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세>
비정규직 철폐! 생존권 사수!
투쟁으로 구조조정 분쇄하자!!
민주노총은 지난 3월 16일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탄핵정국을 맞아 수요집중 조합원 행동(3월 17일부터 매주 수요일 전 조합원 잔업거부 투쟁), 4월 2일 전 조합원 리본 달기 등 공동행동 전개하고, 정치권에서 4․15 총선 연기, 내각제 개헌 등이 구체적으로 시도될 경우 즉각 총파업 돌입 등을 결정했다.
전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호소하며 열사가 죽어나가도, 이주노동자들이 100일 넘게 차가운 명동성당 바닥에서 노동자계급의 국제주의 정신에 입각한 투쟁을 절규할 때도, 외환카드 노동자들이 외로이 투쟁하다가 200명이 넘게 정리해고를 당하면서 피눈물을 흘릴 때에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던 민주노총이 노무현 탄핵정국에 울분을 토하면서 조건부 총파업을 결의했다.
부르주아 정치판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민노당과 민주노총의 보여주기식 정치쇼에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은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다. ‘탄핵 규탄과 4․15 총선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투쟁계획’ 이라는 거창한 문구 속에는 연대를 호소하며 힘겹게 투쟁하고 있는 현장노동자들의 요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누구를 위한 민주노총이며, 누구를 위한 총파업 결의인가!!
자본과 정권의 구조조정 공격은 탄핵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노무현의 이중대임을 선언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가 현장의 빗발치는 항의로 취소하고, 총선승리 총파업을 선언할 때에도 현장은 자본가계급에 맞서 힘겹게 투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량주의 지도부들의 의도적인 투쟁회피에 투쟁전선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농성투쟁은 뚜렷한 전망을 상실한 채 생계비 지원도 안되는 상태에서 이중삼중의 고통을 받으며 점차 농성대오들이 지쳐가고 있다. 조용한 울산에 폭풍처럼 휘몰아친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투쟁은 3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이 날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이 투쟁에 연대하고자 전국에서 5000의 대오가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진격투쟁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분신대책위가 끝까지 ‘비폭력 평화 기조’로 일관하면서 현중 비정규직 투쟁이 전국투쟁으로 확산되는 걸 차단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 결과다. 외환카드의 정리해고 반대 투쟁은 사무금융연맹 및 외환카드 지도부의 이면합의서가 드러나면서 현장조합원들조차 동참하지 않고 있다.
아직 전격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조합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한정된 범위에서 공개된 대략의 내용
▲ 노조는 35% 인력조정에 동의하며 협조한다.
▲ 노조는 35% 인원이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에 사측이 정하는 방식대로 인력조정을 하는 것에 합의한다
▲ 노조는 금번 인력구조조정 관련하여 어떠한 단체행동이나 집회를 하지 않는 것에 합의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매각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쌍용차는 애초에 잘못된 투쟁기조(매각반대! 독자생존! 전략적 제휴 및 컨소시엄 구성!)로 인해서 전체조합원의 총파업 결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실사를 받아들이고 3자 협의체 구성에 매달린 결과 현장의 힘에 기반한 힘 있는 투쟁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상반기 핵심으로 떠오른 투쟁사업장들이 개별적으로 고립되어 전국적인 노동자계급 투쟁으로 모아지지 못하자 자본가계급은 더욱 자신감을 얻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금속노조 사업장은 현재 부도,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 사업장이 15개이며, 70여개 사업장이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에 직면해있다. 현대모비스가 자산인수 방식으로 부품사업장들을 흡수하면서 기존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고 무노조 비정규직 공장을 세우고 있으며, 잘나간다는 완성차도 라인재편, 외주화 등이 가속화되면서 일상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사업장들도 마찬가지다. 외주화, 소사장제 등을 통해서 하루 아침에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공공부문 역시 사업다각화란 명목으로 다양한 외주용역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엘지카드 사태를 신호탄으로 제2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 준비1호를 통해서 작년 하반기부터 조성된 노골적인 노동탄압국면을 제대로 보아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대다수의 노동운동진영은 노동탄압분쇄 투쟁에 집중하자!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자본과 정권이 보다 본질적으로 의도하는 바는 04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핵심주체를 무력화시키려는 데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구조조정 분쇄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하였다.
