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 이후>
정리해고, 직가입,
비정규직 투쟁의 불씨로 가져가자
지난 7월 16일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첫 공식적 파업이었던 2․3차 투쟁을 마지막으로 임단협 투쟁은 사실상 마무리되었다. 이후 하반기 사업으로 ‘5공장 42명 계약해지건’과 ‘집단가입’, ‘불법파견 투쟁’을 적극적으로 펼쳐가는 방향으로 잡았다. 그러나 이번 04임단협 투쟁과 2․3차 투쟁을 둘러싼 평가가 대립되고 비정규직 활동가 스스로가 더욱 지치면서 하반기 투쟁방향은 흔들리게 되었다.
더군다나 5공장 갤로퍼부 계약해지 문제로 안기호 위원장 외 1명의 동지가 단식투쟁 10여일을 넘기고 있지만 뚜렷하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타 사업부 동지들의 투쟁일정 참여는 저조하기만 하였다. 5공장 42명 중 11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체념하고 정리해고를 받아들였다. 현재 5공장 대의원실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동지들은 11명으로 대부분 출퇴근 투쟁과 선전전 중심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기대했던 산타모부의 전환배치는 사측과 5공장 산타모부 대의원이 70여명의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으로 합의되었으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전환배치는 논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5공장투쟁의 문제는 정규직화를 걸고 투쟁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요구를 ‘기득권 저하 없는 전환배치’로 한정하면서 요구를 낮추었고 대중투쟁을 만들지 못함으로써 사측을 상대로한 투쟁이 아닌 정규직 노동조합 또는 활동가를 압박하는 투쟁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5공장의 계약해지 문제는 단순히 5공장만의 정리해고로만 볼 수 없다. 현재 5공장 정리해고 문제와 더불어 전체 현장은 그야말로 정리해고의 바람이 불고 있다. 1공장 모듈화 문제와 2공장 56명의 한시하청 계약해지, 이후 3공장 물량이관(해외), 통합의 시트사업부 물량이관 등의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조정의 투쟁이 하나의 투쟁으로 집중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편 직가입 관련하여 현대자동차는 8월 31일 직가입 추진 4가지 안을 공개하였다. 직가입을 둘러싼 논쟁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조합 가입범위 대상에 대한 문제와 또 하나는 의결기구에 대한 논쟁이다. 그러나 조합가입 범위대상에 대해서는 별반 의견이 대립되지 않았다. 대부분 2,3차를 포함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에서는 동의되었다.
의결기구와 관련한 논쟁은 대의원대회나 조합원 총회로 입장이 갈라진다. 대의원대회에서 가결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하는 동지들 대부분의 의견은 지금 직가입을 실현시키지 않는다면 이후에는 직가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조합원 총회에서 가결여부를 묻는다면 십중팔구 부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많다.
조합원총회를 주장하는 동지들의 일부는 사실상 직가입 무산 또는 유보의 입장이다. 또 한편 의견은 총회를 통해 직가입을 가결시켜야 하고 총회가 부결된다해도 몇 몇 대의원들의 의사를 통해 직가입을 대중적 사업으로 요구하며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비정규직 노조는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제출하지 않고 있다. 그저 수동적으로 직가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하나 81차 임대에서 합의된 집단가입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가입은 비정규직 조직화에 있어 원칙이지만 한편으로 투쟁의 전술, 수단이다. 규약을 열어 현대자동차 내에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 조합원으로써 조직화하고 조합원으로써의 기본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설사 직가입이 된다하더라도 단협동일 적용, 정리해고의 문제에 있어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첨예한 정서적 대립, 임금상의 격차 등은 결코 쉽게 해결 할 수 없다. 이것들은 투쟁으로 쟁취되어야 하는 것이다. 직가입 역시 그러한 투쟁의 과정 속에서 가져가야 한다.
형식상의 통합은 무의미하다. 정규직 대의원들의 공동투쟁 결의와 비정규직 조합원의 주체적인 참여로 직가입을 성사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을 끊임없이 이해시키고 동참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장은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되더라도 말이다. 그러한 면에서 직가입에 대한 논의는 어떠한 사업을 책임 있게 가져갈 것인가부터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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