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전국노동자대회 특별호] 쌍용차에 이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새로운 전선을 사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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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8 02:32:08, 조회:979, 추천: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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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에 이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새로운 전선을 사수하자!

자본과 정권의 노골적인 공세에 의해 노동자 투쟁은 끊임없이 패배했다. 여전히 투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쌍용차 노동자들의 초인적인 77일 파업투쟁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하는 총노동의 전선이 조직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과 정권의 폭력적인 총공세로 인해 패배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투쟁이 끊임없이 패배하고 있다는 말은 무엇인가? 자본과 정권의 적나라한 공격으로 인해 노동자 투쟁이 완전한 승리를 쟁취하지 못하고 있으나, 일시적인 패배에도 불구하고 그 패배를 딛고서 또 다시 투쟁에 나서고 있다는 명백한 반증이 아닌가? 그러므로 노동자투쟁의 패배는 완전한 패배가 아니다. 일시적인 패배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상처와 아픔을 딛고 계속적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 투쟁은 괴멸되지 않고 새로운 투쟁전선을 계속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기회주의자들은 쌍용차 투쟁에서 미리 화끈하게 양보했다면 그토록 처참한 패배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쌍용차 노동자들의 저 위대한 투쟁은, 일시적으로 패배하고 그 투쟁에 중심에 섰던 수십 명의 동지들이 구속되고 숱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자본과 정권이 동원한 수천 명의 경찰병력의 포위와 압박, 구사대의 준동과 용역깡패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77일 동안을 버티며 전선을 사수했던 투쟁이다. 정권은 고작(?) 수백 명의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저항을 진압하기 위해 모든 폭력기구와 최첨단 무기, 자본가 언론을 동원하고서도 77일 동안 쌍용차 도장공장의 철옹성을 깨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무너지고 약화된 전선을 뚫고 정권의 공기업 선진화를 통한 구조조정과 노조 말살 공세에 대항하는 철도, 발전, 가스 등 공공부문 노동자의 새로운 전선이 펼쳐지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 수백 명이 고립 상태에서 철옹성을 바탕으로 77일 전투를 치렀다면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철도를 멈추고, 전기와 가스공급을 끊을 수 있는 수십 배 더 위력적인 무기와 수십 배, 수백 배 많은 인원을 가지고 정권과의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쌍용차 투쟁에 비해서 이처럼 화력이나 전투원들의 숫자로 볼 때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이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만을 가지고 이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필공파업(합법파업)의 장벽과 공투의 한계를 언제, 어떻게 넘을 것인가?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정권과의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첫째, 필수공익사업장 파업권 제한의 벽을 돌파해야 한다. 과거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은 직권중재의 벽을 돌파하기 위한 전면파업으로 진행됐다. 당시의 파업전술은 합법파업이냐 불법파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직권중재라는 악법 속에서 악법의 벽을 넘는 전면파업을 얼마나 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이 장벽 앞에서 불법의 굴레를 뒤집어쓰면서 파업을 단행하기도 했고, 이 굴레에 가로막혀 파업돌입을 앞두고 파업을 접는 경우도 있었다.

