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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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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3 16:10:34, 조회:751, 추천: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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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시편
1. 가족
피를 나눈 혈연,
어린 삶을 함께한,
사랑, 꿈, 다정함,
아주 작은 것에도
금방 서로 알아채는,
동무 같은 사랑,
수십년 흩어져 살다,
이렇게 나이 든 인생을 보니
얼마나 분한가.
여동생의 고통,
남동생의 악다구니,
다 삶에 지쳐
아등바등 사는데,
여동생에게 제발 이혼하지 말라고
오늘도 몇 번씩 조언을 해도
그 고통이 얼마나 깊었으면
나이 50세가 넘어
무슨 이혼이란 말인가.
너무나 분하고 안타깝다.
동생 식구들이 다정하게 잘 살아야 하는데,
나 자신도 얼마간 비참함도 꿰차고
이 지긋지긋한 세상에
개 같은 저주를 퍼붓어라.
내 나이 오십 세가 훨씬 넘어
나 자신도 마찬가지로 헤매긴 한데,
내 슬픔이야 수십 년 죽음들의 아픔인데,
평범하게 사는 내 형제들을 구속하지 말라.
자유롭게 살도록 내버려 두어라.
그 놈의 가난과 핍박에 쪼들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저 강원도 강릉 험한 곳에
고단한 삶 사는,
내 여동생에게 행복을 주어라.
그 집 식구들이 다정하게 살게 내버려 둬라.
이제 가족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다.
지금 잠자코 생각해 보면
가족간의 사랑이 최고인 것 같네.
2013. 07. 20(토) 밤.
집.
2. 고독
거리에서 하루 일과 마치고
늦은 밤 집에 돌아오니,
얼마나 쓸쓸한가.
그래도 예전에는
식구들과 어울려
잠시라도 집안에 온기가 있었는데,
여러 달 혼자 되어 살다보니,
식구들의 따스함이
새롭게 느껴지는데,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이렇게 홀로 쓸쓸히 살면서,
식구들을 다시 생각하네.
누가 내 마음을 알아줄까.
그 누가 내 마음, 내 고통
알아줄까.
이렇게 뼈저린 삶,
귀가 해서 혼자 이렇게
방바닥에 엎드려 누워
이렇게 쓸쓸한 시나 쓰고 있구나.
이렇게 시 쓰는 재미도 없으면,
얼마나 더 힘들고 쓸쓸할까.
낮 동안의 시장터,
시끌시끌한 사람들의 낭만,
이렇게 조용한 집에 돌아와 쉬면서
그 기쁨과 노동이
얼마나 나에게 위안을 주는가.
이렇게 고단하고 쓸쓸한 삶,
나는 사랑을 찾고 있구나.
사람들 속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여는 것 같구나.
그러면 당신의 사랑이 더 빛나리.
2013. 07. 21(일) 밤.
집
3. 황민웅 동지
죽음이 그토록 슬픈 것 처음 보았습니다.
당신 8주기에 행사
얼마나 슬프든지,
눈물을 쥐어짜고
자본에 대한 적개심이 끓어오르고,
당신의 남은 가족들,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고통과 슬픔, 남은 이들에게 남기고
그렇게 훌훌 이승 떠나며,
그러고도 미쳐 다 떠나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며,
당신의 죽음을 기억하는,
수많은 노동형제들이 대한문 앞에 모여 앉아
눈물을 쥐어짜고,
국화 한송이 바치고,
그리고 자본에 대한 적개심,
활활 불타오르고,
황민웅 동지여,
이제라도 슬픔과 고통, 고독,
죽음을 이기고,
편히 영면 하소서,
남은 가족들이라도
편히 지내게 하소서.
2013. 07. 23(화) 밤.
집
4.용감하라
말이라도 용감하게 하고
글이라도 용감하게 쓰고
투쟁이라도 용감하게 하고
이 땅의 인민들을 위해
더 용감하게 싸우자.
