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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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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5 19:13:12, 조회:2,499, 추천: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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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특집] 대공장 운동의 현 상태와 전망- 사회보험
사회보험 노동자
2005년 한해는 패배와 굴종의 기억들만 남는다. 해고된 동지들 중 일부만 자본의 폭력적인 탄압에 맞서 싸웠을 뿐 노조지도부는 중앙본조뿐 아니라 본부, 지부간부까지 투쟁회피와 주눅 든 모습의 무기력한 면만 평조합원에게 드러낼 뿐 그 어떤 투쟁도 만들려하지 않았다. 올 한해 확대심화 되어가는 노조집행부의 투항적인 타락은 현장에 어떻게 반영되고 투영되는지 검토해보자.
1. 공단과 정권은 현장을 초토화시키기 위해 어떤 공격을 하고 있는가?
2000년 석 달 가까이 전면파업을 거치면서 공단은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자신의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치밀하고도 꾸준히, 또한 폭력적으로 신경영 전략을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시켜 나갔다. 합법적인 노조는 인정하겠지만 전투적인 세력은 거세하는 것이 그들의 구체적인 계획이다.
- 단협 불이행 - 이에 항의투쟁하면 노조무력화 공격
공단과 정권은 노조와 합의한 근속승진, 해고자복직을 전혀 이행하지 않는다. 89년에 일시에 입사한 이유로 사보현장은 승진이 상당히 적체되어 2000년 84일의 파업의 결과로 근속승진을 노사간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사측은 계속 단협을 불이행하다가 2002년 월드컵 당시 노조가 단협 이행으로 파업을 벌이자 근속승진을 없애고 4년에 걸쳐 근무평가에 의해 승진시킨다는 하향 변형된 합의를 하게 된다. 하지만 당연히 조합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되고 집행부를 사퇴시켰다.
그러나 이후 당선된 무(無)투쟁 협조주의 기조를 가진 집행부가 3년에 걸쳐 승진시킨다는 것으로 합의해버렸다. 이렇듯 사측은 노조의 조직력 강화에 힘이 되는 조항은 철저히 어긴다. 또한 2004년 단협을 대폭 후퇴시키고 사측의 경영상 전보를 인정하는 양보교섭으로 따낸 해고자복직 합의자 15명 중 일부만 복직시키고 나머지 8명을 복직시키지 않고, 해고하지 않기로 합의한 대법 형확정자 직권면직 처분대상자 10명을 추가로 해고시켜버린다. 이로 인한 항의투쟁의 촉발로 사측은 사보노조 무력화공격을 폭력적으로 감행한다. 해고자복직텐트를 치려는 해고자와 지부장들을 구사대를 동원하여 폭력적으로 방해하고 지부장들을 징계위에 회부시킨다. 시무식을 노조가 단독으로 치렀다고 전조합원을 경고처분 시킨다. 또한 현장에서 현장투쟁이 벌어지면 즉각 특별감사를 내려 보내 업무를 트집 잡아 해고 징계시켜버린다. 올해 사측의 공격 타겟은 현장지부였다.
-전보
공단이 1998년 1차 의보 통합 이후 노조를 향한 최초의 공격이 대규모 전보였다. 99년 전체 30%에 달하는 3,000명을 일시에 전보공격하는 것에 대항하기 위하여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37일 간의 장기투쟁에 돌입했다. 이때도 노조중앙은 합의하려 했지만 현장에서부터 파업깃발을 꽂으면서 파업투쟁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결국 노조집행부가 반동적으로 파업을 정리하고 만다.
이후에는 전보가 소규모로 꾸준히 진행되면서 노조의 결속력을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올해는 사측이 그동안 노조가 마지노선처럼 사수하고 있던 원거리전보 반대에 대해 대규모로 공격해왔다. 소위 경영상의 이유라는 명목으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원거리 전보를 내버렸다. 원거리 전보 대상자도 현장에서 선진적이고 활동적인 동지들을 골라서 200명 정도를 제주, 대구, 부산, 광주에서 서울로 경인으로 발령 냈다.
