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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단사판 사회적 합의주의, 용역안을 철폐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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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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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8 19:02:01, 조회:2,637, 추천: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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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사판 사회적 합의주의, 용역안을 철폐하자!
-도시철도 현장활동가
5월 19일 도시철도 주5일제 용역안이 제출 되었다. 작년 7.21 파업 이후 정부는 중재안을 내렸고, 중재안에 따라 도철은 노사 합의로 한국노동연구원에 ‘주5일제 적정인력 확보를 위한 연구 용역’을 맡겼다. 그 결과가 나왔다.
5백여 장이 넘는 용역안은 “최소의 인원으로 주5일제를 실시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수반한다”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주5일제 핵심인 인원은 총정원의 약 6%에 해당하는 385명을 증원할 것과 각종 구조조정 사항들이 ‘업무개선 항목’으로 제언되었다. 야간근무조 축소, 야간업무의 주간업무로의 전환, 점검주기 조정, 다기능화 교육 실시, 업무표준화 작업, 매표실 업무의 폐지, 운전시간의 연장, 2인 승무를 위한 파트타임 도입 등이 그 내용이다.
노동조합은 그동안 용역 작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왔다. 노사 동수의 근무제도개선위원회에서 용역 업체를 결정했고, 각 직능별 용역 작업 담당자들을 선정하여 구체적인 용역 내용들을 점검해 왔다. 향후 용역 결과는 조합원들의 노동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인데 그 내용이 공사 입장 일방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런데, 용역 작업의 결과는 공사 정책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났다. 각종 구조조정 제언 뿐만 아니라 직능별 정원 산정 내역과 직무분석에 대한 평가는 공사의 시각 그대로이다. 심지어, 보고서에는 공사 각 부처에서 생산한 자료가 고스란히 첨부되기까지 했다.
노동조합은 지난 5월 초 연구원 원장실을 점거했다. 개별 연구자의 연구 결과를 임의적으로 재단하지 말 것, 직무분석 결과를 가감없이 반영할 것 등을 내걸고 12일 동안 농성을 벌였다. 최종보고회에서는 최소인원 증원과 구조조정 제언을 확인하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노동조합의 일관된 입장은 “노동조합의 요구가 최대한 수용되어 보고서에 보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
용역 결과는 뜻밖의 것이 아니다. 4월 중순 중간보고회와 얼마전 최종보고회, 그리고 검수용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적정인원을 산출하여 제대로 된 주5일제를 실시하고자 하는 조합원들의 바람을 반영한 내용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용역에 대한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일어 났지만 연구원은 거듭 제기된 문제들을 조금도 수용하지 않았다. “주5일제에 필요한 인원은 4/44로 약 9.09%이다. 노동자들이 1/3 정도는 감수해라. 그래서 인원은 6% 증원이면 된다. 인원이 부족하면 업무를 개선하거나 개편해서(즉, 구조조정해서) 메꿔라”는 입장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조합은 계속해서 수정과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최종적으로는 조합도 받을 수 없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서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기만성까지 보이고 있다.
작년 7.21 파업 이후 현장 조합원들은 용역안이 나오면 주5일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5일제 실시를 위해 벌여 왔던 요구와 투쟁은 용역 작업에 모조리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주5일제 파업 투쟁 이후 일년 가까이 지나면서 현장에는 “이미 패배했고 더 요구해봤자 달라질 것도 없는데 부족한대로 빨리 합의해서 주5일제 정리하자!”는 정서가 만연해 있다. 용역안대로 주5일제가 실시된다면 도철은 조합원들 스스로 매표실을 폐쇄하자! 비정규직이라도 도입하자! 는 주장을 할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은 보고서상의 제언 차원이 아니라 도철 노동자들의 동의를 얻어 가면서 시행될 것이다.
소수의 현장활동가들과 대의원, 그리고 노골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는 역무를 중심으로 용역안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조차 아직 통일된 입장은 아니다. 폐기하자는 주장을 구체적 실천으로 벌여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용역안을 폐기하고 새롭게 투쟁을 벌여내고자 하는 활동가들이 결합해야 한다. 이들이 앞장서서 포기하고 있는 현장을 향해 용역안을 수용하는 것이 2% 부족한 주5일제를 실시하는게 아니라 도철 노동자들의 미래를 저당잡히는 것임을 설득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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