이 땅의 노동자들을 위해
더 용감하게 싸우자.
이 땅의 빈민들을 위해
더 용감하게 싸우자.
세상은 싸우는 자를 기억하나니,
더 앞장서 과감하게, 용감하게,
이 땅의 해방을 위해 싸우자.
진짜 혁명가로 되자.
역사가 그대를 기억하리라.
혁명투쟁, 만세!!!
2013. 07. 25(목) 밤. 11시 40분.
집
5.청춘의 꿈
하염없이 자유로워라.
대한문 광장을
춤판으로 만들고
노래 가락으로 만들고
해방구로 만드는구나.
수백명의 관객 속에서
자유로운 그대들,
노래와 춤으로
노동자들에게 자유를 주는구나.
청춘의 꿈이여,
위대한 젊은이들이여,
이 어두운 세상을 박차고
미래의 혁명가로 우뚝 서라.
하염없이 자유로워라.
2013. 07. 26(금) 밤.
집
6.민족
이 땅에 나 태어나
수많은 사람들,
이 산하에 사랑으로 넘치는
영혼의 노래,
힘찬 투쟁으로
외세와 반동 몰아내고,
이 땅에 민주주의와 자유,
굳세게 펼쳐 보이나니,
새로운 세상, 민족의 이름으로
이 땅에 세우나니,
혁명으로 불타올라라.
2013. 07. 27(토) 밤.
집
7. 일과
일터에 나가는데
몹시 비가 많이 내리네.
나는 졸음에 겨워
아침 늦게 까지 누었다 일어나
짐 트렁크 끌고서
청계천, 동묘를 향하네.
동료들 인사하고 나니,
또 비가 내리네.
무심히 거리를 거닐며
정신의 자유를 느끼네.
빈민도 먹고 살게
제발 비야 내리지 마라.
일요일 하루 장사해
먹고 사는
내 노점 형제들에게
좀 더 나은
날씨를 주어라.
오후까지 청계천, 동묘를 떠돌며,
비 맞고 장사하는
노점 동료들, 안스러히 둘러보다가
나는 시청광장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내 노동형제들 보러왔네.
노동자 빈민 동맹, 만세.
2013. 07. 28(일) 오후.
시청광장.
8.연둣빛 수첩
아 그렇구나,
나의 사랑,
쌍용차의 빛나는 투쟁,
한번 일어나
과감히 투쟁하니,
나의 시 일기,
그 여름날, 사랑의 빛
나의 연둣빛 수첩,
곱게 곱게 간직하리니,
쌍용차 그 빛나는 투쟁,
사랑으로 일어서라.
2013. 07. 28(일) 오후.
시청광장.
9.시청광장
어제 저녁 수만명의 노동자들,
광장에 운집해
노래와 연설, 발언들
폭풍처럼 몰아치니,
저 반동배들을 물리치니,
노동자들의 아우성,
천지에 진동하니,
광장에 가득한
거대한 민주주의의 함성,
해방으로 나선다.
2013. 07. 28(일) 오후.
시청광장
10.사랑가
노동으로 빛나라,
꿈길 같은 사랑,
낮 동안의 하루 일과,
힘든 노동에
의식이 깨어나,
세상을 똑바로 보네.
노동자의 눈으로
이 땅을 굽어보니,
저만치 사랑으로 빛나네.
나의 사랑아
노동의 꿈으로 빛나라.
2013. 07. 28(일) 오후.
시청광장
11.식구들
참으로 보고 싶네요.
나의 그리운 식구들,
벌써 몇 해째
헤어져 살다보니,
참으로 그립기도 하구나.
아내여 보고 싶소,
들눈이 동희 보고 싶다.
세상의 무자비한 폭력에
이렇게 가족조차 깨져,
통곡으로 울부짖나니,
다시 사랑으로 살아나라.
2013. 07. 28(일) 오후.
서울시청광장
글 올리기
2013. 10. 03(목) 오후.
임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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