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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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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8 22:30:11, 조회:2,386, 추천: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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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부동산 대책과 자본주의적 토지 ‘몰수’에 대하여
며칠 전 신문을 보다가 열 받는 일이 있었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월세 중개료를 작은 방 기준 8만원에서 3배나 올리는 수수료 관련 제도 개악안을 내놓았다가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재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것이다. 아니 월세에 전전긍긍하는 빈곤층에게 무슨 돈이 있다고 중개수수료 양성화 명목으로 수수료를 올리는가 말이다.
남한의 주택보급률은 2002년 이미 100%를 넘어서서 2003년부터 주택 공급은 과잉 상태였다. 하지만 총인구의 1%가 전체 사유지 면적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인구의 5%가 전 국토의 80% 이상을 갖고 있다(행자부 발표). 부자들은 어린애까지도 집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구 기준으로 하면 토지소유 편중도는 더 높을 것이다.
03년 10.29 대책 이후 안정세를 지속하던 주택가격이 금년 2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되었고, 이후 상승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몇 년 사이에 아파트 분양가가 배 이상 올랐다. 강남에서 제일 ‘빽 없는’ 사람들이 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10억을 넘어섰다. 땅값도 노무현 정권 초기에 비해 821조 7천억 원, 즉 60.7%가 더 올라 역대 정권 최고의 지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계 경제를 휘두르는 미국 역시 부동산 가격 폭등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월급쟁이들도 집을 늘려 살려고 해도 3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집값이 오르는 등 살기 어려워 그냥 월세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사려 해도, 노동자 연평균 수입도 현재의 5만5천 달러에서 7만1천 달러로 증가해야 가능하다. 그런데 플로리다 주의 경우 주택가격은 2년간 30% 상승했으나 노동자들의 임금은 오히려 하락하기까지 했다.”(미국 주택정책연구기관 '내셔널하우징 콘퍼런스')
국가의 처방 - 05년 8.31 부동산대책과 후속조치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주택난은 주택이 모자라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주택은 과잉인데, 도시 노동자들의 주택이 대량 철거되거나 기존의 나쁜 조건이 더 나빠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주택을 둘러싼 사회적 고통과 갈등이 사회문제로 나타난다. 그 뿐만 아니라, 과잉된 자본은 땅에 대한 투기로도 눈을 돌리는데, 땅, 부동산 자체에서는 이윤이 발생되지 않으므로 생산자본에로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 투기에 대한 규제할 국가의 역할이 필요해진다.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금융업 제외)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최근 외환위기 이전인 '96년 말(23.5조원)보다 2.8배 증가한 64.8조원('04년 말 기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 증가율은 229.0%였고 중견ㆍ중소기업은 80.0%로 나타나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위주의 현금성 자산 증가 … 기업의 현금성 자산 보유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현금성 자산대비 투자규모가 외환위기 이전의 약 1/3 수준인 67.8%로 줄어들어('04년 기준) 심각한 투자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국내 주요기업의 현금성 자산 변화추이와 시사점’, 2.23)
지난 05년 12월 입법화된 8.31 부동산대책은 거래세는 인하하되 보유세와 양도세는 과세하여 투기이익을 환수하고 임대주택을 신축, 부담금제도를 만들었다.
이 부동산대책에서는 (1) 저소득층을 위해 임대주택을 확대한다지만, 동시에 중산층을 위해 중형주택을 건설해 고부가가치화 하겠다고 한다. 이는 돈이 되는 주택건설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투기를 억제하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중형 민간임대주택 50만호 10년간 건설’하겠다는 노무현 정권의 공약은 민간자본이 참여하지 않아 결국 그린벨트 해제와 공장, 학교 이전지, 공원을 이용해서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임대주택이 필요하다는 가구가 20만이 넘는데 택지는 최대로 해야 5만가구가 가능하다. 게다가 진행되는 재건축추진 과정에서 주택조합과 관련된 고위공무원들, 그리고 건설 자본간 유착과 부동산 비리들(사기분양, 공사 수주 비리, 부실공사 등)이 계속해서 터져 나와 자본주의의 추악함을 드러내고 있다.
(2)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와 양도세를 올려서(실거래가 과세로, 수도권·광역시는 1억 원, 기타 지역은 3억 원 초과하는 2주택보유자에 대한 양도세를 현 9-36%에서 50%로 인상) 투기적 거래이익을 환수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도시주변의 주택건설을 유도(수도권 내 중대형 주택수요 흡수를 위해 공공택지 내 중형 아파트 건설의 비중도 확대)하겠다고 한다. 거래세는 내리되 결국 보유세와 양도세를 올려 주택 매매를 활성화시키고 매매에 따른 이득을 국가가 어느 정도 가져가겠다는 것이나 3자녀이상 둔 가구에 대해서 대출금을 좀 높여주겠다는 것이나 모두 ‘말로 주고 되로 받는’ 꼴이다.