'그야말로 현재 노동운동 진영은 총체적인 노동탄압국면에 직면해있는 것이다 ..... 그러나 이것을 통해서 정권이 의도하는 바가 단순히 노동운동을 길들이는 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 04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노동운동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 대대적인 공격을 앞두고 노동운동의 가장 핵심세력인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격을 통해서 노동계급을 분열시켰으며, 대공장에서도 상층 관료는 다양한 교섭장치를 마련해서 그들을 유인하면서 파업을 근본적으로 막아내고자 하고 있다....' (준비1호 2003년 노동자 투쟁의 전개과정과 특징 중)
그리고 이는 현실에서 그대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 시기 비정규직을 방패막이로 상대적인 안정을 누려왔던 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직접적인 구조조정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외환카드에서 200명이 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당하였고, 부품사업장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당한 자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메워지고 있다.
비단 고용뿐만이 아니다. 자본과 정권의 '대공장 죽이기'는 이제 이데올로기 공격을 넘어서서 다양한 부문에서 실질적인 힘으로 등장하고 있다.
경총은 지난 3월 초 각 단사에 '개악된 근로기준법에 맞추어서 월차휴가 폐지, 연차휴가 조정, 연장근로 상한선, 할증률 조정 및 생리휴가 무급화,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경조휴가 특별휴가 등 약정휴가 축소, 민형사상 손배청구제도 적극 활용' 등의 임단협 지침을 내린데 이어 17일에는 '2004년 임금조정 기본방향'을 발표하여 300인 이상 대기업 임금동결, 300인 미만 3.8% 인상, 성과주의 임금체계 확산지침을 밝혔다.
기왕에 개악된 근로기준법은 법의 부르주아적 형평성에 따라 모든 이들에게 동등하게 개악된 형태로 적용하되, 임금은 사업장마다 차별을 두어서 소위 노동귀족인 대공장 노동자들은 동결, 그동안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갈취당한'(자본과 정권의 주장에 의하면) 힘없는 중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8% 인상(참고로 04년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은 8.1%이며, 지난 2년간 기업 수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해 주겠다고 한다!
얼마나 눈물겹게 고마운 일인가! 자본가계급은 이런 알량한 시혜조치를 통해서 노동자계급내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의도는 명확하다!
지난 IMF 구제금융 시기를 돌이켜보자.
자본가계급은 총체적인 자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노동운동의 핵심세력인 대공장을 먼저 죽이는데 주력했다. 핵심대오가 무너지자, 전체 노동운동진영은 자본의 구조조정 공격에 이렇다할 대응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현시기 자본의 노동자계급 분열 공격 역시 이것의 연장선에 있다. 노동운동의 핵심대오를 실질적으로 무력화시켜서 자신들의 전일적인 구조조정 공격을 자행하려는 것이다!!
관료주의의 결정판 - ‘세상을 바꾸는’ 큰 투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3월 3일 1차 중앙위원회를 통해서 투쟁방침과 투쟁요구를 결정하였다.
1) 향후 3년간의 투쟁흐름
① 2004년
- 임단투 시기집중과 당면투쟁을 배치하면서 평등과 연대의 세상을 만들기 위한 총투쟁을 현장으로부터 철저히 조직
- 4월말, 5/1절 투쟁과 11월초 집중투쟁기간과 노동자대회에 투쟁력을 집중배치
- 향후 3년간의 투쟁요구를 대중적으로 토론ㆍ확정
- 전산업에서 산별교섭을 추진하고 산별교섭이 확보되지 못한 산별은 2005년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준비 박차
② 2005년
- 상반기 산업별 시기 집중 임단투와 민주노총 요구안 관철을 위한 경고파업 등 다양한 투쟁을 집중 배치
-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을 2005년 하반기에서 2006년 상반기 중에 배치
- 전산업 산별교섭 확보를 위해 투쟁하며 중앙은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총괄 대책 추진
③ 2006년
- 상반기 시기집중 임단투
-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 전개..
( 민주노총 2004년 제1차 중앙위원회 회의자료 중)
도대체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시기 민주노총의 태도로 봤을 때, 열사가 한 두명 죽어나가는 정도로는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은 없다.
구치소에서, 외국인 보호소에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도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은 아직 없다. 자본의 구조조정 공격이 노동자들의 숨통을 죄어오는 데에도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은 아,아,아직도 없다.
