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모택동의 언어에 대하여

임채희 [누리집]

2009-09-08 12:22:44, 조회:915, 추천:254

모택동의 언어에 대하여

당팔고*의 넷째 죄상은, 언어가 무미건조하고 상해의 베싼** 들처럼 메말라 있다는 것이다. 상해 사람들이 베싼이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들은 아주 보기 흉하게 바짝 말라 비틀어진 품이 우리가 말하는 당팔고와 매우 흡사하다. 만일 어떤 글이나 연설에서 생기 있는 말이라고는 전혀 없고 언제나 <학생투>로 몇 개의 명사만을 곱씹는다면 그야말로 무미건조하고 보기 흉한 꼴이 베싼과 같을 것이 아닌가?

어떤 사람이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열 몇 살에 중학교에 들어가고 20여세에 대학을 졸업하여 인민대중과는 접촉이 없어서 언어가 풍부하지 못하고 극히 단순하다면 그것은 나무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혁명가이며 대중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로서 만일 대중의 언어를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저히 일을 잘할 수 없다. 지금 우리의 많은 동지들은 선전 사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언어를 배우지 않고 있다. 그들의 선전은 아주 무미건조하고 그들의 글은 즐겨 읽는 사람이 별로 없으며 그들의 연설도 즐겨 듣는 사람이 별로 없다. 왜 언어를 배워야 하며 또 큰 공력을 들여 배워야 하는가? 그것은 언어란 쉽사리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큰 공력을 들여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로, 인민대중에게서 언어를 배워야 한다. 인민의 어휘는 매우 풍부하고 생동하며 실생활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의 많은 사람들은 언어를 잘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글을 쓰거나 연설을 할 때면 생동하고 적절하고 힘 있는 말이라고는 몇 마디 없고 고정적인 딱딱한 말 뿐이어서 건강한 사람 같지 않고 베싼처럼 앙상하게 여윈 꼴이 보기 흉하다.

둘째로, 외국어 중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요소를 흡수하여야 한다. 우리는 외국어를 기계적으로 옮겨오거나 남용할 것이 아니라 외국어 중에서 좋은 것, 우리에게 맞는 것을 흡수하여야 한다. 중국의 고유한 어휘가 모자라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어휘 중에는 외국어로부터 흡수한 것이 퍽 많다. 예를 들면 오늘 열리고 있는 간부 대회의 <간부>란 이 말은 바로 외국에서 배워온 것이다. 우리는 계속 외국의 신선한 것들을 더 많이 흡수하여야 한다. 그들의 진보적인 이론만을 흡수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신선한 용어도 흡수하여야 한다.

셋째로, 우리는 또 옛사람들의 언어 중에서 생명력이 있는 것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언어의 학습에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옛사람들의 언어 중에서 지금도 생기가 있는 많은 말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이미 죽어버린 어휘나 전고(典故)***를 이용하는 것을 견결히 반대한다. 이것은 명확한 것이다. 그러나 좋은 것, 아직도 유용한 것은 여전히 계승하여야 한다.

지금 당팔고에 몹시 중독된 사람들은 민간의 언어, 외국의 언어, 옛사람의 언어 중에서 유용한 것들을 배우기에 큰 공력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은 그들의 무미건조한 선전을 환영하지 않으며 우리도 그러한 능력 없고 쓸모없는 선전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선전가 인가? 교사가 선전가이고 신문기자가 선전가이며 작가, 예술인이 선전가 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사업 분야의 간부들도 다 선전가이다. 예를 들면 군사지휘관들은 대외적으로 선언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병사들과 담화를 하여야 하며 인민들과 접촉하여야 한다. 이것이 선전이 아니고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든지 다른 사람과 말을 하기만 한다면 그는 선전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벙어리가 아닌 이상 어쨌든 말은 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 동지들은 누구나 다 언어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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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중과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는데 있어서 책에 있는 공식의 언어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대중 사업을 위하여 투쟁하는 전사들의 언어로 배워야 한다. 이들 전사들의 말 한마디와 사상들마다에는 수천수만 대중의 사상과 기분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디미뜨로프)

- <모택동 - 당팔고를 반대하자>중에서

주)
* 팔고문이란 원래 문체의 한 이름으로, 명.청 양대에서 과거시험의 논문으로 채택된 문체이다. 그 구조는 대구법에 의해 여덟으로 나누어 논하는 것이다. 모택동은 여기에서 이 팔고문을 빗대어 당내의 선전가와 작가 지식인들의 문체가 한결같이 팔고문체처럼 틀에 박히고 형식주의적인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 중국 혁명 전에 상해 사람들은 도시에서 정당한 직업이 없이 걸식하며 살아가는 룸펜들을 베싼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보통 몹시 여위였다.

*** 전고 : 글이나 말에서 흔히 인용되는 옛일이나 옛이야기, 유명한 구절 등을 ‘전고’라 한다.

***** 언어는 이론처럼 학습되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배우지 않으면 또한 제대로 그 언어를 구사하거나 쓸 수도 없는 것이다. 대중으로부터 배워 대중 속으로 가지고 들어가자. 이론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는 곧바로 대중에게서 배울 수도 없고 가르칠 수도 없다. 또 이론 없는 선전이란 불가능한 것이다. 언어도 사전에 배워야 대중에게서 배울 수 있고 되 배워줄 수 있다. 모두가 선전가가 된다는 것 - 이론들을 풍부하고 광범하게 숙지하자. 새로움이란 늘 어디에서나 배우는 자세를 취하는데서 나온다는 것.

2009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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