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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펌-정윤광]민주노총은 비정규직 개악입법 교섭을 즉시 중단하라

양보	2005-11-24 23:54:27, 조회:983, 추천:363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개악입법 교섭을 즉시 중단하라

비상대책위원회조차 왜 다시금 비정규직개악입법 노사정 교섭에 연연하면서 전 집행부의 오류를 답습하고 있는가? 민주노총 이수호집행부가 물러나고 비대위를 꾸린 것은 중앙 핵심간부 비리때문이긴 하지만, 취임 이후 노골적인 자본과의 계급타협노선과 정부의 전면적인 비정규개악입법 기도에 대해서 투항적인 양보교섭에 집착함으로써 지탄을 받아왔던 것이다. 이수호집행부가 물러나고 꾸려진 비대위는 당연히 양보교섭기조의 노사정교섭을 단호히 거부하여야 하였다. 그럼에도 비대위는 이수호집행부시기의 소위 <4월합의>라는 선에서 다시금 노사정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어리석은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권과 자본에 질질 끌려 다니면서 노사정교섭놀음을 계속함으로써 정권의 비정규직 개악입법 강행통과에 자리를 깔아주고 있다.

4월합의가 무엇이냐? 민주노총 집행부가 노무현정권의 <방자한 전 노동자의 전면 비정규직화>기도에 주눅든 당시 민주노총 집행부가 수세적 입장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그것도 비정규직개악법안의 반인권성에 관한 인권위원회의 판정에 큰 힘을 입고서 그런 정도라도 방어해내고 있었다. 그 합의내용에는 현행 비정규직 관련 법안에서 개선된 내용은 없고, 전체적으로 개악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미합의사항 역시 노사정교섭을 통해서 결말지으려 한다면 개선될 내용은 없고 더 개악된 결과가 나올 뿐이다. 그 중 하나가 소위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1+1>이다. 1년은 사유제한 없이 사용하고, 일정한 사유제한이라는 명목하에 또 1년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개악내용을 담고 있는 4월 합의내용을 기 합의로 간주하겠다는 민주노총 비대위는 도대체 정신이 온전한가?

더 경악할 것은 26개 기존의 파견업종 숫자를 유지하고 업종을 바꾼다는 내용이다. 그저께(11월 22일) 19시 민주노총 집회에서 비대위집행위원장은 노사정교섭상황을 전하면서 정권과 자본의 숨겨진 음모를 폭로하였다. 26개 파견업종 중에 건설, 자동차, 조선업종을 포함시키고 생산 주공정 파견을 허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재 노동부조차도 불법파견판정을 내리고 있는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의 수십만 노동자들의 파견을 합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자본과 정권의 악랄한 음모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더 이상 무슨 기대를 걸고 노사정협상테이블에 매달리는가?

더 기가찬 것은 11월 10일 민주노총 비대위가 노사정교섭을 시작하면서, 합의내용에 <비정규법안이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입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을 버젓이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께 저녁 민주노총 집회에서 비대위집행위원장도 “이번 우리들의 투쟁은 비정규직개악입법을 저지하는 데에 목표가 있지 않습니다. 개악입법 저지를 넘어서서 비정규직 권리입법을 쟁취하는데 우리들 투쟁의 목표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얼마나 상황을 착각하는 일인가? 국회에 과반 의석이 있어서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건가? 지금 시기 노동진영의 결의와 힘으로 무슨 비정규직권리입법을 쟁취한단 말인가! 지금 노동운동은 공세적 국면이 아니라 수세적 국면이다. 수세적 국면에서는 권력과 자본의 공세에 대해서 단호한 태도로 저항, 전선을 사수하는 게 중요하다. 양보절충적 타협이나, 공허한 목표를 실현가능한 현실적 목표인 것처럼 혼동시켜서는 안된다.

지금 상황은 96년 12월 26일 새벽 민자당이 정리해고 등이 포함된 전면적 노동법개악입법을 날치기 통과시키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당시 민주노총은 <년내 노동법개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집착하다가 결국 김영삼정권이 전면 개악된 노동관계법을 날치기 통과시키도록 오판케 함으로써, 뒤통수를 얻어맞고 말았다. 민주노총의 전면 총파업으로 정리해고 개악조항을 2년간 유보시키기는 했지만, 97년 4월 여야합의에 의한 노동관계법 전면 개악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민주노총은 노동관계법개정투쟁에서 거의 1년 가까이 노동과 자본의 요구인 3금해제와 3제 입법화를 가지고 씨름하다가, 하반기 들어서 경제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정권이 노동관계법 전면개악 쪽으로 태도가 경화되었는데도, 고장난 축음기처럼 <년내 노동법개정>에 집착하다가, 당시 야당으로 하여금 민주노총의도가 개악저지인지 절충식 개정인지 혼란스럽게 하였고, 김영삼정권이 상황을 오판토록 빌미를 제공했던 것이다.

지금 심지어 열우당 이목희의원은 “우리는 비정규직법안 통과 안해도 좋다. 현행 비정규직 법안을 그대로 가져 가면 된다. 노사가 합의해 오면 이를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여유를 부리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민주노총은 무엇 때문에 교섭에 연연하는가! 노사정교섭에 연연하다가 <(노사가 통과시키기를 원하는데) 노사가 합의가 안 되니 정부안을 상정해서 통과시킬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만들어 주려는가! 그런 이후에는 <민주노총은 합의를 안했다>자기변명하면서 노동자계급대중을 기만하려는가!

민주노총은 즉각 단호한 태도로 비정규개악입법 노사정교섭을 중단하라! 그리고 정권과 자본의 개악음모를 폭로하고 투쟁하라! 공허한 <비정규직권리입법쟁취!>라는 구호를 걷어치우고 <비정규직 개악입법저지!>, <비정규직 철폐!>로 명확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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