(3)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게 아니라, 부동산 건설경기는 부채질 하되, 소소유자들 틈에서 국가 재원을 마련하려는 구체적인 내용을 볼 수 있다. 8.31대책과 관련한 법안들을 정비하여 건물 신축과 증축할 때 내는 부담금을 대폭 완화하고(기반시설부담금법), 과세의 기준인 공시가격은 하향 조정하며 가구별로 과세를 합산시키고 과표 적용율도 올리고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의 법인세율도 추가 과세하고 재산세 과세표준액 비율도 올리도록 했다.
그래서 노무현 정권은 주택은 이미 충분히 과잉인데도 주거조건이 더 나빠지는 주택문제에 대한 다른 해법을 찾았다. 부동산 가격 거품이 붕괴되면 금융기관 부실화와 불황이 올 것이라 보고, 기업의 투자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 주거용지를 공급하면서 성공적인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건설에 필요한 대규모 부지 조성과 이를 통한 사회통합이 그의 해법이다. 국내외 독점자본에 대해서 경제특구와 기업도시에서 각종 기업규제 완화와 노동권 악화를 법제도로 보장해주고 “중소자본 육성을 위해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제도화하고 토지를 장기 저가로 임대하는 것도 추진하겠다”(열우당)고 밝힌 것도 그러한 연속선상에 있다.
노무현 정권은 “세금을 늘리지 않는다”면서 세출구조조정, 실거래가 신고제 등을 통해 소소유자들에 대한 또 다른 증세 방안을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사업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감세혜택을 주겠다는 걸 통해 국가의 부동산 정책이 총자본의 생산 활동과 이윤 축적에 어떻게 결합되는가를 알 수 있다.
정부는 이 부동산대책의 목적을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좀 쉽게 하고 생산적 부문에 자본투입을 유도하고 주거비용 증가에 따른 임금비용 증가(기업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고, 노동의욕을 높여 사회갈등을 없애면서 금융기관 안정화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것이 국가의 부동산정책의 본질이다! 국가는 소부르주아지와 노동자들의 소득을 모아서 부동산 투기자본보다 생산자본에 투입시켜 잉여가치를 확대하는 데 직접 기여하게 하면서 양극화, 빈곤화에 대한 편법을 강구한다. 또 어느 정도 최소한의 의식주 비용을 낮춰 필요한 임금을 저하시키고 노동자들이 주택구입과 유지를 위한 고용문제에 연연하게 함으로써 양보교섭을 유도하고 투쟁을 통제하는 기능도 한다. 그리고 주택건설 경기를 활성화하여 자본의 투자와 이윤 축적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여기에 은행자본이 한 역할을 한다. 퇴직한 노동자가 생활비가 부족해서 퇴직금 합쳐 장만한 집과 은행에 모아놓은 돈으로 매달 40만원도 안되는 국민연금으로 살기 빠듯 하자, 은행자본가가 처방전을 내놓았다. ‘역모기지’라는 것이다. 집을 담보로 일정기간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물론 대출기간이 끝나고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하면 아파트를 은행이 처분할 수 있는 일명 ‘자기 집 뜯어 먹는 늙은 헨젤과 그래텔’이라는 상품이다. 국가도 내년부터는 저소득층에 대해서 공적보증 역모기지론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고령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들의 이 임시처방전은 적용금리도 높아서 결국 노동자의 생활고통을 심화시킬 뿐이다. 퇴직금 없애고 퇴직연금으로 나눠먹는 꼴이나 담보대출 대신 담보연금 쓰는 꼴이나 자기 집 뜯어 먹기는 마찬가지다.
은행자본가는 이런 당부도 덧붙인다. “그래요, 그나마 가진 집을 담보로 대출받는 게 어렵죠? 이해해요. 그러니까 빨리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가입하세요~”
<토지정의시민연대>의 시장효율적 토지가치세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노무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토지정의 시민연대>는 “부동산 투기 문제는 토지불로소득이 핵심이므로, 토지보유세(토지공개념)를 강화하여 해결”하자며 두 가지 처방을 내놓았다.
(1) 자연(신)이 준 혜택인 토지는 국유화(지대 징수)하고, 주택의 시장 거래를 활성화시키자.
