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 :
Category |
 |
![]() |
 |
![]() |
제목 : [창간13호]2007년 복수노조 기업별 허용, 조직형식주의적 환상을 극복하자!(2) |
![]() |
 |
![]() |
 |
|
노정협
|
2006-02-28 10:31:31, 조회:2,356, 추천:402
|
[분석] 2007년 복수노조 기업별 허용,
조직형식주의적 환상을 극복하자!(2)
[순서]
1. 복수노조 금지, 어떻게 탄생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왔나? : 초기 노동자들의 활동의 장애물을 걷어내기 위한 문제제기에서, 최근에는 교섭의 방식에 급급하여 변화되어 오다
2. 점점 강화되는 교섭 논리 : 민주노총 등에서 최근 진행하는 복수노조 논의의 양상은 합법적인 틀 내에서 합의 가능한 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 복수노조의 기업별 허용에 따라 각 현장에서는 어떤 환상에 빠지고 있는가?
4. 복수노조 허용, 과도한 맹신의 대상이 아니다. 조직이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전투성 강화에 치중해야 한다.
3. 복수노조의 기업별 허용에 따라 각 현장에서는 어떤 환상에 빠지고 있는가?
최근 복수노조에 대한 민주노총 및 산하 연맹들에서 조직보존의 문제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복수노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06년 투쟁 등은 완전히 논의가 따로 진행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양상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의 각 현장 활동가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의 공공연맹 등은 이미 조직이 거대하다보니 복수노조 허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한국노총 현장 활동가들과 민주버스 등 소규모 노조에서는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 민주노총 산하 대공장 노조에서 나타나는 양상들
이들은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한국노총 소속 노조나 사측과 정부가 지원하는 황색노조가 등장하고, 민주노총 조직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민주노총 사업장이라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확고한 회사 측 세력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민주노총과 대공장노조는 복수노조 허용에 따라 황색노조, 어용노조가 생길 수 있다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산별노조’를 내세운다. 지난 2004년부터 진행된 운수연대의 경우도 사실상 ‘운수산별’ 건설을 준비하기 위해 장기간 내부 토론을 진행해 왔다. 공공연맹의 경우 운수산별이냐, 공공산별이냐의 범위, 유사한 업종 등에 대한 시각차이가 있을 뿐, 산별노조를 ‘복수노조’의 대안으로 여기고 있는 것에서는 차이가 없다.
여기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맞물리면서 산별노조 건설만이 장밋빛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산별노조가 노조의 기본적인 발전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산별노조가 가지는 역사적, 계급적 의미가 퇴색되고 관료주의에 찌든 산별노조는 조직 형식으로서만 의미를 가지게 된다.
2004년 궤도 3사 투쟁을 거치면서 서울지하철의 허섭 위원장은 파업 첫 날 곧바로 “역사적인 궤도 공동파업을 진행했으니, 이제 궤도 산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회성 공동투쟁을 통해 투쟁하는 산별이라는 명분을 얻으려 했겠지만, 알다시피 당시 궤도 공동파업은 3일도 채 안되어 인천지하철과 서울지하철이 파업 복귀를 하고 이후 도시철도도 복귀하면서 마무리됐다. 2005년 아시아나, 대한항공 등의 노조 총파업 투쟁은 긴급조정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복귀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공공 노동자 투쟁의 역사를 볼 때, 조직 형식이 산별이 아니어서 투쟁이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이 쳐 놓은 직권중재, 긴급조정권 등을 넘어설 지도부의 의지가 관건이었다. 이것이 공동투쟁마저 좌절된 문제의 핵심이다.
대공장 집행부의 투쟁 의지와 실질적인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열성적인 노력의 문제가 관건인데도 조직 형식이 산별이 아니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형식적으로만 진행된 공동투쟁은 공동의 투쟁의지를 높였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투쟁을 먼저 접기 위한 방편으로 진행되었다. 이 결과는 노동자들의 패배주의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을 뿐이다.
◎ 한국노총 등 어용사업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양상들
어용 사업장의 활동가들과 민주노총 소속이지만 조직력이 상당히 열악한 민주버스 등은 복수노조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민주버스 등의 현장은 복수노조가 되면 일대 격변이 일어나서 어용 현장이 무너질 것처럼 여긴다. 실제로 민주버스의 경우 복수노조 전환 시 ‘3만의 조직’으로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다. 현재 어용노조에 불만이 있는 다수의 조합원들이 복수노조 허용에 따라 민주노총을 상급조직으로 하는 노조가 생기면 급격하게 기존 어용노조에서 조직을 이탈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이다. 어용 현장 활동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복수노조에 대한 명확한 이해나 자기 현장에 대한 분석 없이, 감상적인 수준에서 ‘그럴 것이다’는 근거 없는 낙관에 빠져 있다.
