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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 17호 목차 / 산별노조는 노동자계급 투쟁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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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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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5 10:38:37, 조회:2,290, 추천: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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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노정협) 홈페이지 : http://lmagit.jinbo.net
TEL : 02-6414-1917 / E-mail : labor04@jinbo.net
노동자정치신문창간17호입니다.
[노동] 산별노조는 노동자계급 투쟁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
[정치폭로1] 자본의 황금시장이자 노동자민중의 탄압기제, 월드컵!
[국제] 영국 노동당의 선거 참패와 ‘제3의 길’의 위기
[정치폭로2] 독도분쟁과 제국주의
[정세] 평택 미군기지 이전 저지 투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쟁점] 이행기 강령과 실현 조건
[현장 기고1] 일산 명성운수의 파업투쟁, 직권조인으로 마무리되다!<버스노민추>
[현장 기고2] 지역일반노조운동의 쟁점과 과제 <지역일반노조 활동가>
[기고] 고려대 징계철회투쟁 ‘패륜아’라는 공격을 넘어 전진하자! <노동해방학생연대>
[정세] 산별노조는 노동자계급 투쟁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
흔히들 노동조합을 교섭과 투쟁을 병행하는 노동자대중조직이라고 정의한다. 서로 대립적 관계에 있는 듯한 ‘교섭’과 ‘투쟁’은 분명 노동조합의 중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노동자-자본가 계급 간의 계급 대립에 기반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조합은 교섭 기능 50%, 투쟁 기능 50%를 산술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 될 수는 없다. 노동조합은 어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느냐에 따라서 때로는 100%의 교섭기관, 100%의 투쟁기관으로 변모한다. 자본가계급은 원활한 이윤축적을 위해서 노동자계급의 불만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100% 교섭기능만을 담당하는 자본가계급의 도구로 변모시키려 한다. 반면 노동자계급은 개별적인 불만을 집단적인 투쟁으로 조직하기 위하여 100%의 투쟁기관으로 노동조합을 사고한다. 따라서 때로는 ‘노동조합 사수’ 자체가 투쟁의 목표이자 주요한 요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서부터 노동운동 내에서도 노동조합을 교섭기구만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노동진영의 상층을 장악한 채, 노동조합을 끊임없이 자본의 하위파트너로 정립하기 위한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이는 명백히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반노동자적인 행위이다. 이러한 반노동자적인 행위는 지난 몇 년간 사회적 합의주의라는 이름으로 시도되었고, 이제는 ‘산별’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의 전면적인 개편까지 도모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현재 진행되는 ‘관료적 산별노조’는 명백히 반노동자적이라고 단언한다.
단순히 교섭력만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은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다. 여기에 아무리 ‘투쟁’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인다 해도 그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우리의 입장은 역설적이게도 자본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자본은 산별관료들의 바람과는 달리 단순히 노동조합의 덩치가 커진다고 해서 위협을 느끼지는 않는다. 덩치가 10배, 100배로 커진다 해도 거대조직이 중앙의 소수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고 한다면 자본의 공략은 보다 손쉬워진다. 이들 소수를 회유, 때로는 매수까지 하면서 자신들의 이해를 보다 효과적으로 대변하게 할 수 있다면 노동조합의 조직체계는 자본의 이윤축적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지난 보건의료노조의 경험에서 여실히 증명되었다. 산별교섭의 사용자단체로 나온 개별 병원 자본들은 단위 사업장과의 교섭을 해태했다. 특히 기존에 투쟁력이 있던 사업장에서는 더욱 심했다.
산별노조의 단위사업장 지부가 교섭을 요청해도 대화하기 편한 중앙하고만 상대하겠다고 맞섰고, 이미 임금, 고용, 노동조건 관련한 핵심 사안들에 대한 교섭이 끝났기 때문에 ‘이중교섭’은 없다면서 배째라 식으로 나왔다.
