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선이 유력함에 따라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군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차기 대권구도에서 일단 한발 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시장은 그동안의 '임기 중 대선 불출마' 입장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잠룡군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대권주자인 정 후보를 꺾어 차기 대선구도에서 야권의 출마요청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서울시장의 임기를 마친다는 게 전제돼 있다"고 밝혀 차차기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기존 대권주자로 친노무현계의 맏형인 문재인 의원과 중도 성향의 안철수 공동대표, 손학규 전 대표 외에도 박 시장까지 풍부한 차기후보군을 확보하게 됐다.
안 대표의 경우 그동안 강하게 밀어온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의 역전승이 예상되면서 대권가도에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만약 강운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면 안 대표는 당 안팎에서 코너에 몰리며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컸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재선이 유력해지면서 문 의원과 함께 친노 대표주자의 자리를 놓고 협력과 경쟁관계를 맺게 됐다. 7·30 재보선에서 수원 출마가 점쳐지는 손 전 대표와 역시 재보선에 출사표를 낼 예정인 정동영 상임고문도 원내 입성에 성공하면 대권 도전의 길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김부겸 후보도 이번에 잠룡군에 진입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 후보가 대권후보군에서 한발 비켜나면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무성 의원 등이 대권주자군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김 지사는 경기지사 3선 도전을 포기하고 현재 국회 재입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김 의원은 7·14 전당대회에서 유력 당권주자 중 하나로 꼽힌다.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5일 오전1시 현재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를 리드하면서 당선될 경우 잠룡군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오는 2016년 12월로 재선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정치는 생물과 같아서 두고 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여권에서 반 총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마침 반 총장의 임기 만료 이후 2017년 12월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돼 시점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은 '정 후보의 대권 도전에 타격이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타격이 조금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젊고 (이번에)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새누리당의 홍준표 경남지사와 당 지도부의 권유로 고향에 출마한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인도 여권의 잠룡군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홍 지사는 "앞으로는 여의도에 자주 얼굴을 비칠 것"이라며 중앙정치에 대한 꿈을 밝혔고 원 당선인는 "제주를 바꾸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꿈을 계속 꾸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