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열사의 뜻’을 받들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오신 동지들에게 궤도노동자들이 드립니다.

궤도노동자일동

2005-11-13 22:38:26, 조회:911, 추천:321

열사의 뜻’을 받들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오신 동지들에게 궤도노동자들이 드립니다.

‘열사의 뜻’이다. 사회적 합의 분쇄하고 비정규직 철폐하자!!!

‘궤도의 타락과 준동하는 노사협조주의!!!

수많은 열사들과 투사들의 피를 먹고 자라온 민주노조운동은 현장에서 관리자들과 밥 한 끼, 술 한 잔 하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채용비리, 이수호 집행부의 뇌물비리, 서울지하철 김종식 위원장의 자본과 동반한 밀월방북 등 끝없는 타락을 거듭하고 있다. 타락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도부라는 작자들이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운동의 자주성, 민주성, 투쟁성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자본과 야합하는 ‘노사정 사회적 합의’로 질주하면서 무늬만 민주고 내용이 텅 빈 타협주의노선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궤도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충분히 그러한 모습을 경험하고 있다.

서울지하철에서는 구조조정이 수용되고 현장이 초토화되는 한 복판에 어용노조와 ‘서울모델’ 이라는 노사정 사회적 합의의 축소판이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연대투쟁을 파괴시켰던 궤도공투집행부, 이에 안주하며 그 어떠한 극복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공사 관리자와 밀월방북을 한 김종식 집행부를 통해 ‘무늬만 민주’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확인하고 있다.
철도에서는 ‘근무형태변경에 따른 인원충원’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사후약방문식으로 KTX 여승무원투쟁, 철도매점노동자투쟁에 보여주기 식 투쟁 그 이상을 보이지 않는 허상의 민주철노를 보고 있다.
궤도 각 단위 사업장별 협조조의, 타협주의는 04년 궤도연대 공동파업 자리에서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합법을 자신하고 교섭에 목매던 지도부는 직권중재가 떨어져 불법파업으로 위협받자 무릎 꿇어 버렸다. 요구안은 조합원들 모르게 양보안으로 둔갑했고 그래도 정부가 상대해주지않자 연대투쟁판을 깨고 야반도주했다.
노동조합집행부에 목매고 있던 궤도활동가들 또한 지도부와 차별적인 어떠한 독자적 투쟁도  벌여내지 못했다. 현장조직들은 지도부를 견인한다더니 지도부에 끌려 다녔고, 지도부를 비판하는 활동가들은 어용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는 공격과 비난을 받아야 했다. 간판만 민주노조로 내걸은 노동조합, 대안세력으로 신뢰할 수 없는 현장조직들 속에서 조합원들은 “믿을 놈 아무도 없다. 내 한 몸이라도 살자”는 보신주의에 빠져 들었다.
이러한 현장의 정서는 궤도공투 이후 도시철도에 노골적인 협조주의 집행부가 들어서는 것으로, 지하철에 무늬만 민주인 집행부가 당선되는 결과로 드러났다.
궤도사업장의 협조주의 노선은 ‘서울모델’로부터 ‘주5일제 노사동수 연구용역’이라는 사회적 합의 공간을 만들면서, 투쟁보다 교섭에 목매고, 조합원들을 투쟁의 주체로 조직하기보다 집행부가 합의해 내는 결과물을 마냥 기다리게 방치함으로써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노동탄압의 도구 ‘노사정 사회적 합의’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들의 단결이 투쟁으로 분출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단결하지 못하도록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머뭇거리는 지도부를 매수한다. 매수는 지도부 개인에 대한 접대, 향응을 넘어 구조적 틀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것이 바로 ‘노사정 사회적 합의’의 진면목이다.
김대중 정권은 민주노총 1기 지도부와 노사정 합의를 통해 정리해고 법제화와 비정규직 악법을 도입했다. 노무현 정권은 궤도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주5일제 노사동수 연구용역’을 골자로 하는 직권중재를 때리면서 궤도연대 지도부를 연구용역에 참여시켰다. 아울러 투쟁에 직면할 때마다 지켜지지도 않는 ‘노사 공동의 안’을 요구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노동자 죽이는 로드맵을 강행하는 현실은 ‘사회적 합의’가 목적으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자본과 정권에 야합하며 현장동지들을 조롱했던 이수호 집행부와 그가 꿈꿔왔던 노사정 사회적 합의는 침몰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본과 정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눈알을 시퍼렇게 부라리면서 또 다른 야합파트너를 찾고 있다. 새로운 파트너와 또 따른 밀실을 설계하는 일은 자본과 정권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그들이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자본의 노동통제는 현장노동자들의 거대한 역동적인 투쟁에 직면하여 무너질 것이고, 그들이 누려왔던 모든 권력과 지위는 금이 갈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노사정위원회’의 확대판 ‘국민대통합연석회의’를 만들자고 한다.
이를 통하여 “주요한 사회문제와 갈등에 대한 대타협을 이루자”고 손짓한다. 끝없는 계급모순으로 인하여 심화되는 사회양극화와 실업,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생존권 위협,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끝없는 투쟁, 농민들의 생존권사수 투쟁 등 자본주의 자체가 야기한 문제들을 ‘국민대통합연석회의’에서 해결하자고 한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의 문제들을 자본가 정권 고유의 방식으로 이미 해결해 나가고 있다. ‘비정규직을 보호한답시고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고임금 이데올로기 공격’, ‘인권을 말하면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노동탄압’, ‘노동운동을 자본의 이윤창출만을 위한 운동으로 종속시키려는 노사관계로드맵 구상’, ‘경영평가, 예산편성지침, 감사원감사, 긴급조정권, 직권중재 등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는 공공노동자들에 대한 그물망 노동통제’, 바로 이런 것들이 노무현 정권이 말하는 대타협의 실체다.
그런데도 ‘국민대통합연석회의’를 제안하면서 여전히 ‘사회적 합의’라는 모양새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노동자 계급을 지금보다 더 탄압하고 쥐어짜겠다는 선전포고와 같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끊임없는 이윤을 보장받을 수 없는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스스로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하다.