현 시점에서 공공 노동자들의 투쟁은 직권중재를 대신한 필수업무를 유지하는 필공파업(합법파업)을 유지하다가, 이 필공파업의 한계를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비약하여 뛰어넘을 수 있는가의 문제를 앞두고 있다. 필공파업은 합법파업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파업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파업 초기에 당장 전부를 걸고 필공파업의 틀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파업대오를 축소시키고, 무리한 전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스와 발전의 거의 모든 업무가 필수업무유지에 걸려 있고, 철도의 경우도 서울지역 전동차(1호선)과 경부선 화물차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 유지율이 68%에 달하는 만큼 필공파업의 한계는 너무나 분명하다. 파업 초기에 필공파업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결국 이 한계를 뚫고 새로운 질로의 전면파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필공파업의 한계와 벽 앞에 주저앉을 것인가? 이것을 뚫고 전진할 것인가?는 공공파업에 있어서 죽느냐? 사느냐? 만큼 가장 중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투쟁이 필수업무를 유지하는 합법파업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이명박정권의 노조에 대한 도발적인 공세를 볼 때 1차, 2차 시기별, 지역별 합법파업을 계속 단행한다면 불법으로 규정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 9월 철도노조의 필공파업에 대해서도 이명박정권과 허준영철도사장은 철도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지방 본부장, 각 지부장 등 42명에 대해 업무방해로 형사고소하고 징계위에 회부했다. 철도뿐만 아니라 공투본 내 8개 노조 중 단체협약이 제대로 체결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발전은 단협해지 통보를 받았고, 연대연금지부는 단협을 전면 개악하려고 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이 통합공무원노조에 대해서 노동3권은 고사하고 노조 자체를 무시하고 말살하려는 미친 듯한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이명박은 선진화를 빌미로 해서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공공부문 노조 자체를 박살내려고 하고 있다.

발전노조는 “사측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발전노조의 운명을 걸고 필수유지 근무자를 포함한 총파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생산의 타격을 주는 투쟁을 할 것이다”는 결의를 밝혔다. 공투본 내 모든 노조들이 이처럼 필공파업(합법파업)의 한계를 넘겠다는 분명한 결의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결의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면파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술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것이 공공 노동자들의 사활이 걸린 이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첫 번째 무기이다.

두 번째, 이 투쟁은 공공부문 노조의 공동투쟁이다. 이 투쟁은 지난 공투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이 공동투쟁은 공동교섭, 공동투쟁, 공동타결을 내건 실질적인 공투가 아니라 시기집중 투쟁의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02년 철도, 발전, 가스 3사의 공동파업이나 2005년 지하철, 도시철도, 인천지하철 공동투쟁, 2007년 철도와 화물의 공투는 정권의 분리공작으로 인해서 공투의 힘이 배가되지 못하는 분명한 한계를 보였다.

2009년의 공공부문 공투가 공동교섭, 공동투쟁, 공동타결을 목표로 하는 실질적인 공투가 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공투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공투의 중심 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공격이 집중적으로 가해진다면 다른 사업장에서도 투쟁의 수위를 높이는 것을 통해서 한 사업장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는 것을 피하고 정부의 화력을 약화시키고 분산시켜야 한다. 필공파업에서 전면파업으로의 전술전환은 공권력 투입이나 정부의 탄압에 맞춰 즉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에 보복타격으로 맞서야 한다. 공투는 다른 사업장이 먼저 나서주기를 바라고, 눈치만 보고 의존하는 공투가 아니라 자신의 사업장의 힘에 기초한 공투가 되어야 한다.

이명박정권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22조원을 때려 박으면서 공기업을 민간자본에 팔아먹고, 공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임금삭감 등을 통해 여기에 들어가는 국가재정을 충당하려 한다. 이명박은 이 때문에 이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고 이 공세는 수천 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뿐만 아니라 임금삭감과 단협개악에 이어 사유화에 저항하는 노조말살을 근본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적당히 싸우고 미리 타결수준을 내부적으로 정해놓고 투쟁하는 약속대련 수준의 싸움이 아니라 공공부문 노조 전체의 사활이 걸린 투쟁이다. 각 사업장의 힘과 의지에 기초한 공공부문 공투가 이뤄질 때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차원의 연대투쟁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철도 노동자들은 6일 집회에 6천5백여 명이 집결해서 정권과 철도공사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고, 하늘을 찌를 듯한 투쟁의 기세를 보여주었다. 이명박정권이 고립된 쌍용차 투쟁을 깨기 위해 모든 국가기구를 다 동원했다고 하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을 깨기 위해서는 정권 자체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다. 1996년 노동자총파업이 김영삼정권의 몰락을 재촉했다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거대한 투쟁은 이명박정권의 조종을 울리는 시작이 될 것이다. 저 간악하고 무도한 이명박정권의 사유화 공세와 대량정리해고, 단협개악과 노조말살 공세에 맞서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2009년 11월 8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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