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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0호]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자본은 제국주의자처럼 야만스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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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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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01:34:57, 조회:3,398, 추천: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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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한국자본은 제국주의자처럼 야만스러웠다!
최근 12월에 발생한 방글라데시에서의 사건들은‘후진국, 저임금’정도로만 생각했던 방글라데시 노동자의 열악하고 참혹한 현실과 한국자본의 야만적인 착취와 탄압을 만천하에 드러나도록 했다.
한국 자본인 영원무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의류 노동자들의 투쟁은 우리가 입는‘노스페이스’와 같은 수십만 짜리의 옷을 만드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이 월 45달러 (약 5만원)이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했다. 14일에 발생한 북부 산업 단지 의류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6명이 죽고 100여명이 부상당한 사건을 통해서는 방글라데시 노동자가 출입문조차 잠긴 얼마나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주었다.
지난 12월 11일 치타공 수출가공구역 내 한국의 영원무역에 고용되어 있는 방글라데시의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공장과 도로를 점거하고 공장과 차를 파괴했다.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동원한 경찰의 진압으로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
영원무역 공장의 갑작스러운 폐쇄로 폭력은 발생했지만, 이로 인해 수출가공구역 내 모든 공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방글라데시 일간지 The New Age, 12월17일).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국내 언론을 통해“영원 7개 공장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공격은 아직 배후를 전혀 알 수 없고, 괴한들은 다른 지역으로부터 잠입했으며 잘 조직돼 있었다."며 마치 외부 세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이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에 대한 초저임금, 야만적 착취와 그로인해 고조되는 노동자들의 불만이라는 본질을 감추려는‘의도적인’발언이다. 그런데 이는 방글라데시 자본가들이 즐겨 쓰는 방법으로, 방글라데시의 민주주의적 언론조차 이를 비판하고 있다.
최근 의류 산업 노동자들의 동요에 대해 의류 산업을 파괴하기 위한 하나의 음모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몇 달 전 국회노동상임위원회는 이러한 관점을 일축하고 공공연하고 일상적으로 폭력이 벌어지는 의류 공장의 사장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사실 대부분의 의류 공장의 노동자들은 고용주들의 명백한 위법행위들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많은 공장들이 어떠한 공지도 없이 폐업을 하였다. 어떻게 노동자들과의 하나의 협상도 없이 문을 닫을 수가 있는가? 노동자들은 어떠한 보상도 없고 임금도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수개월의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공장이 자물쇠로 잠겨져 있는 것을 목격하면 폭력적으로 변한다.(방글라데시의 경제지, , 12월19일).
영원무역 공장의 노동자들은 과거 임금 체계에서 받던 500타카(8100원)의 수당이 빠지게 되어 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받았던 것을 다시 빼앗아 갈 수는 없다. 이는 노동법과 관계에서 기본 전제가 아닌가? 라고 라탄(사회주의 노동전선의 서기장)은 말한다(방글라데시의 진보적 일간지 12월17일).
또한 The New Age의 같은 기사에서는 방글라데시에서의 7,8월의 최저임금안 제정과 그로 인한 노동자들의 불만과 투쟁에 대해 정부는 무능력했다고 말하며,“자본가들은 경쟁국에 의한 폭동이라는 너무나 잘 알려진 비열한 국제적 음모론을 다시금 주장했다.”고 말했다.
올해 7,8월 최저임금이 인상되기까지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자본가들은 경쟁국들에 의한 음모론, 혹은 파업하면 임금 인상한다고 선동하는 전문 파업꾼에 의한 음모임을 주장해 왔던 것이다. 이들의 의도는 무엇인가? 이는 자신들에 의한 노동착취를 은폐하고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며, 한국에서 자본가들이 ‘외부세력 개입’ 운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쟁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무너뜨리려는 파렴치한 악선동이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또한 똑같은 방법으로 한국의 여론을 주도하려 하였다. 한국의 부르주아 언론 또한 하나의 비판도 없이 회장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며, 공장 가동의 재개, 자국민의 피해와 재산 손실만을 보도할 뿐 방글라데시 투쟁의 근본 원인과 노동현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은폐했다.
