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사회적 기업 다자원 관련 논쟁을 이곳 게시판에서 이어 갑니다. 계속되는 관심 바랍니다.

반 사회적 기업

2011-11-23 12:41:08, 조회:1,366, 추천:323

"최근 전국노동자정치협회의 홈페이지 사진자료실에서 사회적 기업 관련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분들과 이 논쟁을 공유하기 위하여 논쟁 공간을 게시판으로 바꿉니다.
지금까지의 논쟁을 보고 싶은신 분은 사진 자료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글은 사회적 기업 다자원
운영위원장 이광희씨의 129번 글에 대한 반박입니다."

위에서 말하는 이광희씨가 다자원의 그 이광희씨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는데
글을 보니 다자원의 그 이광희씨가 분명하군요. 이광희씨께서 던져주신 2가지의 질문. 참으로 오랫동안 논쟁이 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이 주제를 거론해 주시니 저로써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바로 이 주제들이 노동자 협동조합을 추구한다는 사회적 기업 다자원이 얼마나 기만적인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봅시다.

우선 노조의 인사관련 단체협약 요구안과 다자원이 제출한 인사관련 단체협약안을 제시하셨네요. 근데 앞에 뭐가 하나 더 있어야 하지 않나요? 바로 다자원이 최초로 제출했던 인사관련 단체협약안 말입니다. 바로 이것이었죠.

제1절 인사원칙

제13조(인사원칙)
①조합원의 인사에 관한 사항은 회사 취업규칙에 따라 시행한다. 다만, 취업규칙 중 조합원과 관련 되는 사항의 변경은 조합과 사전에 협의한다.
②회사가 업무수행 상 조합원의 이동을 행할 때는 그 취지 및 범위를 사전에 조합과 협의한다.
제14조(정원)
회사는 기 책정된 정원 및 조직의 감소 등 중대한 변경이 필요한 경우 조합과 성실한 협의를 거쳐 시행한다.
제15조(인사위원회 의견 개진)
인사위원회에서 조합원에 관한 안건을 심의할 경우 회사의 조합원 대표자가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참으로 앙상합니다. 이것이 바로 노동자 협동조합을 추구한다는 다자원이 최초로 제출한 인사원칙 원안이었습니다. ‘취업규칙에 따라 시행한다!’ 노조와는 ‘협의’만 하면 된다. 조합 대표자는 ‘의견 개진’ 정도 할 수 있다! 이래가지고 무슨 ‘노동자 협동’이 되겠습니까!

바로 당신들의 그 인사원칙에 의하여 가장 민감한 사안이었던 한 조합원에 대한 인사발령이 속전속결로 진행되었죠. 그 조합원에 대한 인사결정은 당신들이 자랑해 마지않는 운영위원회의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이광희씨 당신과 선별장 운영위원장, 전무 단 3명이 실무선(‘실무선’이란 표현은 당신이 사용한 표현이었습니다.)에서 결정하였으며 당사자에겐 일방적으로 통보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조합원은 당신들의 그 취업규칙과 인사원칙 어디에도 없는 ‘이의제기’의 절차도 없이 그렇게 인사발령을 받아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닙니까! 이것이 노동자 협동조합을 추구하는 당신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단체교섭 자리에서 노동조합의 문제제기가 있고 난 한참 후에야 회사에서는 새로운 인사관련 단체협약안을 제시한 것이고 그것이 바로 윗글에 제시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말을 많이 나열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죠. 핵심이 들어가야죠. 다자원의 단체협약안에는 바로 그 핵심이 빠져 있습니다. 바로 핵심적 쟁점은 노조 “조합원에 대한 인사결정에서 노사합의”라는 것입니다. 이는 노동조합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인사경영권은 회사의 고유권한이므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다자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주장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겠죠. 그래서 노사 양측의 이견을 축소시킨 아래 조정안에 대해서도 회사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조장안은 노조의 원안이 아니라 조정인이 제출한 것이라는 점 잊지 마십시오.

<조정안>
제37조(사측 제36조) 조정안 : 회사의 직원의 채용, 재계약, 승진, 승급 등 제반의 인사에 대하여 조합과 사전에 협의하여 실시한다. 다만 조합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사전에 합의하여야 한다.
제39조(사측 제38조) 조정안 : 인사위원회는 노사동수로 구성한다. 회사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인사위원 구성에 대하여 노사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자율적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 다만 조합원에 대한 인사에 대하여는 제37조의 단서규정을 적용한다.

조정인이 노사양측의 많은 쟁점을 이처럼 2가지로 압축한 것은 이를 합의하는 과정을 통하여 노사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이후 발생하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갔으면 하는 희망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압축된 조정안을 노조는 수락하였건만 다자원은 수락하지 않았죠. 그래서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 아닙니까!

