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운수 산재해고자가 원직복직투쟁을 벌인지 3년 만에 승소판결을 얻어냈다. 하지만 지난5일 사측의 대법원 상고로 여전히 원직복직은 보류상태다.
서울고법 제15민사부(재판장 김병운부장판사)는 지난달 17일 신길운수 산재해고자 박한용(42)씨가 신길운수(대표이사 김유승·서울 양천구 신월동)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소송 항소심에서 “1심판결파기, 해고무효, 2004년10월15일 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달 180만원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판결을 했다.
박한용(아래사진)씨가 집회, 선전전, 기자회견, 법원 앞 1인 시위 등 원직복직투쟁을 벌인지 1037일째 만이다.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2심에서는 승소했다.
서울고법 제15민사부는 판결문에서 “병원 의사들의 소견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복직 당시 원고의 노동력의 정도는 충분히 버스운전업무를
감당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경미한 수준이었고, 일시적인 증상이었다고 보여진다”며 “따라서 원고의 이러한 장해상태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중
해고사유에 관한 제13조 제16호 소정의 ‘신체 또는 정신상의 병으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해고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은 또 ‘피고(회사)가 원고의 복직을
거부하고 원고에 대한 퇴직금 등을 공탁하자 원고가 이를 수령(2004.12.24)한 것은 복직의사를 포기한 것’ 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
“공탁된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복직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청구부분에 관한판단에서도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며 “원고는 피고에게 위 부당해고 기간에 정상적으로 일을 했더라면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한용씨는 6일 “사주의 사위들이 법조계에 몸담고 있지만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버스노민추, 산재노협 등에서 나서 재판부의 공정한 판결을 촉구한 힘으로 승소하게 됐다”며 “회사에는 복직대신 받을 금액을 말해보라며 종용하고 있지만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원직복직투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5년 9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으며 고법의 판결문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해보고 안되면 판결대로 임금부분에 대해 가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길운수 이형식 노무부장은 6일 울산포커스와의 휴대통화에서 “회사에서 박한용씨의 고법 승소판결에 불복해 지난5일 대법원에 상고한 것은 복직을 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복직시키고 안 시키는 것은 회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고 일축했다.
한편, 박한용씨는 지난 93년10월 신길운수에 입사에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다 2003년 6월26일 버스운행을 마치고 버스승강계단을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허리를 다쳤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추 제4-5번간 추간판탈출증, 양측슬부 좌상 등의 업무상 재해(장해등급 제12급 제12호 판정)로 인정받아 426일간(2003. 7. 2- 2004. 8. 31) 요양했다.
그는 2004년 8월 26일 회사에 대하여 복직을 요청하자 8월30일부터 송파차고지로 발령하여 노선 견습을 시켰다. 그는 이어 9월 1일 회사에 장해보상청구서에 확인날인을 요구, 회사는 이를 거부하고 근로제공도 거부하면서 승무를 보류시켰다.
"조합원의 힘으로 어용노조 몰아내자" 신길운수 앞에서의 집회
회사는 취업규칙 중 해고사유에 관한 제13조 제16호 소정의 ‘신체 또는 정신상의 병으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복직신청을 거부했다.
회사는 결국 산재종료 후 30일 이내에 해고를 못하는 현행법을 피해 2004년 10월14일자로 해고했다.
하지만 박한용씨의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2005.2.22)와 중앙노동위원회(2005.7.25)에서조차 신길운수 손을 들어줬고, 1심법원(서울남부지원 제12민사부)도 '장해진단서에 기재된 내용을 유추해 볼 때 요양종결 당시 원고의 건강상태가 버스운전을 하기에 부적합했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패소판결(2006.8.18)을 내려 노동계의 빈축을 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