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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3호] 독일 제국주의와 노동조합 - 노동운동가 최상진
노정협   2006-12-29 15:59:40, 조회:2,600, 추천:536

독일 제국주의와 노동조합


노동운동가 최상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의 노동조합은 단위노조가 아닌 산업별로 조직된 산별노조이다. DGB(독일노동조합총연맹)는 이 산별노조들을 총괄하는 중앙조직이다. 노동자계급 정당이 먼저 생기고, 이 정당의 지도하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중에 당과 함께 러시아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러시아의 노동조합과는 달리, 독일의 경우에는 노동조합이 먼저 생긴 다음 이 노조에서 나중에 노동자 정당이 생겨났다. 독일을 위시하여 오스트리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노동조합의 주도세력은 개량주의와 수정주의이다. 독일의 반동적인 공장법(1952)은 독일노조의 노사협조주의와 개량주의의 출발점을 의미했다.

조직적으로 보면 노조 내의 모든 중요한 직책은 개량주의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노사협조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사회주의자들은 퇴출당하거나 이전에 당선된 자들도 선거조작이나 다양한 수단을 통해서 해임되고 있다. 또한 이데올로기적으로는 노조 연수원, 강좌, 집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량주의를 중앙에서 직접 통제, 유포시키고 있고 이와 동시에 반사회주의, 반공주의를 체계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다. 독일의 노조기구는 자본주의 체제의 하나의 확고한 구성 요소가 되어 있다. 즉, 노조 지도부의 개량주의와 독일 국가권력과 독점자본은 독일 국가 독점자본주의의 중심축들이다. 이들은 상호연관 되고 통일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독일 독점자본의 부활과 개량주의

독일은 약 250개의 독점 기업체가 정치, 경제, 언론, 문화, 교육 등 사회의 모든 영역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는 제3세대의 제국주의 국가이다. 선조인 제1세대 제국주의는 1차 대전을 도발해서 인류에게 엄청난 인적, 물적 희생을 강요하였으며, 제2세대 제국주의는 히틀러를 정치적 대리인으로 내세워서 2차 대전이라는 미증유의 참화를 야기 시켰다.

1, 2세대가 전쟁이라는 물리적 수단으로 제국주의적 이해를 관철시키려고 했다면, 손자뻘인 지금의 3세대 제국주의는 주로 경제적 수단과 힘을 이용한다. 그러나 국제노동자계급과 민중 그리고 전 세계 약소국가들을 착취해서 최대이윤을 얻고자 하는 제국주의의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남한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1950년대부터 Bayer(바이엘), Hoechest(휙스트) 등 독일의 화학자본과 Siemens(지멘스) 같은 전기전자 자본이 침투하였고, 군사적으로도 박정희 정권 하 군 장교들을 정기적으로 독일의 군사학교에서 교육시켜왔다. 은행자본 서열 1위인 도이체 방크(독일은행)도 남한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남한의 주일 독일대사관은 독일 독점자본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주요한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독일제국주의 힘의 원천은 바로 약 250개의 독점 기업체가 거느리고 있는 공장과 기업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협조주의를 통하여 공장을 가능하면 파업 등 장애 없이 독점자본의 이해에 맞추려고 하는 개량주의 노조지도부의 존재는 독일 자본주의에게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거꾸로 말하면 사회주의적인 노동운동의 임무는 투쟁을 통하여 노동자들의 계급의식과 계급적 자주성을 일깨우고 발전시켜서 개량주의, 수정주의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게끔 지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조와 공장에서의 정치사업이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주요전선이 되어야 하고 다른 대중투쟁들을 등한시 하지 않으면서도 항상 우선순위,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더욱이 독일 같은 제국주의를 타격하는 노조, 공장사업은 전 세계의 약소국, 노동자 계급을 약탈하는 힘을 꺾는다는 의미에서 제3세계의 반제국주의 투쟁, 사회해방투쟁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된다.

직장평의회와 신임 대의원의 역할

잘 알려진 대로 독일의 공장에는 통상적으로 2개의 노동자 조직이 있다. 노조 조합원들이 선출하는 신임 대의원부가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전체 종업원들이 뽑는 직장평의회이다. 이때에 신임 대의원들은 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1916년의 칼 리프크네히트의 유죄판결에 반대하는 연대파업을 신임 대의원들이 베를린에서 조직하기도 하였다. 특히 1969년의 9월 파업에는 수많은 신임 대의원들이 참여하였다.

