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재능투쟁과 제2인터내셔널의 교훈』

박문수	2013-10-27 11:21:14, 조회:891, 추천:239

『재능투쟁과 제2인터내셔널』



들어가는 말

재능투쟁과 관련, 필자는 그동안 수차례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8. 26 합의에도 계속되고 있는 환구단 재능투쟁과 관련 비판세력들의 볼썽사나운 모습들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종탑고공농성에 돌입한 후, 약 1개월이 경과되면서 보다 객관적이며 제3자의 입장을 최대한 견지하며 글을 게재한바있다. 그러나 글이란 보고 읽고 느끼는 각 개인의 판단에 따라 격려와 비판이 뒤따를 수 있다. 그에 따라 비판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발전적인 모습으로 지향해야 될 것이다. 그러함에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재능투쟁 주변부 세력들의 프레임 속에 재능투쟁이 갈라지고, 부서지는 모습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었기에 최대한 이를 깨버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필자는 종탑과 환구단 양쪽에서 항의도 받으며, 큰 소리로 설전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운동의 발전을 위한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자신들의 편을 왜 안 들어주나 하는 식의 개인내지는 집단이기주의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음을 재차 확인하는 바이다.



또한, 필자에 관해 종탑파니, 환구단파니 재단하며 수군대는 여러 말들이 있어 다시 한 번 확고하게  명확하게 밝히고자 한다. 필자는 어떤 시대의 한 명제와 원칙을 한 개인과 인간자체를 바라보며 판단 결정하는 누를 절대로 범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므로 발생한 사건의 본질과 현상에 관해서 이 역시 무엇을 근거로 판단과 결론의 기준으로 삼는 것인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확인 절차가 필요할 것 같다. 이와 관련된 부분을 지난 역사 속에 이루어진 제2인터내셔널을 통하여 필자의 분명한 정체성과 함께 재능투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자 한다.



1. 스탈린주의의 폐해

구소련의 해체와 동구권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알튀세르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사민주의, 시장사회주의, 자율주의 등 각종 “포스트스탈린주의” 로 변이되어 2013년 현재 진보진영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



2. 제2인터내셔널

1). 양대 세력

제1인터내셔널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며 결상된 제2인터내셔널은 크게 마르크스주의의 다양한 요소들을 수정, 무효화하는 베른슈타인(수정주의, 개량주의), 카우츠키(중도주의, 초제국주의론, 경제결정론, 의회주의 혁명론), 반볼세비즘, 오스트리아 마르크스주의(바우어, 신칸트주의-애들러)세력과 그리고 이와 반대되는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수호하려는 룩셈부르크, 레닌, 트로츠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2). 전개

중요한 것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인한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이다. 이 과정은 전쟁발발 7년 전 1907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등에서 제국주의 전쟁이 발생할 경우 국제연대의 입장에서 반전운동전개하며, 이를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결의해 놓고도 실제 전쟁이 발발하자 독일 사민당을 비롯한 제2인터내셔널을 구성하는 각국 노동자 정당이 조국방위주의의 입장에서 자국의 전쟁정책을 지지한 것이다. 더불어 사회주의 운동은 사상 최대의 패배를 맛보았다.



카우츠키와 베른슈타인 역시 군국주의를 노골적으로 지지하지는 아니하였으나, 평화주의를 주장하며, 보다 궁극적인 자본주의체제의 제거를 위해 노력하지는 않았다는데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고질적인 전쟁을 종식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쟁의 근원인 자본주의체제를 끝장내는 것이며, 이는 평화애호운동이 아니라 대중파업과 같은 노동자계급의 행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인식하지 못했다.

3). 포스트주의

19세기말 20세기 초 자본주의가 변모했기 때문에 19세기에 서술된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시대에 뒤떨어진 이론으로 문제설정한 제2인터내셔널은 자본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였다. 20세기 자본주의 역사는 제2인터내셔널 주장과는 반대로 경쟁에서 독점으로의 이행이 아닌, 세계적 차원에서 경쟁의 미증유의 격화로 특징지어졌다. 이런 착시현상은 오늘날 진보진영에서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마르크스주의, 세계화론, 신경제론, 디지털혁명론” 등 각종 “포스트주의”의 형태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고전 마르크스주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4). 제2인터내셔널의 오류

많은 오류가 있지만 지면할애 상 한 가지만 밝히겠다. 1905년 러시아혁명에서 대중파업의 과정에서 파업위원회, 공장위원회, 소비에트 같은 새로운 노동자 권력기관이 출현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의회외적 혁명의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 지도부는 대중파업에 단호히 반대했으며, 독일사민당 지도부도 노동조합관료의 요구에 굴복 대중파업을 막는데 일조했다. 사민당의 지도부와 노동조합의 관료는 대중의 열정에 대해 거의 본능적인 불신을 갖고 있었는데, 대중투쟁이 발생할 경우 그것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진전되는 것을 가장 걱정했기 때문이다.



