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레닌의 ‘민주주의 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가지 전술’과
현시기의 구조조정과 노.사.정 담합
현재 ‘노사정담합’이 논의되는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가 많은 부르조아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언제부터 부르조아 언론이 노동자들의 회의인 대의원대회에 관심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관심은 분명 노동운동 내의 변혁이론과 변혁적인 실천을 압살하기 위한 국가권력의 총체적인 이데올로기 탄압일 수밖에 없다. 이 과정 속에서 아쉽게도 탄압의 일주체로 노동운동내의 개량주의 세력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을 더욱 슬프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개량주의 세력의 준동은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노동해방’이라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왜곡하며 자본주의 사회와 함께 발전해 온 개량주의 세력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자신의 생명력을 유지해 나가면서 ‘노동해방운동’에 교란요인으로 작용해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개량주의에 맞선 변혁운동은 10년이 아닌 100년 전에도 한 치의 타협 없이 흔들림없는 투쟁으로 그 강고한 모습을 견지해 왔다.
‘노동해방’이라는 대장정을 100년 전의 상황을 되짚어 보면서 조명해 보자.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5년 러시아의 혁명가 레닌은 혁명시기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정치적 주도성’이 어떻게 확보되어야 하는지를 [민주주의 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가지 전술]이라는 저작을 통하여 밝혔다.
이 저작이 기술되었던 당시의 러시아는 구질서를 위한 짜르 정부의 완강한 저항과 새로운 발전된 시대를 열려는 민중들의 투쟁이 폭발적으로 고양되고 있던 시기였다.
당시 짜르 정부는 고양되는 혁명운동을 탄압하고자 경찰노동조합운동(주바토프운동-주바토프는 모스크바 헌병대장의 이름)을 추진하면서 노동자 단체의 결성을 경찰의 승인아래 두면서 노동자 활동에 대한 감시, 통제를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역으로 이 운동을 통하여 노동자들이 조직되고 경찰의 통제를 넘어서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되기도 하였다. 또한 ‘피의 일요일’이라 불리는 평화적인 노동자 행진에 대한 짜르 폭력탄압은 불에 기름을 붓는 모습처럼 더욱 광범위한 대중투쟁을 불러일으켰다.
1905년의 러시아 혁명은 짜르의 절대봉건주의를 분쇄하고 보다 완전한 부르조아 민주주의를 수립하는 ‘부르조아 민주주의 혁명’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런데 이 민주주의 혁명에서 ‘노동자 계급의 독자성과 정치적 주도성’을 두고 러시아 사회민주당 내에서 두 가지 대립되는 전술이 제기되었다.
그 하나는 레닌의 저작을 통하여 밝힌 내용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자계급이 부르조아 민주주의 혁명의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농민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하고, 짜르 정부와 타협을 도모하는 자유주의 부르조아지를 투쟁으로써 고립시켜야 한다.
둘째, 부르조아 민주주의 혁명은 봉기로써 이루어져야 하며 이 봉기의 목적은 짜리즘 타도 와 임시혁명정부의 수립이어야 한다. 이렇게 건설되는 임시혁명정부는 노동자와 농민의 혁명적 민주주의 독재로 반혁명세력을 분쇄하고, 도시에서는 8시간 노동제, 농촌에서는 토지재분배와 같은 민주주의적 정책을 제정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해야 한다.
셋째, 임시혁명정부를 수립하더라도 혁명운동은 거기에서 멈추지 안혹, 노동자는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달성할 때까지 혁명을 전진시켜 나가야 한다.
반면에 멘세비키는 자유주의 부르조아지가 부르조아 혁명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노동자계급은 농민과의 동맹이 아니라 자유쥬의 부르조아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하고, 만일 임시혁명정부를 수립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정부는 자유쥬의 뷰르조아지의 정부이어야 하고, 노동자계급은 이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레닌은 멘세비키에 맞서 봉건적 잔재와 농민이 절대다수의 인구를 구성하고 전제정치의 폭압이 행해졌던 러시아에서 노동자 계급의 독자성과 정치적 주도성을 주장하고 실천했던 것이다.
진보적이고 오로지 혁명적인 계급, 어떠한 주저나 회의, 후회가 결코 없는 혁명적 계급의 대표자인 우리는 가능한 한 포괄적이고 대담한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가지고 최대의 주도권을 쥐고서 전 민중 앞에 나서야 한다.(저작 중에서)
물론 100년 전의 러시아 짜르 정부의 상황과 자본의 ‘구조조정’, 개량주의의 ‘노사정 담합’이 판을 치는 현재 한국 자본주의의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저작을 통하여 ‘노동자의 독자성과 정치적 주도성’이 현 시기 어떻게 확보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투쟁전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교조적인 이해를 넘어 이론이 실천을 통해 검증되는 과정이다.
레닌의 저작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듯이 자유주의 부르조아지는 심지어 그 자신들을 위한 부르조아 혁명조차 일관되게 수행할 수 없었다. 이는 자유주의 부르조아지가 피착취근로민중의 해방이라는 혁명이론을 가질 수 없는 계급적 한계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제정치하의 부르조아지의 반동성이 이러할진대, 지배계급으로 우뚝 선 현 시기 부르조아지의 반동성이 더욱 심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멘세비키는 그래도 부르조아지에 의한 직접적인 억압보다도 봉건잔재가 많이 남아있고, 짜르 라는 전제정치가 난무했던 당시의 상황을 타파하고자 부르조아지와 연합을 추구했었다. 하지만 자본의 직접적인 노동탄압이 자행되는 한국사회의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지도부를 비롯한 개량주의자는 무엇인가?
‘노동해방’이라는 노동자 계급의 목표를 망각하고, 열린우리당의 개혁성향을 조작하면서 그의 2중대 노릇을 하며 그 자신이 자유주의 부르조아지를 꿈꾸는 민주노동당이나, 자본의 세력화와 위기의 지속,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공격, 고도로 발전한 한국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에 대한 통제기관이자 탄압을 정당화하는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 부르조아지의 하수인이 되고자 하는 개량주의자의 모습은 일방적인 매춘행위 일 뿐 아니라 멘세비키(→물론 당시 노동자계급의 편이 아니었던)의 발끝도 쫓아가지 못하는 가련한 모습이다.
최근 노무현 자본가 정권은 민주노조 운동에 대해서 전면적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구속, 수배, 해고, 손배 가압류, 직권중재, 노동3권에 대한 탄압 등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노동자들을 이기주의로 내몰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중소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고통이 마치 대기업 노동자들 때문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 관련 노동법을 개악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양산하기 위한 시도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노사관계 로드맵을 통해서 노조의 무력화, 정리해고의 완전한 자유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노무현 자본가 정권에 대해 계급적 태도를 더욱 분명히 하면서 자본의 구조조정에 대하여 비타협적인 대중총파업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 대중의 생존권을 자본에 헌납하려는 개량주의의 노사정 담합에 맞서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이를 무력화시켜내고, 현장실천투쟁의 강화를 통해 개량주의 세력이 대중으로부터 지도력이 강화되는 것을 저지시켜내야 한다.
러시아의 레닌과 러시아혁명은 죽었다. 하지만 레닌이 밝혔던 사회민주주의자의 투쟁전술,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정치적 주도성’은 현 시기 전투적 활동가들의 ‘구조조정 분쇄투쟁’과 ‘노사정 담합 분쇄투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계급의 심장, 머리, 그리고 행동으로 당당하게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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