이유가 궁금한가?
간단하다. 지금이 2005년 하반기에서 2006년 상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죽었다 깨도, 하늘이 무너지는 한이 있어도 개량주의 지도부들의 책상위 에 달력이 2004년인 한, 총투쟁은 없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자신들이 국회에 입성하기 위해서라면 형식적으로라도 총파업을 선언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 때에도 현장의 요구는 없다.
이 얼마나 관료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발상인가!! 현장으로부터 끓어오르는 투쟁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채 그들은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다.
민주노총은 눈과 귀가 멀었는가? 지금 현장의 투쟁이 보이지 않는가? 현장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노동자들의 투쟁은 시기를 정해놓고 터져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본과 정권의 공격이 있는 한 언제, 어디서 활화산처럼 터져나올지 모르며, 그러한 요구들을 하나로 묶어내어 그 파괴력을 더욱 증폭시켜 자본주의 착취체제에 파열구를 내도록 조직하는 것이 지도부의 임무이다. 그러나 현재 민주노총 지도부는 그 임무를 방기한 채 오히려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통제하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은 책상위 일정표에 맞추어서 뚝딱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투쟁, 이주노동자 투쟁, 구조조정 투쟁을 지지 엄호하여 전국적인 구조조정 분쇄! 비정규직 철폐! 생존권 사수! 투쟁을 조직하자!!
‘산업정책 개입’, ‘기금조성’등이 구조조정 공격의 대안이 될 수 없다!
민주노총의 '세상을 바꾸는 총투쟁'과는 무관하게 좀 더 현장에 강제될 수밖에 없는 각 연맹 단위에서는 현장의 요구에 못이겨 구조조정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핵심연맹인 금속의 경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중소 금속사업장들은 물론 흑자를 내는 대공장까지 거의 현장이 초토화되고 있다. 이에 금속연맹에서는 2월 5일 '구조조정 대응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04년 상반기 핵심사업으로 배치할 것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그 대응기조를 보면 '산업정책, 고용대책에 대한 요구를 가지고 다양한 영역의 사회적 협의를 공세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의 구조조정 원인이 제조업 공동화에 있다고 보는 데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중국 등 해외로의 이전 등에 따른 제조업 공동화를 막으면 당연히(?) 자본가들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주장한다. "구조조정 대응책으로써 생존권 사수투쟁은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투쟁이다! 산업정책 및 기업의 경영에 개입해 들어가는 것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투쟁이다!"
그 결과 구조조정 대응방안으로써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산업정책연구를 위한 공동위원회'구성이고 집중 투쟁계획으로 제출된 것은 구조조정 사업장들을 모아서 3월 24일 국회 앞에서 '산업공동화 저지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갖는 것이다. 이는 이미 03년 현대자동차 임단협 요구에서부터 또 다른 형태로 등장한 '산업차원의 경영참가 운동'의 재판일 뿐이다. 그리고 제조업의 위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시대에 그것은 제조업 살리기 운동, 국가경제 살리기 운동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산업 공동화를 저지한다는 것은 자본가들로 하여금 국내생산에 주력하라는 것이다. 그순간 자본가들의 대답은 뻔하다.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 노동자로부터 더많은 착취를 통해 안정적인 이윤확보가 가능한 나라로 만들라! 이를 위해 노동자들은 임금삭감을 통해서 우리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달라!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는 노동쟁의를 최대한 자제하라!" 등등....
이는 굳이 거창하게 '산업정책연구를 위한 공동위원회'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르주아 언론을 통해서 자본가들이 앵무새처럼 반복적으로 떠들어대는 얘기가 아닌가?
그러나 이미 산자부 장관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지도부들은 자동차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여 자본가로부터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 얼마나 완성차 자본가들이 열망하는 것인가! 그 방안을 노동조합이 연구, 개발까지 하여 알려주겠다고 하니 더더욱 금상첨화다!!
노동자의 독자적인 계급적 이해관계를 앞장서서 가로막고 자본가계급의 이해관계에 종속시키려는 이러한 발상은 투쟁기조와 방향을 왜곡시킴으로써 현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금 쌍용자동차 노동자 투쟁을 보라. 노동조합 특별대책위는 지금까지 줄기차게 '매각반대! 독자생존!'을 주장하면서 그 구체방안으로써 컨소시엄과 전략적 제휴를 제시했었다. 컨소시엄과 전략적 제휴는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현장의 문제제기들이 있었으나 특대위 지도부의 입장은 굳건했다.