이뿐인가? 금속 사업장에서도 끊임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결사투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거대 자본은 이들을 교섭 상대로 인정하지 않은 채, 금속 중앙과의 교섭 자리에만 나오고 있다. 자본과의 협상테이블에 앉는 자리가 많을수록 현장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현장과의 괴리가 커질수록 이들은 ‘관료’로 자리매김한다. 이미 민주노총과 상급단체 및 거대노조에는 관료집단이 거대하게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현시기 진행되는 산별건설 흐름이 이러한 관료집단들의 지위를 보다 공고하게 한다는데 있다.
우리는 몇 차례에 걸쳐서 현시기 건설되는 산별노조에 대한 비판을 수행했다. 그러나 상층부를 장악한 관료들에 의해서 산별전환투표는 당장의 현실 일정에 놓여있고, 상층의 바쁜 발걸음과는 대조적으로 현장에서는 산별노조 자체에 대해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활동가들은 현장투쟁의 전망을 찾지 못한 채, 무원칙하게 대세를 따라가거나, 조직형식의 변화를 통해서 무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조직형식주의에 얽매여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관료적 산별주의자들의 입장에 대한 암묵적 지지나 다름없다. 노정협은 지난 창간 13호를 통해서 현시기 건설되는 산별노조는 사회적 합의주의의 조직적 구현이라고 지적하며, 현장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산별임금체계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관료적으로 건설되는 산별노조 반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모든 쟁점의 핵심인 ‘거대 산별의 관료화’가 어떻게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위로부터의 산별건설은 관료들의 입지를 강화시킬 뿐이다!!
금속연맹의 산별완성위원회는 권한, 책임, 재정, 인력을 중앙으로 집중하는 것을 조직 구성원칙으로 세우고 있다.
먼저, 노동조합의 운영에 필수적인 재정 관련한 내용을 보자.
현재 연맹 체계에서는 조합비는 일단 해당 단위노조로 취합되며 이후 연맹에 일정비율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위노조로 하여금 상급단체를 강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실제 과거에는 상급단체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맹비 납부를 거부하는 결의하는 투쟁이 전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산별노조 체계에서는 중앙으로 모든 조합비가 집중되고, 이후에 지역 지부 및 단위사업장으로 내려 보내게 된다. 단위 사업장은 40%의 사업비를 중앙으로부터 받는다. 현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그러자 이는 역으로 산별중앙이 단위사업장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였다. 지난 2004년 서울대병원노조의 투쟁이 그 극명한 사례다. 당시 산별중앙의 관료적 통제를 거부하며 44일간 독자파업투쟁을 전개했던 서울대병원노조는 당장 ‘무노동무임금’ 때문에 조합원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본조에 투쟁지금 지원 및 생계비 대여를 요청했으나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는 “조직적으로 잠정합의된 산별 잠정합의에 대한 수용여부가 쟁점으로 되어 있어 … 서울대병원지부가 10장 2조 거부 방침을 철회하고 그간 조직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한 사과가 선결되어야만 조직적인 지원방침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산별노조의 거창한 파업기금은 자신들이 승인한 파업에만 한정된 것이었다. 이것은 파업을 파괴하기 위한 자본의 무노동무임금과 한 치도 다를 바 없는 관료들의 ‘무승인 무지원’이다!!
다음으로,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교섭 관련한 내용을 보자.
금속노조는 2004년 보건의료노조의 10장 2조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산별탈퇴 투쟁으로까지 이어지자, 금속노조의 협약은 단위 사업장의 단협에 우선하는 ‘우선협약’이 아니라 기본협약적 성격을 갖는다고 말해왔다. 단위사업장에서의 보충협약 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기본협약적 성격이 본래의 의도인지, 아니면 강력한 구속력을 갖는 중앙협약을 체결할 힘이 부족한 것에 따르는 과도기적인 협약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표명이 없었다.
