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08년 5월 24일 공공부문노동자 총력결의대회 유인물

노정협

2008-05-24 04:32:27, 조회:1,037, 추천: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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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 공공부문노동자 총력결의대회 유인물입니다.


생산과 물류, 서비스를 멈추는 투쟁으로

이명박의 구조조정에 맞서자!

미친 소를 몰고 돌진하던 이명박정권이 또 다시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미쳐 날뛰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6월 중 공기업 민영화(사유화) 계획을 발표하고 7월 중에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강만수 장관은 “인위적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공기업 감원은 시장경제에 맡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을 그대로 믿을 순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위적 인력 감축이 없을 것이라는 발표 속에도 이미 8만 여명의 노동자들에 대한 인원감축 계획이 들어가 있다.

인위적 인력 감축 대신에 시장경제에 맡긴다는 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설사 민영화 과정에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시장경제 즉 자본의 자유로운 이윤추구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섬뜩한 진실을 말할 뿐이다.
곽승준 청와대 정책수석은 그것을 에누리 없이 이렇게 표현했다.

“민영화시 급작스럽게 감축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5년 전 수준(2002년 18만 8천명)으로 인력 규모를 되돌려야 합니다.”

어떤 동지들은 “민영화 된다고 해도 고용승계가 된다면 최소한 5년 동안은 당장 잘리지 않겠구나”하고 안심할지 모른다. 현장이 워낙 무너져 있기 때문에 당장 오늘 정리해고 통보서가 날라들지 않으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동지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렇게 인위적 인력 감축이 없다는 정부의 발표는 오로지 성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저항을 피하고자 하는 술수에 불과하다. 정부는 고용불안에 휩싸인 노동자들의 저항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약한 고리를 찾아 단계적으로 현장을 각개격파하면서 구조조정을 자행하려 한다.

정부는 30여 개의 공기업을 민영화하고 나머지 250-270개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조직 통폐합과 인원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단지 민영화가 문제가 아니다. 설사 이번에 사유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구조조정의 거대한 불길은 피해갈 수 없다.

사유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유화는 단순히 정부 소유 기업에서 민간 소유 기업으로 소유형태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명분으로 추진되는 사유화는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임금삭감, 비정규직 확대, 노동강도 강화 등 구조조정의 또 다른 이름이다. 노동자에 대한 대량학살인 사유화를 통해 거대 재벌들은 살찐다. 97년 IMF를 전후로 민영화된 기업의 절반인 39개사를 재벌들이 가져갔다. 결국 정부가 키웠던 공기업을 재벌이 성장하자 구조조정을 통해 재벌에 매각해서 재벌을 배불리겠다는 것이 사유화다.

당장 민영화 되지 않는다 해서, 이번에 통폐합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다. 정부는 민영화와 통폐합 이전에 이미 대상 기업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민영화와 통폐합 이전에 매각가치를 높이려 하는 것이다. 결국 300개 이상의 모든 공기업이 구조조정의 대상이다.

사유화는 곧 구조조정이다. 전쟁은 시작됐다!

공공부문 노동자 총력 결의대회에 참여하신 노동자 동지들!

사유화가 곧 노동자 다 죽이는 구조조정이라면 민영화 발표 이전에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 서울지하철은 올 연말까지 400여명의 노동자들을 자르고 2010년까지 20%에 달하는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려하고 있다. 서비스지원단이라는 이름으로 314명을 포함한 3천여 명의 노동자들에 대한 감원과 전환배치 인사발령이 일방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이 중에는 암과 온갖 직업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도 포함돼 있다. 기술지부는 분소의 50%가 축소 통폐합되었다. 분소 축소와 전환배치가 완료되면 곧바로 1인 승무와 역사 무인화, 야간 시간대 안전인력 축소 등을 통한 대규모 감원과 외주용역, 분사공격이 감행될 것이다.

도시철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니 도시철도는 노동조합이 철저하게 투쟁을 회피하면서 거칠 것 없이 구조조정이 자행되고 있다. 도시철도는 2010년까지 정원의 10%를 감축하기로 하고 대규모 인사발령이 이뤄지고 있다. 동지들도 이미 5호선-8호선 도시철도를 오가며 구조조정의 철퇴를 맞아 정리해고를 기다리고 있는 도시철도 노동자들의 초조한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서울지하철, 도시철도에서의 창의시정은 공무원들에게도 밀어닥치고 있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이미 3400여 명이 정리해고 됐다. 이어서 창의시정 구조조정이라는 명분 아래 지방공무원 1만 명 감축과 공무원 퇴직 급여를 최대 35%까지 삭감하는 공무원 연금 개악이 자행되고 있다.

