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펌]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연행사태에 부쳐

운수노동연대

2005-10-09 11:30:43, 조회:1,023, 추천:377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연행사태에 부쳐

  민주노총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이 택시사업조합 이사장에게 돈을 빌려(?) 체포되는 상황을 맞으며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과거 80년대 중반 박종만 열사의 분신을 계기로 타올랐던 택시노동자들의 투쟁과 어용노조의 글레를 깨는 조직화 과정에서, 우리들은 97년 민주택시연맹의 건설에 기꺼이 함께 하였고, 부가세 경감분으로 민주택시연맹의 사무실을 마련하는데도 대의원대회 의결을 통하며 민주노조의 정신인 노동자의 자주성과 연대투쟁의 정신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투쟁에 주력하여 왔다.  택시노동자의 처우개선과 정권의 교통정책의 문제점에 대하여 분노를 삼키며 지금까지 전진해 오면서 작금의 상황은 결코 발생해서는 않 되는 사태임을 밝힌다.

  지난 2000년 이후 민주택시연맹의 국장급 이상 중앙 상근자들이 택시회사의 간부나 이사로 이직(?)을 하는 현상들이 자주 발생하였다. 현재도 민주택시연맹 중앙 간부 출신들이 택시회사의 이사나 상무로 재직 중에 있으며, 우리 운수노동연대에서는 지역의 투쟁이 벌어질때 실제로 2003년 2004년 공릉동에 있는 택시 사업주의 입에서 거침없는 자랑거리로 자신이 민택 간부들과 친하며 취업을 알선하며, 배려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왔다.

  지난 5월 한국노총 사무총장 권오만이 잠적을 할 때도 부가세 감면분에 대하여 택시현장에서는 무수한 이야기가 오고 가면서 설마 민택도 관련된 것이 아닌가라는 논의가 있어 왔었고, 우리들은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않 된다면서도 의구심을 지우지는 못하고 있었다. 정황상의 논리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업조합 이사장에게 돈을 빌리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 노동자의 자주성과 노동조합의 민주성 그리고 연대투쟁의 정신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민주노조의 정신이요 뿌리이다. 우리는 현재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계속되는 민주택시연맹의 침체현상에 대하여 의구심을 갖어 왔고, 나름대로 부가세 감면분 확보투쟁에 대한 연대투쟁을 조직하면서도 투쟁이 개별사업장 형식으로 진행되는 민주택시연맹 서울지역의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민주노총에서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고, 현재 연행되어 있는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도 인정을 하는 것은 택시 사업조합 이사장으로부터 5000여만원의 돈을 빌렸고, 공식적으로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언론에서는 액수가 5000만원에서 8000만원정도로 보도가 되고 있으며, 실제 택시사업조합 이사장은 단지 택시노조위원장인 전택위원장 출신 권오만이나 민택위원장 출신 강승규만이 아니라 정치권에까지 사업자의 이익과 탈세를 위한 부가세 감면분의 확충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사업자 위주의 개정을 위하여 로비를 벌였다는 사실이다.

민주노총에서 주장하는 "사업자에게 돈을 빌리고 단지 영수증처리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주장과 사업자의 "로비를 위한 대가성 없는 지원금"이라는 주장에서 과연 누구의 말이 더 설득력을 갖을 것인가. 우리들은 강승규 부위원장이 이야기하는 돈을 빌렸다는 주장을 믿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사업조합 이사장에게 돈을 빌린다는 말인가. 민주노조의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는 위원장이라면 그런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정권과 검찰이 현재의 상황을 비정규직 법안의 개악 및 노사관계 로드맵과 맞물려 민주노조를 흔들기 위한 수순 밟기라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뼈를 갂는 민주노조의 자성이 필요함을 밝힌다. 이제는 민주택시연맹에서 과거 중앙간부를 하다 사업주의 밑에서 회사의 간부로 취업하여 활동하는 인간들과의 인적청산과 그들과 친목을 유지하면서 인맥을 구성하였던 현재 활동가들의 대오각성을 촉구하며 다음을 주장한다.

1. 현 민주택시연맹위원장은 현재의 사태에 대하여 민주택시연맹의 뼈를 갂는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하고, 구습에 물들어 있는 노동조합 활동가들에 대하여 인적청산을 전개하여 새롭게 태어나는 민주노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2. 민주택시노동조합 조합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동지들 못지 않은 현실에서 민주택시연맹 간부들의 처절한 반성과 내부의 정비를 촉구한다. 단시 사태를 수수방관하거나 내 사람 지키기 형식이 아니라 노동자의 자주성과 노동조합의 민주성, 연대투쟁의 정신이 연맹에서 각 단위 사업장과 조합원에까지 일관되게 흐르는 조직문화의 혁신을 기획하고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그것이 2007년 복수노조를 준비하는 최선의 방책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3. 민주노총은 사태의 진상 조사만이 아니라 결코 발생해서는 않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음을 직시하여 엉거주춤하는 태도가 아니라 명확히 민주노조의 정신과 원칙을 확인하는 계기로 현재의 사태가 마무리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현재 택시노조의 사태만이 아니라 다른 사업장에도 앞으로 3, 4건 이상이 더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은 서로가 느끼고 알고 있는 것 아닌가.

2005년 10월 8일

운수노동연대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