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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0호] ‘특수고용 노동자’! 현장 투쟁력을 강화하는 노동3권 쟁취 투쟁을 전개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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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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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8 02:10:31, 조회:2,179, 추천: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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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특수고용 노동자 만여 명이 마포대교 남단 여의도 10차선 도로를 봉쇄하고 여름 태양에 달궈진 아스팔트보다 더 뜨거운 결의로 집회를 진행했다. 이 날 집회는 7년을 끌어온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입법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는 자리인 동시에 노동자성 조차 인정받지 못하던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대중적 힘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단병호(민주노동당), 우원식(열린우리당) 의원이 발의한 안이 있었고, 6월 국회에서 두 법안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김진표 의원(열린우리당)의 안을 정부안이라고 편법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경제계는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논의를 거부해 결국 6월 국회에서의 특수고용 노동권 보장 법안 마련 논의는 무산되었다.
정부의 특고법을 간단히 정리하면 경기보조원에게는 노동3권을 주고, 학습지 노동자, 레미콘 노동자, 보험설계사 노동자에게는 노동2권(단결권, 단체교섭권)만을 준다는 것이다. 또 노동조합이 아닌 단체를 결성하라고 아량을 베풀 듯이 이야기 하고 있다. 화물노동자와 덤프노동자는 이 논의에서 쏙 빠져 있다.
이번 18일 집회에서도 단병호 의원의 특고법을 쟁취하자는 구호가 많았다. 어디서 많이 본 광경이다. 비정규직 개악안이 나돌 때 ‘비정규 개악안 폐기’ 구호보다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 쟁취’ 구호가 더 많았던 것이 오버랩 되는 것은 과도한 것인가?
입법 투쟁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 정부와 법의 기만성을 폭로하고, 투쟁을 조직하고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투쟁이 법안의 내용과 국회의 일정에만 갇힌다면 그 동안의 투쟁이 무력화 될 위험도 있다. 정부는 특고법에 해당되는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중간층)로 갈라치기 하더니, 더 나아가 노동2권을 보장받는 노동자와 노동3권을 보장받는 노동자로 갈라치기 하고 있다.
비정규 개악법 시행을 앞두고 노동계 일부에서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결국 정규직이 아닌 합법적 비정규직 사용을 위한 법일 뿐인데 비정규직을 없애는 투쟁보다 결국 법이라는 것에 의해 비정규직 임금노예로의 영원한 보장을 받고자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고법 역시 이러한 상황을 피해갈 수 있을까? ‘노동2권이 어디냐, 이번 아니면 법안을 따낼 수 없다. 그거라도 일단 받자!’는 논리로 협소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법안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투쟁을 통해 쟁취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힘의 역관계가 밀리면 쟁취한 것도 물거품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역으로 힘의 역관계에서 우위에 서 있으면 쟁취하지 못한 것이라도 누릴 수 있음 또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피 흘리고 폭력적인 탄압과 억압을 견디면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유가 단순히 법안을 쟁취하고자 하는 것인가? 특고법을 쟁취하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법안이 중심이 되는 투쟁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직종도 다르고 전국적으로 소규모로 흩어져 있기 때문에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함께 싸울 수 있는 공통적인 사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방법이 ‘입법 쟁취’로만 모아져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의 투쟁으로 노동기본권을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이미 완전하지는 않지만 투쟁을 통해 일정정도의 노동 3권을 쟁취해왔다.
1999년 학습지 노동자(재능)는 고질적인 부정영업에 못 견뎌 33일의 파업투쟁을 통해 노동조합 설립신고 필증을 받아냈고, 단체협약도 체결하였으며, 현재도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법원이 ‘학습지 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의 힘으로 이미 노동자로 조직되고, 교섭과 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2001년 레미콘 노동자 2천여 명은 주1회 휴무 등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을 요구하며 건설현장을 세우고 강고한 파업투쟁을 전개하여 350여 명의 조합원들이 경찰의 도끼, 해머 등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연행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현재 노동조합에서 공장별로 교섭을 하고 있다. 단체행동권을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지만 2003년 화물노동자들의 영웅적인 파업투쟁, 2005년 5월 수도권 건설현장의 80%를 공사현장을 중단시키는 덤프노동자들의 위력적인 파업투쟁이 전개되었다.
이렇듯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이미 현장에서의 투쟁을 통해 노동부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필증을 받아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등 실질적으로 노동3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즉, 힘의 관계로 현장에서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노동기본권을 어떻게 녹여낼 것이냐 하는 것이다. 노동3권이 법적으로만 보장되면 다 될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노동3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조직할 수 없고 투쟁을 할 수 없다는 사고는 분명 문제가 있다. 투쟁으로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고 그것을 통해 법안마저 쟁취할 수 있는 것이지 법안을 통해 현장에서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현재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근로기준법 역시 투쟁을 통해 적용받고 있는 것이다.
온전한 노동기본권 쟁취는 현장으로부터의 투쟁이 중요하다!
이미 자본과 정권의 의도는 명백히 드러났다. 노동조합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단체로만 받아들이겠다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게 하고 있고, 덤프노동자나 화물노동자는 아예 특수고용노동자로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 동안 치열하게 투쟁했던 것을 무력화시킬 수 없다!
노동자가 언제 법적인 것만으로 온전하게 승리한 적이 있는가?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오히려 부르주아 법에 의해 짓밟힌 적이 대다수이다! 작년 건설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고자 한 정당한 요구로 포스코 원청을 점거하는 등의 위력적인 투쟁을 전개했지만 법은 포스코 자본의 손을 들어주며 우리 동지들을 대거 구속시켰다.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느냐 마느냐는 힘의 문제이다. 이것은 현장에서의 투쟁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위력적으로, 단결된 힘으로 전개되느냐에 달려있다.
온전한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여타의 비정규직과 공동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하청에서 일하기 때문에, 공무원이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침해당하는 노동기본권을 투쟁으로 되찾아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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