철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난 해 인력감축 운용계획이 현장에서 진행되려 하고 있다. 역무분야에서 전철역의 자동매표기 도입과 역사 폐쇄, 매표 업무 외주화 공세가 자행되고 있다. 전기 기관차 1인 승무, 일부구간(용산-팔당) 전철 차장승무 생략, 중앙선, 분당선, 경의일산선, 경원선 전철역 폐쇄 문제와 더불어 시설, 전기 외주문제 등 약 900명의 감축분도 들이 밀고 있다.
공공부문 모든 사업장에서 이미 이렇게 전쟁은 시작되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 깨지느냐? 깨느냐? 적정한 수준의 타협의 여지는 없다. 가다가 중도에서 멈출 수도 없다. 무자비한 전쟁에서는 오직 승리만이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

이명박정권은 강하지 않다.

다만 제대로 투쟁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구조조정의 거대한 파도는 노동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할 것이다. 이명박정권은 경제 살리기와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여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의 논리는 공공부문을 재벌들에게 통째로 넘겨서 재벌을 살찌우겠다는 철저한 자본가 논리에 불과하다.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부문 노동자를 정리해고 한다는 이명박의 논리는 더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본가들은 일본의 고이즈미 내각의 공기업 민영화를 모범 사례로 들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표적으로 전신전화공사와 국철, 담배전매공사를 민영화했다. 공공부문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민영화 공세로 인해 전신전화공사와 담배전매공사에서는 각각 60%와 40%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당했다. 평균적으로 공기업 노동자들의 절반이 정리해고당한 것이다. 이로 인해 1.6배에서 3배에 달하는 생산성이 향상됐다. 기존 노동자 절반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 잘리지 않는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임금동결이라는 노동자 대량학살과 엄청난 착취가 바로 효율성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자본의 재물로 희생당한 결과인 것이다.

총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로 인해 승승장구하던 이명박정권은 정부 고위 관료들의 파렴치한 부동산 비리와 사기, 대운하 사업, 광우병 쇠고기 수입, 의료보험 민영화 기도 등에 대한 국민적 반발로 인해 취임 몇 달이 되지 않아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결코 강력하지 않다. 오히려 대단히 취약하다. 다만 우리가 제대로 투쟁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명박정권은 중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된 탄핵서명과 촛불집회만으로도 엄청난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

이제는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으로 인해 생존권의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설 때다. 광우병 쇠고기 수송 거부를 선언한 운수노조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국민의 지지가 들끓고,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한 국민의 반발에서 보듯 노동자들의 투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명분을 가지고 있고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96-97년 노동법개악 반대 총파업 투쟁처럼 노동자들이 들불처럼 일어날 때만 국민의 지지는 진정으로 승리의 힘이 될 수 있다.

이명박정권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마치 별개의 문제인 것처럼 해서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또한 공기업 민영화가 전체 국민의 이익이 되는 것처럼 속이고 있다. 현장투쟁이 조직되지 않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국민의 지지는 이명박의 경제 살리기 논리에 압도를 당하면서 어느 날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국민의 지지가 어느 순간에는 노동자 투쟁이 경제 살리기의 걸림돌이 된다는 비난으로 변할 수 있다.

생산과 물류를 멈추는 투쟁으로 확고하게 전진할 때 국민의 지지는 노동자의 힘이 될 수 있다. 국민의 지지가 없어서 투쟁이 조직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물류, 서비스를 멈추는 투쟁이 없어서 국민의 지지가 없는 것이다.


완전한 승리를 위해 이렇게 투쟁하자!

- 투쟁의 구심을 분명하게 세우자!!