"무조건 해외 자본은 안된다. 더더욱 중국자본이 들어오면 시설을 다 뜯어갈거다. 지금은 향후 10년간 고용안정 약속하지만 나중에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등의 입장만 반복할 뿐이었다.(물론, 어떤 자본이 들어오던간에 지금 당장 말로만 내뱉는 고용안정 등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현장의 힘이 약해지면 언제나 다른 공격으로 자신들의 이윤을 만회하려하는 것이 그들의 본색이다. 따라서 현장의 단결된 투쟁으로 그것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는 내내 3자 협의체에만 매달리면서 도지사 면담, 채권단 면담을 하면서 "제발 우리의 최대주주가 되주세요"라고 칭얼댔다.
그러나 지난 2월 6일 3자 협의에서 채권단은 "107년의 역사를 가진 조흥은행이 20년밖에 안된 신한금융지주회사로 넘어갔으며,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이라면서 자본주의 착취체제의 본질을 모르고 매달리는 순진한 지도부를 엄하게 꾸짖었다.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안 되자 특대위는 지난 임시대대를 통해서 생존권에 중심을 두는 쪽으로 투쟁 기조를 바꿨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략적 제휴를 그 대안으로 상정하고 있다.
아직도 지도부는 지난 투쟁의 경험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채 구조조정 투쟁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고, 그 뒤에는 이를 조정하는 금속연맹 지도부가 있다.
지난 기아차, 대우차 투쟁을 통해 드러난 진실은 해외매각이 되서 중국자본가가 들어오던, 잘나가는 해외완성차 자본가가 들어오던, 예전에 유행했던 공기업화가 되서 노무현이가 실제 사장노릇을 하던, 국내매각이 되서 몽구가 경영하던, 또는 지금 채권단이 실제적인 사장노릇을 하던간에 중요한 건 모두 다 똑같은 자본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략적 제휴에 매달리는 것은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 대안이 될 수 없다! 특대위는 자본가로부터 강의만 듣는 3자 협의체를 즉각 탈퇴하고 임단협 투쟁과 구조조정 투쟁을 적극 연계하여 생존권 사수 투쟁을 조직하라!
이렇게 민주노총 및 연맹의 산업정책 개입은 현장투쟁을 철저히 왜곡시키고 있다. 연대기금도 마찬가지다. 개량주의 지도부들은 자본과 정부의 대공장 죽이기 및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노사간 공동기금' 마련을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누누히 주장해왔듯이 자본가들의 대공장 죽이기 공세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방안은 비정규직 투쟁을 자기 투쟁으로 받아안고 함께 싸우는 것이지 주머니 털어주는 것이 아니다. 물론, 연대의 정신으로써 모금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함께 해야할 것이다. 문제는 자본의 공세와 비정규직에 대한 대책으로써 내놓은 것이 공동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로부터 돈 조금 받아서 취업자리 알선해주는 고용센터를 마련하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왜곡된 정규직·비정규직간 임금 차별 해소방안은 04년 임금인상 요구율을 하향화시키면서 임단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족한 생계비 전체를 요구하려면 큰 폭으로 임금을 인상해야 하나 민주노총은 비정규, 영세노동자의 임금상승을 통한 임금차별의 해소에 보다 큰 목표를 두어 전체 노동자의 04년 임금인상 수준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현재 표준생계비의 66% 수준에서 73% 수준 확보를 목표로 10.5%의 임금인상을 요구한다. .. (민주노총 1차 중앙위 자료 중)
그러면 자본의 구조조정에 대한 투쟁방향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자본의 공격에 대한 노동자계급적 태도는 현장으로부터 분출되고 있다. 임단협 관련 금속노조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를 보자. (물론 금속노조는 천박할 정도로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실태조사의 객관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는 수준의 설문조항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부족하나마 현장의 의식상태를 판단하는데에 있어서 오히려 자신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자료로 인용한다.)
