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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연말기획특집] 대공장 운동의 현 상태와 전망- 서울지하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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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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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5 19:05:37, 조회:2,426, 추천: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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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특집] 대공장 운동의 현 상태와 전망- 서울지하철
-서울지하철 노동자
작년 궤도총파업 패배 이후 현재까지 서울지하철에서 나타난 일련의 상황은 현장조직 복원문제, 현장과 지도부의 신뢰 획득 문제, 정권의 탄압, 이에 맞서는 노조 대응 등 많은 고민을 하기에 충분한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05년 한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해를 맞이하지만 노동현장에서 새로운 희망은 분명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분명한 평가 속에서 출발해야 한다. 서울지하철의 경험을 개략적이나마 평가하면서 힘찬 지하철의 미래를 준비하자!
구조조정 계획으로 확인된 연구용역안
66 : 68, 이 수치는 12월 13일 개최된 서울지하철노조 대의원대회 안건 ‘총사퇴 권고안’의 결과다. 주 5일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진행된 대의원대회는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투쟁은 무망하다”, “연구용역안은 폐기되어야 하기에 투쟁을 해야 한다”는 찬반의 주장으로 투표결과, 66대 68로써 부결되었고 연구용역안 폐기투쟁은 집행부의 중심 아래 진행될 예정이다.
이 안건은 서울지하철 김종식 집행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총사퇴 권고가 부결이냐? 아니면 가결이냐? 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노동조합의 투쟁이 현장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며 어떠한 투쟁을 배치해야하는지?’ 그 의미를 다시금 각인시켜주는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었다.그러나 대의원대회에서 논의되었던 수준은 조합권력을 향한 쟁탈의 수준으로 관료화된 노동조합의 상태를 다시금 보여주고 말았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작년 궤도총파업 패배 이후 ‘노사공동 주 5일제 연구용역기관 선정’이라는 직권중재를 맞았다. 허섭 집행부에 이어 출범한 김종식 집행부는 ‘연구용역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현장에 장밋빛 미래를 선전, 선동하며 연구결과에 낙관적 기대를 가지면서 연구용역에 적극 참여하였다. 하지만 5개월 동안 진행된 연구결과는 공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구조조정안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확정된 연구용역의 결과는 구조조정안이 만들어졌다는 내용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이 당당하게 투쟁의 중심으로 서야 함에도 그 객관적 위상을 스스로 훼손시켰다는 점과 현장이 연구용역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방치되었다는 또 다른 내용을 야기하였다.
또한 집행부가 평양지하철과 교류한다는 이유로 공사 관리자와 몰래 평양을 방북하여 평양지하철 답사 및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일은 현장에 큰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하강하는 현장 동력에 박차를 가했던 노동조합의 투쟁회피주의
작년 궤도파업 와중에 허섭 위원장의 돌발적인 파업철회 선언은 파업대오에 많은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더군다나 허섭 위원장 사퇴 이후 등장한 김종식 직무대행의 재 파업철회는 혼란의 상황을 체념의 상황으로 바꾸기에 충분하였다.
투쟁으로 쟁취해보자는 조합원들의 소박한 소망은 조건 없는 현장복귀로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이후 직권중재가 강제되었지만 이에 대한 대응 또한 기만적인 대응으로 현장의 조직력을 더욱 와해시켰다. 직권중재가 분명 구조조정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었음에도 집행부는 그러한 본질을 대중적으로 확인하고 그 분노를 바탕으로 투쟁의 전열을 다시 가다듬기 보다는 ‘연구용역에 적극 참여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허상의 장밋빛 미래를 현장에 던졌다. 그 내용에 반신반의했던 현장은 그래도 집행부가 예전 배일도 세력과 틀린 민주집행부인데 믿어봐야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자위로 인하여 별 저항 없이 추진되었다. 몇 몇 활동가들의 문제제기는 ‘그런 의견도 있다’라는 정도로만 치부되면서 연구용역사업은 일사불란하게 추진되었다.
이 과정 속에서 현장은 파업패배 이후 형성된 패배주의가 더욱 고착화 되었다.
요구안 쟁취가 연구용역사업으로 대체되면서 노동조합의 일상적인 사업인 현장을 조직하고 단결을 모색하는 조직력 강화사업은 전무하였고, 집회투쟁 등 연대사업은 현장조합원들은 방치되고 깃발만 참여하는 의례적인 사업으로 전락하였다. 또한 근골격계투쟁 등 대 공사와 한판 투쟁을 해야 할 내용들은 연구용역사업의 중요성이라는 이유로 내팽개쳐졌다.
현장 조직은 저절로 구축되지 않는다.