노동자의 저항으로 뜨거웠던 아시아의 2010년
지금의 폭동은 지난 7, 8월에 발생한 폭동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당시 노동자들이 요구한 5000다카(81,600원)가 아닌 3000다카(48,960원) 수준의 최저임금 안이 발표되자 전국의 노동자들은 불만을 표시했고, 또한 그것이 시행되기 까지 3개월의 기간을 두면서 노동자들은 두 번의 이슬람축제 보너스를 박탈당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자본가들은 200억 타카(3,264억 원)의 이득을 얻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글라데시의 일간지 The New Age, 12월17일)
올해 7, 8월에 진행된 방글라데시의 최저임금 인상은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수차례의 투쟁과 희생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폭등하는 물가에 비하면 부족한 것이었고, 장기근속 노동자의 임금은 거의 인상되지 않았었다. 한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된 것처럼 방글라데시의 자본가들은 최저임금 구조를 악용하여 노동자를 숙련도에 따라 구분하고 임금인상을 차등화하여 숙련노동자의 근속과 임금인상을 인정하지 않고 노동자를 분열하려 한 것이다. 여전히 방글라데시의 최저임금은 아프가니스탄과 베트남 미얀마보다도 낮아 세계최저의 수준인 상태이다.
수출의 80% 차지하고 방글라데시 경제를 이끌어가는 의류 산업임에도 형편없는 임금과 더불어 열악한 노동환경은 지난 12월 14일 발생한 의류 공장 화재를 통해 비극적으로 폭로되었다. 화재위험이 높은 의류 공장임에도 당시 출입문을 대다수 잠근 상태였고, 화재에 대한 안전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26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방글라데시의 공장은 출입문을 잠가두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 절취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수차례의 의류공장 화재와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반복되었음에도 자본의 이윤에 대한 갈망 앞에 노동자들의 생명과 인권은 한낱 소모품처럼 취급되어 온 것이다.
2006년 5월 방글라데시 전국을 뒤흔든, 의류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수 만 명의 노동자 투쟁이 있었다. 그러나 이로서 쟁취한 임금인상은 계속해서 치솟는 물가인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되었다. 방글라데시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저임금 과로노동과 노동재해에 고통 받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공장주들은 노동조합으로의 조직을 방해하고 노동조합을 만들면 공장을 휴업, 폐업하는 방식으로 노동자의 조직화와 투쟁을 막으려고 했다. 이제 방글라데시에서는 노동자 조직화와 조직된 투쟁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한편 방글라데시 노동자의 투쟁은 중국, 베트남 등 전 세계 저임금 노동자들의 투쟁의 영향 속에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전 세계 ‘선진국’에서의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 ‘아이폰’의 부품을 만드는 대만계 ‘팍스콘’ 중국공장에서는 올해 1월23일 노동자 투신자살을 시작으로 4개월 동안 15번의 젊은 노동자들이 자살을 시도해 12명이 숨졌다. 5월에는 15명이 한꺼번에 집단 투신자살을 시도해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팍스콘을 비롯한 중국 공장의 비참한 노동조건(30분 간의 점심시간과 장시간의 노동, 노동시간에는 동료와 말도 하지 못하게 함)이 알려졌고, 이후 베이징에서의 현대자동차 협력 업체를 비롯한 중국 노동자들의 투쟁이 진행되었다. 팍스콘의 기본급은 900위안에서 2000위안으로 인상되었고, 일본 혼다차의 중국공장에서의 투쟁으로 34%의 임금인상을 쟁취하였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의 대만계 신발제조 공장에서의 수 천 명의 노동자 투쟁이 진행되는 등 올 한해 아시아는 외국계 자본의 저임금 착취에 맞선 노동자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뜨거웠다.