이 투쟁은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경제투쟁이자 이명박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맞서는 대정부 정치투쟁이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민영화에 맞서 6월말 7월초에 총력투쟁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투쟁의 중심이 여전히 분명치 않다. 투쟁의 주체가 되어야 할 운수노조와 공공노조는 통합 산별로 가기 위한 과도기에 있다. 서울지하철, 도시철도, 발전노조는 아직 미전환 상태에 있다.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는 소산별 형태로 나눠져 있다. 운수노조와 공공노조는 올해 산별교섭 체계를 확보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사업장별로 임단협 투쟁을 하려하고 있다.

자칫하면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에 맞서는 투쟁이 대정부 투쟁이 아닌 산별 교섭 체계를 확보하는 데에만 맞춰질 수 있다. 이미 금속노조 내부에서도 산별 중앙교섭 체계를 갖추려는데 중심이 놓이면서 제대로 투쟁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의 공공부문 공투본에 실질적으로 포괄돼서 공공부문 사업장 전체가 참여하는 투쟁체계가 구축되면 좋겠지만 민주노총의 공투본은 실질적인 투쟁 지휘부가 아니라 집회투쟁 과 대국민 선전을 위한 체계 정도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민주노총의 구심 아래 철도, 화물, 서울지하철, 사회보험, 발전, 공무원노조, 전교조, 보건의료노조 등 운수노조와 공공서비스노조, 미전환 직할 협의회와 독자 소산별 체계의 공기업 노동조합 주력 사업장을 중심으로 해서 전체 노조가 하나로 집결되는 투쟁본부가 마련돼야 한다.

-공익사업장 필수유지협정이라는 악법을 넘자!!

노무현정권은 한미FTA뿐만 아니라 노사관계로드맵 악법을 통해 이명박정권이 노동자를 마음 놓고 탄압할 수 있는 다리를 놓았다. 그 동안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악법 중의 악법인 직권중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다. 이명박정권은 공익사업장 필수유지 협정으로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고 있다. 최근 지식경제부에서 발표한 경제선진화 방안에는 이뿐만 아니라 무노동 무임금, 대체인력 투입으로 이중, 삼중으로 파업권을 봉쇄하려 하고 있다.

공익사업장 필수유지 협정이라는 악법으로 노조의 파업권을 막으려는 자본과 정권의 작태는 참으로 치졸하다. 정부와 자본은 노동자 착취를 위해서는 공기업 비효율 운운하며 민영화를 자행하면서도 여기에 저항할라치면 공익 사업장이라는 명분으로 파업권을 봉쇄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이미 필수공익사업장 유지 업무를 합의한 사업장의 필수유지 업무 비율이 7-80%에 달한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한테도 민형사상 처벌을 하겠다는 필수유지협정이라는 괴물과 같은 악법을 넘어서야 한다. 이 악법이 비록 조합원들한테까지 적용되지만 지도부가 이 악법을 넘어서 불법으로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보인다면 조합원들은 악법의 굴레를 넘어서 투쟁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난 공동투쟁의 한계를 넘자!!

오늘은 이명박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맞서는 공동투쟁의 첫출발이다. 이명박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민영화에 맞서는 투쟁은 대정부 정치투쟁이다. 한 단사만의 투쟁으로, 임단투만으로 승리할 수 없는 투쟁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날 공공부문 사업장들은 많은 공동투쟁을 경험했다. 그러나 2000년-2002년 철도, 발전, 가스의 공동투쟁의 경험, 2004년 궤도 공투의 경험을 볼 때 사업장 내부의 조직력의 편차, 자본의 사업장별 각개격파 공세를 뚫고서 제대로 된 공동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노조간부나 활동가들은 물론이고 조합원들 내부에도 공동투쟁의 한계를 경험하고 공동투쟁 자체에 대한 불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공동투쟁이다. 공공부문 사업장의 공동투쟁이 없이는 대정부 정치투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과거 공동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과거의 오류와 한계를 넘을 수 있는 공동투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필수유지협정 악법 분쇄,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 반대를 내걸고 공동요구, 공동투쟁, 공동타결을 목표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대정부 요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코 공동투쟁 전선에서 이탈하지 않겠다는 사전 결의가 되어야 한다. 물론 최선을 다해도 현장의 동력이 어렵다면 공동투쟁에 참여하는 수준을 사전에 분명히 밝히고 공동투쟁에 복무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오늘 대중적으로 이것을 결의하자! 이명박정권의 살인적 탄압에 맞서 전쟁을 선포하자!


2008년 5월 24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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