(2) 노동자를 자기 집 소유자로 만들어 노자간의 대립을 해결하자.
(1)의 주장은 헨리조지의 중농주의와 자유주의 사상에 근거해 있다.
헨리조지는 독점과 토지사유라는 경제적 불의가 빈곤과 경제 불황을 낳는다고 보고 자유거래(경제적 효율성)와 토지단일세(도덕적 정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는 자본주의사회에서의 시장경쟁의 가장 발전된 형태가 독점자본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즉 개별 자본의 불균등 발전과 자본 간의 경쟁을 통한 자본의 독점화, 노동자와 자본 간의 경쟁과 대립의 불가피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산업혁명을 통해 대공업화와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생긴 대도시의 빈곤과 실업, 경제 위기가 토지에 대한 투기 때문이라고 보고 독점 해체와 토지 사유 반대만이 효율적이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헨리조지의 ‘도덕적 정의’는 자본주의가 토지 투기보다 생산적인 영역에서 확대재생산과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에 일정하게 기여했다. 하지만 독점 해체나 토지 사유 반대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서는 근본적으로 실현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이 바로 사적 소유와 자본의 독점화에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
헨리는 토지의 가치가 올라서 빈곤이 발생한다고 보고 부의 분배 수단으로 토지(지대) 징수를 주장했다. 하지만 개인에게 ‘정당하게’ 귀속된 것은 일체 빼앗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근본적인 사적소유 폐지를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자본주의를 뛰어넘지 못했다. 토지를 몰수하고 지대를 국가재정으로 유입한다고 해서 그것 자체가 모든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토지는 다른 생산수단과 마찬가지로 노동자가 노동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생산물 가치 속에 포함되어 있다. 자본이 순전히 노동의 결과로 만든 생산물의 부가가치 중에 일부를 임금으로 지급하고, 부불노동으로 형성된 이윤 중 일부는 지대로 들어간다.
즉 토지 자체에서 이윤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노동생산물을 부불노동으로 당연하게 빼앗아가는 것은 자본주의가 사적소유라는 생산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문제에 대해서 토지세를 더 내라고 하거나 토지 국유화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개혁 자체로는 자본주의의 빈곤과 양극화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헨리조지의 중농주의는 시장자유주의(산업자본)와도 깊이 연관된다. 그는 거래의 자유와 모든 형태의 생산의 자유, 그리고 생산에 필요한 자연자원에 대한 접근의 자유를 강하게 주장한 ‘진정한’ 자유무역론자였다. 그리고 사회가 성장할수록 징수하는 지대도 많아져서 공공경비(국가재정) 사용에 충분하다고 제기했다.
결국 헨리조지의 주장은 ‘건전한’ 자본주의 발달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기여했다. 토지가 투기적으로 비생산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자본의 생산활동에 이용할 자유를 주었고, 이는 노무현 정권이 부동산에 대한 사업적 이용에 대한 각종 특혜와 기업 규제 완화를 보장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특히 최근에 노무현 정부가 각종 세금은 올리지 않으면서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국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호언장담은 헨리조지의 사기와 일치하는 것 같다.
헨리조지의 토지가치세는 이미 노동자들의 임금에서 세금을 많이 떼어가기 때문에 부동산이라는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려 부동산 거래는 활성화하면서 거기서 공공재원을 만들면서 작은 정부를 실현하겠다는 현대자본주의 국가의 경향을 대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부동산 증세만을 고집하는 강경한 헨리조지와 다른 조세도 부담해야 한다면서 한손에는 기업특혜, 다른 한손에는 노동자의 증세를 주장하는 온건한 헨리조지가 존재할 뿐이다.
자본주의에 희망을 주기 위해 내려온 전도사들, 남한의 온건한 헨리조지의 얘기를 들어보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독과점이 금지된다. 독과점은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여 사회정의는 물론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까지도 해치기 때문이다. 토지는 온 국민의 삶의 터전이므로... 토지 독점은 사실상 노예제다 ... 정당한 사유재산제가 확립되지 않으면 시장경제도 성립되지 않는다. … 토지불로소득 100% 환수해야 진정한 자본주의 … 국가는 토지만 임대하고 주택은 민간건설업자가 알아서 민영 개발해야 한다.”(토지정의시민연대 김윤상)
토지정의시민연대가 주장하는 시장경쟁을 위해 국가가 토지를 관리하고 주택을 건설 자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그들이 말하듯이 자본주의의 사적재산제도를 강화하는 것이지, 결코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싱가폴의 경우 국토의 80% 이상이 국유지이지만, 주택가격은 불안정하여 주택전매금지제도 같은 것들이 강구되고 있다.