여기서 1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산별노조 백문백답’을 보자.(이상 인용문들은 이 자료에 따른다.) 이 자료에서는 산별노조로서의 면모를 가장 잘 갖춘 조직으로 이미 투쟁성을 상당부분 상실한 전교조를 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중앙집중적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 단체교섭도 학교별(즉, 기업별) 교섭은 없고 도단위 지부와 전국 중앙조직에서 시도교육감과 교육부 장관을 대상으로 중앙교섭을 하게 되어 있지요”(산별노조 백문백답)
즉, 현재의 사업장별 보충교섭 인정은 이들에게는 산별노조다운 교섭이 아니라 중앙집중성 강화를 위하여 극복, 지양되어야 할 교섭체계인 것이다.
“그런데 사업장 협약을 통한 추가적인 임금인상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닙니다. … 1980년대 스웨덴의 경우를 보면 산별협약에 따른 임금 기준 외에 추가 임금인상이 25~50% 정도 합의되곤 했습니다. 이것은 기업의 수익성이 높았던 것도 있었지만 부분적으로는 기업과기업간의 임금격차를 넓혀 노조의 ‘연대임금정책’을 약화시키려는 사용자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거든요”
(우리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연대임금정책이 전체 노동자들의 상향평준화가 아니라 대공장 노동자들의 임금억제를 통한 하향평준화를 강제하는 반노동자적 발상이라는 것을 지적해왔다.)
이들에게는 노동자들의 높은 임금인상도 노동자 간 격차를 넓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사업장별 보충교섭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가이드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도록 강제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이것이 가능한 것은 체결권이 위원장의 고유한 권한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세 번 째로 노동조합의 핵심인 투쟁 관련한 내용을 보자.
“기본적으로 파업의 결정권은 전적으로 중앙조직에 있습니다.”
이것만큼 관료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은 없다. 파업의 결정권을 독점한다는 것은 노동자의 모든 무기를 독점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속산별노조는 자신들의 권한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독일의 사례를 든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는 해당 지역 조합원의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파업이 가능하며 파업의 종결도 50%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75%의 조합원이 파업 계속을 지지할 경우에만 파업은 지속될 수 있다. 파업의 시작은 어렵게, 종결은 쉽게 해놓은 독일 노조의 사례는 현장의 파업투쟁 요구를 제도적으로 억압한다는 점에서 노사관계 로드맵도 좋은 사례로 들고 있는 정도다.
투쟁에 대한 관료들의 발상을 이어보자.
“산별노조 체제에서는 산별 전체의 전국적 총파업투쟁은 드물게 조직됩니다. … 그리고 전국적인 사안이라 해도 반드시 전국 총파업의 방법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앙의 계획과 지침에 따라서 대부분의 투쟁은 지역단위로 조직됩니다.”
전국적인 사안에 대해서 전국 총파업의 방법으로 대처할 필요가 없다니! 보다 적극적인 투쟁을 하기 위한 산별인가, 철저하게 자본의 울타리 안에 갇힌 투쟁으로 조절하기 위한 산별인가!
마지막으로 의사결정구조를 보자.
산별노조에서도 물론 최고 의결기구는 조합원 총회이다. 그러나 실제로 16만 금속 노동자들이 산별노조로 전환했을 때, 총회를 조직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대부분의 결정은 대의원대회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16만 조합원과 수백 개의 단위사업장의 현안이 한두 개이겠는가? 수시로 전국대대가 개최된다고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러나 산별관료들은 “전국대의원대회는 년 1회, 혹은 그 이상의 시차를 두고 열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 이상의 시차로는 3년을 들고 있다.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전국대대는 현장의 중요사안들을 결코 따라갈 수 없으며 형식적인 표결처리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상적으로는 전국대대의 수임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사실상의 최고의결기관이 될 것이다. 2004년 서울대병원노조 투쟁 당시에도 교섭위원은 물론이고, 쟁대위도 본조 임원과 본부장급까지 구성되어서 단위사업장을 대표하는 지부장의 참여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이런 상태에서는 현장의 요구와 투쟁이 관료들의 통제기구에 첩첩이 가로막혀 상층에 전달되기도 전에 자본의 공격에 무력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체결 시에는 어떠한가?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라 생각하는가? 적어도 어용노조도 이러한 관례를 따르기 때문에 대다수 동지들은 당연히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산별관료들은 이에 대하여 “규약에 정하기 나름”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또 지긋지긋한 독일의 사례를 든다. “독일의 경우 쟁의행위(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교섭이 타결되었을 때에는 이를 전 조합원 찬반투표에 회부하지 않습니다.” 물론, 찬반투표에 부치는 사례도 소개한다. 그러나 노동자의 상식을 뛰어넘는 “규약에 정하기 나름”이라는 답변은 우리를 아연실색케 하기에 충분하다!!