그러나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탄압을 불사하며 열정적으로 지속적인 일상 활동을 전개하고 이를 통해 현장에서의 신뢰를 획득하고 있는 극소수의 활동가가 존재하는 어용 현장에서라면 모를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민주버스에서 그토록 낙관하는 버스 현장의 경우, 공개적인 활동 자체를 꺼려하거나 두려워하고 있는 대다수 버스 조합원들이 조직 변경을 ‘던지면’, 맹목적으로 ‘넘어올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기 힘들다. 이미 사고 시 자부담 문제만 해도 그렇다. 법이 있으면 뭐하나? 현장에서는 탄압 때문에, 노동부 진정 넣는 것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노총으로 조직을 변경할 경우 사측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들과 활동가들이 더욱 일상적인 활동의 결과로 단련되어 있어야 한다.
한성여객의 경우 2003년 107일간의 옥쇄파업을 전개했을 시에는 유니온샾 이었던 단일 노조였다. 사측은 각종 부당한 개입 등을 통해 노조탈퇴 공작과 각종 탄압을 통해서 조직력을 노골적으로 파괴해 왔다. 심지어 사측의 충복이었던 노동조합 지부장이 사실상 조합원 ‘임면권’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였는데, 막상 민주노총으로 조직을 변경한 이후 투쟁이 진행되자, 이런 권한도 하늘에서 뚝 떨어졌던 것이 아니었음이 금세 드러났다. 투쟁과 동시에 사측은 어용 노조로 회귀시키려는 ‘구사대’들을 조직하고, 이 구사대의 총수가 법적인 노조위원장이 아님에도, 사실상의 임면권을 거머쥐었다. 조합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으로 조직변경 한 후, 사측은 구사대와 사측 관리자를 통해 조합원 탈퇴를 유도했다. 340여 명 전원이 조합원이었던 상황에서 막상 4월 투쟁을 진행하려던 시기에는 90여 명이 채 안되는 정도로 조직률이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법대로 걸 테면 걸라는 배짱으로 노조 집행부 등을 구사대와 깡패를 고용해서 현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봉쇄했다. 이런 상황에서 막상 1차 집회를 하자 한성여객 측에서는 집행부와 해고자를 포함해 단지 14명만이 결합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경우 현재 정규직 노조가 어용노조다. 이 가운데에서 사내하청지회가 설립되었고, 현재까지 하청지회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법률적 차원에서 노조 설립 신고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노조 설립 인가를 받고 부당노동행위 등 법률소송을 하면 뭐하는가? 오히려 자본은 “법대로 하라”고 외치고 있고, 폭력 경비들을 동원해서 실질적인 봉쇄를 하고 있다. 현장에서 나름대로 과거에 이러저러하게 활동했다고 늘어놓는 쟁쟁했다던 활동가들이 여전히 현대중공업노조 내에 있다. 그러나 이번 대의원 선거를 보더라도 이제 이들 활동가들의 활약상은 과거의 유물일 뿐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복수노조가 허용되어 민주노총 산하 새로운 노조가 생긴다고 자본의 탄압이 자동으로 해결될 수 있는가? 복수노조 이후로 미룰게 아니라, 지금부터 어렵더라도 해결하려는 활동이 없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자본의 현장 탄압에 대한 실질적인 힘을 가지는 것이 복수노조이든, 산별노조이든 우리가 노조를 설립하는 목적이다. ‘나중에 보자’가 아니라, 지금부터 ‘볼 건 봐야 한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조직이 확대된다는 것은 사측의 노무관리에 대한 안이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는 노동과 자본의 적대적 관계가 언제나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조직을 파괴한다는 점을 망각하는 것이다. 자본과 정권이 노동자들의 조직에 대해 적대적이라는 것은 노동운동의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현실이 우리의 낭만적 환상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데에도 복수노조라는 제도적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노조를 노동자 투쟁기구가 아닌, 자본의 법제도에 포섭된 틀 안에서 사고하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복수노조를 건설한다고 노동자가 함께 한다는 환상과 활동가들의 고립감, 소극적인 상황이 노조 설립으로 변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지금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당장 실천해가야만 그나마 복수노조라는 계기가 투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4. 복수노조 허용, 과도한 맹신의 대상이 아니다. 조직이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전투성 강화에 치중해야 한다.
