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협
|
2006-01-25 17:11:49, 조회:2,442, 추천:464
|
![]() |
|
|
![]() |
옥중에서의 편지
저는 이제 좀 적응과 안정(?)이 되어서(체념이지요.) 운동, 학습, 편지에 집중하려 노력 중입니다. 독서는 원전을 중심으로 읽고, 특히 그 동안의 활동이 ‘조합주의적 현장 활동’이 아니 었나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단협 체결 이후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활동력 약화, 지친 동지들의 부침, 자신 없음 이었습니다. 1차적인 (오로지 1차적인 투쟁종결) 단협 체결 이후 너무도 기본적이고 모든 동지들이 함께 공유하고 동의한 활동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가? 조합원 평가도 아닌 내부평가를 2주, 3주 끌어가면서 대중적 평가는 그저 단협의 내용을 알려내는 (대단히 조합주의적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몇몇 동지들에게 동일하게 줄곧 강조했습니다.
약화된 간부 대오에서 임원진 동지들을 비롯한 남은 동지들의 비중은 현장에서 보다 가중된 역할과 의무를 부여받을 수밖에 없는 조건일 것입니다. 피로와 패배적 선평가가 위 동지들의 활동저하로 나타날 때 그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도 없을 것입니다. 속을 털어내지 않는 한, 전의가 타오를 때는 너무도 막힘없이 전진하는 동지들이지만 그 동지들의 전의가 상실되고 피로와 외로움이 다리를 묶고 있을 때 저는 누구보다 주변 동지들의 도움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활동에서 내용만큼 중요한 것은 성실, 근면, 지속성입니다. 헌신적인 활동이 현장조직의 (어느 때보다도 지금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파업투쟁 때보다 두 배 더 만나고 두 배 더 얘기한다는 결의로 “저 사람들은 잠도 안 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지금까지 우리는 그렇게 뛰어 왔습니다!) 현장을 끊임없이 휘젓고 다녀야 합니다. 그것은 숨을 고른 1월이나 12월 중순의 얘기가 아니라, 가장 시급하게 지금 당장 해야 하고 조직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현장 조합원 동지들 투쟁의 주체들에게는 저번 주부터 개별 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출소하는 날까지 몇 동지에게는 지속적으로 편지를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조직하는 것이 나을 듯싶어서요.
편지로는 한계가 있어 저희 상황이 최대한 파악되면 그에 맞게 조합원 동지들 전체 대상으로 편지도 했음 하는데 이는 지회 동지들에게 필요한지가 기준이 됐음 좋겠고 뜬금없는 소리가 되지 않도록 정보도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하튼 밖에서 분투하고 있는 동지들께 부끄럽지 않게 보다 단련돼서 뵐 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장 속에서 투쟁 속에서 얼마나 내 자신이 행복했는지 또한 얼마나 부족했었는지 절감하는 하루하루입니다.
무엇보다 동지들의 소중함이 가슴시린 날들입니다. 날이 갈수록 차집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보고 싶습니다.
-반성 또 결의 중인 김수억 올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