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펌-사보현장회성명서시리즈]상황반전(1) 위기, 진단만으론 안된다

현장	2005-02-06 12:22:01, 조회:1,336, 추천:433

상황의 반전, 승리를 위해 (1)

1. 위기, 진단만 갖고서는 안된다.

[현 상황의 개괄적인 이해]

그렇다, 비상한 위기시국이다.

지난 2.1 전직위원장들의 간담회에서도, 참석자 대다수가 도를 지나친 탄압국면에 대하여, 지금 사측은 구조조정을 앞두고 노조의 완전무력화를 노리고 있고 사측의 의도는 우리의 현장에 그대로 먹혀들고 있으며 노조는 그에 대해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매우 비상한 위기시국이라는 점과, 이에 대한 총투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다.

이미 한달 사이에 해고자의 숫자는 30명으로 불어났고, 직위해제 이후 원거리전보된 14명을 제외하고도, 60여명이 직위해제 되어있으며, 감사실의 인원을 제멋대로 불려 노조의 비교적 투쟁적인 지부와 적극적인 인자를 미리 겨냥하고 보복하는 표적 특감이 아직도 한창 전국을 들쑤시고 있어, 피해자는 얼마나 더 불어날지 알 수가 없다.

이미 사측놈들은 우리 노조의 200여 지부장 모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노조의 준법투쟁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3급 동지들을 모두 직위해제했는가 하면, 아예 한 개 지부 전체를 직위해제와 보복전보로 폭파시켰다. 사측은 징계권을 남용하여 개개인에게 노골적으로, 노조를 부인하게 하고 굴복의사를 묻는 매우 굴욕적인 징계위 출석을 강요하고 있다. 전노조원이 경고를 받고, 이른바 “경고삼진아웃”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악행은 직위해제만으로 그치지 않고, 대기발령과 보복전보로 이중 삼중의 보복을 가하고 있다.

이성재는 가장 악독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공단은 도처에 CCTV를 설치하고, 철문과 셔터로 중무장하고 있다. 마이오피스, 전사넷 게재 글 한마디를 추적 감사하여 해고하고, 지부사무실을 파괴했다. 업무시간이나 한밤중을 가리지 않고 구사대를 300명씩이나 동원하고, 크레인을 밤중에 불러 노조의 항의농성장마저 파괴했다. 모든 해고자들을 두 번 세 번 고소한 것도 모자라, 법원에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들어갔으며, 노사간 협의대상인 지부장들마저 제멋대로 지역본부로 대기발령하여 지부장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지금 이성재는 노조를 짓밟는데 역대 어느 악질 사용자보다도 가장 악독하고 비인간적이며 잔혹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분석과 전망]

숨죽일수록 커지는 탄압, 직위해제와 원거리전보

이제 오늘의 상황을 두고, 비단 전직 위원장들만이 아니라, 위기라고 규정하는데는 대개 이의가 없다.

사측은 이미, 은평 의성 강동지부 등 현장침탈과 그에 대한 노조의 무기력한 대응 속에서 점점 더 자신감을 얻어, 이젠 노조가 물러서면 물러설수록 더욱 탄압의 강도를 높이며, 노조의 남은 저항의지마저 압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놈들이 우리 동지들을 징계하고 해고하면서 내세운 표면상의 이유는, 업무해태, 출장복명누락, 마이오피스와 전사넷에 올린 글 등.. 여러가지로 내세우고 있으나, 기실 사전에 선별한 노조의 투쟁적 활동가에 대한 순차적 보복에 지나지 않는다. 사측은 오늘의 이러한 탄압을 이미 지난해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준비해왔다. 일단 어느 누구에게나 어떤 형태의 징계라도 씌울 수 있으면, 생활권외 전보, 보복 원거리 전보를 가능하게 할 근거규정으로서 인사규정을 소리소문없이 개정해놓은 것이다. 이를 노조가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못한다면, 놈들의 직위해제와 징계 공세는 노조원 개개인들에게 징계 그 자체보다도, 뒤이어 따라오는 해고 이상의 원거리전보 위협이 가해질 것이며, 노조는 그대로 파멸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인력관리실은 핵폭탄과도 같은 전면적 원거리전보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위험한 것은, 이미 인력관리실에서는 현재 저들 멋대로 정해놓은 지사정원에 따라 발생된 과결원을 순식간에 폭력적으로 해소하는 원거리전보안을 완결해놓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조의 무력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들은 전면적인 원거리전보로 노동자들의 삶의 근본을 뒤흔들어댈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노조활동에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간부들만의 문제도 아니며, 투쟁적 간부들에 대한 거세작업 이후 곧바로 누구도 예외 없이 맞닥뜨릴 문제이다.

조직력은 쌓아올리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일 수도 있다. 여기서 또 이전처럼 방치된다면 전국의 모든 현장 활동가동지들이 제거될 것이며, 노조는 곧 반격할 힘조차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무리한 탄압의 뒷편엔 무엇이 기다리나

그러나 이러한 발등에 떨어진 불, 탄압에 대한 대처도 매우 시급하지만, 우리는 이 탄압이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성재가 흡사 계엄령과 같은 상황을 공단에서 연출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마치 긴급조치와 계엄령 뒤에 유신이 오듯, 결코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우리노조가 완벽히 무력화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쉽게 받을 수 없는 어떤 커다란 것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무도한 탄압의 뒤에 도사린 핵폭탄과 같은 격변을 우리 이제는 직시해야 한다. 어쩌면 이는 노조가 그간 투쟁하며 우리 생존권을 방어해오지 못했던들, 이미 3-4년전에 경험했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격변.

그것은 어떠한 격변인가?
노사 양측에 의해 마치 업무영역확대와 구조조정 방어장치로 위장해왔던 조직진단은 서서히 그 마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편으론 노조와 협상을 맺어 노조의 양보를 유도한 후, 한편으론 복지부나 감사원을 끌어들여 고의적으로 지적받는 방법으로 합의를 뒤집는다.
공단이 서서히 ‘설’을 유포하며 진행해가고 있는 조직진단과 감사원 감사결과에는 콜센터의 설치, 인력구조의 개편, 신규채용계획, 비정규직 도입, 4급 정원의 환원 등 이들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성과급은 지난해 예산이 편성된 이후 쪼들리는 노동자들의 눈앞에 수백억을 희롱하며 노조의 목줄을 조여오고 있다.

의미가 없어진 [정리해고]

이제는 정리해고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조차 무의미하다. 찍혔는데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실적급에 특감에 징계에 원거리전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 이것이 정리해고와 과연 다름이 있는가? 여기에 명퇴제도가 결부되면, 그냥 쫓겨나느냐, 몇 푼 받고 쫓겨나느냐의 갈등 속에서 많은 동지들이 거리로 몰려나게 될 것이며, 그 자리는 따로이 채용될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채우게 될 것이다.

이들의 무도한 탄압과 구조조정 공세에 우리가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상당수는 거리로 몰려날 것이며, 요행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옆자리 비정규직들과의 임금, 처우경쟁 속에서 처참한 나락을 헤매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이제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 한, 가능성이 아닌 바로 눈앞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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