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종탑농성과 재능투쟁의 이중적인 모순】

박문수	2013-08-30 20:36:29, 조회:696, 추천:224

종탑농성과 재능투쟁의 이중적인 모순.

2013년 8월26일 종탑고공농성 202일 만에 오수영, 여민희 두 조합원이 마침내 땅을 밟았다. 그동안의 힘든 여정에 대해서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2076일간의 “재능투쟁”을 사실상 종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져온다. 202일의 종탑농성과 2076일간의 재능투쟁이 한꺼번에 연계되어 마무리 된 “타당성”에 대하여 운동의 원칙과 논리라는 구조 속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명료한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


종탑의 주체들과 주변연대세력에서 그리는 승리의 “V” 자는 과연? “자화자찬 自畵自讚” 인가? 아니면, 진정한 승리를 “쟁취”한 것인가? 2076일 간의 기나긴 싸움과 관련하여, 먼저 “재능투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투쟁이었는지? 재능주체 11명 전원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오늘날 민주노총을 필두로 노동조합운동이 권력화, 관료화 되어 더 이상 피지배자의 고통을 대변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되어 있는 것은 “기정사실화”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긴 설명은 안 하겠다. 2012년 8월 재능 “사”측의 최종 제안을 거절한 내용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최종합의문”을 2013년 8월26일 종탑 쪽에서 받아들인 것은, 결국, 지난 1년간의 “투쟁”이 “허송세월”이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 2012년 11월 행정법원에서 이미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종탑투쟁으로 인하여 얻어진 결과물로 연관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이중적인 행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76일 재능투쟁종료” 민주적 선거결과인가?

재능 “사”측의 최종제안에 대한 재능투쟁주체들의 최종회의에서 이른바, 종탑 쪽은 조합원 11명 중 9명이 참석하고, 시청환구단 쪽은 불참하였다. 투표결과는 8:1로 가결되어 마침내 재능“사”측의 최종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함과 동시에 종탑투쟁도 그 “막”을 내렸다. 그리고 2013년 2월6일 당시, 지도부였던 유명자, 강종숙의 “비동의”속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종탑고공농성”은 많은 진통을 예상했었다. 그 후, 비대위 체제와 학습지노조위원장 직무대행 선거결과를 두고, 양 진영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였으며, 이와 덩달아 주변연대세력들 역시, 쟁론의 중심부에서 상호 논쟁을 지속해왔다.

필자는 재능투쟁과 관련하여, 그동안 종탑 쪽은 사실과 진실관계 그리고 인간의 도리와 본분이란 관점에서, 시청 쪽은 운동의 원칙과 정치적 논리라는 관점에서, 양쪽의 입장에 관한 글을 게재하였다. 그 후, “비적대적 모순”은 내부적으로 풀 수 있도록 주변연대세력들의 상호비방 자제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주기를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내부모순은 풀리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서로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 절실하였다.


이런 열망에도 불구하고, 지난 6개월 동안 “그들만의 리그”(결과론적)를 운영한 종탑측은 보란 듯이, 지난 2076일의 “재능투쟁”을 “종탑투쟁”과 연계하며, 마치, 자신들이 최종승리를 “쟁취”한 전사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급급했음에 아쉬움 지울 길 없다. 한마디로 “사”측의 최종제안을 받아들인 선거과정은 비민주적인 절차를 철저하게 민주적으로 포장되었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76일 간의 “재능투쟁” 종료에 관한 마지막 회의를 지난, 6년간 함께 동고동락해온 시청환구단 쪽을 배제한 체, 진행한 것은 운동의 원칙과 논리를 떠나 인간의 본분과 도리를 벗어난 비인간적 행동이다.


둘째, 비록, 시청환구단 쪽이 불참석 하여도, 지난 2076일간의 “재능투쟁”종료는 충분한 대화를 시도하며, 설령, 반대를 할지라도 몇 번이고 찾아가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소한 “동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다.


셋째, 내부문제조차 해결 못한 종탑 쪽이 회사로 돌아가 노동조합을 통하여, “사”측과의 투쟁을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6년간의 '불법 파견' 싸움 끝에 복직한 기륭전자는 4개월째 대기 발령상태에서 임금을 체불당하고 있다(사례).

넷째, 그동안 주도권을 쥐고 있던 종탑 쪽은 시청 쪽과의 “내부모순”을 해결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다섯째, 그동안 종탑 쪽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운동의 원칙과 논리의 결론이? 2012년 8월 재능 사측의 최종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는지 묻고 싶다?


여섯째, 종탑농성 시작 당시, 다수의 소수 배제 논리는 지난 2076일 간의 “재능투쟁”을 종료하는 선거과정을 통하여, 기정사실화 되었다.


일곱째, 선거를 통해 위원장, 지부장(직무대행)이란 칼자루를 쥐고 있으면서 전혀, 소수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었다.

여덟째, 최병승, 천의봉, 한상균, 복기성 등은 고공농성을 해제하는 과정을 “사”측과의 합의 및 “투쟁”과 연계하지 않았으며, 그들의 투쟁은 아직도 “미래진행형”이다.


아홉째, 2076일 간의 “재능투쟁”종료 과정에서 노동자민주주의는 사라졌다.


열째, “재능투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노동자의 “계급투쟁”은 자본주의체제가 무너지는 그 순간까지 계속해서 이어져나가야 된다. 또한,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헌신하고 노력하는 활동가 및 현장의 주체들은 “승리”의 그 날이 올 때 까지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그것은 최소한 “나” 자신만의 해방이 아닌, 먼 미래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참다운 “해방”을 위해서이다. 그날 우리는 두 손을 꼭 잡고, 승리했음을 함께 외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승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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