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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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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0 13:20:37, 조회:2,340, 추천: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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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공무원노조여!
정치적 중립을 가장한 국가의 노예화를 거부하자!
통합 공무원 노조의 출범과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정권의 공무원노조 탄압 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해직자가 노조 전임자로 있다는 것을 이유로 노조 자체를 불법화하고 단협 파기, 전임자에 대한 업무 복귀 및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더니 급작스럽게 ‘공무원의 복무규정 및 보수규정 개정안’을 예고하며 공무원의 ‘정치지향적’인 활동을 금지시키려 하였다. 손영태 전공노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을 불구속 기소하고 바로 다음날 손영태 위원장에 대한 파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등 노조 간부에 대한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 며칠 후에는 통합 공무원 노조를 사전부터 파괴하기 위해 통합공무원노조에 단독 입후보한 본부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도 했다. 급기야 10월 23일에는 공무원노조 자체 모임에서의 민중의례까지 ‘품위손상’을 이유로 불법화, 금지시키며 민중의례를 한 조합원을 엄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권은 온갖 부르주아 사법제도와 공무원법, 공문, 규정들을 멋대로 들이대고 부당징계와 파면 등의 인사권을 휘두르며 공무원 노조에 대한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민중의례에 대한 문제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공무원의 품위 등을 이야기하며 저열한 이데올로기 공세까지 펼치고 있다. 부르주아 언론들은 화답하듯 일제히 질책과 비난을 퍼부으며 이데올로기 공세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신나간 일부 공무원들은 태극기 대신 무엇에 경례하고 있으며 공무원노조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대한민국 국가로 삼기라도 하겠다는 말인가. 공무원노조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싸워 되찾고 지켜낸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아니란 말인가......대한민국을 거부하는 공무원들 월급을 왜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대줘야 하는가. ... 정부는 하루빨리 국가와 국기, 순국선열을 거부하는 정신 나간 공무원들을 내쫓을 수 있는 법규를 정비해야 한다....”(조선일보 10.25 사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그들이 이 나라에 충성을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를 꿈꾸고 있었다. .... 국민의례를 피하는 사람들은 태극기의 이런 상징을 의식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공산주의 선언을 보면 공산주의는 자기 나라보다 노동계급을 중요시했다. 개인의 이성과 계몽에 매달렸던 시대에는 국가라는 것이 구체제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뿌리 때문에 진보주의는 ‘애국’이라는 단어에 태생적인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중앙일보 10월27일 문창극 칼럼, 진보는 왜 태극기를 꺼리는가)
부르주아 언론들은 ‘어찌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가 있는가’라는 애국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대응으로 대중을 선동하려는 한편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를 근거로 공무원 노조에 대한 막가파식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야 말로 철저히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주장이다. 정권과 부르주아 언론은 공무원의 중립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무원의 자주성을 박탈하고 부르주아지의 집행위원회라는 정부, 즉 자본가 국가 자신의 충실한 집행자, 하수인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국가에 대한 충성을 이유로 정권의 노예로 남아 있기를 요구하고 있다.
정권이 바라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공무원이란 실제로는 정권의 4대강 사업, 뉴타운 등 도시개발 사업을 충실하게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거민 문제, 전세 가격 폭등, 환경오염의 문제 등에 침묵하는 공무원이다. 기초생활수급제 등의 개악된 복지제도를 착착 진행하고 희망근로사업과 같은 생색내기 식 경제공황 위기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진행하는 공무원이다. 주거생존권과 생계를 위해 항의하는 철거민과 노점상을 권위적으로 내쫓는, 양심과 자주성을 내던진 용역깡패와 같은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한 자본을 위한 법집행과 행정만을 수행하며, 도시개발사업, 지역 경제 사업에서의 자본가 청탁과 비리에 눈감아주고, 각종 부르주아 정당과의 유착과 줄서기에 앞장서는 지배계급의 철저한 종복인 공무원으로 남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저들이 말하는 중립의 진정한 의미이다.
흔히 부르주아와 기회주의자들은 노조는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계급 사회에서 노조의 실질적인 정치적 중립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들이 요구하는 중립적 노조란 법적, 이데올로기적, 경제적으로 무장한 부르주아의 영향력을 강화해서 정권과 자본에 협조주의적인, 친자본가적인 노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공무원 노조 또한 마찬가지이다. 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중립성을 더욱 강요하지만 이는 노동3권의 권리와 정치활동의 자유를 박탈하고 자주성이 상실된 어용노조, 친정부적 황색노조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왜 정권은 공무원 노조를 그토록 탄압하는가?
최근 진행되는 공무원 노조 탄압에 정권은 ‘해직자가 노조 간부에 있다’, ‘민중의례는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이다, 정치적인 집회에 참가했다’는 식의 근거를 제시한다. 하지만 이는 명분일 뿐 정권은 통합 공무원 노조의 출범과 민주노총 가입으로 인한 위기감 때문에 사전부터 강력한 징계 등의 탄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권이 공무원노조의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에 이토록 경기를 일으키며 탄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본질적으로는 공무원 노동자가 국가 기구 내에서 국가행정과 정책에 반대하는, 침묵하는 국가의 손과 발이 아닌 노동자 의식을 자각한 자주적인 노동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자본가 정권은 공무원이 조직된 노동자로, 계급으로서 행동하는 노동자가 되는 것을 그 무엇보다 두려워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권은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3권은 고사하고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말살하려는 것이다.