복수노조에 대한 활동가들의 우려와 기대감은 기존 투쟁의 틀 내에서 사고하려는 경향과 조직 형식이 문제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사고하는 편견 속에서 존재한다. 조직형식적으로만 사고하게 되는 근본적 이유는 바로 노동자계급의 전투적 투쟁성을 고취하려는 노력을 방기하고, 합법적 틀 내에서 교섭주의로 해결하려는 계급협조주의 지도부들의 문제에 있다.
우리는 현 시기 산별노조에 대해서 형식주의적, 교섭주의적 접근에 대해 비판해왔듯이, 복수노조에 대한 형식적 접근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초기 노동자계급의 조직화와 전진을 가로막는 장벽을 넘기 위해 바라보았던 복수노조 금지 철폐는, 이제 사회적 합의주의라 명명되는 교섭주의가 득세하게 되면서 더욱 복수노조 자체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물신화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이 급격하게 전국전선을 치지 못하고 대공장 노조 등을 중심으로 조합주의가 강하게 나타면서 과거 민주노총 투쟁의 전통과 한국노총과의 차별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조직 대 조직으로서의 형식적인 틀거리를 구분하는 것을 통하여 자기 조직력을 보존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의 조직으로 설 수 있었던 것은 조직형식과 법제도의 문제가 아니었다.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대변했던 전투성과 계급성 때문이었다.
최근 형식적 산별론자들은 산별건설의 정당성을 설명해주는 하나의 좋은 근거로 복수노조를 내세우고 있다.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하기 보다는 뭔가 다른 것, 즉 조직 형식을 통해서 그 투쟁의 내용들을 대체하려는 발상은 이런 사회적 합의주의와 뒤엉켜서 더욱 조직형식에 대한 환상을 갖도록 조장한다.
우리는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개량을 획득했다. 우리가 획득한 개량은 투쟁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개량에 머물게 될 경우 우리의 발목을 잡아서 그 이상 나아가는 것을 막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개량은 이중적이다. 투쟁의 성과이면서도 한 편으로 여기에 안주하도록 유혹하기도 한다. 개량에 안주하는 순간 지금까지 투쟁의 성과마저도 유지할 수 없다. ‘개량에 안주’하도록 우경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민주노총의 현 지도부와 대공장 개량주의자들이다.
복수노조도 마찬가지다. 2007년 기업별 복수노조 허용은 오랜 투쟁의 성과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최근 노조의 협조주의자들은 자본과 정권의 투쟁 통제에 맞장구치면서, 자본주의적 체제 내에서의 활동으로 제약하고 있다.
정권은 노사관계 로드맵을 통해서 복수노조는 허용하지만 노조의 손발을 잘라내려 한다.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해서 복수노조가 투쟁적인 경쟁이 아닌, 상호 더 타협적이고, 덜 투쟁하는 노조로 경쟁시키려 한다. 애초에 복수노조를 막으려 했던 자본가들이 지금에 와서 복수노조를 인정하는 것은 계급적 이해관계 속에서 계산을 끝냈기 때문이다. “평화적인 대화 창구를 통한 것만 전제가 된다면 복수노조는 오히려 파업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런 의도를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조직보존주의에 매몰되어 있다. 한국노총 사업장들은 오히려 대담하다. 이들은 더 강하게 민주파를 탄압하면서 현장에서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노동자는 하나이다. 따라서 노동자 조직도 하나여야 한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의 개입에 무방비로 노출된 어용노조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두 개의 노조가 난립하고 있다. 복수노조는 현재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는 조합주의 지도부들의 무능력을 타개해줄 수 없다. 복수노조가 되고 산별노조가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자본은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투쟁의 대열에서 이탈시킨다.
지난 현대자동차노조에서 취한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의 ‘불법파견’ 투쟁에서 보인 배신적인 임단협 타결, 기아자동차노조의 ‘비정규직 지회’에 대한 발목잡기 행태는 기업별노조였기 때문이라는 헛소리를 하려는가?
복수노조가 허용되더라도 관건은 노동조합 조직이 과연 어떤 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투쟁하는가에 달려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현안문제들과 자본과 정권이 진행하는 구조조정, 노조무력화 책동들에 지금 개입해 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일한 노동자 조직을 건설한다는 원칙 속에서 부득이하게 복수노조를 건설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현재 개입해야 할 투쟁들을 복수노조 이후로 미뤄서는 안 된다. 복수노조든 산별노조든 노동계급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으로서 현재의 투쟁에서부터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
|
|
![]() |
![]() |
 |
|
![]() |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