산별노조는 관료들의 잔치가 아닌, 현장의 투쟁기관으로 복무해야 한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현 시기 위로부터 건설되는 산별노조는 관료들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제도적인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과거에도 거대산별노조의 관료화에 대한 현장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하여 산별관료들은 “관료화 현상은 상급조직으로의 권한 집중 때문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조직민주주의의 약화’ 문제가 관료화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한다. 물론 ‘조직민주주의의 약화’는 관료화의 주요한 원인이다. 그러나 집중된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관료는 존재할 수 없다. ‘관료’의 사전적 의미는 ‘특수한 권력을 가진 관리들’이다. 따라서 권한의 집중에 따른 특수한 권력의 소유는 관료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시기 관료들에 의해서 주도되는 산별노조는 자신들의 특수한 권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제도들의 조직적 구현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투쟁하는 산별이 아닌 형식적인 조직전환을 통한 산별은 결국 교섭창구 단일화를 수단으로 사회적 합의를 손쉽게 얻으려는 자본과 관료간의 계약이다!
산별관료들은 뻔뻔스럽게도 “조직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산별조직화를 부정한다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과 다름없는 단견”이라며 “조직민주주의가 살아 움직이는 산별노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렇게 고민의 수준을 높”일 것을 충고한다. 그리고 관료화 극복방안으로 현장위원을 들고 있다. 그러나 관료들이 말하는 현장위원은 “한편으로는 산별노조의 중앙사업이나 지역 지부의 사업을 사업장 단위에서 교육, 선전하고 집행하는 기능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지부조직이나 전국조직으로 전달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연결고리”일 뿐이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은 없다. 이들의 역할은 오로지 상층의 수족역할로 철저하게 제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민주주의가 제대로 구현될 리 없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16만의 조직이든 160만의 조직이든 상층만의 담합으로 굴러가는 조직은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그렇다면 거대조직의 관료화를 방지하고 조직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가?
우선, 권력은 소수의 손에서 풀려나와 현장으로 귀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위 사업장 차원에서의 파업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중앙은 이러한 현장의 투쟁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강력한 무기인 파업투쟁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앙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삭제하고 자본의 공격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체제가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단위 사업장 차원의 교섭권, 체결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단위사업장의 대표자에게 배타적인 체결권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해당 사업장의 총회 결과에 따르는 체결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물론, 전국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동투쟁에 대하여서는 이를 엄격히 제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권한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개별 자본과의 작업장 투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어느 자본이 아무런 권한도 없는 노동조합을 상대하려 하겠는가? 그러면 산별관료들은 말한다. “그것이 무슨 산별노조냐?” 그러나 우리는 중앙의 권한을 뺏어오겠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노동조합의 핵심 기능과 관련한 권한에 있어서는 단위 사업장도 실질적인 권한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시기 단위 현장 조직력이 다 망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별 중앙으로 만의 힘의 집중은 산별 중앙 관료들의 권력과 권한의 집중에 불과하다. 진정한 민주주의적 중앙집중은 단위 현장의 강력한 힘에 기초한 투쟁력의 집중이 돼야 한다.