카우츠키의 대중파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대중의 자생적 의식과 투쟁에 대한 근본적 불신과 조직되지 않고 교육받지 못한 대중은 원시적이라고 생각해 대중의 맹목적 본능의 분출을 두려워해서였다. 반면, 룩셈부르크는 대중파업이 사민주의 제도의 보수적 관행을 쓸어버릴 수 있는 거대한 사회적 에너지의 분출이며, 대중파업은 아래로부터 노동자 대중투쟁에 기초한 혁명의 현실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카우츠키와 달리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비조직 노동자의 투쟁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룩셈부르크는 카우츠키의 선 조직, 후 투쟁론을 비판하고, 조직과 투쟁의 변증법의 관점에서 조직은 오히려, 투쟁의 산물로 간주되어야 된다. 즉, 계급투쟁이 당의 산물이 아니라 오히려 당이 계급투쟁의 산물이라는 것을 주장하였다.



5). 교훈

20세기 사회주의 역사는 재2인터내셔널 마르크스주의가 그 자체로도 일관된 정치경제체제로 성립할 수 없으며, 결국 동전의 양면인 스탈린주의(경제주의)와 사민주의(개량주의)로 분열되어 해체되었음을 보여준다. 관료적 국가자본주의체제인 스탈린주의에 봉사해온 사민주의가 진보진영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진보진영의 본연의 임무는 제2인터내셔널 마르크스주의에 의해 왜곡되고 스탈린주의에 의해 유혈로 억압되어 온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21세기의 조건에서 발전시키는 것이다.



3. 재능투쟁

1). 운동의 자격과 권한

진보넷에 투쟁집회를 알리는 속보 란 댓글에 “학습지노조, 학습지투쟁”이란 닉네임으로 재능교육지부가 진행하는 투쟁 사업이 아니라는 내용과 함께 본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게재하고 있다. 오늘 이 시간 필자나 제3자가 피켓을 들고 재능본사 앞에 가서 시위를 하며 농성에 돌입한다면, 위 두 사람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할 것인가?(위 사람은 재능투쟁과 관련 없습니다. 연락주세요. 전화-000). 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운동과 투쟁은 한 개인과 어느 특정 사업장 그리고 조직, 단체만의 전유물이 절대로 아니다. 운동에 자격이 필요하고 권한이 있어야 되는 것인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재능투쟁을 사유화하여, 오직 자신들만이 합법적인 운동집단이라는 비합리적 모순에 빠져있음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민주적인 선거결과로 얻어진 직위를 이용하여 타 운동세력을 적대시 하는 행위는 부르주아 세력에 승차한 관료주의적인 행태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집단 이기주의에서 분출되는  매우 위험한 망상임을 깨닫기 바란다. 마침내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공표되었다. 재능교육지부의 주장대로라면, 전교조 역시 정당성과 합법성이 없으므로 더 이상 투쟁을 할 수 없다는 “이율배반적” 모순이 성립되고 있다.



2). 재능투쟁과 제2인터내셔널

재능투쟁에 제2인터내셔널을 적용한 것은 이미 100여년이 지난 역사속의 현장이었지만, 오늘 이 시간 재능투쟁에 시사 하는바가 크기 때문이다. 칼 카우츠키와 베른슈타인을 대표로하는 반마르크스주의(수정, 개량주의 등)자들의 주장이 틀렸고, 룩셈부르크, 레닌, 트로츠키를 대표로하는 전통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주장이 옳았음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에서 동시대 사회주의자 중 드물게 노동조합에 주목했으며, 혁명가들은 어떤 분리된 당이 아니라 노동자 대중의 운동에 헌신해야 한다고 하면서 계급운동의 대중조직인 노동조합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는 공산주의선언 모두에 밝힌 “이제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였다.” 그리고 아래로부터의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것은 곧 투쟁은 일국이나, 단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향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

아직도 자신도 모르게 변종된 “포스트스탈린주의”에 편향되어 재능투쟁의 주변부에서 걸식하고 있는 일부 세력들은 계급투쟁과 노동자민주화를 거론함에 있어 표층적으로 드러난 얕은 이론과 두루뭉술한 논리로 더 이상 운동진영을 혼란에 빠트리지 말기 바란다. 이와 관련 오세철 선생의- “지금까지의 역사는 발본주의(radical)와 보수주의 대립의 역사였다. 나는 중간에 있다. 이편도 저편도 아니다. 입장이 있는 거고, 그 입장 역시 최종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말씀은 현 노동운동권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제2인터내셔널을 구성한 카우츠키, 베른슈타인등과 대척점에 있었던 룩셈부르크, 레닌, 트로츠키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객관적인 분석 그리고 연구 결과와 평가를 통하여 오늘날 노동운동과 재능투쟁에 주어지는 교훈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제 최종선택은 각자 본인들의 몫이다. 이제는 환구단 투쟁을 반대하는 세력들의 답변을 필요로 하고 있다. 무엇을 주장하고 추구하는지? 보다 명확한 색깔과 정체성을 밝히기 바란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운동을 가로막는 방해세력이 아닌지? 에 대한 분별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제 양쪽 진영은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 조금씩 양보하고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내부적인 모순에 입각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내가 먼저 손 내미는 심정으로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참고문헌>

1. 비판적 교양인을 위한 오세철 강의-빛나는 전망(오세철 저)

1. 마르크스와 트로츠키-한울 아카데미(정성진 저-제2인터내셔널 부분은 일부요약)

1. 공산주의 선언-박종철(마르크스/엥겔스 저)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