원거리 전보는 전국사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거의 해고와 맞먹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실제로 원거리 전보로 인해 생활이 파괴되어 스트레스에 술로 지내다가 사망에 이른 동지가 있고, 출퇴근 가능한 동지들도 편도 3시간이 넘는 출근거리로 전보를 보내버렸다. 당연히 노조는 파업으로 공단의 공격을 막아내야 함에도 합법파업이 될 때까지 2달을 허비하였다. 실제로 합법 공간(?)이 생겼음에도 부분파업과 시간대파업, 간부파업 등 시늉만내다 투쟁을 접어버리고, 투항적인 자세로 사측에 허리를 굽히며 교섭에만 목을 매다가 단협 상 그동안 쟁취해왔던 노조활동시간, 전임자축소 등을 양보하면서 원거리 전보는 막아내지도 못하고 원거리 전보로 인한 투쟁으로 발생한 해고만 없는 것으로 정리해버리고 만다. 현장은 엄청난 패배감에 휩싸였고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자 마침내 9월 중순 사퇴하고 만다. 그러나 이후 선출된 집행부도 투항적 집행부였던 전 집행부와 다를 바 없는 협조주의 노선을 가진 후보가 당선되었다.
-조직진단에 의한 구조조정
공단은 업무효율화라는 핑계로 평가기관에 조직진단을 의뢰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업무현장을 뒤집어엎어서 재편하는 BPR과 ERP를 통해 현장을 통제하고 고임금자를 명퇴로 정리하고 컨택센터라는 특화된 대민원센터를 신설하여 비정규직과 외주를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현업업무 인력은 줄이고 사측의 노무관리부서, 홍보부서, 경영평가부서 등 노동자를 쥐어짜는 인력은 확대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직위직급 분리제를 도입하여 경쟁체제를 극대화시키고 피크타임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더욱 가관은 새로 당선된 10대 김동중 집행부는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약칭 정산법)에 의해 진행되는 기관평가를 무조건 거부하고 반대하기보다 노조가 오히려 평가항목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변형된 경영참여논리로 평가 제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실천하고 있다. 또한 12월 12일 합의한 2005년 임협에서 성과급을 반납해서 명퇴기금을 조성하는데 합의하고, 외주화를 받아들이는데 합의해 주었다. 특히 외주의 도입은 바로 비정규직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그동안 이것만은 기필코 막아내야 한다는 기본이 있었으나 아주 비밀리에 합의해주고 노조원들에게는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노조가 앞장서서 구조조정을 실천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임협 찬반투표에서 71%로 찬성 가결되었다.
- 어떻게 투쟁해 나갈 것인가
2005년 임협 71%의 찬성은 분명 거듭되는 노조지도부의 배신과 반동짓거리에 실망하여 분노가 체념으로 바뀌어 ‘아무리 반대한들 투쟁이 되겠는가’라는 생각과 또 다시 조직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심리가 생긴 것일 것이다. 이는 투쟁을 주도해 나갈 세력과 힘을 보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현상이다. 또한 민주노총과 연맹, 노조집행부로 이어지는 거대한 협조주의적 노선이 급속히 현장을 좀먹어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조직진단에 의한 구조조정을 하고, 법적으로는 파견법, 로드맵을 법제화하여 노조를 초토화시키기 위한 법적, 제도적 완성을 꾀하는 자본의 공격을 파업투쟁으로 막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분노가 체념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협조주의 노선의 상층은 사회적 교섭과 사회공공성을 얘기하고, 단사 집행부는 노조를 노사협의회수준으로 전락시키고 현장투쟁들을 외면해나가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언제부터인가 ‘임단투’가 ‘임단협’으로 바뀌었다. 현장은 공단의 공격에 해고, 원거리 전보되고 있는데 노조는 한가하게 ‘무상의료’를 주장하고 있다. 이 얼마나 모순적이고 한심한가. 그들은 투쟁이 벌어지면 어떻게든 교섭을 성사시켜 합의안을 내오는 것이 목적이다. 합의내용은 뭐가 돼도 상관없다. 체념해버리는 노조원들에 편승하여 오로지 교섭에만 미쳐있다.
이렇게 나열한 문제들을 극복하는 것이 지상의 임무이다. 관료들의 반노동자적인 결정과 행동들에 반대하고 비판하는 전투적인 동지들을 결집하는 것, 끊임없이 그들의 정책과 결정을 폭로하고 비판하고 현장을 조직하는 것을 우리의 일상적인 임무로 가져가야 한다.
또한 공단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맞서는 현장투쟁을 조직하기 위해서 그들의 경영권을 빙자한 구조조정을 분석하여 폭로 선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 주어진 현장에서 어떤 것이든 조직적인 실천으로 조합원 대중과 함께 호흡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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