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후기] 5차 사민 스터디 '정승일의 쾌도난마'

전략가	2013-12-08 16:57:31, 조회:1,066, 추천:264

http://www.justice21.org/26669

어제 사민 스터디 5차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인천, 부천 등에서도 오신 분들이 계셨고, 충북, 광주에서도 당원들이 오셨습니다. 당원게시판에서만 뵙던 분들도 처음 뵙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에서 나온 책들도 잘 받았습니다. 준비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후 3시10분에 시작해서 6시 20분에 끝났는데, 정승일 박사의 열강과 함께 청중들과의 질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초반 강의는 약간 지루함감이 있었는데, 중반부터 정승일 박사가 제시하는 사회민주주의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정승일 박사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한 이른바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들 때문에 경제 위기가 아닌 그 이후 현재까지도 서민들의 경제적 생활이 계속 어려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민주주의' 정책들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본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사회민주주의 경제 정책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 종업원 대표가 기업 이사회의 1/2를 차지하고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노사공동결정제도를 두도록 한다. 대기업 대주주의 지분에 대해 상속이나 증여가 이루어질 때 상속세의 개념으로 그 보유 지분 일부를 국가가 환수하고 기존 민영화된 기업을 유상으로 재국유화한다. 그리고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층에 따라 차등적인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에 보편적인 복지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스웨덴이나 독일 사민당이 내세워세 실현했던 정책들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강연 중 이건희 '새끼'라는 표현을 비롯해서,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는 '사기극'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어떤 경우에는 성차별적인 표현이 나오기도 했는데, 저는 주최 측에서 이러한 점들에 대해서는 평가하고 앞으로 강연자 등에게 사전에 주의를 환기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제가 새롭게 알게 된 것 중의 하나는 국민연금이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서 대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정승일 박사가 반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을 비롯하여 공적연기금을 재무적 투자자, 즉 투기적 자본으로 규정하는 전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고, 예외적인 조건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현재로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와 경영 개입에 반대한다는 점을 명확히 강조했습니다.

또한 현재 상황, 거의 50년 정도는 사회민주주의와 사회주의는 거의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여기서 '사회주의'의 개념과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지만, 정승일 박사는 현내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라는 말로 지칭되는 마르크스주의자들 일반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정승일 박사가 제시한 이러한 사회민주주의 강령과 정당 활동의 방식(강령으로 교육 받은 사람들이 앞에서 이끌어서 계몽해나가는 방식이 핵심이었습니다)에 대해서 저의 생각은 매우 비판적인(비관적인이기도 한데요) 의견은 추후에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슬기 님, 박형민 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미선 2013-12-08 15:06 추천1

이날 오셨군요. 이날 여러 사람들이 오셔서 아무래도 미처 제가 못알아뵜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강연 초반이 좀 더 인상적이었는데 하긴 사람마다 다르긴 하네요 ㅎ
자본 대 노동이 아니라 있는자와 없는자로 보는 관점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세 자영업자도 비록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장으로 여기면서도
정작 자신의 계급을 하층민으로 인식할 만큼 없는자로 여긴다고 하였지요. 경제를 <자산 계급>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그리고 이 날 강연에선 국민연금을 반대하면서도 그 해법도 말씀하셨는데, 정승일 박사는 국민연금이 국채 발행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국제 투기 금융 자본의 핵폭탄이 된 현실을 지적한 맥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월가에까지 들어가면서 그리스 사태에서도 보듯이 초국적 자본가들이 다른 나라 내정 간섭에까지 관여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말하였습죠. 그렇다면 이를 대체할 해법은 무엇이냐고 했을 때 국민연금으로 낼 돈을 오히려 목적세 같은 세금으로 돌려서 기초 연금으로 받게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받는 것은 결국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만 국민연금의 경우 초국적 자본의 흐름이라는 국제 투기 금융 자본으로 들어갈 여지가 많기에 차라리 고세금 정책으로 가자는 게 골자였던 것으로 압니다.

또한 사민주의 강령과 정당 활동의 경우 계몽이라고 일방적 방식의 계몽이 아닌 쌍방 소통을 전제한 방식인 것으로 압니다. 게다가 정승일 박사의 입장은 의회안에서만 추구하자는 게 아니라 의회밖의 시민사회의 권력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기에 흔히 사민주의 한계로 거론되는 의회주의에 대해서도 조금 비껴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 점은 제가 직접 여쭤보고서 확인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어제 제 입장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흔히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도 말하는 출자총액제한제나 금산분리 방향이 아닌 노사 공동 결정제를 통해 재벌 총수 일가와 재벌 그룹을 구분해서 개혁해나가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막연히 재벌해체 반대를 부르짖는 게 아닌.. 총수 없는 기업으로 이를 위해 자본가와 종업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사회로서 운영하자는 그러한 방식을 더 선호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장인들은 자신이 소속된 회사 앞에만 서면 민주주의도 그만 멈춰버린다는 언급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지요.

ratel님의 후기 감사드리며 계속적으로도 좋은 활발한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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