비타협적인 투쟁으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불안정한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자본가 정권은 지금보다 더한 착취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가 정권의 착취에 맞서 가장 먼저 떨쳐 일어서야 할 조직된 노동자 ‘정규직’은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 분위기에 편승하여 협조주의자들은 “현장이 예전 같지 않다. 조합원 정서가 말이 아니다”라는 말로써 자신들의 투쟁회피적인 모습을 정당화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형성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민주라는 가면을 쓰고 자본과 타협해 온, 투쟁을 회피해 온 결과일 뿐이다.
노동착취를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자본이 만들어놓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분할을 타협적 지도부들은 계급적 전망을 가지고 분쇄해 나가지 않았다. “정규직 조합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며 조합원들의 협소한 경제적 이해를 대변하는데 급급했고 투쟁은 조합주의에 갇혀 버렸다. 투쟁은 교섭을 뒷받침하기 위한 압박수단으로 전락했고 ‘투쟁을 통한 산별건설’은 복수노조시 교섭권확보를 위한 산별교섭기구로 왜곡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타협적이고 목숨을 건 투쟁은 원청과 연맹에 의해 조절되고 통제되면서 전면적인 계급투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불쌍한 노동자들의 몸부림으로만 전락하고 있다.

1970년 전태일 열사는 몸소 산화하면서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외쳤다. 이는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위한 노동자 전태일의 전쟁포고였다. 참혹한 노동조건에서 고통받고 살아가는 ‘노동자’라는 존재를 몸을 불살라가며 세상에 알린 것은, 노동자 계급의 해방 없이는 이 땅의 정의와 민주는 모두 거짓이라고 선언하는 것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도 전태일 열사의 염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떨쳐 일어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노사협조주의, 타협주의 집행부의 외면과 멸시속에 진압당했다. 정규직 노조들에 의해 외면당하고, 진압당하면서 계급적 연대는 사라지고 있다.
조합주의 운동이 부른 이 무서운 재앙, 이제는 뿌리뽑아야 한다.
모든 현장에서 타협주의자와 투쟁회피주의자들이 저지른 만행을 폭로하고 투쟁함으로써 무너져가는 민주노조운동을 새롭게 일으켜 세워야 한다.
나아가 가장 차별받고, 고통 받고, 멸시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굳건하게 연대하여 계급적 전망을 새롭게 그려야 한다. 그것은 전태일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열사들에게 답해야 하는 산자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 길은 임금노예의 쇠사슬을 끊고 노동자 계급의 완전한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가지 않으면 안될 길이다.
이 원대한 노동자의 길!!!
동지들과 함께 두 손을 마주잡고 힘차게 나아가자!!!

2005년 11월 13일
‘열사정신 계승 · 노동해방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궤도노동자(철도, 서지철, 도시철도)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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