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성명서] 사회적 교섭으로 노동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버스노민추 [누리집]

2005-02-18 18:57:53, 조회:1,373, 추천:401

사회적 교섭으로 노동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지난 2월1일 민주노총대의원대회에서 벌어진 단상점거문제로 민주노총 지도부를 비롯해 각종 언론, 정부, 심지어 자본가들은 나서서 지난 기아차의 비리문제와 함께 민주노총의 도덕적 해이 운운하며 이데올로기적 총공세와 함께 사회적 교섭에 편입시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자본과 노무현 정권은 이번 34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이 노사파트너로서 부분적으로만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합의주의 전면에 나서려는 이수호 집행부의 강행처리를 대의원과 조합원, 현장노동자가 반대하자 일부 강경파 폭력집단의 시대착오 행동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버스노민추는 당시의 점거투쟁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지금 자본와 언론은 서로 짜 맞춘 듯이 한국노동운동에서 민주주의는 사라졌다고 떠들고 있다. 노동자과 자본가는 사회적 합의로 공존할 수 없고, 사회적 교섭으로 노동자에 남는 것은 비정규직의 증가, 임금의 동결· 삭감 등을 통한 자본 이윤의 극대화 밖에는 없다.
노동자의 이해관계와 자본가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그에 따라 노동자의 철학과 자본가의 철학이 다르듯이 이 각 계급의 철학을 현실의 실천, 제도화하는 방식인 민주주의 역시 노동자의 민주주의와 자본가의 민주주의는 다르다.
이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어떤 문제를 결정한다는 것 이전에 반드시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할 것이 지켜지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적 방식은 단순한 허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버스노민추는 지난 2003년 한성여객의 총파업 투쟁에서 초기 진행되었던 분임조라는 노동자민주주의의 대표적인 형식이 얼마나 위력적인 힘을 발휘했는지를 보아왔다. 그러나 이미 지도부에 의해 모든 투쟁의 수족이 잘려나가고 파업의 말미가 된 시점에서 이 분임조는 오히려 투쟁의 수위를 낮추고 집행부의 파업복귀 결정에 결정적인 힘을 실어주는 결정들을 했던 것을 알고 있다. 분임조라는 형식에 노동자의 내용이 토의되지 못하고, 파업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만 토의되다보니 오히려 이 분임조는 반노동자적 결정을 가장 민주적으로 보이는 방식으로 결정하는 근거를 제공했던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로 나가려는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는 절차만이 존재하는 대의제 민주주의 이전에 갖춰져야 할 노동자계급 사상이 어디론가 가 버리고, 일방적으로 상정된 노사정위원회 복귀 안건이 노동자를 죽여가든 상관없이 강행처리로 일관하여 처리하자고 하는 것은 민주절차라는 허울만 존재할 뿐이다.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외친다면 그것은 노동자 민주주의를 허울뿐의 민주주의, 자본가들의 민주주의, 자본가 정치인들의 민주주의로 타락시키는 것이다.
민주노총 일부 관료주의자들의 거리낌 없는 주장은 자본가 민주주의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몸둥이만 노동자이지 정신은 자본가들에게 팔고 있는 노동운동 내 자본가 분파임을 입증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교섭안건은 그 자체가 반노동자적인 것으로써 안건 자체를 올려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올려놓고 그것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표결하자라는 것이 아니라, 안건 자체가 폐기되어야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여전히 민주노총의 노사협조주의자들은 임박한 2월 투쟁에는 안중에도 없고, 사회적 교섭 안건을 가능한 빨리 처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지난 단상점거 시 했던 중집회의에서도 “과연 2월 투쟁에 들어갈수 있겠는가?”라며 그 대책으로 “사회적 교섭을 통해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했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그들은 교섭과 투쟁의 병행을 말로는 얘기하지만, 사실은 투쟁을 교섭으로 치환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교섭은 투쟁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지, 투쟁 이전에 미리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은 투쟁하나하나에도 각종 악선동을 퍼부었던 자본가, 정권, 언론은 이번의 민주노총 단상점거 문제에서 하나같이 이수호 집행부 세력을 옹호하고 나서고 있다. 이것이 과연 무엇인가? 어떤 것이 노동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입장인지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자본과 정권은 민주노총의 참여와 무관하게 파견법 등의 각종 악법들을 연내 통과할 것임을, 노사관계 로드맵을 법제화 할 것임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어차피 저들은 자신들의 계획대로 진행한다. 다만 여기에 민주노총이 들러리로 참여해서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 주면 보다 수월하게 이것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참여 안한다고 하더라도 저들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당연히 지금은 어떻게 보다 강력한 투쟁을 조직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노동자 정신없이는 노동자 민주주의도 없다!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과연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것이 누구였던가? 자본에 투항하려는 사회적 교섭주의자들인가? 이를 저지한 동지들인가?
이수호 집행부의 사회적 교섭주의 강행이야말로 노동자의 정신을 자본에 팔아먹는 배신적인 반노동자적인 행위이며, 우리 버스노민추는 전체 노동계급의 이해에 복무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강력하게 노사협조주의자들을 타격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다.

노동자 팔아먹는 사회적 합의주의 박살내자!!
강력한 총파업 투쟁으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버스노민추(전국버스노동조합민주화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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