또한 정권이 집요하게 진행하고 있는 공공부분 구조조정과 공기업 사유화 정책에서 공무원 노조가 반기를 들고 투쟁한다면 공공부분 전체, 민간부분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날 것이다. 경제위기를 이유로 사회 전반적인 임금 동결, 노동조건 악화 등을 진행할 때 국가는 보통 공무원부터 ‘고통을 분담하고’ 임금동결을 하도록 하는데, 공무원 노조부터 생존권적 요구와 투쟁으로 맞선다면 자본가 정권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전략은 쉽사리 진행될 수 없게 될 것이다.
한편 공무원구조조정, 복지삭감, 신규채용 감소에 맞서는 공무원 노동자의 투쟁은 곧바로 사용주인 정부와의 투쟁이 되기에 이는 곧 정치투쟁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 개별 자본가에 대한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임금, 단협 등의 경제투쟁이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정권의 개입과 공권력 투입, 이에 대응하는 연대 투쟁과 계급투쟁의 확산으로 정치투쟁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면 공무원 노동자의 생존권적 투쟁은 정부와의 직접적인 투쟁으로, 투쟁과정에서 정권의 징계, 노조불법화, 이데올로기적 공격 등의 탄압이 직접적으로 폭로되면서 정치투쟁과 직접 결합되게 된다. 때문에 정권은 공무원노동자의 조직화와 투쟁을 더욱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당파성으로 무장한 자주적 노조를 건설하자!
이러한 공무원 노동자의 투쟁이 보다 진정으로 계급적인 정치 투쟁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탄압과 공격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자주성을 가진 노동자의 노동조합으로서, 정부의 정책을 노동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맞이하는 노동자로서, FTA반대, 용산학살 문제 해결, 대책 없는 뉴타운 개발 반대, 전교조 탄압 중지 요구와 같은 정치적 입장 마련과 요구 또한 할 수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연대 투쟁을 강화하고, 전교조 탄압에 맞서 공동의 투쟁 또한 전개해야 한다.
정권은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 국가의 행정적 하수인을 원하는 것인데 공무원이 정권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고 계급의식으로 무장하여 정부에 대한 자주적 목소리를 내고 투쟁할 때 얼마나 두렵고, 당혹스럽겠는가? 자본가들의 집행위원회인 국가 내부의 공무원들이 노동자, 민중에 대한 억압적, 착취적 국가 행정을 거부하고 노동자 민중을 위한 행정을 요구하며 투쟁할 때 국가기구는 사실상 일시적으로 마비될 것이 분명할 것인데 정권은 얼마나 공포스럽겠는가? 정권이 공무원노조에 대한 극심한 탄압을 자행하는 것은 그만큼 공무원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계급적 단결을 두려워 한다는 반증이다.
공무원노조는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 3권 쟁취라는 목표와 노동 2권을 먼저 보장받는 것으로 합법화 하려는 내부의 입장차이로 분열되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노동2권조차도 들어 주지 않고 탄압해 공무원노조 자체를 괴멸시키려했다. 공무원노조의 통합은 이러한 오류를 통해 깨달은 소중한 각성의 결과이다. 정부의 비열하고 가공할 만한 탄압을 뚫고 통합 공무원노조는 압도적인 투표율로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통합 공무원노조를 만들었다. 민주노총 가입과 통합 공무원노조 출범은 정권의 지배개입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투쟁의 승리인 동시에 노동자계급 전체의 승리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어 버린다면 통합 공무원노조는 정권의 탄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식물노조가 되거나 노조 자체가 분쇄될 수도 있다.
정권은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해직자의 노조 간부 지위를 문제 삼으면서 노조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권의 공격에 조합 스스로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포기해 탄압을 피해가려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의 대응은 정부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훼손하는 것과 같다. 해고자 조합원 자격 시비는 탄압을 위한 빌미에 불과하고 정권의 목표는 통합 공무원노조 자체를 괴멸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타협이나 절충이 아닌 원칙적으로 탄압에 맞서야한다. 현재 지도부 구성의 초기 단계라는 것, 정부의 극심한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 공무원 노조는 존립자체를 걸고 반격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 노조의 통합은 형식적인 통합이 아니라 실질적 단결의 수준과 계급적 내용을 강화하고 공무원 구조조정, 임금동결, 노조탄압에 맞서고 단협강화, 해고자 복직, 온전한 노동 3권 쟁취를 위한 투쟁으로 발전해야 한다. 또한 철도, 발전, 가스를 중심으로 하는 공기업 노동자 및 마찬가지로 탄압 받고 있는 전교조 투쟁과 결합되어 가장 강력한 투쟁대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중립성을 가장하여 정권의 ‘영혼 없는’ 노예가 되기를 요구하는 정권의 기만적 논리를 거부하고 노동자의 계급성과 투쟁성으로 자각한 공무원노조가 되어야 한다. 통합 공무원 노조를 향한 온갖 이데올로기 공세와 파면, 단협무시, 법적 탄압 등 총체적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중립성 논리’를 분쇄하고 보다 단결되고, 자주적이고, 계급투쟁적 노조를 세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중립성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당파성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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