게다가 이 조정안은 회사가 오해하는 것처럼 “특정 노조에게만 인사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조정인께서는 친절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다자원은 계속 “특정 노조에게만 인사권을 주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말만 반복하시는데 말 뜻을 못 알아들으시는 건가요 아니면 ‘의도적인 오해’인가요?

“이러한 인사위원회의 구성이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것인지 경영을 책임지는 운영진들에게 유리한 것인지는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질문을 던시셨네요...

그런데 지금 다자원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적어놓은 것(‘제1절 인사위원회’라고 적힌 부분 이하...) 이것은 단체협약안이 아니라 바로 다자원의 개정된 취업규칙이잖습니까!

여기가 바로 노동자 협동조합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다자원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노동3권을 부정하고 이를 비껴가려는 의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다자원은 조정인이 압축적으로 제시한 단 2개 조항의 인사원칙을 단체협약에 명시하는 것은 철저히 거부하면서, 반면에 취업규칙에는 아주 많은(다자원이 봤을 때는 노동자들에게 더 유리해 보이는) 인사관련 조항들을 담는 것에는 주저함이 없습니다.

노동3권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3가지를 말하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권리입니다. 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를 흘려야 했고 이 노동3권은 노동자들의 피의 성과입니다. 이는 철저히 노동조합을 통한 단체교섭, 단체협약체결, 단체행동(파업 등)으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취업규칙은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규칙이 아니라 회사 운영에 대한 규칙입니다. 취업규칙으로는 노동3권은 절대로 보장될 수 없습니다. 그 취업규칙에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 있어도 이것이 노동3권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노동자 협동조합을 추구한다는 사회적 기업 다자원이 결국 이러한 이중적 태도를 보이면서  노동3권을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취업규칙이 이렇게 잘 되어있는데 구지 단체협약이 필요하겠냐”는 것이죠. 단체협약이 필요 없으면 결국 단체행동도 필요 없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회사의 취업규칙과 노조의 단체협약 중 어느 것이 노동자에게 유리하냐 묻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입니다. 설사 취업규칙이 노동자들에게 유리하다 하더라도 취업규칙으로는  노동3권을 온전하게 보장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의 해당 조항이 노사간의 이견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때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이것이 논의의 핵심입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아무리 하찮은 내용일지라로 이를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통하여 단체협약에 명시할 것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현재 노동자들의 철저한 무권리 상태라는 주장은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알 수 없다”고요!!

하나 물어보죠. 당신이 저에게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당신도 ‘비정규직 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원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업장인 ‘만도’의 협력업체에 취업해서 몇 달간 일한 적이 있다고 했죠. 그때 당신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같은 노동자로 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하여 매우 큰 실망을 했었던 모양입니다. 실례로 “정규직노동자들이 자신들은 주말에 쉬고 싶어 하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주말에 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도 하면서 현재 대공장 중심의 민주노조 운동에 대해서도 따끔한 비판도 해 주셨습니다. 또 당신은 그 비애에 젖어 “이것이 과연 내가 과거에 추구했던 노동운동인가” 하면서 회의까지 느꼈다고 하셨죠.

근데 여기서 잠깐. 당신의 이야기를 만도 노조에서 활동하는 어떤 노동자에게 전해줬더니 그 동지가 꼭 당신을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 노동자는 당신처럼 수개월동안 만도협력업체에서 일한 것이 아니라 수십년째 만도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니 아마 느끼는 것이 좀 다를 것 같네요.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가서. 과연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당신의 상태는 ‘철저한 무권리 상태’였습니까 아니며 ‘권리가 보장된’ 상태였습니까! 과연 당신은 그때 당신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태를 뭐라고 규정하고 싶습니까! 우리 민주노조 운동은 그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태를 “철저한 무권리 상태”하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다자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신의 입장은 “왜 이를 철저한 무권리라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도 최소한 아침에 출근할 수 있는 권리, 저녁에는 퇴근할 수 있는 권리,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권리, 쉬는 시간에 물한 잔 먹을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을 권리는 보장되어 있었으니까요...

우리 민주노조 운동은 법에 보장된 권리가 있다고 해서 이를 ‘권리가 보장’된 상태라 말하지 않습니다. 법에 보장된 것은 철저히 최소한의 권리이거나 아니면 사실상의 권리박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정치적 뿌리인 사회당 동지들. 전국적으로 장애인 투쟁에 열심히 결합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은 철저한 무권리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살아서 숨 쉴 권리가 있습니다. 집안에 그냥 누워있을 권리가 있습니다. 선거 때면 투표할 수 있는 권리도 있습니다. 물론 투표소까지 가는 것은 개인이 알아서 해야하지요. 그런데 이처럼 많은 권리가 있는 장애인들을 왜 우리는 “무권리 상태”라고 말할까요. 아마도 당신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겠죠. 당신은 정말 인간이 의식조차 누군가에게 지배당한 채 노예처럼 되어야 무권리 상태라고 말하실 껀가요!