2004년 금속노조가 가장 주력해야 할 사업 2가지에 대해서 '구조조정 저지'와 '고용안정'이 64.4%로 가장 높았고 '경영참가'(사외이사 추천권 등)는 12.5%, '제조업공동화 대책'은 6.3%에 불과하였다. 또한 2004년 비정규직 요구안으로 가장 적합한 것 2가지에 대하여 '비정규직에게도 단체협약(상여금, 휴일, 휴가 등)을 동등 적용할 것을 요구하자'(43.9%),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자'(43.4%), '임금인상 요구시 차별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임금인상안도 같이 요구하자'(43.5%)는 응답이 거의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준비가 안돼 무리다'는 9.0%, '비정규 요구 할 필요 없다'는 3.9%에 불과하였다. 물론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사업장 노동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위와 같은 조사 결과는 자본의 구조조정 공격에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할 것 없이 생존권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이 속에서 서서히 노동자 연대 정신이 싹트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래도 구조조정 대안으로써 제조업 공동화 대책을 마련하는 산업정책에 개입해야한다고 말할 것인가? 비정규직 대책으로써 정규직 정서를 핑계대며 직접적인 정규직화 투쟁을 회피하고 기금마련따위를 말할 것인가?
자본으로부터 일상적인 공격에 직면하고있는 현장노동자들의 계급적 본능이 올바른 투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투쟁방향에 맞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쟁들을 지지, 확산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울산에서, 광주에서, 수도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 투쟁을 전국전선으로 끌어올려 승리하지 않는 이상 개별단사에서의 투쟁은 더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현시기 투쟁을 전국전선으로 끌어올려 자본의 구조조정 분쇄하고 비정규직 철폐! 생존권 사수!투쟁으로 나아가자!
울산동지들의 외침에 투쟁으로 화답하자!
앞서 말했듯이 현재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단위들은 시간이 장기화될수록 더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투쟁은 지역으로도 확산되지 못한 채 분신대책위의 반노동자적인 행보로 인해 3월 13일 전국판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냉각되고 있다.
또한 지난 17일 분신대책위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중공업노조에 각각 교섭안과 교섭요구안을 발송하였는데 모두 12개항목으로 구성된 요구안을 보면 어디에도 정규직화 항목은 없다. 열사의 투쟁정신이 비정규직 차별철폐로 축소, 왜곡되고 있다.
이주노동자 농성투쟁은 이렇다할 투쟁계획을 내오지 못한 채 집회투쟁만을 반복하고 있다. 그 와중에 몇 명의 동지를 적에게 잃고, 이주지부 지부장이 잡혀갔음에도 불구하고 명동성당 농성단은 강력한 대응투쟁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항의, 규탄, 면회 투쟁만 진행하고 있다.
물론 02년 농성투쟁보다 수적인 면에 있어서나 의식적인 면에서 많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100일이 넘게 반복되는 똑같은 투쟁계획에 주체들은 지치고 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노힘과 민주노총이 이러한 방식으로 투쟁을 주도하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도 특대위 지도부가 전혀 현장으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실사를 받아들이면서 현장에서는 '이제 생존권투쟁은 물 건너 간 거 아니냐, 성과금이나 제대로 받자'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들 투쟁단위들은 모두 자본의 구조조정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하나로 모아지지 못하고 있다. (산업연수생 제도도 결국에는 자본이 더 싼 노동력을 더 많이 착취하려고 하는 노동유연화 공세의 일환이며, 오래 전부터 철폐 투쟁이 있어 왔으나 얼마 전의 고용허가제는 오히려 이를 더욱 양성하는 방책에 다름 아니다.)
특히 현중 비정규직과 이주의 경우 현장장악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외곽으로 밀려난 채 고립된 투쟁을 전개하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투쟁동력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3월 19일 현중사내하청노조가 현재의 열사 투쟁을 전국적 투쟁으로 확장시켜 내야한다는 목적 하에 전국의 선진노동자들에게 "열사정신계승선봉대"를 공개제안 했다.
"울산에서의 현장 진입 투쟁은 열사의 외침을 다시 현장에서 만들어 냄으로서 자본의 강력한 현장 통제에 숨죽이고 있는 노동자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현중사내하청노조의 주장은 100% 올바르며, 우리는 이 입장을 열렬히 지지한다.