즉, 대부분의 신임 대의원들은 노조 지도부의 이해보다는 노조 조합원과 다른 노동자들의 이해를 우선시한다. 따라서 독일의 사회주의적 노동운동의 중요한 임무는 신임 대의원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가 신임 대의원의 활동을 모범적으로 수행하는 일이다.

독일에서 노조에 가입된 직장평의회 회원은 자동적으로 신임 대의원부에 속하게 된다. 그러나 직장평의회 회원은 공장법(1952년에 최초로 제정되고 1972년에 새롭게 개정되었으나 내용과 본질은 전과 마찬가지로 반노동자적임)이라는 국가적인 통제를 받아야 한다. 즉 자본가와 협력할 것, 공장에서의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할 것, 파업발생 시 파업을 중단하고 다시 조업을 시작하도록 노동자들에게 요구할 것 등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만약 이와 같은 임무를 위반하였을 시에는 영구적으로 해고뿐만 아니라 법적 처벌까지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직장평의회에서 사회주의적 노조, 공장사업을 수행하면서도 해고 등 자본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공장법의 정확한 숙지, 전술적인 재치와 노련함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회주의적인 직장평의회 회원이 파업 시에 동료들에게 조업계속을 ‘형식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즉 확고한 원칙, 부동의 목표와 최대의 전술적인 유연성의 변증법적인 통일을 이루어야 노조, 공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노조, 공장사업의 임무와 목표

지금 독일에서 지속적으로 노조, 공장사업을 하고 있는 MLPD(독일맑스레닌주의당)의 경우를 보면, 독일 500대 기업체 중 약 100개의 대기업에서 체계적인 정치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중 약 절반은 직접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공장신문은 약 65개 이상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현재의 비혁명적 상황의 계급투쟁 단계에서의 전략적 목표는 독일 500대 기업체에 집중된 약 300만의 산업 노동자와 300만 정도의 사무직 노동자 중에서 계급의식적인 과반수를 확보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을 중심축으로 해서 여성, 청소년, 학생 등 다른 다양한 대중투쟁을 이끌어서 긴박한 혁명적 상황이 닥쳤을 때 대중을 지도해서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고 프롤레타리아독재를 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노동자 계급의 대중정당을 준비하고 건설하는 것이다.

남한도 독일과 마찬가지로 고도로 발달한 국가독점자본주의이다. 레닌이 말한 것처럼,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바로 다음 단계는 사회주의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의 물적조건은 독점자본 스스로에 의해서 100% 완벽하게 준비되었다. 독점자본이 경쟁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인 확대재생산을 하기 위하여 자기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렇게 새로운 사회를 준비시켜 온 것이다. 부족한 것은 주체적 조건, 즉 사회주의를 목표로 하는 노동자 계급정당과 대중의 폭넓은 공감과 지지이다.

이렇게 레닌의 시대에 비해서 사회주의에 필요한 물적조건은 매우 유리해진 반면, 이데올로기 사업과 정치작업은 훨씬 어려워졌다. 이것에는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이에 따른 대중의 사회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과, 반공 이데올로기의 지속적인 주입, 국가의 역할, 언론과 문화, 교육 등 상부구조에서의 다양한 방식과 경로를 통한 자본주의적 의식의 유포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어차피 한국, 독일 어디에서도 계급투쟁의 왕도는 없다. 대의와 원칙을 굳게 지키면서 그와 동시에 노동자 대중과 민중에게서 부단히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한발 한발 노조, 공장사업을 개척하고 심화 발전시키는 길 이외의 지름길은 없다.  <노/정/협>


보스코프스키
2011-01-02 | 21:34:04 댓글 지우기
구 노동자의 힘(을 빼먹는 단체)는 SUD라는 불란서/프랑스의 연대노조를 설명하면서 MLPD랑 DKP와 같은 ML파의 저명한 정당을 순진한 개량주의로 치부했네요...

http://news.pwc.or.kr/news/view.php?board=news&id=913

그런디 이 해외활동가도 그렇긴 하지만 이미 구 노힘이나 이를 계승한 구 사노준 할 것 없이 이 자들은 예전부터 무책임에 원체 말만 많은 곳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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