현장문제로 돌아와서...
당신은 현재 다자원의 노동자들은 한국노총이 먼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으니 이에 준용하여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합활동에 관해서 처리된 몇 가지 사례를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각각의 사안을 논하기 보다 지난 11월 21일 회사에서 노조에 보낸 공문 (유)다자원 2011-275호 하나만 보고 넘어 갑시다. 회사에서 보낸 공문에 의하면

“당사와 귀 조합과의 단체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현재 향후에 귀 조합에서 요청하실 유급시간 할애에 대하여는 당사와 근로시간면제제도 협약을 통하여 요청하여 주실 것을 알려 드리며 근로시간 면제제도 협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조합원 교육 등에 대한 유급시간 할애가 어려움을 알려드리오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끝”

민주노총은 회사와 협약이 없으니 앞으로 권리를 보장받기가 더욱 어려워졌군요. 이것으로서 당신들이 궁금해 하는 무권리 상태는 충분히 입증된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결국 무권리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계속 투쟁할 수밖에 없구요.

솔직한 고민하나 더 드릴까요.
제가 또 한편에서 ‘철저히 무권리’상태라고 규정하고 싶은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자원에출자하신 분들 소위 ‘일반 참여자’라고 당신들이 부르는 그 분들 말입니다. 이분들은 주주로서 다자원 운영의 일 주체인데 과연 이들의 상태는 어떤가요. 말이 좋아 주주이지 실제로 그들에게 보장되는 권리는 뭐가 있죠?
노동부에서는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지원금이 나오고, 그것도 1년에 한 번씩 협약을 다시 하는데 길어야 3년이죠. 이광희씨 당신의 말에 의하면 이러한 “사회적 일자리 참여자들은 정부정책에 반하는 집회조차 할 수 없”고 “비정규직 보호법에도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만약에 다자원이 사회적 일자리 지원이 중단되면 이들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그래서 우리가 늘 이야기 하지 않습니까! “사회적 기업 좋다더니 알고 보니 최저임금 비정규직!” 이라고
저는 그분들을 ‘철저한 무권리’의 ‘반실업 상태’로 규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그분들에게 주주라는 허울로 가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사회적 기업을 주창하는 당신들이 반드시 고민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할 문제입니다.

소소한 문제 몇 가지 추가..

2011년 8월 4일 정기총회 및 창립기념대회는 당일 11시부터 진행되었습니다. 단 재활용센터 소속 조합원들은 10시에 별도로 모여 독자적인 총회를 진행했습니다. 총회에서만 다룰 수 있는 쟁의행위에 관한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서였죠. 장소는 당신이 찾아간 그곳의 바로 옆 건물 3층에서 진행했습니다. 11시부터는 전체 조합원들이 모이는 공식행사가 열리는데 그 곳에서 재활용센터 관련 쟁의행위를 논할 수 없기 때문에 재활용센터의 노동자들은 1시간 먼저 만나서 총회를 진행했던 것입니다. 당신이 총회 장소에서 우리 조합원들을 못 봤다고 해서 총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마치 노동조합이 거짓말로 조합활동시간을 할애 받은 것처럼 왜곡하지 마십시오. 8월 4일이 우리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이라는 것과 모든 단사에서 그날은 유급휴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단체협약이 되어 있다는 것을 조직부장이었던 당신은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오직 다자원에서만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아 별도 공문으로 상호 협의를 했던 것이고요. 이제 와서 마치 노동조합이 그날 행사를 안했다는 식으로 말하면 되겠습니까! 좀 비겁해 보입니다. 차라리 그때 문제제기를 하시던가....

그리고 저는 그날 당신의 음료수를 조합원들하고 아주 고맙게 나눠 먹었습니다. 당신이 감시하러 왔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제 와서 뒷북치는 당신을 보니 결국 당신은 그날 조합원들이 총회를 실제로 하는지 안하는지 감시하고 온 것이 맞네요...아쉽게도...

한국노총 분기별 안전교육시간 할애가 현장에서 문제가 되었나본데요. 근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당신은 우리와 단체교섭 할 때는 ‘정당한 조합활동’이란 것을 그렇게도 강조하더니 한국노총에 대해서는 ‘조합이 알아서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 확인하기에는 곤란하다’고요. 부디 앞으로도 조합활동은 ‘조합이 알아서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는’ 최대한 보장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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