그리고 (2)의 주장처럼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동자들을 자기 집 소유자로 만들어서 ‘노동자계급이 없는’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주장 역시 노동자가 자기 집을 갖는다고 해서 노자간의 대립과 모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 독일의 경우 노동자들은 직접 주택을 소유하거나 세들어 살았는데, 그것이 독일 노동자들의 임금저하를 낳았다. 가족들이 작은 논밭 경작을 통해 생활비용이 감소할 수 있게 되어 경쟁적으로 임금이 삭감되고 노동자들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자본은 노동자들의 노동생산물 중 임금을 삭감하고도 상품수출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었고,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다른 공업과 대도시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대도시의 노동자들,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저하시켰다.
따라서 독점자본과 소부르주아지들은 가옥을 소유한 노동자들을 오히려 반겼다. 지금도 그렇다. 부동산 소유가 노동자들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 자본가들에게 임금삭감의 근거를 주며 그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킨다. 노동자들은 대대적인 파업 시기나 공황기 때 집을 처분하려 할 터인데, 팔리지 않거나 훨씬 싸게 팔아야 한다. 그럼 결국 “다시 노동자는 주택 소유자가 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자가 자기 소유의 작은 집을 얻음으로써 “자본가가 된다”는 발상은 결국, 봉건제 시기에 농노들을 지주들이 땅에 묶어 놓고 착취했던 것과 같은 노동자들의 투쟁에 발목을 잡는 발상이다. 노동자가 집을 사는 순간 그 집에서는 노동자 자신이 살고 있기 때문에 부불노동도 존재할 수 없다. 노동자들이 집을 사려고 투자한 것은 노동자를 위한 자본이 아닌 자본가를 위한 자본이 된다. 집세로 내던 돈을 자본가는 더 이상 임금으로 지불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체제 내에서의 부동산 문제의 해결은 더 큰 문제를 낳을 것이다. 지금껏 소부르주아적 부동산 개혁론자들이 주장하는 토지개발 이익환수나 초과이득세와 같은 토지공개념은 명백히 토지 투기를 전제하고 오히려 투기 이익을 토지 소유자와 국가가 일정하게 나눠 갖자는 제도다. 주택 없는 노동자 서민들의 주거권리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심지어 토지 전체를 몰수하고 국가가 이용하더라도 국가권력을 노동자계급이 장악하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부동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독점자본은 자신이 주요한 토지 투기꾼이기도 하므로 부동산 투기를 통해 이익을 얻기도 하지만, 이것이 또한 자본의 재생산의 교란 요인이기 때문에 억제할 필요성도 느낀다. 독점자본을 위한 ‘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과세를 면하기 때문에, 독점자본은 자신이 갖고 있는 토지들을 ‘사업용’으로 전환할 뿐만 아니라, 토지에 매겨지는 부가세는 소비자에게 전가시킴으로써, 토지도 독점자본 스스로의 자본운동에 의해서 집중된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차별 없는 평등사회’를 위해 ‘주택임대료 연5% 인상으로 제한, 아파트 원가공개와 원가연동분양가제, 저소득층 주거비 보조’ 등을 부동산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미 노무현 정부에 의해 주택거래가격 신고와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낮추는 입주자별 옵션설치제도,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지원금은 일부 실현되고 있다. 그리고 국가는 부동산 거래에서 과세한 재정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 기업용 부동산 감세로 자본가들의 환심도 사고, 노동자 민중의 ‘민심’도 사니까 말이다. 민주노동당에게 ‘평등사회’는 이제 자본주의 사회체제 내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진정 분배구조를 바꾸려면 자본주의 생산관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것을 놔둔 채 어떤 법 제도만 뜯어고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없다.
이제, 헨리조지와 토지정의시민연대, 민주노동당에게 인사할 시간이다.
“경제관계가 법률적 개념에 의해서 규제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반대로 법률적 관계가 경제관계로부터 발생하는가?”(맑스, 고타강령 비판)
부동산, 즉 토지와 주택의 무상몰수와 무상공급(이용), 그리고 대형주택과 부동산에 대한 과세는 중요한 계급적 요구이다. 그것은 자본주의 국가와 자본의 이윤 확대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하지만 토지 국유화, 주택 무상 공급 자체만으로 자본주의가 폐지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충분하게 넘쳐나는 주택은 모두가 이용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쟁취하는 것과 동시에 부동산을 몰수하고 이미 존재하는 주택들을 무주택자들이 들어가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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