그러나 "선봉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전국선봉대"를 꾸리고 투쟁을 함께 기획, 조직할 주체단위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3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 특별호를 통해서 이미 현시기 투쟁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구조조정 분쇄!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쟁취! 투쟁기조로 전선을 확장하자!
- 3월 13일 노동자대회를 힘있는 현장진격투쟁으로 조직하자!
- 분신대책위를 현재 투쟁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열사 공투위로 재편하자!
- 각 사업장은 실질적인 연대를 조직하자!
- 일상적이고 체계적인 지역 사수대를 조직하자!
이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며, 투쟁주체를 재편하는 것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일이다.
현재의 탄핵정국으로 총선 열기가 과열되고 있으며 지금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노동자투쟁은 묻혀질 수도 있고, 총선 정국의 태풍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이주노동자 동지들도, 울산 동지들도 더 이상 적에게 빼앗길 수 없다.
이미 적들은 농성대오를 검거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였고, 울산 핵심주체들에게도 체포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손과 발을 묶으려고 하고 있다.
수도권과 울산 각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사수대를 조직하자!
울산에서의 매일매일 현장진격투쟁을 조직하여 투쟁의 불씨를 더욱 활활 지피자. 이주동지들도 각 현장에서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단속추방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조직화하는 투쟁을 배치해야 한다. 명동성당이나 출입국, 외국인 보호소 앞에서만의 투쟁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른 집회에 연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주체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투쟁주체들이 명동성당에 갇혀서 현장조직화와 연결되지 못한 채 고립되어 있는 수세적인 투쟁은 전혀 적들에게 타격을 주지 못한다.
이주노동자가 밀집해 있는 공단에서의 선전선동을 강화하고, 집회 투쟁도 농성단만 결합하는 형태의 명동성당 들머리 투쟁이 아닌 이주노동자들이 있는 장소에서 조직해야 한다. 주체들은 지금보다 더욱더 현장 중심의 전술을 배치하고, 각 지역 사수대는 일상적으로 운영되어 이 투쟁을 엄호해야 한다.
실질적인 투쟁 주체들로 공동투쟁체를 건설하자!
현재의 울산분신대책위는 충청이남지역을 포괄하는 투쟁사업장들의 공투체로 재편되어야 한다. 현대중공업대책위(정규직 노조가 아니고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부서연합동지회, 청년노동자, 해복투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대우상용차 사내하청노조, 미포조선 해고자 동지들이 우선 주축이 돼서 구조조정 분쇄! 열사정신 계승! 정규직화 쟁취!의 단일한 요구를 가지고 투쟁전선을 더욱 강고히 지켜야 한다.
얼마 전 사측의 구조조정 공격에 대항하여 '생존권사수 투쟁위원회'를 결성한 금속노조 통일중공업 지회도 물론 이 투쟁에 적극 결합해야한다.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역의 동지들 또한 이주농성단, 쌍용자동차, 기아차, 세원테크,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 등을 주축으로 공투체를 조직하자.
지역의 선진활동가는 자신이 속한 사업장에서
현중 투쟁을 선전선동하고 함께 할 것을 조직하자!
당장 임단협 투쟁에서 '구조조정 분쇄!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핵심으로 배치하고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투쟁에 집회에 개별적으로 결합하는 수준이 아닌, 잔업거부, 특근거부 등을 통한 실질적인 연대투쟁을 조직하자!
그리고 이러한 각 지역 공투체는 빠른 시일 내에 전국 투쟁체로 전환해서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우뚝 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얘기했듯이 투쟁기조를 전체노동자계급의 요구인 '구조조정 분쇄! 비정규직 철폐! 생존권 사수!'로 바로 세워서 구조조정 공격에 직면해있는 공공, 금속, 화섬, 금융 등 전산업 노동자들이 조직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지금의 시기는 자본과 정권이나 노동자 모두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다. 더 이상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분열된 투쟁으로는 적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적들은 지금이 비상시기임을 이용하여 더욱 더 국가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면서 현장을 탄압하고 있다. 현재의 투쟁을 어떻게 지지, 확산시키느냐에 따라서 04년 노동자·자본간의 힘의 역관계가 결정된다. 민주노총 개량주의 관료들에 의한 총투쟁이 아니라 절박한 현장으로부터의 공동투쟁으로 의회주의자들이 아닌, 노동자계급이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전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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