 식민열강들에 의한 자본수출과 세계분할-이라는 견지에서 보면, 유럽합중국은 자본주의하에서 불가능하거나 반동적이다....자본주의 하의 유럽합중국이란 식민지의 분할에 대한 협정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하에서는 힘 말고는 다른 어떤 분배의 토대도, 원리도 가능하지 않다.(같은 글)
레닌은 제국주의의 자본수출과 제국주의의 정치적, 군사적 힘에 의해 식민지 분할이 이뤄지고 이를 둘러싸고 제국주의 국가 간의 일종의 협정이 맺어졌는데 그것은 평화적 협상의 결과가 아니라 힘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존의 식민지가 다시 새롭게 분할되는 것은 힘의 역관계가 변화하였을 때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제국주의 국가 간 힘의 역관계가 변화할 때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한 제국주의 국가 간의 전쟁이나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고 하였다. 물론 레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 간, 국가 간에 일시적인 협정은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자본가간에, 국가간에 일시적인 협정은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유럽합중국은 유럽의 자본가들 사이의 협정으로써 가능하다..... 그러나 무슨 목적에서인가? 유럽에서 사회주의를 공동으로 진압할 목적에서, 그리고 현재의 식민지 분할에 의해 자신의 몫을 몹시 속아서 빼앗겨 왔으며 이제 노쇠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후진적이고 군주제적인 유럽보다 자신의 힘이 지난 50년간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급속히 성장해 왔던 일본과 미국에 대항하여 식민지의 전리품을 공동으로 보호할 목적에서일 뿐이다. 현재의 경제적 기초 위에서, 즉 자본주의하에서 유럽합중국이란 미국의 보다 급속한 발전을 더디게 하는 반동의 조직화를 의미할 것이다.”(같은 글)
레닌의 제국주의와 국가 간 협정에 대한 분석은 오늘날 식민지에 대한 영토적인 침략을 통해 지배하는 식민지가 사라지고 제국주의에 의한 신식민지가 건설된 시점에서 부분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하지만 제국주의의 지배방식이 변화했다고 해서 제국주의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은 레닌의 분석과 같이 일본과 미국 제국주의의 힘이 성장하고 유럽이 노쇠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자 여기에 경제적, 정치적으로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따라 중국에 대항하는 의미도 있다.
유럽합중국은 '늙은 대륙'이란 오명을 벗기 위한 카드다. 일각에서 유럽합중국 탄생을 '제2의 르네상스'로 비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럽합중국은 글로벌 정치 · 경제 무대에서 유럽 개별 국가들이 위축되고 있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반전 카드로 등장한 성격이 강하다. 과거 서유럽 주요 국가들이 주축을 이뤘던 주요 7개국(G7)을 아시아로 축이 옮겨진 'G20'이 빠르게 대체해 버린 데다 실질적으로는 유럽이 배제된 채 미국과 중국의 'G2'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경제 이어 정치까지 통합…글로벌 패권 `G3시대` 연다」, 한국경제, 2009년 11월 30일)
그런데 부르주아는 유럽연합이 마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낳은 것에 대한 반성으로 출발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유럽통합이 더 많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일 리스본 조약 발효 당시 제르지 부첵(Buzek) 유럽의회 의장이 "리스본 조약 발효로 유럽 시민들은 더 많은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보다 안정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답변이었다.”( [하나의 유럽, 빛과 그림자] [1] 국경 넘어 이사하고 출퇴근까지… 유럽선 여권도 필요 없다, 조선일보, 2010년 1월 1일)
하나의 유럽에 대해 부르주아가 찬사를 보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주장은 유럽연합의 실질적인 출범 계기와 부르주아적 의도를 철저하게 은폐하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1951년 서유럽 6개국의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설립하면서 시작했다. 1958년에는 로마조약으로 유럽경제공동체(EEC)가 출범하고 1999년에는 단일 화폐인 유로화가 출범했다.