남한 부르주아 언론의 ‘애국주의’와 노동자 국제주의
- 한국 기업들 '어디로 가나'
- "시위하면 임금 올려주더라"…전문 파업꾼까지 등장
- 영원무역 충격…갈 곳 없는 저임금산업 방글라데시까지 임금 갈등…아프리카로 옮겨야 할 판
- "빨리 물건을 넘겨야 한다는 생각에 성급하게 분규를 마무리 지으면서 현지 근로자들에게 잘못된 학습 효과를 심어주고 있다"며 "이 점을 전문 파업꾼들이 파고들고 있다"(복덕규 코트라 차장, 한국경제 12월 13일)
한국의 부르주아 언론은 방글라데시 영원무역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일제히 보도하였다. 하지만 ‘법대로 했다’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영원무역 회장의 인터뷰 발언과 ‘외부세력의 음모’ 운운하며 투쟁을 매도하는 자본가의 태도만을 일방적으로 보도하였다. 한국 부르주아 언론은 초저임금으로 인한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와 고통스러운 삶은 감춘 채, 숙련노동자들의 상대적인 불만정도로 원인을 분석할 뿐이었다. 부르주아 언론은 오히려 ‘방글라데시마저 임금 인상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식으로 자본가들의 마음을 대변할 뿐 아니라, 파업으로 인한 임금 인상은 ‘잘못된 학습효과’라는 것을 인용하며 노골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한국의 부르주아 언론의 자본가 계급 지향성이 애국주의와 결합하여 최소한의 인권의식과 균형감각이라는 껍데기마저 벗어던진 것이다. 남한 부르주아 언론은 ‘자국민 보호주의’라는, 그것이 마치 최우선의 보도원칙인 듯 애국주의의 외피로 철저하게 자본가의 이해를 대변하였다.
과거 캐나다에서의 G20투쟁이 남한 언론에서는 폭력성에만 맞춰 보도되었던 것처럼, 부르주아 언론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장악한 남한 사회에서의 노동자 민중은 ‘애국주의’와 자본가의 논리로 무장한 부르주아 언론의 보도만을 접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본주의적 애국주의를 넘어 노동자 민중의 국제주의의 관점으로 사건과 정세를 간파해야 한다.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2010년의 아시아 노동자들의 격렬한 저항과 투쟁은 전 세계 노동자 계급의 국제주의적 투쟁과 연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주었다. 미국과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의 공황과 실업, 비정규직 확대와 노동자 계급에 대한 고통의 전가는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노동자 및 공공부분을 비롯한 프랑스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으로 폭발했다. 동남아시아의 저임금 노동에 대한 착취를 통해 격화된 경쟁과 공황을 극복하려는 자본의 전략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노동자들의 저항에 부딪치게 되었다.
아시아 노동자들의 투쟁은 최소한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위한 처절한 저항인 동시에 해외현지 공장 설립으로 초과착취를 하려는 자본의 전략에 대한 투쟁이며 넓게는 전 세계 민중을 제국주의의 지배와 수탈 하에 두려는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이라는 의미가 있다. 자본은 일국 내 노동자를 차등화하고 분열하듯 국제적으로 노동자 또한 저임금 노동과 본국의 상대적 고임금으로 분열한다. 제국주의 자본은 정치와 경제 군사적 힘을 동원하여 이러한 분열을 고착화하고 외국 노동자에 저임금을 강요해 초과 착취하려한다. 때문에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노동자들의 투쟁은 동남아시아 저임금 노동에 대한 초과 착취와 선진국의 상대적 고임금과 실업자라는 자본의 전 세계적 노동 분열 정책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자본의 초과 착취에 대한 열망과 이로 인해 첨예해질 수밖에 없는 아시아 노동자들과 자본 간의 대립은 2010년의 저항을 넘어 더 공세적이고 조직화된 투쟁으로 한국 자본을 비롯한 제국주의적 초과 착취와 야만적 탄압에 맞서 싸울 것을 필요로 한다.
한국에서의 자본이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열하듯, 자본은 인종과 국경과 문화 등으로 각국의 노동자를 차등화하고 분열한다. 남한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불법체류자’라는 낙인과 강제 추방 정책으로 저임금과 억압적인 통제와 탄압, 초과착취의 대상이 된다. 한국 노동자들 또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 착취에 맞서 연대하고, 그리고 해외 공장에서의 제국주의적 착취에 대한 비판과 투쟁을 진행으로 노동자 국제주의의 대원칙을 실천해야 한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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