우리는 역으로 묻겠다. “노동자가 투쟁하겠다는데 승인 절차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중앙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이러한 파업 승인 절차에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투쟁 지침을 이행하지 않는 조직에 대한 과감한 징계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산별노조가 계급적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산별노조가 특정 산업만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면, 대산별이라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금속 중앙은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대산별과 지역 중심의 기조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한 소산별 추진 흐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중심도 마찬가지다. 이미 만도 사업장을 기업지부로 인정한 전과가 있기 때문에 대공장이 기업지부 형식을 취한다고 해도 이를 제어할 만한 자기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 3년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인정하겠다던 만도지부는 여전히 기업지부로 존재하고 있으며, 금속 중앙은 이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산별노조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산별노조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위에서 제기한 내용들을 충실히 담아내는 규약변경을 통해서 명확한 자기 입장의 표명이 선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내용들은 금속노조가 건설될 당시부터 제기된 핵심 사안이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은 채, 일단 산별 전환만 결의하면 현장의 문제제기를 모두 받아 안겠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명백하게 현장을 기만하는 것이다. 금속연맹은 6월말 산별전환, 10월 연맹 해산 및 16만의 금속노조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금속연맹 건설 때부터 제기된 문제를 8년 동안모르쇠로 일관해왔던 금속중앙이다. 이제 와서 3개월 안에 모든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을 믿으란 말인가?
그러나 순진하게도 이러한 사실을 믿는, 또는 믿고자 하는 흐름들이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다. 이는 일단 산별노조가 기업별노조보다 계급적 단결을 위한 더 나은 틀이라는 선험적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제기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동의하면서도 일단은 산별로 넘어가서 해결하자고 한다. 산별노조는 조직 형식만으로 보면 계급적 단결을 위한 효과적 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산별노조는 시공을 초월해서 계급적 단결의 무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진공 속에서가 아니라 철저하게 현실의 주객관적 운동 조건 속에서 운동을 한다. 현시기 관료주의적 산별노조는 관료주의, 개량주의자들이 추진(이들의 이러한 정치가 핵심이다.)하고 있고, 산별노조 차원의 교섭주의 체계를 강화하고 있고, 현장투쟁력을 파괴하며 진행되고 있다. 병원자본이나 금속집단교섭에 나온 자본은 산별중앙이 단위현장을 통제할 수 있는 관료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만 산별중앙교섭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은 산별노조 그 자체를 찬성하거나 반성하지 않는다. 물론 현재 자본은 일부 대공장 내에서 산별노조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어용이나 노사협조주의 노조를 내세워 현장을 완전히 틀어쥐고 있는 사업장 자본은 현재의 기업별 체제를 원한다.
현재 산별노조 추진을 반대하는 자본은 조건부 반대이다. 산별노조가 되면 이중교섭을 중단할 것, 이중교섭을 하더라도 단위 현장의 투쟁이나 파업을 억제할 것, 이를 위해 산별 중앙이 단위현장을 통제할 능력을 가질 것 등의 조건을 전면에 내건다. 산별 관료주의자들은 자본이 원하는 대로 산별노조의 조직체계와 운영, 이데올로기를 만들려고 혈안이 되고 있다. 이것이 현 시기 관료주의적 산별노조 추진의 핵심이다. 일단 산별노조로 가서 바꾸자는 논리는 현 시기 산별노조의 관료주의를 철저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사고하고 점, 이미 조직체계가 전환되고 나면 산별중앙을 장악하고 있는 관료들에게 압박을 가하기 어렵다는 점, 이미 금속이나 보건의 산별노조는 우리의 우려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하이닉스, 하이스코, GM대우 등 각종 비정규직 투쟁에서 금속 중앙은 브로커의 역할을 했다.) 등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산별노조를 원한다! 우리는 자본과의 상층타협기구가 아닌 노동자계급의 투쟁기관을 원한다! 우리는 투쟁을 통한 조직건설이라는 원칙이 구현되는 산별노조를 원한다!! 이에 동의한다면 금속 중앙은 현장의 요구를 진심으로 받아 안고 즉각적인 규약개정을 통하여 현장의 권한을 보장하라!! 또한 이것이 선결되지 않는다면 선진활동가들은 주관적인 바람이 아니라 침묵을 깨고 대대적인 부결투쟁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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