노동과 자본이라는 계급적 분석에 입각한 명확한 투쟁을 위한 헌신적인 실천, 투쟁 속에서만 다져질 수 있다.
연구용역의 결과가 구조조정안이라고 확인된 현재 현장은 분노는 있되, 조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안 발표 이후 노동조합은 제 세력간의 책임공방에 휩싸이면서 투쟁계획조차 제대로 확정짓지 못하고 있으며 설령 그 계획을 세운다 할지라도 그 계획이 수순대로 집행될지 의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장이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는데 있다.
현장의 동력은 커피자판기처럼 버튼을 누르면 밀크커피가 나오고 블랙커피가 나오듯이 집행부가 요구하는 데로 저절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강철 같은 철의 규율이 조합원들에게 각인되어 있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모든 사업이 이를 위해 배치되어야 하지만 서울지하철 현장은 노동조합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더욱 방치되었기에 향후 투쟁은 결정은 있되, 집행은 없는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날 듯 싶다.
현장조합원들이 노조와 공사와의 관계에서 제 3자의 입장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그러한 이유는 노동조건이 만족되어서 나타나는 모습이 결코 아니다. 이는 배일도의 몰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배일도가 임기를 더 연장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섭에 패배하면서 몰락한 이유는 정권과 자본이 강요하는 구조조정 때문이었다. 당시 배일도는 총선거 1달 전에 ‘21c 협약서’라는 노비문서를 공사와 비밀리에 체결하였고 이것이 대중적 분노를 낳아 선거에서 대패하였다. 서울시와 공사는 분명 배일도를 서울지하철 위원장으로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할 수 없었던 것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에서였다. 만약 서울시와 공사가 선거 1달 전에 ‘21c협약서’를 배일도에게 요구하지 않았다면 배일도는 총선거에서 또다시 승리했었을 것이다.
서울지하철 현장은 분명 타 궤도사업장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좋은 노동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자체로 현장조합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불충분하고 개별적 분노는 끊임없이 나타나면서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이 투쟁으로 조직되지 못하는 이유는 투쟁을 진실되게 조직해야 하는 투쟁지도부의 부재로 연유한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있되, 투쟁을 조직하는 투쟁지도가 없기 때문에 현장은 더욱 개별화되고 패배주의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어떻게 현장을 조직하고 구조조정을 분쇄할 것인가?
용역결과가 구조조정안으로 확인된 상태에서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투쟁으로 구조조정을 분쇄하며 현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노사관계 속에서의 구조조정은 노동조합의 힘에 의하여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노조가 힘이 없으면 구조조정은 수용되는 것이고, 힘이 있다면 구조조정은 분쇄된다. 이것은 진실이다. 서울지하철에서 구조조정을 완벽하게 저지할 힘은 분명 없다. 그럼에도 현재처럼 현장이 방치된다면 자본의 구조조정은 더욱 거세게 몰아닥칠 것이다. 어째든 집행부가 연구용역에 대하여 전면무효화 투쟁을 한다고 선언한 마당에 전면무효화 투쟁은 열차를 세울 수 있는 물리적인 총파업의 힘으로 나타나야 한다. 만에 하나 노동조합의 투쟁이 선언적인 수준의 투쟁이라면 제 활동가들은 말뿐인 지도부를 갈아엎고 새로운 투쟁지도부를 구축해야 한다.
제 활동가들이 믿고 의지해야 하는 대상은 현장조합원들뿐이다.
현장조합원들이 분노하고 노동조합이 투쟁을 방기한다면 제 활동가들은 노동조합을 갈아엎으면서 현장의 분노를 조직적 실천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담당할 주체는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공사와 야합하고 협력했던 세력은 분명 아니다. 이들이 아무리 뭔가 주장할 지라도 현장에 비춰지는 것은 조합권력을 향한 쟁탈의 모습뿐이다. 비록 노동조합 활동에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하더라도 현장 내에서 일상적인 자본의 침탈에 분노하고 힘 있는 대응을 모색해왔던 동지들이 전적으로 이러한 활동을 수행할 담지자일 수밖에 없다.
현장이 물렁거리면서 완벽하지 않은 조건이지만, 이를 탄탄한 조직력으로 구축하는 것은 투쟁 속에서 현장을 조직하는 것이다. 서울지하철에서는 투쟁 속에서 현장을 잘 조직하지 못했던 몇 차례 시행착오가 있었던 만큼, 그것을 교훈 삼는다면 현장은 더욱 튼튼하게 조직될 수 있을 것이다.
생존권 사수와 구조조정 분쇄를 위한 총파업 투쟁! 투쟁 속에서의 현장 강화!
지금 시기 서울지하철에서 하지 않으면 안 될 실천이다. 힘찬 투쟁의 현장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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