이러한 유럽통합의 과정은 유럽 합중국이 철저하게 부르주아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를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유럽연합 탄생의 시발이 된 석탄철강공동체는 독점자본 간의 기업연합을 의미하는 카르텔에 다름 아님을 보여준다. 유럽연합은 유럽 독점자본이 유럽 내에서 독점적 이익을 강화하고, 일본, 미국, 중국의 독점자본에 맞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카르텔로 출발했던 것이다. 자본의 집적과 집중으로 독점이 생겨나고 독점자본 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독점자본가 연합인 카르텔이 발생하고, 이 카르텔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제국주의 국가의 군사, 정치적 힘이 사용되었다. 유럽연합에 대한 장밋빛 찬사에도 불구하고 이는 독점자본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경제적 카르텔을 시발로 해서 국가 간 협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실제 유럽통합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과정이 아니라 유럽 내에서 제국주의 독점자본을 이익을 보장하고, 일본과 미국 제국주의에 대항해 제국주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유럽연합은 이를 위해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에 대한 억압과 수탈을 강화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유럽연합으로 가기 위한 경제 카르텔인 유럽경제공동체(EEC)는 회원국간 자본, 상품,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과 역내 관세를 철폐하는 유럽 내 자유무역협정(FTA)에 다름 아니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은 유럽 연합 내부 노동자들의 임금삭감, 노동조건의 후퇴, 노동의 유연화, 복지의 후퇴와 노동운동에 대한 공격을 가하고, 공동농업정책(CAP)으로 농업 구조조정을 통해 농업 독점자본을 보호하기 위해 가난한 농민들의 생존권을 파괴해 왔다. 유럽연합은 정치적으로도 미국의 제국주의 전쟁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한 지지를 통해 유럽 제국주의 연합의 반동성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과 리스본 조약을 통해 체결된 유럽통합의 조건은 반노동자 반민중적 조치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내에서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중심적인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돼 있다.
유럽연합에 맞서는 길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와 기존 국가와의 투쟁
2009년 12월 유럽연합 통합에 대한 낙관적 분위기는 2010년 그리스 경제위기를 통해 산산 조각났다. 유럽의 공동번영이라는 구호는 유로 존의 공동의 몰락이라는 위기상황 앞에서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연합 내에서의 격차도 증대하고 있다. 유럽통합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독일은 작년 국민총생산 대비 4%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포르투갈은 10.2%, 그리스는 8.8%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0%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통합된 유럽연합 내부 국가 사이에 남부 유럽과 북부 유럽 사이의 불균등 발전의 문제가 심각해졌다. 북부 유럽 내에서도 영국의 재정적자가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 금융권은 그리스 국채 1930억 달러와 포르투갈과 스페인 국채를 각각 2400억 달러, 8320억 달러를 보유함으로써 그리스 재정위기가 유럽 금융자본 전체를 도미노처럼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에서 연이어 터진다면 이러한 가능성은 현실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을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유로존을 두 개로 쪼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의 단일통화에 묶여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재정정책을 쓸 수 없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나라에서는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우리가 부담을 져야 하는가라는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단일한 화폐에 걸맞게 유럽경제정부를 수립하자는 프랑스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요구했던 독일이 대립해 왔는데 그리스 재정위기의 해결과정에서 유럽경제정부의 강화로 입장이 정리되면서 프랑스와 독일의 대립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은 유럽 국가 내에서 유럽 국가 전체의 번영이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제국주의 국가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가 되었고, 이에 대항하는 남미 국가연합을 출범하도록 하고, 동아시아, 동북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설립하도록 자극하고 있다. 부르주아들도 이제는 하나의 유럽이 최악의 착각에 불과했다고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1999년 탄생된 유로화에 대한 평가는 '유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과'와 '21세기 최악의 착각'으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유로화는 단일통화의 실현이란 경제적 목적과 유럽 통합이라는 정치적 열망이 서로 뒤틀리게 얽혀들면서 자유경제체제에서 심각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 내 단 한 곳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할 때 유로화의 독립성과 통화가치가 얼마나 순식간에 훼손되기 쉬운지 단적으로 보여줬다.”(주디 셸턴 美아틀라스경제연구재단 선임연구원, 「`유로화=하나의 유럽`은 착각」, 한국경제, 2010년 4월 1일)
하나의 유럽, 유럽 합중국이라는 꿈은 유럽의 경제위기로 인해 국가 간 분열과 대립을 낳고 있다. 이제 초국가 연합, 초제국주의가 평화와 안녕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는 헛된 꿈이 돼버렸다. 결국 레닌이 말한 대로 유럽합중국이라는 슬로건은 그 자체로 반동적일뿐더러 독점자본 간, 자본주의 국가 간 불균등 발전과 대립이 심화됨으로써 일시적인 협정은 가능하나 안정
적이고 항구적인 국가연합으로서의 역할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결국 유럽통합의 과정은 개별국가의 영토주권이 사라지고 국가가 약화되는 증거가 아니라 개별 국가 특히 제국주의 국가의 지배권력이 강화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국제적 독점체의 강화와 국가 간 연합인 유럽연합은 유럽 제국주의 연합인 동시에 유럽 국가 내부의 이해관계의 차이와 불균등 발전과 경제위기로 인해 대립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물론 이를 통해 유럽연합이 곧바로 붕괴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없다. 다만 유럽연합은 점점 더 내부의 대립관계가 심화되고 균열이 생김으로써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지고 있다. 결국 유럽연합에 있어서도 우리는 다중의 네트워크 따위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조직화된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제국주의 국가에 대한 반제투쟁과 강력한 자국의 국가에 대한 투쟁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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