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대시민 성명서]누가 어떻게 촛불을 끄려 하는가?

노정협

2008-05-27 15:55:21, 조회:1,135, 추천:180

누가 어떻게 촛불을 끄려 하는가?

타오르는 촛불을 끄려는 세력들이 있다. 촛불의 진실을 은폐하는 어둠의 세력이 괴담을 유포하며 촛불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와 한나라당, 조중동 찌라시, 반공 우익단체인 뉴라이트다.

인터넷에서는 촛불시위를 악선동하는 세력들을 알바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알바 수준의 치졸한 저질 악선동이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합리적 논리가 없다. 과학적 주장이 없다. 이성적 논거가 없다. 오직 촛불시위 배후, 괴담, 불법, 폭력 시위, 좌파 빨갱이들의 음모... 이것이 2MB의 수하답게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표현의 용량이다.

정치투쟁이다!

청계천에서 촛불집회가 이뤄지자 이들은 촛불문화제가 아니라 정치투쟁의 장으로 순수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정치를 가진 자, 권력자들만의 것으로 독점하려 하고 있다. 시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행동을 자신들의 것으로 배타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이들은 정치적 요구와 투쟁에 빨간 색칠을 하고 있다. 과연 순수한 정치적 요구는 무엇이고 불순한 정치적 요구는 무엇인가? 정치를 독점한 자신들이 아닌 시민들이 정치적 요구를 내걸었다는 것 자체가 불순한 것인가?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이명박 탄핵!

이러한 요구는 우리의 목숨이 걸린 초보적인 생존의 요구인 동시에 고도의 정치적 요구이다. 시민의 정치적 자유와 행동을 가로막는 것이야말로 가장 후진적인 정치이며, 정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反정치이다. 우리는 더욱 더 정치적이어야 한다. 썩어빠진 기존 정치권이 하지 못하는 행동을 우리는 보다 더 대담한 거리의 정치로 실천해야 한다.

불법 시위다!

이들은 촛불시위를 불법시위라고 입에 게거품을 물며 악선동 하고 있다. 이들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출처가 불분명한 철학적 명제를 들고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악법은 과연 우리가 그저 믿고 따라야 할 사회적 약속인가? 악법은 사회적 약속이 아니라 권력자들이 국민들을 탄압하고 통제하기 위한 폭력에 불과하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국민들의 의사표현, 정치적 자유, 양심의 자유를 가로막는 악법은 사라져야 한다.

과연 누가 가장 많이 불법을 저질렀는가? 바로 이명박 아닌가? 이명박의 고위 내각관료들과 청와대 관료들이야말로 부동산 사기와 비리로 온갖 추잡한 불법과 탈법을 저질러오지 않았는가? 과연 이명박정부가 우리들의 정당한 투쟁에 대해 불법이라고 매도할 수 있는가?

폭력시위다!

폭력은 누가 저질렀는가? 전체 국민들의 건강과 생존을 파괴하려는 정부의 광우병 쇠고기 수입이야말로 국가가 저지르려는 가장 거대한 폭력이 아닌가? 이러한 폭력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정의로운 행동이 폭력인가?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누가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공권력이 전체 사회의 이익을 위해 행사되지 않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행사되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 사적권력이지 공권력인가? 거리행진에 나선 수많은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여 피 흘리게 하고 1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연행해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폭력 아닌가?

배후가 있다!

4.19민중항쟁, 5.18광주항쟁, 6.10일 민주화 항쟁 등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논 시민들의 항쟁에 대해서 국가권력과 그들의 알바인 찌라시 신문들은 정치투쟁, 불법폭력 시위, 좌파들의 음모라는 악선동을 퍼부었다. 조선일보는 5월 27일 사설 <'촛불집회', 엉뚱한 세력에 판 벌여줘선 안 돼>에서 다시 찌라시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도 시위대의 감정적 물결에 휩쓸리면 난폭해지고 충동적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시위대의 감정을 폭발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
"모든 사안을 어떻게 해서라도 반미 운동으로 연결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세력과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찌라시 경쟁을 하고 있는 동아일보 역시 조선일보에 뒤지지 않는다.

"근거 없는 괴담과 허위사실을 날조해 선동하는 세력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노리는가. 조직적인 허위사실 조작 유포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론 분열과 사회적 낭비에 따르는 비용이 너무 크다"

한나라당 역시 “촛불시위 악용 세력 조사해야"한다고 음모론을 발표했다. 신우익이라 자처하는 뉴라이트는 친북좌익 세력들이 배후라고 밝히고 있다.

국가권력은 치밀한 여론 조작과 역사왜곡, 반공교육, 매스 미디어 장악 등으로 국민들의 의식을 배후에서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게 길들여 왔다. 자신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음모와 술수, 공작을 벌이다 보니 이들은 시민들의 모든 행동이 누군가의 음모와 배후조정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촛불시위는 자주적인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행동이자 공동체적 연대다. 촛불시위의 정치적 배후는 바로 자각한 우리들의 양심이다. 온갖 두려움과 회유, 협박을 떨치고 부당한 정권에 맞서 투쟁하는 우리들의 숨겨진 용기이다. 진실을 은폐하고 폭력을 일삼는 조중동 찌라시와 권력에 맞서 싸우는 우리들의 정의이다.

조선일보의 주필을 지낸 김대중 기자는 1980년 5월 25일 기사에서 혁명광주를 이렇게 묘사했다.

'바리케이드 너머 텅빈 거리엔 불안감만,「무정부 상태 광주」1주'
"쓰러진 전주, 각목, 벽돌 등으로 쳐진 바리케이드 뒤에는 총을 든 난동자들이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남파 간첩들이) 민심을 흉흉케 함으로써 사태를 격화시켰으리라는 것도 십분 짐작이 가기도 한다"
"피 흘림을 보고, 불길이 솟고 군중의 격앙된 심리상태에서 이성을 잃게 되면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분별력이 없는 법이다"

80년 5월 28일 사설을 보자!

"30년 전 6·25의 국가적 전란 때를 빼고는 가장 난삽했던 사태에 직면한 비상계엄군으로서 군이 자제에 자제를 거듭했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신중을 거듭했던 군의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는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고 했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지금 또 다시 그러한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광주에 대한 모독과 악선동이 역사의 거대한 비극을 초래했다면 2008년 또 다시 반복되는 역사는 성숙한 시민들의 비웃음을 살뿐이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우리의 저항과 투쟁은 정당하다.


2008년 5월 27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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